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아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전 수능을 총 3번 봤고, 22수능대비 시대인재 재종반수반을 제외하면 2년이 넘는 기간동안 인강이나 학원, 과외 등의 도움 없이 수능공부를 했음. 따라서 제가 말하는 공부법이 기본적으로 독학에 맞춰져 있다는 건 감안해주길 바람. 해설지 -> 해설강의와 같이 치환해서 생각해도 크게 어긋나는 건 없을듯.?
제가 말할 내용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본인이 어떻게 공부하고 있는지, 왜 이렇게 공부하고 있는지 계속 생각하셈' 정도일거임. 메타인지라는 단어가 떠오르는 사람들이 많을텐데, 그런 느낌임ㅇㅇ.. 이게 듣다보면 두루뭉술하거나 뒷북풀이같거나 그럴 수 있는데 전 이게 꼭 모두에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지도 않기 때문에 일단 들어보고 한번 이렇게 해보든 거르든 알아서 하셈..
수학공부법이라 쓰긴 했지만 과탐에도 비슷하게 적용할 수 있긴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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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수학문제를 푸는 과정을 써볼거임. 여기서 문제풀기는 다음 파트에서 자세히 설명하겠음.
문제풀기 - 풀이이해하기 - 생각해보기 - 다시풀기
어떤 문제를 푼 후, 혹은 풀려고 했는데 실패한 후 해설지로 넘어갔다고 하자. 많은 학생들이 해설지에서 문제를 어떻게 풀었는지를 보고 이해하려 할 거고, 그 후 문제를 해설지의 풀이대로 다시 풀어보는 학생들도 있을거임. 그 이해와 다시풀기 사이에 단계를 몇 개 추가해보자는 거고, 그걸 뭉뚱그려 생각해보기라 적은거임.
좀 더 구체적으로는 아래와 같이 적을 수 있음.
(1) 문제를 풀기
(2) 해설지에서 문제를 어떻게 풀었는지 이해하기
(3) 해설지가 문제를 왜 이렇게 풀었는지 생각해보고, 이 문제를 처음 봤을 때 문제의 어느 부분이나 조건에 주목하고 어떤 생각을 했어야 이 문제를 해설지처럼 풀 수 있었을지 생각해보기
(4) 나는 어떻게 문제를 풀었거나 풀려 하였고, 왜 그렇게 하려 했는지 생각해보기
(5) 해설지의 풀이가 어느 면에서 좋은지 생각해보기
(6) 이 문제를 처음 본다고 생각하면서 해설지의 풀이대로 문제를 다시 한 번 풀어보기
해설지의 풀이가 꼭 가장 좋은 풀이인 건 아니지만 이에 대해선 후술하도록 하고, 일단은 해설지의 풀이가 좋은 풀이라고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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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우선 해설지에서 문제를 어떻게 풀었는지 이해해야 하는데, 여기까진 별로 해줄 말이 없음. 호흡이 긴 문제들의 경우 풀이를 여러 단계로 나눌 수 있음. 이때 풀이의 각 단계에서 어떤 논리가 사용되었는지 이해할 수 있는 정도면 된거임. 이 다음부터가 핵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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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보통은 이 이후에 내가 몰랐던 풀이의 특정 부분 또는 아이디어를 암기하거나 문제 상황과 풀이를 같이 정리하는 식으로 문제의 분석을 마치지만, 이는 그 자체로는 효율적이지 않을 수 있음. 수학에서 이미 나올 건 전부 나왔다고는 하지만, 일정 난도 이상의 문항에서 과거 기출과 완전히 같은 상황이 다시 나올 가능성은 희박함. 또한 풀이에서 내가 생각하지 못했었던 부분을 이해하고 외웠다고 하더라도, 그 자체만으로는 내가 이후 어느 문제 상황에서 그 아이디어를 꺼내 써야 하는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음.
따라서 이후에 그 아이디어를 적절한 상황에 써먹을 수 있으려면 문제 상황이나 풀이 자체를 암기하는 것이 아닌, 둘 사이의 연결고리를 찾아내야 함. 즉, 이 문제 상황에서 왜 이 풀이가 나왔는지를 생각해야 한다는 거임.
여기서 내가 공부할 때 세웠던 기준은 '해설지의 풀이에 대해 나 스스로가 납득할 수 있는가?' 였음. 납득한다는 말을 좀 바꿔서 '당연히 받아들인다'로도 쓸 수 있음.
이제 상황을 설정해보자. 기본적인 수학개념은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3~4등급 정도의 학생을 떠올려보자. 네가 이미 풀어보았고 해설지의 풀이를 숙지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 학생에게 그 문제의 풀이를 설명해주는거임. 그런데 학생이 중간에 질문을 함. "여기서 왜 이렇게 해야 하는거예요?" 또는 "여기서 어떻게 해야 이 발상을 떠올릴 수 있는거예요?" 이때 네가 그것에 대해 확신을 갖고 설명을 해줄 수 있어야 한다는거임.
