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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책과 열쇠의 계절 다 읽었다

ㅇㅇ(118.43) 2020.01.27 15:13:32
조회 289 추천 5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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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이미지

무슨 말부터 해야될지 모르겠으니 결론부터 말하는데 재미있게 읽었다

처음에 솔직히 소시민이나 고전부도 완결 안내고 또 청춘 미스터리 쓴대서 굉장히 삐딱한 시선으로 읽었었는데

다 읽고나니 드는 생각은 '확실히 소시민이나 고전부 안에서는 풀어낼 수 없는 이야기였다'하는 느낌

무엇보다 이렇게 되리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진상을 밝혀낸 자기자신에 대해 씁쓸함을 느끼는 호노부식 마무리가 잘 드러나서 좋았던 것 같음


특히 마쓰쿠라의 사건을 추적하는 '옛날 이야기를 해줘','친구여 알려하지마오'는 이 작품의 가장 백미가 되는 부분이고 추리적인 재미와 서사적인 재미 둘 다를 꽉 잡았다고 생각함

주차장 요금이랑 돈을 도둑맞은 자영업자 이야기에서 나타나는 부자연스러운 맥락은 너무 찾기 쉽지 않았나 싶긴한데

멀미를 하는 동생에서 벤의 존재를 확인하는 부분은 진짜 흥미진진하게 추리를 끌고나갔다고 생각함

어마어마하게 정교한 추리여서 좋았다는 느낌은 아니고 두 명의 대화를 따라가면서 자연스럽게 독자도 사고의 흐름을 쫓을 수 있는, 그 호흡 조절이 탁월했다는 느낌


그리고 마쓰쿠라라는 인물이 정말 매력적이었음

그게 멋있다기 보다는 인간적인 매력이 느껴졌다고 해야할 거 같은데, 그렇다고 호감이라긴 그렇고 공감을 느꼈다는게 정확할 듯

마지막에 '평범한 도서위원으로 남아있어 줄 수 없겠냐'는 호리카와의 호소가 마쓰쿠라가 서 있던 위치를 분명하게 형상화시켜주는거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마쓰쿠라는 한 번도 '평범한 도서위원'이었던 적이 없는거지

겉으로는 평범한 도서위원으로 보이려고 발버둥을 치고 알바를 하면서 속으로는 아버지의 장물을 찾으면 이 생활에서 해방될 수 있다는 희망? 욕망?을 안고 있었음

그 돈을 쓰진 않더라도 좀 더 안심하고, 불안해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거라고

하지만 호리카와의 호소에 마쓰카와는 분명히 깨닫게 된거야. 자신이 그 장물을 차지한다고해서 평범한 도서위원이 되는건 아니라고

그 순간에 마쓰카와는 처음으로 자신이 원했던게 '평범한 도서위원으로 남는 것'이라는 것을 깨달은거고 동시에 그것이 이미 좌절된 것임을 알게 되는거지

물론 개인적인 감상이니까 틀린 부분도 많을거라고 생각하지만 마쓰카와가 '언질을 잡혔다'라고 표현한건 그런 의미인거라고 생각함. 그 말이 사람을 이상에 묶어놓으면서 동시에 결코 닿을 수 없는 이상임을 주지시킨다고

결국 마쓰쿠라는 도서위원으로 돌아가지는 않을거라고 생각하지만 그 이후의 일은 어떨까, 호리카와의 안에서 이 일은 어떻게 남을까, 마쓰쿠라는 나중에 이 일을 떠올리면서 어떤 생각을 할까...그런 감상적인 생각이 자꾸 떠오른다는게 이 작품이 그만큼 훌륭하게 이야기를 마쳤다는 증거인듯


하지만 아쉬웠던 부분도 있는데 사실 마지막 두 단편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조금 조금씩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함

일단 첫 단편은 다 읽고나서 다시 볼 때면 몰라도, 처음 읽을 때는 조금 도움닫기가 부족했다는 느낌

할아버지의 존재를 추측하고 이를 도와야한다고 강론하는 마쓰카와의 모습이 조금 작위적이라고 느껴졌음

나만 그렇게 느낀걸 수도 있지만 연이은 세 단편에서도 감정선을 따라가기가 조금 힘들었고

솔직히 말하자면 나머지 단편들은 마지막 두 단편에 몰입하도록 미리 복선이랑 인물상을 구체화하기 위한 빌드업에 불과하고, 진짜 이야기는 둘에 몰아놨다는 느낌

그래도 뒤의 단편이 정말 훌륭해서 그 단점을 덮어준다고 생각하지만 이거때문에 전반적으로 조금 심심했다고 느껴져도 어쩔 수 없는 일이란 생각이 든다


아무튼 간만에 재미있게 읽은 작품이라 추붕이들도 많이 읽어보고 감상 공유해줬으면 좋겠다


2줄 요약

1.간만에 호노부식으로 잘 마무리된 단편집을 봐서 좋았다

2.근데 그게 고전부나 소시민이었으면 더 좋았을거 같아




추리소설갤에 올린건데 여기에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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