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업으로 비쥬얼 노벨 시장에 뛰어드는 참이라, 유명 흥행작 간략 분석 & 판매량 정리를 해보았습니다.
판매량은 스팀스파이라는 사이트에서 확인하였고, 분석은 지조때로 들어갔으므로 반박시 얻어맞겠습니다.
또한 작품을 2,3가지씩 묶어 분류하였습니다.
1. 국내 판매량 투탑

러브 딜리버리(구매자 5만 ~ 10만 추정)
인기 스트리머들의 리액션이 너무나 유명한 게임이죠?
내수용 드립이 많아서인지 글로벌 매출은 크게 높지 않습니다.(해당 작품은 스토브 위주로 판매합니다. 실 구매자는 훨씬 많습니다.)
플레이타임은 극단적으로 짧지만 만듦새로 승부를 본 게임이네요.
- 스토리 : 평범 (그러나 가십의 중심에 섰습니다. 캐릭터 조형은 매우 뛰어났다는 뜻.)
- 비쥬얼 : 대단
- 교훈 : 퀄리티에 돈을 아끼지 말자…!

썸썸편의점 (구매자 20만 ~ 50만 추정)
국산 비쥬얼 노벨의 터닝 포인트가 아닐까요? 썸썸을 시작으로 수많은 비쥬얼 노벨이 만들어졌고, 또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썸썸은 '한국 감성'이 일본식 모에하고는 많이 다르다는 점을 상기시켜 줍니다.
한국 시장을 노리려면 케이팝이나 미국 시트콤만큼이나 템포가 빠를 필요가 있는데요. 이러면 인방 광고 효과도 최대로 누릴 수 있죠.
아무래도 일본식 차근차근 빌드업은 조금 힘들지 않을까 싶네요.(이는 한국 웹소설 <-> 일본 라노베의 차이와 동일합니다.)
- 스토리 : 해외 기준으로 공감대 형성 성공. 편의점 시뮬레이션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더군요.
- 비쥬얼 : 테일즈샵의 내공을 보여줍니다.
- 교훈 : 기분 -> 썸썸 이후, 제작사가 흥행을 공식화하지 못한(않은?) 부분이 신경 쓰입니다. 이런 작품들 또한 한철 유행일까요?
2. 미스테리 호러

파타 모르가나의 저택 (구매자 10만 ~ 20만 추정)
처음 보는 작품입니다…. 구매수를 보니 저만 몰랐던 대작이군요.
플레이 타임이 수십 시간. 음성 없음. 그럼에도 스팀 유저 평가가 하늘을 뚫었습니다.
무거운 고딕 분위기. 옴니버스 구성. 아쉬운 비쥬얼(12년도에 발매한 동인 게임입니다.)
침몰하기 좋은 조건은 다 갖췄지만 필력으로 씹어먹은 작품입니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스토리만 좋으면 시장은 반드시 반응을 합니다. 글로벌 시장은 더욱 그렇구요.
다만, 동일한 분위기의 국산 게임 틱택토가 좋은 만듦새를 가졌으나 이 벽을 뚫지 못했습니다.(그만큼 좋은 스토리의 기준은 높습니다.)
- 플레이 x. 평가 불가.

쓰르라미 울 적에 (구매자 5만~ 10만 추정)
이견이 없을 정도로 이 분야의 톱, 쓰르라미입니다.
월희와 함께 일본 동인게임의 전설이기도 합니다.
해당 구매수는 에피소드 2 기준이며, 무료로 제공되는 에피소드 1은 구매 추정 50만에 달합니다. 또한 플스나 닌텐도에서 상당히 팔렸다고 알고 있으니, 실 구매수는 까마득합니다.
캐릭터. 미스터리. 분위기 전부 건진 작품으로 4년에 걸쳐 8편의 에피소드를 발매했습니다. 리스크가 높은 방식에다가, 말도 안되는 격무이지만 해냈네요.
'공포와 실패' 끝에 '감동과 승리'를 주는 방법이 탁월합니다.
- 스토리 : 따질 부분 없음. 모든 요소가 최상에 가까워 아직도 우려먹고 있습니다.
- bgm : 돈을…. 아끼지 말자….
- 교훈 : 좋은 작품에는 좋은 프로듀서가 필요하기도 합니다. 작가 혼자서는 방향을 찾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후술하겠습니다.

괭이갈매기 울 적에 (구매자 2만 ~ 5만)
문제의 그 작품입니다.
쓰르라미의 라이터였던 용기사 07의 대담한 후속작으로 여전히 대단한 분위기, 여전히 대단한 캐릭터, 여전히 대단한 bgm을 선보였으나….
교훈 : 커뮤니티에서 유저와 싸우지 말자.
교훈 : 결말을 제대로 내자.
교훈 : 결말을 내기 전에 다시 생각해보자.
등등. 후대에 교훈을 남겨주고 떠난 게임입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4년 동안 8편의 에피소드를 발매하였으나, 이번에는 제작 방식의 리스크가 터지고 말았습니다.
일각에서는 제작 도중 프로듀서가 사망하여 작가가 길을 잃었다고 평가합니다.(해당 프로듀서는 쓰르라미 전체, 괭이갈매기 절반을 프로듀싱하고 떠났습니다.)
아무리 재능이 넘쳐도 자기 시나리오에 확신을 가질 필요는 없네요. 적당한 견제가 필요합니다.
평가 : 아쉽다. (용기사는 이후에도 다작하였으나 재기하지 못했습니다.)
3. 시간계 / 루프

