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가 표시되지 않은 사진과 영상은, 합성물을 제외하면 모두 본인이 촬영하거나 소유한 컨텐츠들입니다
** 시작할 때 잠깐 BGM 틀어놓고 보시면 좋습니다
사마귀(Mantis) 는 무엇이냐?
사마귀는
풀밭을 다스리며
푸른 하늘에 잠자리를 잡으며
꽃을 넘어 달리며
날카로운 앞다리를 바람처럼 휘둘러 메뚜기를 붙잡고
곤충의 수를 줄일 줄 안다
많은 사람이 알다시피
사마귀는 다른 곤충을 잡아먹고 살아가는 육식동물이다
출처 : 일본 아라카와 하천 생태 연구소
생태학 이론에서도
곤충 따위인 사마귀를 높은 단계 소비자 (고차소비자) 로 묶어놓고 있다
사마귀는
식물을 먹는 초식 곤충도 잡아먹고
그 초식 곤충을 잡아먹는 중간단계 소비자도 잡아먹으며
때로는 작은 새, 쥐, 개구리 같은 척추동물을 잡아먹기도 한다
실제로 곤충만 놓고 따진다면
사마귀는 한반도의 곤충 생태계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속해있는 포식자라 볼 수 있다
아 물론 이런 이야기를 꺼내면
곤충 좀 안다는 '찐' 들이 자신이 아는 주장을 꺼낼 것이다
'사마귀는 거품이다. 충왕전을 봤다'
'사마귀는 암살자다. 저격수다. 기습만 한다'
'사슴벌레, 장수풍뎅이가 더 세다'
귀에 못이 박히게 들은 이야기들...
아쉽게도 지금은 생태, 먹이사슬, 포식자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런 내용을 말하고 싶다면 이 글과 크게 상관없는 내용이니깐
네이버 지식인이나 유튜브 가서 논쟁하시면 된다
생산자 아래에 있는분해생물
1차 소비자인 초식곤충
그 위의 잡식곤충과 육식곤충
들까지 모두 사냥하는 곤충계 상위 포식자에는
하늘에는 대형 잠자리가 있고
나무에는 말벌이 있고
풀밭에는 사마귀가 있다
당연히 사마귀와 함께 풀밭에서 살아가는 풀벌레 들에게는
사마귀가 '재앙' '재해' 와 같은 존재이다
오죽하면 불교에서 목숨을 빼앗고 오온을 파멸시키는 악마인
'사마(死魔)' 가 이름에 들어갔겠는가?
사마귀는 번식력이 대단해서, 초식곤충만큼 숫자도 많다
사마귀는 자신보다 작은 동물을 대부분 잡아먹는데
한반도에 사는 곤충 중에서 사마귀보다 큰 곤충이 거의 없다
사마귀는 적응력이 좋아서 도심 처럼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살아갈 수 있다
출처 : 영남일보 위클리 포유
아프리카의 가젤, 누우, 얼룩말 같은 초식 동물들이
거대한 포식자인 사자를 만나면
피하고 도망치기 바쁘듯이
풀밭에서 서식하는 곤충들이
살아남기 위해서
도망치고 피하고 극복해야 하는 존재가
사마귀란 포식자인 것이다
그런데
출처 : 네셔널지오그래픽 유튜브 (사진은 느림보곰)
아프리카 평원에도 사자와 경쟁하고, 사자의 생존을 방해하는 하이에나 무리가 있듯이
동아시아의 산림에도 호랑이를 위협하고, 다투는 반달가슴곰이 있듯이
자신의 무기를 가지고, 상위 포식자에게 저항하거나 경쟁하는 녀석들이 있다
바로 아래층 소비자들이다
너른 풀밭에서 군림하고 있는 상위 포식자 사마귀
사마귀와 생존을 놓고 경쟁하는 아래 소비자는 누가 있을까?
바로 5~7월 사이 초여름
풀밭에서 뛰어다니는 '여치' 다
많은 사람들이 '여치' 라고 하면
늦여름 밤에서 맑은 소리로 울어대는
온순한 초식 곤충을 생각한다
이런 이미지 아닐까?
