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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아이젠슈타인 호의 탈출 9장 (3) - [망명자들]

Fra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1.24 18:2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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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리크 카리야는 차마 함교의 전면 현창을 통해 밖을 내다볼 수가 없었다. 발밑의 행성에서 벌어지고 있는 느릿한 죽음은 그에게는 혐오스럽기 그지없는 것이었고, 그 잔혹 행위는 그의 존재의 모든 가닥 가닥들을 거스르는 것이었다. 그가 충성의 맹세를 바친 것은 저처럼 공포스러운 행위에 가담하기 위함이 아니었다. 카리야는 함교 내부를 둘러보다가, 복스 하이드에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마아스를 발견하였다. 마아스는 여전히 함장이 자신에게 준 메시지 쪽지를 붙들고 있었다. 카리야는 그 하급 사관에게로 걸어가며, 권위 있게 보이도록 가장한 겉모습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 "다 처리했나?" 카리야가 물었다.


 "그...." 마아스는 표정을 찡그렸다. "함장님께서 제게 보내라고 명령하신 대로 신호를 보냈습니다, 함장님."


 카리야는 명백한 거짓말을 방송하는 것에 대한 마아스의 거부감을 어느 정도 배려해주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그 젊은 사관의 얼굴에는 불만스러워 하는 기색이 뻔히 드러났다. 카리야 함장은 마아스의 손에서 종이쪽지를 낚아채고는, 그것을 자신의 손가락 사이로 갈기갈기 찢어버렸다. 그 메시지는 바우트가 정성들여 위조한 그룰고르의 지휘 룬과 함께 테르미누스 에스트 호로 전송되었다. 카리야는 그것이 아스타르테스들이 사용하는 말투와 비슷하게 보이길 바라며, 간결한 문장으로 타이폰 최선임 중대장에게 아이젠슈타인 호가 병기 오작동으로 인해 이스트반 Ⅲ에 발포하지 못했다고 전하였다. 그것은 거의 그가 메시지 내용을 갈겨 써놓은 그 종잇조각처럼 얄팍하기 그지없는 어설픈 계략이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그들에게 어느 정도는 시간을 벌어줄 수 있을 터였다.


 "함장님께서 하신 일 때문에 함장님은 옷을 벗게 되실지도 모릅니다." 마아스가 부루퉁한 목소리로 씩씩거리며 말했다. "함장님은 지금 워마스터님의 지시에 거의 정면으로 하극상을 일으키고 계신 겁니다!"


 "말은 똑바로 하게나, 젊은이." 카리야가 응수하였다. "하극상-Mutiny란 건 사병들이 전함을 장악하는 것을 뜻하는 거다. 함장이 전함을 장악하는 것은, 바로 부정행위-Barratry라고 부르지."


 "그것을 뭐라고 부르시건 간에, 이건 잘못된 행동입니다!"


 "잘못되었다고?!" 그 즉시 카리야의 분노가 하얗게 달아올랐다. 카리야는 마아스의 목덜미를 붙잡고 그를 복스 하이드로부터 끌어내, 함교를 가로질러 질질 끌어왔다. "정말 잘못된 것이 무엇인지 보고 싶나, 젊은이?! 저걸 봐!" 카리야는 복스 장교의 얼굴을 강제로 현창과 그 너머 멀찍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학살의 현장을 향해 돌렸다. 카리야는 냉담하게 마아스를 밀쳤다. "네 빌어먹을 자리로 돌아가서 계속 그 이기적인 생각이나 하고 있거라!"


 바우트가 카리야의 곁으로 다가왔다. "함장님, 잠시 괜찮으시겠습니까? 또 다른 수송선 한 척이 있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당 기체는 현재 전 속력으로 이쪽 방향을 향해 다가오고 있습니다."


 "포대의 사정거리 내에는 들어왔나?" 


 바우트가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제 임의로 사격 해법을 계산시켜 두었습니다만, 이전에 부린 잔꾀가 이번에도 통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만일 저희가 그 기체를 격추시킨다면, 전 함대가 그것을 볼 수 있을 겁니다."


 함교의 적외선 감지 해치가 열리고, 7중대의 사령관이 자신의 부하 한 명과 함께 들어왔다. 그의 두 눈은 공허하기만 하였다. "함장." 가로가 침통한 목소리로 말했다. "급한 문제라도 발생하였나?"


