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저는 어렸을 적에 형이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뛰는걸 본적이 없어요

97, 98해태만 직접 가서 봤고 그 이후로는 야구를 거의 안보다가 06 WBC이후에 다시 제대로 야구를 보기 시작했으니까요.

제가 형 방출소식에 갑자기 가슴이 울컥하고 메이게 된 사연이, 갑자기 제 전 썸녀와의 일이 생각났었어요.

제 전 썸녀는 쥐팬이고 저는 갸팬인데, 

형이 방출당하는 모습이 마치 그 사람에게 정말 헌신적으로 달려들었었던 제가 내팽개쳐진듯한 느낌이 들었거든요.

저는 그 사람에게 정말 모든걸 다 갖다바쳤었어요. 타이밍을 놓쳐서 다른 사람과 사귀는 동안에도 기다렸고, 

그 사람이 내 품에 안겨서 얼굴을 부비는 걸 보고싶어서 담배도 끊었고, 제가 15년이 넘는 시간동안 갖고있는 꿈을 내팽개치고서라도

그 사람을 잡고 싶었거든요. 그런데도 정말 거짓말같이 저는 내동댕이쳐졌어요. 형처럼.

창용이형 마갤에 썼듯이, 타이거즈의 암흑기는 제 암흑기였고 전성기는 제 전성기였습니다.

IMF가 터지기 전까지 저는 화목한 가정의 평범한 어린이였는데 가정이 파탄나고 나서 인생에 암흑기가 찾아오고,

할아버지와 함께 무등야구장에 가는 것이 희망이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끝도없는 암흑기가 있었고,

고등학교 입학할때까지는 평범했던 성적이 2009년 모의고사때 성적이 대폭발하면서, 스카이라인을 바라보았지만, 

수능날 배탈로 곤두박질쳤고 재정문제때문에 재수는 꿈도 못꾸고 지거국으로 갔어요.

원치않는 대학, 원치않는 학과였지만 사람이 좋아서 반수를 포기했는데,

결국 그 사람들에게 몽땅 배신당하고 이용당할대로 이용당하고 호의는 악의로 포장당하고 철저하게 버려졌어요.

그러다가 전 썸녀를 만났었는데, 전 썸녀 또한 저를 이용할대로 이용하고 절 버렸죠. 

하지만 정말 저는 후회없이 들이받아서 그런지 아무런 미련 없이 유래없을 수준으로 다시 일어나는데 성공했어요.

그게 2017년이었고, 기아도 우승했습니다.

그와중에 하필 '그 팀'에서 헌신하던 형이 '버려지는' 모습을 보니까 정말 가슴 속에서 말할 수 없는 것들이 솟아오르는걸 느꼈고,

이 팀에 형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되고 나서는 형을 영입해야된다는 이유들을 나열하면서

본진 갤러리에 정말 열심히 형의 영입을 주장했고 주변 기아팬들에게도 이 중요성을 역설했습니다.

형의 과거 모습을 본것도 아닌데, 그저 형이 '그 팀'에서 '버려지는' 모습만을 봤을 뿐인데도요.

어느 순간 형에 대해서 정말 열심히 알아보고, 정성훈이라는 선수에 미쳐있었습니다.

이 팀에 안오면 정말 섭섭할정도로요. 그리고 정말 기적같이 이 팀에 오셨네요.

형, 저는 형에 대해서 8가지를 이야기를 했어요

1. 우타대타

2. 김주형이 밀려나면서 자라나는 내야유틸리티(황윤호 노관현 최정민)

3. 최형우, 나지완, 김주찬의 휴식로테이션 추가

4. 연봉 1억 이하

5. 군기X

6. 신인경험치 영향X

7. 감독과의 성향 개잘맞음

8. 실력이 모자란거 아님

일단 최소한 3,5,6,7은 먹고들어갔고, 4도 맞췄네요. 1,2,8까지 맞으면 좋겠어요.

형 정말 잘해주세요. 형 볼때마다 정말로 제 과거가 생각나서 형이 보란듯이 미쳐날뛰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