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안 게임

1. e4 e5 2. Nf3 Nc6 3. Bc3

이 포지션이 이탈리안 게임이라고 한다.

저레이팅 구간에서 압도적으로 많이 나오는 오프닝으로

백은 전개가 쉽고 큰 단점이 없다. 즉, '쉽고 세다'

해당 가이드는 주요 바리에이션의 수나 진행을 소개하는 글이 아니라

초반 3번째 수에 좀 집중하려고 한다.

왜냐면 우리 쌩뉴비들은 저 레이팅 구간에서는 상대방이 메인라인으로 들어가주지 않는 경우도 많을 뿐더러

쌩뉴비들은 3번째 수에서 상대방이 잘못된 수를 뒀을 때 응징하는 방법을 모른다.

여기서 우리는 단순히 외우는 것이 아닌, 이해를 위해 이탈리안 게임의 핵심 아이디어, 아니.. 어쩌면 오픈 게임 (e4 e5)의 핵심을 먼저 알아 봐야한다.

흑이든 백이든 e4 e5의 메인 테마는 "중앙 싸움"이다.

중앙을 먹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Q. 왜 중앙을 먹냐?

A. 그게 좋으니까

중앙을 먹는다고 무조건 이기는 것도 아니고 중앙을 못 먹는다고 무조건 지는 것도 아니지만 중앙을 먹으면 게임이 더 편해진다.

마치 롤에서 모여서 미드타워를 미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미드타워 밀면 무조건 이기나요?

그건 아니긴 하지

미드타워 못 밀면 무조건 지나요?

그것도 아니긴 하지

하지만 왜 모여서 미드 밀어요? 라고 물어보면 같은 답변을 할 수 있다. 그게 보통 좋으니까

이 얘기를 왜 하냐면... 이 사실을 알아야 흑이 이상한 수를 뒀을 때 바로 응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이탈리안 게임으로 돌아와서.. 흑의 3번째 수로 2가지 올바른 대응이 있다.

나이트가 나오는 투나이트 디펜스 (좌)

비숍이 따라 나오는 지우코 피아노 (우) 이다.

이 수들의 공통점은 흑이 중앙 싸움에 밀리지 않고 있다는 것이며.

백은 여기서 d4를 치지 못하거나, 치더라도 흑이 할만하게 된다.

그런데 여기서 흑이 이상한 짓을 한다면..?

이것은 이탈리안 게임 3번째 수에서 리체스 400~1400 구간의 통계이다.

당연히 올바른 대응인 투나이트 게임과 지우코 피아노가 제일 많지만

h6, d6같은 수도 3,4번째로 굉장히 많이 두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밑으로는 Nd4(블랙번 실링갬빗), Be7(헝가리안 디펜스) 같이 어느정도 흑이 할만하거나

함정이 있어서 백이 모르면 좆되는 라인들도 있긴 하지만

우선적으로 h6나 d6는 왜 구리다고 하는지 알아보자.

3. .. h6

h6?

저레이팅 구간에서 의외로 3번째로 많이 나오는 수이다. 

나이트가 g5로 침투하는 공격 등에 피를 본 체붕이들이 PTSD로 인해 두는 수가 아닐까 싶다. (투나이트 디펜스에서의 4.Ng5 등..)

완전 게임이 터지는 ㅄ같은 수는 아니다. g5칸에 나이트나 비숍 등이 침투하는 것을 방지하는 목적이 있긴 하다.

하지만 문제는 h6는 현재 중앙싸움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건 롤에서 애쉬 궁이 무서워서 첫 템으로 수은 장식띠를 사는 행동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백은 어떤 수를 둬야 응징할 수 있을까?

만약에 정답을 모른다면 스크롤을 내리지 말고 조금 고민을 해보자.

4. d4!

백은 바로 d4로 싸움을 걸면 된다.

이미 중앙을 크게 먹은 백은 유리해졌다.

상대방이 첫 템으로 수은장식띠 샀으면 당장 싸움 걸고 싸워야지

똑같이 수은장식띠 사거나 싸움을 안 걸어주면 이점을 못 얻지 않겠는가??

즉, 백은 여기서 캐슬링 (0-0)이나 d3 같이 소극적인 수를 두면 상대방을 응징하지 못한다.

d4를 뒀을 때 흑은 여기서 폰을 지키거나, 폰을 먹을 것이다.

4. d4 exd4 5. Nxd4

상대방이 폰으로 되잡았다면 나도 나이트로 되잡으면 된다.

이러면 백은 중앙에 폰을 포함해 3개의 기물이 있고 당장 어두운 칸 비숍과 퀸이 뛰쳐나갈 수도 있으며

캐슬링도 바로 할 수 있지만 흑은 당장 밝은 비숍도 못나오고 캐슬링도 못한다

흑의 3번째 수인 h6은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4. d4 exd4 5. Nxd4 Nxd4 6. Qxd4

만약에 상대방이 나이트로 나이트를 되잡으면??