 카리야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라첼, 보여드리게."


 바우트는 홀로리튬 큐브의 제어판을 조작하여 아이젠슈타인 호 주변의 근거리 공간을 구체 형태의 디스플레이로 보여주었다. 빨간 화살표 하나가 꾸준히 아이젠슈타인 호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또 다른 썬더호크입니다." 바우트가 설명하였다. "저희 쪽의 진로를 가로막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타비츠 님 아닙니까?" 데시우스라고 불리우는 다른 아스타르테스가 물었다. "지금까지 계속 궤도에 계셨던 걸까요, 아니면 방금 지상으로부터 돌아오신 걸까요?"


 라첼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이 수송선의 신원 코드는 타비츠 중대장님의 썬더호크와는 다릅니다. 이 썬더호크의 지정 코드는 9-델타입니다. 선 오브 호루스 군단에 소속되어 있으며, 벤지풀 스피릿 호에 배정된 기체이지요."


 "그분께서 알아채신 겁니다." 복스 장교 마아스가 말했다. "호루스 님께서 이곳에서 벌어진 일을 알아채신 거예요! 곧 그분께서"


 "입 닥쳐, 마아스!" 카리야가 거칠게 말했다.


 "어쩌면 그 자의 말대로일 지도 모르지." 데시우스가 말했다.


 가로는 홀로리튬 영상을 무시하고 현창으로 걸어가, 자신의 두 눈으로 직접 수송선을 찾아보았다. 잠시 후, 가로가 손가락을 가리켰다. "저기, 저기에 보이는군."


 "중대장님,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카리야 함장은 불안한 듯 자리를 바꾸었다. 그는 같은 일들이 반복해서 일어난다는 기묘한 기분에 불안해하고 있었다. 이 사건도 이렇게 시작된 것이 아니었던가. 썬더호크 한 대에 타비츠 중대장이 타고, 경고를 가지고 옴으로써.


 가로의 얼굴에 카리야가 알아볼 수 없는 어떤 감정이 마치 태양 옆을 지나는 구름처럼 스치고 지나갔다. 잠시 후, 가로는 발꿈치를 축으로 뒤로 빙글 돌아 통신 패널로 걸어갔다. 가로는 아무 말도 없이 복스 수신 장치를 낚아채더니, 거기에다 대고 말을 걸었다. "거기의 썬더호크 건쉽. 정체를 밝혀라." 가로는 바우트를 힐끗 돌아보고는 그녀에게 준비하라, 라고 말하는 눈빛을 보내었다.


 크토니아 특유의 말투가 짙게 드러나는 목쉰 소리가 스피커로부터 거칠게 들려왔다. [나의 이름은 이악톤 크루제. 전(前) 선 오브 호루스 군단원이다.]


 ", 이라고?"


 [그렇다. 전 군단원이다.]


 데시우스는 그의 지휘관에게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이 자의 목소리를 알고 있습니다, 중대장님. 이제는 전성기가 지난 나이 든 노병입니다. 호루스 님의 밑에서 3중대 중대장으로 있는데, 사람들은 반만 듣는 크루제라고 부르지요."


 가로는 데시우스의 말을 받아들이면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해명해보아라." 가로가 요구하듯 물었다. 카리야는 가로의 두 손이 꽉 쥐어지며, 거기에 실린 힘으로 그의 두 주먹이 새하얗게 변하는 것을 보았다.


 가로는 그 노병의 다음 말에서 그 내면에 숨어있는 심적 고통의 기색을 엿들었다. 복스 채널에서 나는 잡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나는 더 이상 그 군단의 일원이 아니다. 나는 더 이상 워마스터가 행하고 있는 일에 동참하고 있을 수가 없었다.]


 가로 전투 중대장은 손에 든 복스 장치를 멀찍이 치우고 자신의 얼굴을 문질러대었다.


 "계략일 수도 있습니다." 바우트가 주장하였다. "저 수송선은 호루스 님의 배로부터 온 아스타르테스들로 가득 차있을 수도 있다구요!"


 "올 테면 오라지." 데시우스가 으르렁거렸다. "이 속임수 놀음들보다야 차라리 정직한 싸움이 더 낫지."


 "아니면 폭탄이 실려 있을 수도...."


 "아니." 가로의 목소리에 모두는 침묵하였다. "그녀가 저기에 타고 있다. 그 자는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야."


