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엄청나게 많은 추측과 가설로 이루어진 글이니,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지는 않기를 바람.

그래서 유황 신은 대체 무슨 신이냐? 라고 했을 때, 내가 세운 추측은 다음과 같다.

0. 선 요약
유황 신은 피(=살육의 결과), 증오(=도덕과 엮이지 않은, 가장 원초적인 살육의 이유/동기), 그리고 유황 구덩이(=부활, 후술함.)를 상징으로 가진 살육의 고대신이다.
유황 컬트의 목적은 유황 신에게 피를 바치는 것.
페르켈레가 왜곡한 테르미나 축제는, 주기적으로 유황 신에게 피를 바치는 행사로 변질되었다.

1. 일단 인게임에서의 직/간접적 언급부터 살펴보자.

1-1) 단 배경 및 아파트 대화 이벤트 : 배경에서 정체불명의 의식에 의해 남작 일가가 몰살당했다 언급하고, 후술할 이벤트에서 유황 컬트의 소행으로 밝혀진다.
아파트 이벤트는 https://gall.dcinside.com/happypaintings/4021 참조

1-2) 블랙 칼레브 이벤트 : https://gall.dcinside.com/happypaintings/139 참조

1-3) 이단심문관 :

1-4) 곰팡이 아파트 : 광인의 일기, 토킹 보드 이벤트

1-5) 진홍빛 사제 :

특이사항 : 대화 종료 후 이성 -15

1-6) c엔딩 조건 충족+제안 수락 후 페르켈레

2. 위 정보를 토대로, 추측과 가설을 세워 보자.

상기한 정보들을 종합해 보았을 때 유황 신은 '유황 구덩이에서 불타오르는 외눈의 신'이며, 키워드는 '피, 증오, 유황 구덩이(=유황이 흘러넘치는 감옥)'이다.

피는 무엇을 상징하는지 가장 명확한데, 게임 내에서 유황 컬트의 행적에서 살인은 빼놓을 수 없는 요소고, 피는 가장 직접적인 살육의 증거물/결과물의 상징이다.
증오 또한 살육과 엮어서 생각해보면 추측이 어렵지 않은데, 증오는 도덕에 얽메인 분노, 복수 같은 '정당한 이유'와는 가장 거리가 먼 감정이므로, 가장 순수한 살육의 동기/이유의 상징이다.
하지만 유황 구덩이는 무엇을 상징하는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유황 신의 권능을 상징하며, 유황 신의 사도로서 재탄생하기 위한 부활의 용광로이다.
위의 c엔딩 페르켈레의 말을 다시 보자. 간단히 요약해서 페르켈레는 플레이어를 유황 구덩이로 보낼 것이고, 플레이어가 유황 구덩이에서 재탄생하여 유황 컬트의 진실된 대표자로서 일어날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런데 페르켈레는 직후 플레이어에게 싸움을 걸며, 동시에 '너무 빨리 죽지 말라'라고 경고하는데, 굳이 빨리 죽지 말라고 따로 언급하는 걸 보면 유황 신의 의식에는 죽음을 요구한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실제로 플레이어가 전투가 종료된 후 묘사를 보면 페르켈레의 죽음 직후 플레이어 또한 죽음을 맞이한 것으로 보이고, 유황 신으로 추정되는 무언가를 보여주며 엔딩 컷씬이 나온다.

즉 유황 신의 부활은 다음과 같이 작동하는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
i. 의식을 통해 의식의 당사자들이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고, 그 과정에서 흘린 피를 유황 신에게 바친다.
ii. 충분한 양의 피가 바쳐진 상태에서 한 쪽이 죽으면, 다른 한 쪽도 자동으로 죽는다.
iii. 의식에서 죽은 이들은 유황 구덩이로 떨어져, 살육밖에 모르는 유황 신의 사도로 개조당한다.
iiii. 유황 구덩이에서 일어나 부활하여, 지상에서 활동을 시작한다.