너에겐 당연할지라도 그 학생에게 당연하지 않은 풀이가 있다면, 그 풀이는 더 쪼개고 쪼개서 더 이상 쪼갤 수 없을 때까지 쪼갰을 때, 비로소 그 학생의 입장에서 당연한 말들로만 이루어진 풀이가 될거임.
물론 그 기준은 학생마다 다를 수 있고, 그게 이 공부법의 단점이라고도 할 수 있음. 결국 그 당연한 말들이 무엇이고 어디까지가 당연한 말인지, 그 최소 단위는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는거임. 학생에게 가르쳐주는 상황 설정이라고는 했지만, 결국 본인이 납득할때까지 스스로에게 계속 질문하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에, 그 최소 단위도 애초에 사람마다 다를 수밖에 없음. 결국 그 상상 속의 학생이랑 자신을 점점 동일시하게 되는거임.
가끔은 그렇게 쪼개고 쪼갠 최소 단위마저도 납득이 가지 않을 때가 있음. 그럴 땐 어쩔 수 없이 문제 상황과 그 상황에서의 풀이를 묶어서 통으로 외울 수밖에 없긴 함. 하지만 적어도 기출+교사경 중에 그 정도의 발상을 요구하는 문제는 두 손에 꼽을 수 있음. 경찰대 수1쪽에 그런 문제가 좀 많긴 함..
여기에 대해선 의견이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쪼개고 쪼개도 합리적인 이유를 갖다 붙이기 힘든 풀이를 요구하는 문제는 기출이든 사설이든 거르는 게 맞다고 나는 생각함.
어쨌든 그렇게 조금이라도 헷갈렸던 모든 문제들의 풀이를 반복하여 쪼개다 보면 공통된 풀이조각-이유의 쌍들이 생길 거고, 어느 순간부터는 이들에 대해선 이유를 말할 수 있으면서도 그 덩어리 자체로도 당연하게 받아들여질거임. 다시 말해 당연했던 풀이의 최소 단위들이 결합한 더 큰 단위의 풀이 또한 당연하게 되는거임. 나는 이걸 도구정리라고 생각함. 강사들이 도구를 처음부터 알려주더라도, 결국 스스로 그 도구를 체득해야 더욱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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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똑같은 문제를 똑같은 풀이로 풀어도 어떤 학생은 확신을 갖고 푸는 반면 어떤 학생은 본인이 하는 행동에 대한 확신이 없이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문제를 푸는데, 우리의 목적은 최대한 많은 문제를 전자의 경우처럼 푸는거임. 그러기 위해선 우선 우리가 어떤 문제를 풀었을 때 둘 중 어느 경우에 속했는지부터 판단할 수 있어야 함.
어떤 문제를 푼 후 나의 풀이를 돌아보았을 때, 풀이의 각 단계에서 내가 취한 행동에 대해 다음 3가지 중 어느 경우에 속하는지 생각해보자.
1. 확신을 갖고 행동했고 그 이유도 설명할 수 있다.
2. 확신을 갖고 (또는 기계적으로) 행동했지만 왜 그랬는지는 잘 모른다.
3. 확신 없이 이것저것 시도해보는 마음으로 행동하다가 풀렸다.
우리의 목적은 우리의 모든 행동을 1번으로 만드는 거임. 2번에 해당한다면, 비슷한 형식과 조건의 문제를 푸는 데에는 별 지장이 없지만 같은 아이디어를 새로운 조건이나 형식의 문제에서 활용하기는 힘들 수 있을거임. 3번에 해당한다면, 비슷한 형식과 조건의 문제를 다시 만나도 풀 수 있을거란 보장이 힘듦. 하지만 결국 풀이의 이유를 알아야 한다는 관점에서 2번과 3번은 사실 큰 차이가 없음.
많은 학생들이 2번의 경우 도구를 이용했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도구를 제대로 이해하고 이용했다고 말할 수 없고, 1번의 경우에 비해 그 도구의 활용도 또한 좁을 수밖에 없음. 문제를 푼 후 풀이의 이유를 따져가며 내 풀이의 이유를 확신을 갖고 설명할 수 있게 되고, 비슷한 문제풀이에 대해 그것이 반복되면서 경험이 쌓여서 당연하지 않던 풀이가 당연한 풀이로 바뀌는 순간이 도구를 진정으로 체득한 순간임.
(4)는 결국 (3)의 연장선으로도 볼 수 있음. 해설지의 풀이를 대상으로 했던 이유 따지기를 본인의 풀이를 대상으로 하고, 그것이 해설지의 풀이와 다르다면 어떻게 다른지, 무엇을 간과했는지 등을 비교하는 과정이 (4)임.