 그녀? 카리야의 이마에 주름이 생겼다. 대체 누굴 얘기하는 거지?


 "저 수송선에는 망명자들이 타고 있다. 확실하다. 착륙 구획을 열고 저 썬더호크를 태울 준비를 갖추어라." 가로가 명령하였다.


.

.

.

.


 각진 수송선은 불안불안하게 착륙 고정대 위에 내려앉았고, 썬더호크의 추진기들에서는 불이 꺼졌다. 삐걱이며 쉭쉭거리는 소리와 함께 갑판 서비터들이 기계 팔을 조작하여 썬더호크를 앞으로 끌어오더니, 가로와 그의 부하들이 하루 전 도착하였던 바로 그 깔판 위에 내려놓았다. 하쿠르와 그의 분대원들은 콤비 볼터의 공이를 당기고 조준을 한 채로 준비하고 있었지만, 가로는 무기를 뽑는 것을 거부하고 있었다. 가로는 보옌과 다른 부하들이 자신을 경계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들의 얼굴에는 명백한 의문의 기색이 떠올라 있었다. 가로는 저들이 자신이 이 썬더호크를 받아들인 것이 미친 짓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가로도 만일 저들과 같은 입장에 있었다면 똑같은 말을 했으리라.


 가로는 부하들을 탓하지는 않았지만, 저들은 그와 같은 것을 보지는 못하였다. 가로 그 자신조차도 자신이 마음속으로 느낀 그 강박적인 충동을 분명히 표현할 수는 없었다. 그는 그저 알고 있었다. 그게 전부였다. 비록 그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는 없었지만, 그는 자신의 앞에 세워진 이 썬더호크에 타고 있는 것이 자신이 테라로 전달하기 위해 전념하고 있는 그 경고만큼이나 중요한 것이라고 절대적으로 확신하고 있었다. 그 꿈.... 이 모든 일들이 그에게 그 꿈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썬더호크의 전면부 해치가 기압 가스를 내뿜으며 쩍 하고 열리고, 그곳으로부터 네 명의 인물들이 걸어 나왔다. 네 사람의 선두에는 선 오브 호루스 군단의 파워 아머를 입고 있는, 딱딱하고 위엄 있는 얼굴의 늙은 전사가 서있었다. 그는 가로가 다른 일백 명의 크토니아 출신 아스타르테스들로부터 익히 보아온 것과 똑같은, 뻣뻣한 긍지가 어린 걸음으로 걸어왔다. 그러나 그 전사의 표정에는 너무 많은 것들을 보아온 병사 특유의 슬픔이 담겨 있었다. 노전사는 최근에 전투를 치른 흔적들을 지니고 있었는데, 새로 생긴 상처는 여전히 막 굳은 피로 젖어 있었지만 노전사는 거기에는 전혀 개의치 않고 있었다.


 "그래서, 당신이 가로로구려." 노전사가 말했다. "가비엘 젊은이가 당신에 대해 한두 번 이야기했었지. 당신이 훌륭한 사내라더구려."


 "그러는 당신은 이악톤 크루제로구려. 만나서 반갑다고 말해주고 싶소만, 중대장. 그것은 사실과는 너무 다르지."


 크루제는 침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크루제는 잠시 말없이 서있더니, 곧 가로와 시선을 마주쳤다. "그렇다면 당신은 이것을 원할 것 같구려. 아마도." 노전사는 자신의 볼터를 내밀었다. 다른 아스타르테스들은 그 행동에 긴장하였다. "받으시오, 젊은이. 만일 우리를 죽이고자 한다면, 이것으로 하시오. 만일 그게 우리의 운명이라면. 더 이상은 도망칠 수도 없으니."


 가로는 그 볼터를 받아들고는 그것을 센데크에게 넘겨주었다. "말끔히 정비해서 돌려드리리다." 가로가 말했다. "머지않아 싸울 수 있는 사람은 모두 다 필요해지게 될 터이니." 가로 중대장은 앞으로 걸어 나와 크루제에게 한쪽 손을 내밀었다. "나는 테라와 황제 폐하께 호루스의 반역에 대한 경고를 전달한다는 임무를 맡고 있소. 나와 함께 하시겠소?"


