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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시 아카데미 1년 다닌 후기

캐나다외노자(173.183) 2020.08.14 05:54:42
조회 15912 추천 84 댓글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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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저번주에 승급하고 찍은 사진인데 인증용으로...

가끔 주마갤 눈팅하다가 예전에 그레이시 주짓수 다니셨다는 분이 글 올리신 거에 댓글이 엄청 많이 달려서

요즘 그레이시 아카데미를 (물론 대부분은 그레이시 서울이겠지만)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계시는 거 같아서 끼어듭니다ㅎㅎ


저는 캐나다에 있는 지부에서 다니는 중이긴 한데, 그레이시 아카데미 자체가 전 세계에 동일한 커리큘럼을 제공하기 때문에

관장님 성격 차이 제외하고는 아마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을 듯해요.


제가 제일 많이 본 질문 위주로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을 써 볼게요.


아직 허접이라 컴배티브 과정밖에 할 줄 몰라 블루벨트 이상의 이야기는 드리지 못한다는 점 양해 부탁드려요 ㅠ.ㅠ





Q1. 그레이시 컴배티브가 실전 대비용이라는데, 진짜 효과가 있느냐?

A. 조금 애매한데... 효과가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을 거 같아요. 일단 커리큘럼 구성 자체가 길거리 싸움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패턴에 대비해

그 상황에 딱딱 필요한 기술들을 집중적으로 반복해서 가르친다, 인데... 의도만 보면 나쁘지 않아요.

예를 들어 서로 스탠딩 상황에서 도망치는 게 최고지만 그럴 수 없을 때 테이크다운을 알려주고, 테이크다운에 실패했을 때 시도할 수 있는

다음 기술(바디폴드>레그훅>백에서 테이크다운)을 순차적으로 가르치고 그마저도 안되면 셀프가드로 끌고가 차라리 클로즈가드를 하는...

이런 과정들을 가르쳐 주는데, 아무래도 일반 mma 체육관에서 알려주는 여러가지 테이크다운에 비하면 기초적인 느낌이 없지 않아 있어요.


물론 컴배티브의 목적 자체가 길거리 싸움용이고 주짓수의 첫 등장 때부터 이런 관점은 어느 정도 증명이 된 부분도 있으니(컴배티브 마케팅 포인트죠)

잘 써먹으면 효과가 있겠죠. 일반 사람들은 투기 운동을 배우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니 그 사람들 상대로는 어느 정도 맞설 수 있을 거예요.

하지만 그건 모든 투기 운동이 마찬가지일 거 같네요. 어떤 운동이든 6개월만 꾸준히 배우면 적어도 동체급 일반인 상대로 지지는 않잖아요.


제 생각에 컴배티브 과정의 최대 단점은 스파링이 없다는 거. 그리고 시작 전에 몸풀기 드릴이 없다는 거.

한국에서도 스포츠 주짓수 체육관을 잠깐 다녔었는데 그때 본게임 시작 전에 하는 몸풀기 드릴이 재미있기도 하고 운동이 많이 됐거든요.

특히 (뭐 주마갤 분들도 아시겠지만) 동작들이 주짓수에 쓰는 근육을 강화하니까 기술 연습에도 도움이 되고요.

그런데 컴배티브 과정에선 처음 10분 동안 예전에 배웠던 기술 연습하는 것을 제외하면 그런 시간이 아예 없네요.


스파링이 없는 것도 문제죠. 아무리 기술을 100번 1000번 연습하더라도 그걸 실제로 계속 저항하는 상대방에게 적용하는 건 완전 다른 차원인데

수업 중에는 가만히 멈춰 있는 상대방에게만 연습할 수 있으니까... 마치 복싱 체육관에서 주구장창 샌드백만 때리는 느낌?


여담이긴 한데 얼마 전에 지인 식사에 초대받아서 그분 남편분이랑 재미로 잔디밭 레슬링을 했거든요.

제가 체급이 훨씬 덜 나가긴 했어도 저는 나름 운동을 2년 가까이 했고 그분은 아예 초보셨는데 초반에 기무라조차 못 거는 현실을 깨닫고 현자타임이 왔어요.

결국 포지션 컨트롤 위주로 풀어서 이기기는 했지만, 만약 컴배티브가 지향하는 것처럼 그때가 타격이 포함된 길거리 싸움이었으면

제가 하위에서 뭐 하겠다 뭐 하겠다 꿈틀대는 동안 죽탱이 몇대 맞고 기절했을지도 모르는 일이죠.



Q2. 그래서 다니지 말라는 거냐?

A. 나름의 장점도 많아요. 무엇보다 다치지 않고 협조적인 환경에서 서로 분위기 좋게 기술을 연습할 수 있는 게 제일 크고,

(이건 우리 관장님만의 성격인지는 모르겠으나) 마인드셋을 훈련하는 시간이 있기에 굳이 싸움이 아니더라도 일상에 적용할 만한 깨달음을 배우기도 해요.

