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아려보니 음란물 중증 중독에서 빠져나온지 99일차다. 비로소 아침 햇살에 기분 좋아지고, 누군가 땀 흘려 꾸며놓은 크리스마스 장식이 아름답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아, 카페에서 사먹는 딸기 라떼가 본래 이렇게 달콤했던가.

한동안 내게 무의미하게 느껴졌던 모든 것들이 다시금 찬란했던 제자리로 돌아오면서 어린 시절 삶의 비디오를 재생하여 다시금 만끽하고 있는 것만 같다.

중독은 내 삶을 강하게 타격했다. 본래 가던 길을 다시 보지도 못할 오지로 날 내몰았다. 충격은 한 사람을 쓰러뜨려 오랫동안 넋이 나가게 하기엔 충분히 컸다.

딸기라떼가 더이상 달콤하지 않았고 친구들의 수다까지도 소음으로 느껴진 순간, 난 인생의 작은 변화를 다짐했고

깊이 뿌리내려 있던 내 삶의 파괴자의 실체를 비로소 직시하였다.

삶의 불편함을 회피하고자 선택했던 쾌락은 다만 잠깐이나마 즐거움으로 변장시킨 극심한 상처를 내어줄 뿐이었다.

싸워라. 싸우면 이긴다. 중독은 이겨낼 수 있고, 이겨내야만 한다.
흉터가 아물면 더 단단해지듯이 우리 내면에는 회복과 반등이 능력이 있다.

끊임없이 다른 의미를 찾아라. 삶을 다른 의미들로 채워나가며 다시는 탐닉이 숨쉴 틈 따위 내어주지 않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