 "그런 것이라면 얼마든지." 크루제가 가로의 손을 맞잡으며 말했다. "그리 변변치는 못하오만, 내 지휘권을 자네의 임무에 바치기로 맹세하겠소. 다만, 내가 3중대에서 그대에게 제공할 수 있는 전력은 단 한 명의 루나 울프 군단원이 전부요. 나이도 좀 먹었고 말이지."


 "루나 울프 군단?" 데시우스가 되물었다. "당신의 군단은"


 노전사의 두 눈이 분노로 번뜩였다. "나는 두 번 다시 선 오브 호루스-호루스의 자손이라고 불리지 않을 것이다. 잘 기억해두거라, 어린 것아."


 가로는 작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기억해두리다, 크루제 중대장. 우주선, 아이젠슈타인 호의 혼성 중대에 합류한 것을 환영하오. 총원은 배틀 브라더 일백 명이 채 안되지."


 "만일 운명이 미소지어준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겠지."


 가로는 크루제의 상처를 고갯짓으로 가리켜 보였다. "치료가 필요하겠소?"


 루나 울프 군단원, 크루제는 손을 내저어 가로의 질문을 부정하였다. 그 대신, 그는 몸을 돌려 썬더호크 왕복선으로부터 내린 다른 승객들을 손짓으로 가리켜 보였다. "내가 부주의했군. 로켄이 날더러 이 자들을 안전히 지켜달라고 부탁했었고, 그 부탁을 지키기 위해 나는 이들을 여기까지 데리고 왔소. 이들도 함께 맞이해주기 바라오."


 나타니엘은 가로와 동행한 한 노인을 보고는, 그 즉시 그가 누군지를 알아보았다. "그대는, 내가 아는 자로군."


 그 노인은 고위 석학의 로브를 입고 있었다. 그 노인은 기진맥진하여 지쳐 있었지만, 그럼에도 그 불안한 표정 밑에는 그의 존경받는 지위에 걸맞은 태도가 남아 있었다. 노인은 힘겹게 작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전투 중대장님께서 원하신다면 제 소개를 하도록 하지요. 저는 키릴 신더만. 제국의 진리의 수석 석학입니다." 신더만은 기계적으로 그 말을 쏟아내었지만, 그 즉각적인 반응은 그가 그것을 말하고 있는 와중에 무너져 내리기 시작하였다. "혹은, 그랬었다고 말해야겠군요. 최근 들어 저는 변화의 순간을 겪고 있으니 말입니다."


 "우리 모두 그러하지." 가로는 잠시 깊은 생각에 잠기져 신더만의 말에 동의하였다. "벤지풀 스피릿 호에서 착륙 구획을 지나가고 있는 도중에 그대를 보았던 것이 기억나는군. 어딘가로 향하고 있었지. 매우 불안해보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아. 그러셨군요." 신더만은 다른 두 승객들을 힐끗 뒤돌아보았다. "제 연설을 들으신 적이 있으셔서 절 알고 계셨기를 바랐는데, 제가 허영심을 품은 모양입니다. 허나 뭐, 그리 중요한 일은 아니지요." 신더만은 스스로의 마음을 가다듬었다. 호루스의 전함으로부터 도망친 일이 이 노인에게 그 대가를 치르게 하였음은 분명해 보였다. 신더만은 자신의 한쪽 손을 나타니엘의 팔뚝 호구 위에 조심스레 올려놓았다. "저희를 받아주시고 이렇게 피난처를 제공해주시니 감사드립니다, 가로 중대장님. 부디 제 동행들을 소개시켜드리게 해주시지요. 황제 폐하의 작가들 중 한 명인 메르사디 올리톤 양과...."


 "리멤브란서인가?" 나타니엘은 흥미 섞인 시선으로 검은 피부를 가진 여성의 머리가 거칠게 짜인 여행용 후드 아래로 드러나는 것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일반적인 인간보다 훨씬 더 길게 목 뒤쪽으로 늘어난 형태의 특이한 머리 형태를 지니고 있었다. 그녀의 머리는 마치 유리처럼 빛이 났다. 가로는 그 모습을 보는 즉시 조르갈 종족의 사이커를 떠올렸지만, 그 외계종 아기가 우연히 발생한 추악한 돌연변이의 산물이었던 데에 반해, 눈앞의 여류 작가는 이처럼 힘든 상황 속에서도 고상하고 우아한 품위로 넘쳐나고 있었다. 가로는 자신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고는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안녕하시오, 숙녀 분. 용서하시오. 이전까지는 한 번도 글 작가를 만나본 적이 없었던 탓에 실례를 범했구려." 그 여성은 가로가 생각하고 있던 작가들과는 퍽 달랐다. 올리톤의 모습은 마치 유리 섬유로 빚어진 것만 같아 보였고, 가로는 그녀를 만지면 그녀가 부서지기라도 할까 무서웠다.