어쩌면 이게 모든 무도의 근본적인 목적일지도 모르겠네요. 물리적인 자신감을 기반으로 정신을 수양하고, 나아가 더 나은 삶을 살아가는 것.


상술했듯 용도 자체가 호신술이고 기술 포인트도 전부 그런 쪽에 맞춰져 있으니 잘만 하면 유용하게 써먹을 수도 있겠죠.

당연히 최선은 싸우지 않는 거고, 싸우는 상황이 아예 없는 거겠지만 때로는 우리가 싸움을 거는 게 아니라 싸움이 우리는 택하곤 하니까요.


애초에 저도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인데 외노자의 고된 시간을 할애하면서까지 컴배티브 과정에 아무런 효용이 없었더라면 지금까지 다니지 않았을 듯싶기도 해요.


결론은: 나름의 효과가 있기는 한데, 아카데미에서 광고하는 만큼 극적인 효과는 없으니 너무 기대하지 마세요, 정도?




Q3. 한국은 수업료가 비싸던데 다른 곳도 그런지?

A. 그레이시 서울의 수업료를 보니까 주 8회에 20만원이고 무제한은 22만원이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가장 많은 논란이 이 가격인 거 같던데(아무리 강남이라고 해도 너무 비싼 게 아니냐는 비아냥도 몇 번 본 거 같아요)

관장님 생각하시기에 운영 측면에서 합리적인 가격대를 설정하셨을 터니 딱히 뭐라 할 입장은 아닌 거 같아요.

하지만 제가 다니는 곳은 월 8회에 120 캐불이고 (한국돈 10만원 정도) 월 무제한이 180 캐불이니 (16만원)

단순히 금액 면에서는 결코 싸다고 할 수 없겠죠. 참고로 제가 한국에서 다녔던 곳은 회비 13만원이었어요.




Q4. 그밖에 단점?

A. 그레이시 아카데미 특유의 폐쇄성이 가끔은 이해가 안 가더라고요. 여기서 운동 배우는 현지인들도 가끔 too conservative라고 불평하던데

정말 공감이 가는 부분이었어요. 예를 들어 하얀색 그레이시 도복만을 입어야 한다든가, 기술 연습 시간에 불필요한 움직임을 하면 나무라는 것이 싫더라고요.

그레이시 도복 가격대가 제일 싼 것도 기본 10만원이 넘고 비싼 건 30만원 가까이 하던데 솔직히 그 돈이면 더 나은 사제(라는 말도 웃기지만) 제품 살 수 있죠.

전 딱히 도복 브랜드나 퀄리티 안 가리는 편이라 한국에서도 그냥 5만원짜리 입고 다녔는데, 여기는 그레이시 제품을 강제하니까 어쩔 수 없이 샀어요.


그리고 기술 연습 시간에 상대방 받아주는 역할이면 말 그대로 통나무처럼 가만히 있어야 해요.

저는 지금까지 항상 어느 정도 실제적인 움직임처럼 저항을 한 편이었고 파트너도 그걸 다들 선호했는데(그분들 입장에선 더 연습이 되니 당연하죠)

관장님이 그거 보시더니 "ㄴㄴ주짓수 움직임 말고 가만히 있으라"고 하더라고요.

아니 그럴 거면 왜 파트너끼리 연습하는지.. 그냥 아마존에서 더미 하나 사서 인터넷 수업으로 하는 게 효율적이지 않나? 싶었어요.


다행히 블루벨트 수업하는 거 보면 글러브 끼고 타격 섞으면서 스파링 매일매일 하긴 하더라고요.

재밌어 보이기도 하고 운동도 많이 되고 호신에도 적합할 거 같기는 하면서도, 그걸 정작 화이트벨트때 불허한다는 건 모순 같았어요.




Q5. 그럼에도 계속 다니는 이유?

A. 신기하게도 사람들은 웬만해선 도중에 그만두지 않고 계속 다니시더라고요. 그분들도 본인 돈 지불하는 입장에서 나름 효과가 있으니까 남아 계시겠죠.

일단 저는 영어를 배울 수 있어서 좋았고요, 무도로서 주짓수를 바라보는 시각과 운동 효과가 있어서 계속 다니는 거 같아요.

가끔 여자 관원들하고 파트너를 맺으면 가끔은 솔직히 시간 아깝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는데, 남자들하고 하면 저는 좀 빡세게 하는 편이고

외국인들도 대부분 체격이 좋아서 서로 진짜 운동하듯이 열심히 하니까 땀으로 흠쩍 젖더라고요.


중간에 코비드 때문에 3달 동안 휴관한 적이 있었는데 얼마나 운동이 그리웠는지 몰라요.

나중에 다시 열었을 때 수련생분들도 다들 그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그만큼 재미있다는 얘기겠죠.






긴 뻘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고단한 외노자 신분으로 운동을 언제까지 계속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나중에 블루벨트 따고 나면 그때도 글을 남길게요.

안 그래도 다음 달에 큰 변화가 있을 거 같아서..ㅠㅠ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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