슈타인즈 게이트 (구매자 50만 ~ 100만 추정)
쓰르라미처럼 이 분야의 고트입니다.
저 회사는 미연시 sf라는 이상한 소재를 밀다가 저 작품으로 대박을 터트렸습니다. 우물을 제대로 판 케이스라 말할 수 있겠네요.
sf 깎던 노인들이 만들어 낸 마스터피스이며, 기묘한 캐릭터들이 와패니즈 팬덤까지 사로잡아 글로벌 성공까지 해냈습니다.
다시 말해 국내 인디씬에서는 재현이 불가합니다. (경험 부족. 인재 부족. 문화 팬덤 부족.) '한국형 미연시' 라는 주제 의식에 얼마나 많은 함정이 도사리는지 알려주는 작품이기도 하네요.
- 스토리 : 분량이 미쳤는데도 이음새마저 좋습니다.
- 비쥬얼 : 아키하바라의 괴인들. 이 정도는 되야 개성일까요?
- 교훈 : 잘 풀리면 후속작, 후후속작까지 마구 밀어붙인다.

라이즈 이즈 스트레인즈 (구매수 500만 ~ 1000만 추정)
엄밀히 말해 미연시는 아니지만, 사실은 너무나 미연시인 LiS입니다.
판매량은 에피소드 1이 무료이기에 저렇게 높은 겁니다. 그럼에도 상상을 초월하는 판매량임은 확실합니다.
마찬가지로 에피소드 연재 방식으로 제작하였고, 결국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레즈비언 게임이 되었습니다.
게임은 그냥 재밌구요. 영미권 특유의 '살아있는 캐릭터'들이 호평입니다. 인생이 병신같은 애들이요.
해당 감수성을 맞출 수 있는 능력자는 글로벌을 노려 백합 작품을 시도해볼 수도 있겠네요.
- 스토리 : 그냥 플레이 추천
- 비쥬얼 : 역시 백합을 하더라도 예쁜 애들끼리 해야.
- 교훈 : 루프+살인사건은 명작 제조기. 천재들은 이 장르를 노리세요.
4. 음료 제조

발할라 (구매수 50만 ~ 100만 추정)
해당 장르의 창시자에 가까운 발할라입니다.
본문의 대화 내용은 그야말로 미쳤구요. 이런 대화 덕분에 'Cyberpunk 2077 for Non RTX owner.'같은 밈이 있더군요.
등장 인물들이 섹드립에 환장을 했는데 빠꾸도 없습니다.
어떻게 이런 섹드립이 (기분 나쁘지 않게) 가능한가 했더니 제작진이 베네수엘라 출신이더군요.
남미에서 볶으면 섹드립도 하나의 요리가 됩니다. 어쩌면 남미 술집에서 들은 대사를 그대로 옮겨 적었던 것이 아닐까요? 남미는 어떤 곳일까요?
이번에도 한국 미연시가 시도할 만한 분위기는 아니지만, 음료 제조 장르의 가능성은 열려 있습니다.
- 스토리 : 베네수엘라의 일상이 곧 디스토피아.
- 비쥬얼 : 도로시는 귀엽구요. 주인공도 귀엽습니다.
- 교훈 : 경험해왔던 삶을 글으로 풀어서 여자 캐릭터에 입히면 뭔가 나온다.

커피 토크 (구매수 20만 ~ 50만 추정)
발할라의 성공을 뒤따른 자들의 파생작입니다.
구매수는 보시다시피 엄청나구요. 더욱 놀라운 사실은 플탐이 5시간 안팎인데도 스팀 유저 만족도가 미쳤습니다.
음료 제조 장르는 진정 신이고 무적인 걸까요? 아니면 도트박이들은 돈이 많은 걸까요?
케이스는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이 장르가 비쥬얼 노벨의 새로운 포맷으로 자리잡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글로벌 기준으로 음료 마시며 힐링하는 분위기를 참 좋아하더군요.
- 스토리 : 슴슴합니다. 강하게 말하면 아마추어 수준입니다.
- 비쥬얼 : 놀랍습니다. 판매량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 교훈 : 도트 장인들은 당장 음료 제조를 시작하십시오.
5. 번외(놀라운 국내 제품들)

로보토미 (구매자 100만 ~ 200만 추정)
어느새 국산 오프라인 패키지 게임의 자존심이 되어버린 로보토미입니다. 구매수 실화인가요? 100만에 2.5만을 곱하면 대체 얼마?
SPC라는 글로벌 니즈를 정확히 노렸고, 프로듀싱까지 온전히 성공한 작품입니다.
방대한 설정과 분위기에 짓눌렸던 기억이 나네요. 천재적인 작가와 유능한 제작진의 순탄한 앞날을 기원합니다.
- 평가 : 하지 않겠습니다.(미연시가 아니므로)

루시 (구매자 20만 ~ 50만 추정)
이런 작품이 있는지도 몰랐습니다 2….
국산 미연시 최다 판매 작품입니다.
제작자가 무료로 배포하던 작품인데 스팀에 올렸더니 이런 결과가 나왔다더군요.
성공의 방식은 다양하며, 성공할 작품이 묻히는 일은 없다. 그게 게임계의 법칙인 듯하네요.
평가 : 플레이x
여기까지 제가 관심 있는 게임만 요약해보았습니다.
저 혼자 정리하려다가 글을 써서 그런지 분석보다는 사담이었네요.
자국 시장보다 글로벌에서 터진 작품이 꽤 많구요. 될놈될 제작 일화도 절반쯤 됩니다.
구매수를 보면 이래서 다들 게임 제작에 뛰어드는구나 싶으면서도, 경각심을 가지게 되는구요.
숫자가 목표가 되어버리면 언제나 글이 망하니까….
다들 멋지고 훌륭한 게임을 만드시기 바랍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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