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GARASHI Daisuke/Shogakukan/애니북스

푸른 바다의 신비로움 속으로...

이가라시 다이스케가 ‘마녀’와 ‘영혼’ 등의 작품에서 보여준 신비로움은 주술적 신비로움으로 채워져 있었다. 하지만 ‘해수의 아이’에서는 그야말로 순수한 자연의 신비로움이 느껴진다. 아직 가보지 못한 세계, 인간에게 있어서는 죽음의 세계일지도 모르는 심해의 세계에서 생명의 신비로움을 통해 아름다움마저도 느껴질 정도다. 특유의 볼펜화 느낌의 펜선이 자아내는 압도적인 화풍이 다른 작품에서 강렬하고 카리스마적인 주술적 신비로움을 공고하게 해주었다면 이 작품에서는 순수한 바다의 신비로움을 부각시켜주었다.

한 여름의 시원함,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 내음에서 느껴지는 싱그러움, 지나가버린 여름날의 뜨거웠던 추억 등 그리움 속으로 독자들을 안내하는 키워드를 곳곳에 배치시켜 환상적인 바다의 신비로움과 함께 또 다른 감정으로 작품 속으로 빠져들게 하였다. 신비로움으로 채워진 세계, 경외감을 보낼 수밖에 없는 이야기가 아니라 처음 만난 사람들, 일생에 다시는 맛볼 수 없는 멋진 모험을 즐길 수 있는 호기심으로 작품 속에 또 다른 매력을 주었다. 미지의 소년 소라와 우미의 만남으로 인해 펼쳐지는 장대한 스케일의 해양 환타지 어드벤쳐같은 이 작품은 소년 소녀의 모험이라는 가장 순수하면서도 마음 속 깊은 곳에서부터 즐거움을 채울 수 있는 신나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이가라시 다이스케의 전작 마녀와 영혼 등에서 보여주었던 특유의 세계에 대한 탐구와 철학적 사고 역시 잊지 않았다. 바다의 신비로움을 통해서 세상의 이치를 탐구해 나가며 바다에서 온 신비한 두 소년의 이야기를 통해서 우주에 대해서, 그리고 인간에 대해서 철학적 사고를 펼쳐나간다. 생명의 신비로움 나아가 세상의 신비로움에 이르기까지 작가가 탐구해 나가는 세상의 신비로움은 해수의 아이에서 거대한 소용돌이와도 같이 빨려들어가기 시작한다.

한여름 바다 한가운데 풍덩!하고 빠져들고 싶을 정도로 읽는 독자들 역시 이 작품 속에 빠져들고 싶을 것이다. 푸른 바다의 끝없는 신비가 자아내는 해수의 아이는 호기심 가득한 소년소녀들의 모험이자 인간이 미치지 못하는 생명의 신비로움이 감싸고 있는 환상적인 이야기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