지금 하는 얘기들은 어떤 문제를 처음 풀 때가 아닌, 이미 푼 문제에 대해 본인의 풀이와 해설지의 풀이를 돌아볼 때의 얘기들임을 명확히 했으면 함. 문제를 처음 풀 때 취할 행동들에 대해선 앞에서도 말했듯이 다음 파트에서 설명할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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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이건 솔직히 가볍게 봐도 됨. 여기에 지나치게 신경쓰기 시작하면 문제풀이 품평회가 되어버리기 때문에... 여기서 하고자 하는 말은, 해설지의 풀이가 기본적으로 좋은 이유가 있음. 우리는 풀이를 두 가지 측면에서 바라볼 건데, 바로 효율성과 범용성임.
지나치게 발상적이지 않으면서 문제를 빠르게 해결할 수 있는 풀이가 효율성이 높은 풀이고,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지는 못할지라도 발상적이지 않으면서 일관된 방법으로 안정성 있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풀이가 범용성이 높은 풀이임.
많은 수학문제들은 여러 풀이가 존재하고, 해설지의 풀이가 효율성과 범용성 중 어느 쪽을 더 추구했는지 한번쯤 따져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는 생각함.
초반에 쓴 후술하겠다는 내용 중 하나가 해설지의 풀이가 최선의 풀이가 아닐 경우인데, 이런 상황이 충분히 있을 수 있음. 기출문제집마다, 강사마다 여러 풀이를 보여주는데 당연히 그 풀이들이 동일하지 않을 때도 많음.
이때는 나의 풀이와 해설지 또는 강사들의 풀이(들)을 효율성과 범용성의 측면에서 뭐가 더 좋은지 비교해보는 게 도움이 될 수 있음. 또한 그 문제 상황에서는 좋은 풀이가 조건이 살짝 달라지면 좋지 않거나 쓸 수 없게 되는 경우도 있고, 별로라고 생각했던 풀이가 조건이 살짝 달라지면 훨씬 나은 풀이가 될 수도 있음.
조건을 바꿔보고 하는 건 문제 만들기의 영역과도 맞닿아 있어서 무조건 추천하지는 않지만, 문제의 숫자 몇 개를 살짝씩 바꾸거나 함수를 살짝 바꾼다던지, 특수한 값을 구하는 문제의 일반적인 해를 구해 본다던지 하면서 문제의 답을 구하는 것을 넘어 문제 자체를 조금 만져보는 것도 수능 수학을 이해하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는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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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말 그대로 문제를 다시 풀어보는거임. 이미 해설지의 풀이를 알고 있고, 그 이유까지 조목조목 분석했고, 내 풀이와 비교했고 품평까지 한 문제를 비로소 다시 풀어보는건데 이게 뭔 의미가 있나 싶기도 할거임. 하지만 확실히 이해까지만 하고 넘어가는 것과 그걸 직접 손으로 써보는 건 분명히 차이가 있음.
문제를 다시 풀 때, 나는 이 문제를 처음 접한다고 스스로 세뇌시키는 거임. 그리고 문제를 풀 때, 풀이의 각 단계에서 내가 문제의 조건 또는 나의 배경지식 중 무엇을 근거로 행동을 취했는지 스스로에게 계속 묻고 답하면서 문제를 푸는거임. 이게 매끄럽게 되어야만 그 문제를 제대로 풀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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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이 안정적이지 않을 때는 (1)~(6)을 순서대로 하기를 추천하지만, 문제들을 많이 풀면서 비킬러와 준킬러가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풀리기 시작한 후부터는 순서를 조금 바꾸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함. 1234(5)6의 순서를 14(2356)으로 바꾸는거임. 적어보자면 다음과 같음.
(1) 문제를 풀기
(2) 나는 어떻게 문제를 풀었거나 풀려 하였고, 왜 그렇게 하려 했는지 생각해보기
(3) (2)에서 막힘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해설지로 넘어가 해설지에서 문제를 어떻게 풀었는지 이해하기 (막힘이 전혀 없었다면 그 문제는 더 이상 볼 필요가 없음)
(4) 해설지가 문제를 왜 이렇게 풀었는지 생각해보고, 이 문제를 처음 봤을 때 문제의 어느 부분이나 조건에 주목하고 어떤 생각을 했어야 이 문제를 해설지처럼 풀 수 있었을지 생각해보기
(5) 해설지의 풀이가 어느 면에서 좋은지 생각해보기
(6) 이 문제를 처음 본다고 생각하면서 해설지의 풀이대로 문제를 다시 한 번 풀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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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는 문제를 푼 후의 행동에 대해 적었는데, 다음 파트에서는 문제를 처음 풀 때의 행동에 대해 적어보고, 지금까지 말한 내용들을 실제 문제에 적용해볼거임.
적용할 문제들의 목록은 다음과 같음. 근데 바뀔 수도 있음... 전부 수1 수열로 한 건 특별한 의도가 있는 건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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