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동아리 얘기 보고 기억나서 씀 ㅋㅋ

대학교 2학년 때 여자친구를 동아리방에 데려왔음.

아무도 없을 거라고 확신하고 왔는데, 그도 그럴 게 일요일이었음.

다른 동아리방도 불 다 꺼져있고 건물 정문도 문만 열려있는 정도여서 안심하고 들어감.

동아리방에는 소파가 있었는데 싱글사이즈 침대처럼 앞으로, 옆으로 모두 넓어서

평소에 술처먹고 와서 자는 꿀자리였음.

그리고 그 소파는 바야흐로 야스의 터가 되었는데, 가죽재질이라 엉덩이에 땀이 조금 찬다는 점을 제하면 아주 좋았음.

한참 박음질하는 사이에 복도에서 발소리가 들리기 시작함.

이때도 위기감을 느끼진 않았던게, 동아리방은 많았으니 다른 동아리 사람이거나 경비 아저씨일거라고 생각했음.

근데 우리 동아리방 앞에서 발소리가 멈춘것.

등골이 약간 오싹해져서 여자친구한테 눈짓으로 싸인주고 호다닥 옷을 집음.

동아리방 문은 넘버도어락이었는데, 삑삑 하고 버튼 누르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

조땟다조땟다조땟다,, 하면서 번개보다 빠르게 옷을 입었고, 미처 잠그지 못한 단추 및 지퍼는 자연스러운 자세를 취해서 가렸음.

콘돔까지 낀 상태로 옷을 입은거라 꼬붕이는 무척이나 불편함을 호소함. 여자친구도 꽤나 날렵하게 옷을 입음.

어려운 고비를 넘겼다고 내심 안도함. 들어온 사람은 여자 동기였음.

능청스레 인사를 건넸지만 그녀의 표정은 싸늘했음.

뭔가 빠뜨린 게 있는지 한쪽 뇌가 회전하며 문제점을 찾으려했지만 실패. 이유를 알 수 없었음.

그래서 그냥 저년 오늘 좆같은 일이 있나보다, 하며 여자친구한테 구경도 시켜줄 겸 데려왔다고 둘러댐.

동기는 내 말에 대해 어떤 대답도 하지 않음. 그저, '지랄하네' 라는 표정이었음.

인사도, 아무 말도 않은 동기가 나가자 여자친구와 시선을 마주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쉼.

그리고 동기가 갔는지 확인차 동아리방에서 잠깐 나갔다가 들어왔는데, 그 순간 깨달았음,,

우리가 간과했던 한 가지.

바로 냄새.......

나갔다가 들어오니, 마치 공기가 "얘네 여기서 야스함 ㅋㅋㅋ"이라고 직접 말하듯

야스 직후 특유의 냄새와 후끈한 열기가 몰아쳤음.

그제야 깨닫고 망연자실함.

한참 말이 없자 여자친구는 왜 그러냐며 채근했고, 나갔다 들어와보라고 하자 그녀 역시 나랑 같은 상태가 됨.

결국 본인은 동아리에서 야스맨이 되어버림.

3줄 요약

1. 여자친구 데리고 일요일에 동아리방 놀러감.

2. 야스하는데 여자 동기가 들어와서 수습하고 능청스레 둘러댐.

3. 냄새까진 미처 생각지 못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