단순히 엔딩 c의 장면만으로는 근거가 약간 부족할지는 모르나, 이와 유사한 과정을 거친 케이스가 더 있다.

2-1) 폰 더치 남작 가

단의 배경 이야기를 다시 보자.

아이너 폰 더치는 '일부러 낸 듯한 상처와 자상으로 인해 즉사했다', 엘리제 폰 더치는 제물로 희생당했고, 단이 말할 수 없는 방법까지 시도했음에도 '부활할 수 없었다.'
아파트 대화 이벤트에서, 단은 유황 신에게 모든 것을 잃었다고 언급하기 때문에 이것이 유황 컬트의 소행인 것을 확신할 수 있다.
게다가 우리는 아이너 폰 더치와 엘리제 폰 더치를 실제로 게임에서 볼 수 있다.

그렇다. 이들은 프레헤빌에서 바늘과 바느질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렇다면 사실은 매우 뚜렷해진다.
모종의 과정을 통해 아이너 폰 더치는 유황 신을 알게 되었고, 의식을 통해 엘리제 폰 더치와 같이 유황 구덩이에 떨어져 바늘, 바느질로 부활했다.
엘리제는 비틀린 방식으로나마 이미 부활한 상태였기 때문에, 단이 엘리제의 시체를 붙잡고 부활시키려 애를 써도 부활시킬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걸로 끝이 아니다.
마지막으로 하나, 유황 신과 엮인 다른 신의 이야기를 해보자.

2-2) 올메르

블랙 칼레브 이벤트에서의 언급과, 유황 신의 사도 혹은 피조물로 추정되는 진홍빛 사제가 올메르 교회의 지하에서만 출몰하는 등 올메르가 유황 신과 연관성이 많은 신임이 지속적으로 암시된다.

게다가 올메르의 교회에서 강조되는 것이 '분노와 복수'인데, 분노와 복수가 보통 살인의 정당한 이유로서 자주 언급되는 감정이며, 실제로 올메르는 모종의 과정을 통해 부활한 이후 학살을 자행했으며, 올메르의 헥센 중 '피의 검', 그리고 유황 신 엔딩을 보면 특전 기술 '롱기누스'가 해금되는 점은 더더욱 의심을 증폭시킨다.

이쯤에서 올메르의 승천과 관련된 이야기를 다루는 블랙 칼레브 이벤트를 다시 살펴보자.
i. 올메르는 자신의 정수를 강화하기 위해 무의식 속의 잔혹함을 빚어냈다.
ii. 올메르가 승천하는 순간, 올메르는 둘로 나뉘어졌다.
iii. 그러나 인류에게 두 명의 신은 필요없었기 때문에 올메르는 잠재의식 깊은 곳의 불순물을 빼내어 버렸고, 그 때서야 비로소 완벽해질 수 있었다.
iiii. 버려진 불순물은 끝없이 떨어진 끝에 유황 구덩이에 도달했다.

지금까지 유저들 사이에서 우세한 추측은 이 불순물이 유황 신으로 승천했다는 가설이였다.
그러나 내 가설대로면, 유황 신은 승천신이 아니다. 왜냐하면 유황 구덩이가 올메르보다 먼저 존재한 것으로 보이는데, 유황 구덩이가 유황 신의 권능인 이상 유황 신보다 유황 구덩이가 먼저 존재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진실은 무엇인가?
개인적으로는 올메르 승천 설화에 숨겨진 진실이 있었을 거라고 본다.

내가 제시하는 가설은 다음과 같다 - 올메르가 십자가에 메달려 죽은 순간 승천했기 때문에 사흘 만에 부활한 것이 아니라, 유황 신의 권능을 통해 부활하여 세상에 돌아와 학살을 자행한 후 학살할 대상이 사라지자 승천에 방해되는 유황 신의 잔재를 다시 유황 구덩이에 던져 버리고 필요한 부분만을 취해 승천했다는 것이다.

