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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창작의 이유

하니모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11.17 21:04:51
조회 93 추천 1 댓글 1
														

얼마 전, 필자는 어쩌면 필자의 20년이 조금 넘는 인생에서 가장 진중하게 접근해야 할 문제를 생각해내었다.


필자의 글을 읽는 대에 모종의 가치를 느끼지 못할 독자들를 위해 거두절미하고 말하자면,


필자는 최근 창작 활동에 대한 허무감을 느끼고 있다.


이하는 이 한 문장을 두서 없이 서술하는-그렇다기보다 별 것도 아닌 것을 갖은 수식어들로 포장하는- 내용이기에, 그대들은 더 이상 이 글을 읽지 않아도 좋다.




필자는 중학생 시절 처음 작곡을 시작한 이후로, 현재에 이르도록 계속해서 음악 등에서 창작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물론 그것은 3개월 전 모종의 사건을 통해 필자가 실용음악 학원에 다니기 전까지, 그것은 독학이라기보다도 독단적이고 고독한 맨땅에 박치기식의 활동이었다.


당연히도 필자는 천재가 아니다. 발전은 더디었고, 결과는 좋지 못했음은 당연한 것이었다. 1년 가까이 아무런 결과도 내지 내지 못한 때도 있었다.


그럼에도 필자는 나름대로의 주관과 결단만을 믿고 계속해서 창작 활동을 이어왔다. 언젠가는 인정받을 수 있겠지. 라는 일종의 미련한 믿음 때문이었다.




물론 필자 스스로도 잘 알고 있었다.


필자는 천재 혹은 전문가라 칭해지거나, 창작에 있어 일가견이 있다고 불리울 자격이 없음을.


필자는 아직 모자람이 많음을, 그렇기에 더욱 정진해야 하며 필자는 씨앗과 가지 그 중간에 머물러 있음을.


그렇기에 그 중간에서 나온 산물은 결코 세간의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없음을.


그것을 바라는 것은 인간 본성의 하나인 탐욕에서 비롯된 헛된 기대이리라.


그럼에도 필자 또한 두개골 내에 관심을 먹고 자라는 숙주를 가지고 있기에, 


스스로 부족함을 알고 있음에도, 결과물이 나올 때마다 여러 곳에 알리고자 하였다.


더욱 다양한 이들이 자신의 비루한 창작물을 보아 주었으면 하였다.


본인의 체면을 차리기 위한 사탕 발린 말인 줄은 알지만, 한 마디의 칭찬이라도 듣고자 하는 마음이었다.



그러나 필자의 창작물들에 대한 세상의 반응은 차갑기는 커녕, 관심 혹은 호응 자체가 존재하지 아니하는 것과 다름 없는 것 아닌가.


단 한 사람도 필자의 창작물의 의미를 찾고자 하지 않았다.


단 한 사람도 필자의 창작물에 사탕 발린 말이라도 건네지 않았다.


단 한 사람도 필자의 창작물을 다른 이들에게 알리고자 하지 않았다.


단 한 사람도 필자의 창작물에 감동하지 못했으리라.


단 한 사람도 필자의 창작물에 감명 받지 못했으리라.


단 한 사람도 필자의 창작물에 공감하지 못했으리라.


이 글을 읽을 이는 아무도 없기에 더 터놓고 이야기하자면, 필자의 마음의 병의 이유는 이곳에서 비롯되었다고 보아도 무관했다.


만약 필자가 필자에게 온갖 감언과 칭찬만을 일삼는 사회에 있었다면-비록 그것이 닫힌 사회였을지라도- 필자의 마음의 병은 어쩌면, 찾아오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법이었다.



돌이켜보면 필자는, 창작을 시작한 이후로 그 누구에게라도 인정받은 적이 없었다.


그것이 필자의 생각이던 타인의 생각이던 간에, 


타인에게 있어 필자는 언제나 더 높은 곳에 있어야 했다.


타인에게 있어 필자는 더 노력해야 했다.


타인에게 필자는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어야 했다.


그러나 필자는 언제나 낮디 낮은 곳에 있었다.


그러나 필자는 언제나 공모에 탈락했다.


그러나 필자는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지 못했다.


그렇기에 필자는, 단 한 번도 본인의 창작물로 인정받은 적이 없었다고 감히 말할 수 있겠다.


다시 본론으로 넘어가자면, 


수 년만에 완성된 노래라 할지라도, 그것에 대한 반응은 타인이 하루 만에 만든 노래만도 못하였다.


인간 또한 이기적 유전자로 이루어진 객체이기에, 항상 이해타산적일 수밖에 없다.


비록 필자는 인간으로서 실격된 존재이나, 필자 또한 마찬가지이다.


필자가 결과물 하나를 내놓기 위해서는 100만큼의 수고를 들여야 한다고 하자.


그러나 그것으로부터 비롯되는 세상의 반응은 절반인 50은 커녕, 한 자리 수, 아니. 그보다도 못한 소수점 아래의 숫자였다.


그렇기에 필자는 항상 자의적으로 손해를 보고 살아왔다고도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의문이 하나 생긴다.


자신의 창작으로 인해 자신이 손해를 본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필자는 무엇을 위해 창작을 이어왔는가?


언젠가는 자신의 수고로 이득을 취할 수 있으리란 허망한 기대감 때문이었나?


언젠가는 필자의 창작으로 오는 고뇌를 세상이 알아주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이었나?


분명 처음에는 모종의 확고한 신념이 있었으리라. 그러나 현재로서는, 초심을 잃고 그 이유조차 알지 못하는, 하나의 아해만이 있을 뿐이다.



어쩌면 필자가 열매를 맺을 능력이 되기 전까지 창작을 멈추는 것만이 정답일 지도 모르겠다. 라는 생각을 해 본다.


아니 애초에, 어쩌면 필자가 창작을 시작하지 않았더라면. 필자는 이러한 생각조차 하지 않고 살았으리라.


필자는 삶에 어떠한 의문도 품지 않았으리라.


필자는 살아감에 있어 고통을 느끼지 못했으리라.


필자는 이따위 글을 적고 있지 않았으리라.


필자로서는 오늘도 고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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