출처 : 국립생물자원관 (사진은 줄베짱이 수컷, 온순한 초식동물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의 순수한 마음과는 다르게
여치는 풀도 뜯어먹지만
커질 수록 육식을 선호하는 '잡식' 곤충이다
초여름에 나와서 풀밭을 뛰어다니는 '여름 곤충' 이다
(사마귀는 늦여름~가을에 나온다)
그리고 밤이 아니라, 낮에 활동하며 시끄럽게 운다
(쩝~ 그르르르 하고 굵게 운다)
위 영상은
2019년 서울 SETEC 에서 개최된 제 2회 애완곤충경진대회에서
관람객들에게
여치가 풀무치(메뚜기) 를 잡아먹는 모습을 보여주었던 모습이다
어른, 아이를 가리지 않고 좋은 호응, 반응을 받았었다
원작 : 베르세르크
물론 여치는 사마귀 같은 곤충계 최상위 포식자가 될 수 없다
사마귀처럼 순수한 육식동물도 아니고
사마귀만큼 크지도 않고
사마귀같이 공격적이지도 않다
크고, 강인하고, 난폭한 사마귀는
풀밭에서 군림하는 용과 같은 존재이다
여치는 턱과 발톱을 드러내고
사마귀에게 저항하고, 경쟁하는
풀벌레에 지나지 않는다
여치를 동물로 대입하자면
멧돼지, 아시아흑곰과 같은 위치라 할 수 있다
출처 : 동아일보 (염소를 여러차례 잡아먹은 괴물 멧돼지)
https://www.donga.com/news/Society/article/all/20061013/8361020/1
그렇다면
여치는 어떻게
사마귀 아래에서 경쟁할 수 있는 포식자가 될 수 있었는가?
무엇으로 사마귀같은 포식자에게 저항하고 대항하는가?
1. 예민한 진동 감지
여치는 더듬이가 아주 길다
자기 몸보다 길다
긴 더듬이로 주변의 진동을 느낄 수 있다
진동과 소리에 엄청나게 예민해서
풀숲이나 바닥에 사냥감이 떨어지는게 느껴지면
바로 그쪽으로 뛰어든다
떨어지는 개미 여왕을 낚아채는 여치
메뚜기가 떨어지는 진동이 느껴지자, 바로 달려간다
사냥감이 바닥에 닿기 전에
미리 알고 낚아챈다
2. 커다란 턱과 앞다리
여치는 굉장히 큰 턱을 가지고 있어서
잡은 사냥감을 으적으적 씹어먹는다
여치는 머리와 턱이 커서, 먹이를 부수고 찢기 쉽고
먹는 속도도 매우 빠르다
여치의 앞다리에는 가시가 잔뜩 돋아 있다
여치는 가시가 가득한 앞다리로 상대를 꽉 끌어안아서
사냥감이 도망치지 못하게 잡아둔다
여치가 앞다리와 큰 턱을 이용해서 사냥감을 먹어치우는 모습
3. 굵고 길고 강인한 뒷다리
언제라도 사냥감을 향해서 뛰쳐나갈 수 있는
굵고 기다란 뒷다리가 있다
다리를 쭉 뻗은 모습이 섹시하다
뒷다리로 점프해서 바퀴벌레를 낚아채는 여치
(실험실에서 사육한 깨끗한 바퀴벌레 입니다)
종이 다른 여치를 사냥하기 위해서
여치가 연속으로 뛰어다닌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4. 빠른 성장 속도, 거대한 크기
원작 : 베르세르크
여치는 큰 곤충이다
초여름에 볼 수 없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곤충이다
다른 곤충보다 훨씬 빠르게 자라고, 아주 크게 자란다
그것이 여치가 가진 마지막 무기이다
여치와 같은 시기에 나오는 곤충 중에서
여치만큼 큰 곤충은 거의 없다
어느 정도로 크냐면
큰 녀석들은 5cm 정도
여러분의 손가락 두마디보다 크다
과장하자면 엄지손가락 만하다
곤충이라면 고작 나비와 날파리만 앵앵대는 초여름 시기에
풀밭에서 이렇게 큰 곤충이
펄쩍펄쩍 뛰어나온다고 상상해 봐라
'시발 이게 뭐야' 란 소리가 저절로 나올 것이다
같은 시기에 나오는 사마귀는
이렇게나 작고 귀엽다
손가락 한마디 정도?