같은 승천 신인 공굶신의 경우를 보자.
공굶신은 닐반과 리가르드의 사이에서 탄생함으로서 유래없이 특별한 혼을 지닌 체로 태어났고,
공포와 허기의 던전 안에서 성장함으로서 순수한 공포와 허기만을 배웠으며,
죽은 심연 신의 심장부까지 가서 그 육체를 그릇으로 탄생한 존재이다.

다시 올메르의 경우를 보자.
올메르는 1편에서부터 밝혀진 설화인 '거짓 신과 미천한 출신의 처녀 사이에서 탄생한 존재'/2편에서 새로 밝혀진 설화인 '비트루비아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완벽한 인간'이든 특별한 출생이 강조되고,
세상에 나와 선지자로서 명성을 날리고 수많은 제자를 거느렸으며,
권력자들의 음모에 빠져 조리돌림당하고 십자가에 매달려 죽는 순간 승천했다고 알려졌다.

특별한 출생까지는 동일하나, 삶의 과정과 죽음은 정반대이다.
올메르는 세상에 나와 수많은 인간과 교류했고, 그러면서도 오로지 본인만의 노력으로 승천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 경우 일개 새로운 신 집단이였던 연맹조차 천 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군림했는데 승천신쯤이나 되는 존재가 세상에 나와 대놓고 활동하면서도 학살 이후의 행적이 굉장히 모호하다는 점, 또한 승천신을 직접 마주하고도 사람들의 정신이 온전할 수 있는가? 라는 의문이 남는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생각하는 진실은 다음과 같다.
i. 올메르는 특별한 혼을 지닌 체 태어나 승천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었다.
ii. 그러나 소녀와는 정반대로 사람들과 섞여 지냈기 때문에, 승천에 필요한 순수함을 유지할 수 없게 되었다.
iii. 그렇기 때문에 올메르는 고의적으로 무의식 속의 잔혹함을 빚어 순수한 잔혹함을 강화해 나갔다.
iiii. 올메르가 조리돌림당하고 죽은 날, 유황 구덩이에 떨어질 조건을 갖춘 올메르는 유황 구덩이로 떨어져 유황 신의 권능으로 사도로서 부활했다.
iiiii. 부활한 올메르는 피를 갈구하며 분노와 복수라는 이름 아래 학살을 자행했다.
iiiiii. 학살할 대상이 사라진 후, 올메르는 새로운 질서를 구축했다. 그 후 자신에게 남은 유황 신의 정수 중 필요한 것만을 취하고 필요없는 불순물을 다시 유황 구덩이로 던졌다.
iiiiiii. 순수함을 되찾고, 유황 신의 정수까지 훔침으로서 올메르는 진정으로 승천할 조건을 갖추었고, 마침내 승천하여 신이 되었고 그 육체는 마하브레에 묻혔다.
유황 신의 '증오'에서 파생된 '분노와 복수의 신'이 되었다.

이 경우 블랙 칼레브가 말한 '인류가 바라 마지않던 고지에 도달한 날, 승천한 자는 둘이 되었다'라는 말은, 유황 신의 정수에서 파생된 신이 될 수도, 올메르 본인의 정수에서 파생된 신이 될 수도 있었다는 말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본다. 그리고 올메르는 본인의 정수에 유황 신의 정수를 일부 이용하는 것을 선택하였다.

3. 그래서 얘는 뭔 신임?

여기까지 왔으면 이미 알겠지만, 고대신이다.
위에서 언급한 올메르 관련 내용에 따르면, 올메르를 부활시켜준 것은 유황 신이니까 올메르에게서 파생된 승천신이 아니다.
유황 신이 새로운 신이였다면 애초에 신들의 홀로 갔을 것이므로, 새로운 신도 아니다.
그러니 남는 것은? 고대신.

그 외에도 박물관 시계에서 다른 고대신들과 같이 유황신의 문양이 당당히 있다는 점이나,
진홍빛 사제와의 대화에서 존재를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정신에 크게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고대신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4. 마무리.

존나게 긴 글 읽어줘서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