 "중대장님을 뵈니 로켄 님이 생각나네요." 올리톤은 불쑥 입을 열었다. 무심결에 튀어나온 자신의 말에 그녀 자신도 놀라고 있는 듯 보였다. "그분과 눈이 똑같이 생기셨어요."


 가로는 다시 한 번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칭찬에 감사하오. 만일 로켄 중대장이 그대를 안전하게 지켜주기를 바랐다면, 나 또한 그것을 바랄 것이오. 두려워하지 않아도 괜찮소."


 신더만은 올리톤이 예민해져 있는 것을 알아채고는 점잖게 그 리멤브란서를 한쪽으로 이끌어내었다. "중대장님, 또 한 명의 망명자는"


 나타니엘은 마지막 한 명을 보고는 자신의 목구멍이 꽉 죄여오는 것을 느꼈다. 마지막 인물은 간편한 로브를 입고 있는 여성이었다. 가로는 자신의 눈앞에 서있는 여성이 현실인지, 아니면 일종의 기이한 환상인지 확신하지 못하여 눈을 깜빡거렸다. "당신." 가로는 간신히 입을 열었다. 가로는 이전까지 단 한 번도 그녀를 만나본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 여성을 알고 있었다. 가로는 치유를 위한 깊은 혼수상태 속에서, 그리고 병영 안에서 자신의 얼굴 위로 떨어지는 그녀의 눈물의 소금기를 느끼고, 그녀의 목소리의 환청을 들었었다.


 "제 이름은 유프라티 킬러입니다." 그녀가 말했다. 그녀는 자신의 손을 펴서 가로의 흉갑 위에 올리고는 따사로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 "저희를 구해주세요, 나타니엘 가로 님."


 "그리하리다." 가로는 꿈을 꾸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흔들리지 않는 킬러의 반짝이는 시선에 그는 한참동안 자신의 의식을 잃어버렸다. 가로는 애를 쓴 끝에 킬러로부터 억지로 시선을 돌리고 그의 부하들에게 물러나라는 손짓을 보내었다. 가로는 한 번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는 보옌에게 손짓하였다. "이 민간인들을 안쪽의 갑판으로 데려가라. 그곳이 더 안전하겠지. 저들의 편의를 봐주고, 그런 다음 내게 다시 보고하거라."


 크루제가 가로의 곁으로 다가왔다. "행동 계획은 있소, 젊은이?"


 "이곳에서 탈출해야지요." 하쿠르가 두 사람에게로 다가오며 말했다. "적들을 뚫고 워프로 이동할 겁니다."

 

 "허어, 직접적이고도 세련미 없는 계획이로군. 데스 가드 군단다워."


 하쿠르은 그 말을 한 루나 울프 군단원을 째려보았다. "당신네 군단에 대해서도 종종 같은 말을 들었습니다만."


 그 나이 든 아스타르테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또한 사실이지. 우리 두 군단의 형제관계에 대한 농담은 우리의 그 융통성 없음에서 주로 비롯하고는 하니 말일세." 크루제는 나타니엘을 돌아보았다. "그럼, 이제 전투에 나서는 건가?"


 가로는 킬러와 다른 두 사람이 걸어가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의 머릿속으로 갈등이 일었다. "전투에 나서는 거지요." 가로가 대답하였다.



──


진짜 보다보면 킬러나 가로나 도무지 이해가 안되는 결과들을 만들어내고는 한다. 이걸 진짜 황제교에서 말하는 기적으로 봐야하나, 아님 그냥 저 둘이 사이커 기질이 있어서 저런 건가. 황제교 설정을 보면 어차피 후자인거 같기는 한데.


p.s. 블보갤은 하도 반응이 없어서 업로드 중단했었는데, 블라갤에서 누구 한 명이 다시 올려달라고 요청하길래 업로드 재개함. 방식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하루에 한 장 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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