우리가 알고 있는 커다란 사마귀는 늦여름은 되어야 나온다
그때 까지 여치의 세상이다
이른 여름
사마귀같은 상위 포식자도 아직 나오지 않았고
새들을 제외하면 여치들을 잡아 먹는 천적도 거의 없다
여치는 이런 신체적 특성을 활용해서
초여름 풀밭에서 무법자 처럼 살아간다
여치는 잡식이고 순수한 육식동물이 아니기에
초식 생물의 숫자를 확연하게 줄이거나 조절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미래의 경쟁자이자 앞으로의 천적인 사마귀를
자라나기 전에 잡아먹거나
사마귀가 사냥할 수 있는 동물들을
직접적으로 먹어치워서 줄이거나
간접적으로 식물을 섭취하여
사마귀가 사냥할 수 있는 곤충의 터전을
빼앗기도 한다
생태계의 중간 소비자로서
상위 포식자를 견제하고 위협하며
경쟁한다
원작 : 영화 D-War
한국 신화에서
뱀이 이무기가, 이무기가 용이 되었듯이
용처럼 풀밭의 상위 포식자인 사마귀라도
용이 되기 위해서는
여치와 경쟁하고 투쟁하며
고난과 역경을 헤쳐 나가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크고 강대했던 포식자, 여치도
초여름이 지나가고 늦여름이 찾아오면
그 기세가 사그라든다
부풀었던 몸은 늙어서 쭈글쭈글해지고
상위 포식자인 사마귀가 등장하여 여치의 생명을 위협한다
출처 : 일본 블로그 https://tombee.exblog.jp/22867081/
여름이 지나고, 필멸의 여치들은
서서히 등장하는 사마귀들에게 스러져 간다
큰 턱으로 사마귀를 물려고도 해보고
뒷다리로 사마귀에게서 벗어나보려고도 하지만
여치를 단단히 움켜쥔 사마귀의 앞다리는 견고하기만 하다
그렇게 풀밭 생태계의 질서가 재편 되는 것이다
원작 : 베르세르크
용이란, 인간이 어쩔 수 없기에 용이지만
용을 베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이 드래곤 슬레이어를 만들어낸다
사마귀란, 피식자인 풀벌레들이 어쩔 수 없기에 사마귀이지만
자연에서 생존 경쟁력을 가지고
포식자를 극복하고자 하는 메뚜기목의 생존 방식에서
더 이른 시기에 거대한 몸을 가진 여치가 나온게 아닐까?
그런 생각으로 이어진다
제목에 뜬금없이 올려둔
만티스 슬레이어 (Mantis slayer) 란 표현은
그런 여치의 포지션을 두고 비유한 것이다
여치는 천적이 될 사마귀를 극복하지 못하겠지만
상위 포식자인 사마귀와 경쟁하고 저항하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한다
그 안에서 벌어지는 경쟁은 실로 치열하다
풀밭 생태계에서 중간 소비자인 여치가
상위 포식자이자 천적인 사마귀에게
사마귀가 어른벌레로 나타날 때 까지
여름철 풀밭의 패권을 놓고
사마귀와 직-간접적인 생존 경쟁을 펼친다
여치가 사마귀의 어린 약충을 잡아먹기도 하며
때로는 덜 자란 사마귀가 여치를 공격하기도 하며
때로는 여치가 큰 사마귀를 먼저 공격하기도 하며
결국엔 다 자란 사마귀가 여치를 잡아먹기 까지
여치는 피식자이지만 중간 소비자로서, 상위 포식자와 생존을 놓고 경쟁을 하고
사마귀는 상위 포식자이지만 시기가 다른 곤충이기에, 다 자라나기 까지 버텨내야 한다
풀밭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시기에 따라, 환경에 따라
끊임없이 다투는 것이다
그 치열한 경쟁 속에서
자연의 순환이 이루어지고, 생태가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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