퀸으로 되잡으면 된다!. 교환의 결과가 어찌 됐든 d4칸은 백의 기물이 차지하고 있을 것이다.

그나마 있었던 3vs1의 중앙 싸움이 3vs0이 되어버린다.

서로 잡힌 기물 개수는 동일하지만 당장 백이 중앙을 크게 차지해서 백이 아주 유리한 포지션이다.

여전히 흑의 3번째 수인 h6은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또한 퀸이 초반에 나오는게 안좋은 이유는 상대방이 기물을 전개하면서 쫓아낼 수 있기 때문인데

퀸을 쫓아낼 수 있는 소중한 Nc6를 꼴아박았기 때문에 백퀸은 아주 활동적인 자리에서 쫓겨나지 않고 있을 수 있다.

4. d4 d6?

만약에 흑이 백의 d4를 되잡지 않고 폰으로 지킨다면?

4. d4 d6 5. dxe5

그럼 우리가 먼저 잡아주면 된다.

흑은 여기서도 문제가 생기는데...

폰으로 되잡으면 퀸이 마주보게 된다.

4. d4 d6 5. dxe5 dxe5 6. Qxd8!

그러면 바로 퀸교환을 해버리면 된다.

흑은 여기서 킹으로 퀸을 잡으면 캐슬링을 하지 못하게 되는데

문제는 현재 d파일이 열렸고. 흑은 나이트 1개를 제외한 어떤 기물도 전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만약에 나이트로 되잡으면? 흑의 e5폰이 뜯긴다.

4. d4 d6 5. dxe5 Nxe5?

흑이 나이트로 되잡으면?

이때도 그냥 나이트로 되잡으면 된다.

그러면 d폰으로 되잡을 수 밖에 없고 결국 상대방은 퀸 교환을 막지 못해 캐슬링을 못하게 될 것이다.

6.Nxe5 dxe5 7.Qxd8

기물 점수가 똑같은데도 불구하고 통계상 이 시점에서 이미 흑의 승률은 40%이다.

이 모든 일이 일어나게 된 원흉은 흑이 단지 3번째 수를 잘못 뒀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는 흑이 h6를 둔다면 d4를 바로 친다.. 이렇게 외워도 되긴 하지만

핵심은 흑이 중앙 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도인 e5를 둬 놓고

3번째 수부터 중앙 싸움에 아무런 연관이 없는 수를 뒀다는 데에 있다.

3. .. a6나 3. .. h5같은 수는 어떻게 대응 해야할까?

이런 수들은 중앙싸움과 별 연관 없는 수기 때문에 h6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똑같이 d4로 싸움을 걸면 된다.

3. .. d6?

반대로 흑이 4번째로 많이 두는 d6는 어떨까?

h6보다는 흑이 훨씬 할만하긴 하지만 너무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수이다.

가장 큰 문제로 흑은 f파일에 있는 비숍을 꺼낼 수 있는 길이 막혀버렸다..

그래서 이때는 이미 f파일 비숍을 꺼낸 백이 d3를 둔다거나, 캐슬링을 해서 게임을 이어나가도 되지만

이때도 여전히 d4가 가능하다.

4. d4

사실 여기서는 흑이 되잡지 않고 나이트를 핀에 건다던가 하는 다른 행동들을 많이 할 수 있지만

가장 많이 나오는 수는 폰으로 되잡는 것이다.

그러면 아까랑 비슷한데 그냥 흑이 d6를 둔 형태가 된다.

백이 전혀 나쁠 것이 없다.

조심해야 할건 흑이 3번째 수로 이탈리안게임에서 할 수 있는 함정이 있다.

3. .. Nd4!? (블랙번 실링 갬빗)

바로 3번째 수에 나이트가 d4칸으로 오는 3. .. Nd4 이다

여기서 백은 폰을 먹으면 ㅈ된다.

그러니 나이트를 먹는 다는 것만 기억하면 된다!

3. .. Be7 (헝가리안 디펜스)

비숍을 e7칸으로 전개하는 헝가리안 디펜스는 어떨까?

이건 투나이트 디펜스나 지우코피아노에 비해 안 좋은 오프닝으로 알려져 있다.

백은 뭐 여기서 할 수 있는게 많긴 한데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자

4. d4!

여전히 기승전 d4를 칠 수 있다.

여기서 흑이 되잡으면 c3로 스카치 갬빗에서 흑이 Bd7을 둔 형태로 전환시킬 수도 있긴 하지만

그냥 단순히 나이트로 되잡아도 백이 전혀 불리하지 않다.

단순히 요약하자면 이렇게 된다

1. 이탈리안 게임은 중앙 싸움이 중요한 테마다.

2. 3번째 수로 흑의 올바른 수는 Nf6 (투나이트 디펜스), Bd5(지우코 피아노) 이다.

3. 올바르지 않은 수는 중앙 싸움에 별로 도움이 안되거나 소극적인 수로. 대부분 d4를 쳐서 응징 할 수 있다.

4. 블랙번 실링 갬빗이라는 예외가 있는데 이건 나이트를 먹으면 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