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이야기-가람이는 살면서 처음으로 미래에 대해 고민을 하는듯 보였으나 존 빠커의 진심이 담긴 걱정과 충고에도 불구하고

나이도 어리고 좆미필인 존 빠커(만21/교환머학생/다음학기에 인턴감/기만자)를 무시한다.

어젯밤도 늘어지게 게임을 하다가 해가 쨍쨍할때 일어날 예정이었던 가람이.

하지만 왜인지 밖이 너무 시끄럽다. 평소엔 폰 알람을 다섯개 맞춰놔도 안일어나는 가람이지만 그렇게나 시끄러웠던걸까 ?

인상을 팍팍 쓰며 한 대 태울겸 밖으로 나오는데 주인할배가 왠 첨보는 여자랑 이야기를 하고있다.

가람이 인생에 평생 인연이 없을것같은 여성이다. 

맨 꼭대기 옥탑방에 새로 이사온 사람이라고 한다..

가람이는 어설프게 인사하면서 평소 친하지도 친하고싶지도 않은 주인할배에게 친한척도하면서 좀 잘보이려고 애써본다. 

그녀는 김메아리(27)이라고 한다. 가람이와 동갑 ! 동시대의 동질감을 공유하기 위해 당장 응답하라1988이라도 전편 받아 볼 기세이다.

어, 고가람이. 거 할일도 없을텐데 이삿짐 옮기는거나 도와줘. 내가 요새 허리가 안좋아서..

괜찮아요 할아버님 ~ 저 혼자 할 수 있어요 ! 얼마 안되는걸요 ~

아닙니다. 그래도 도와드려야죠 ! 이제 한 집 식구인데 ! ㅎㅎ ~

가람이의 입에서 한 집 식구라는 징그럽고 거지같은 표현까지 나왔는데 싫은 내색하나 없이 고맙다며 인사하는 메아리..헬조센에 다시는 없을 것 같은 착한 여자인 것 같다.

이걸로 끝이죠 ? ㅎ

네, 정말 감사합니다. 나중에 짜장면이라도 사드려야겠네요 ~

아뇨 뭘 이런걸로 다 ㅎㅎㅎㅎ

어떻게든 잘보이려고 하는 가람이를 보니 손발이 오그라들고 화가 치밀것같다. 

그냥 차갑게 매도하고 무시해줬으면 좋겠는데..!! 학교에 간 주나가 너무 그립다.

전 이제 방정리를 좀 할게요 ..들어가 쉬세요 ! 다음에 꼭 보답할게요 ~

아뇨 ㅎㅎ 당연한 일을 한거죠 ! 그럼 수고하세요 ㅎㅎ

계속 쳐쪼개는게 짜증나긴하지만 아무튼 물러날 때는 아는 가람이. 

추잡하게 물고 늘어지지않았다고 자기자신은 정말 잘했다며 점수를 많이 땃을거라고 큰 착각을 하고있다. 저러니 모솔이지

기분이 매우 좋은 가람이. 방정리가 끝나고 메아리가 문을 두드리면 공부를 하고있었다고 하기위해 책을 편다.

대체 저 영어책은 언제산건지 아마 가람이는 기억도 못할거야 !

하지만 그러면 뭐하냐! 메아리는 연하에 무직이면 몰라도 동갑에 무직인 가람이는 거들떠도 안볼텐데 !

같은시각 컴퓨터 안에 수많은 여자친구가 있는 궁척은 누가 이사를 왔는지도 관심없고 

하루에도 수십번씩 보는 말장난감과 오늘도 즐거운 시간을 갖고있다.

트와일라잇! 우린 영원한 친구야 ~ 으하핳ㅎ하핳 ~

궁척은 스물 여섯에 디씨하우스에 와서 3년째 저짓거리를 하고있다.

주나는 15살때 처음 궁척을 보았다. 하필이면 질풍노도의 중2때 주나를 처음보다니..!!

중1때쯤에 봤으면 어른취급은 해줬을지도 모르는데 ㅠㅠ 운도 지지리도 없는 궁척..

흠..중1은 커녕 초딩때 봤어도 과연 주나의 궁척에 대한 태도가 점차 변했으면 변했지 지금과 달라졌을 것 같지는 않다.

그나마 잘보이려고 가람이로서는 노오력을 많이 했지만 메아리는 가람이 몇호에 사는지도 모른다. 쟌넨 !!

메아리는 갓양인에 성품바르고 착하고 잘생긴 존 빠커와 다정다감하게 이야기를 나누고있었다.

oh~ 메아리 ! 서점일, 힘들지 않아? 책, 무거워 ~

존 빠커는 특유의 친화력으로 이사오자마자 거의 처음만난 가람이보다 더 메아리를 잘 알게되었다.

참고로 가람이는 책좀보다 자다가 지금은 메아리는 까먹고 신 나게 게임중이다.

한밤중이 되서 용기를 내 옥탑방을 찾아간 가람..

하지만 앰창인생 가람과 달리 서점에서 정직원으로 일하는 메아리는 규칙적인 생활을 한다. 이미 잠들어있다..

지금 깨어있는 사람은 집에 가람과 궁척뿐이다.

눈을 크게 뜨는 가람이..야동보니?

오늘따라 늘 있었던 컴퓨터 뒤쪽의 휴지가 신경쓰인다.

기나긴 똥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