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업
오의역ㅇ
1에 하트신음
짤린부분은 멋에 있음
1.
문이 갑자기 굉장한 기세로 열리더니만, 트윅이었다.
휴일 낮의 일이다.
『와우, 트윅. 다이나믹한 방문인걸.』
쓰다듬고 있던 스트라이프를 손에서 내려놓고 말해 보지만, 역시 트윅에게는 들리지 않았다. 들어오자마자 실컷 떠들면서 매달려오는 것을 바라보며,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냐고 물었지만, 무의미하다 생각되어 일찌감치 그만두었다.
그 동안 책을 읽거나 텔레비전을 보거나 하면서 시간을 때우고 있으면, 겨우 신음 소리 이외의 소리를 듣게 되어 『침착해 허니』 라고 말을 걸자 『침착하고 있어!』 라고 분명하게 침착하지 못한 대답이 돌아왔다.
『침착하지 않았어. 됐으니까 이야기해, 뭐든 들어줄게. 코코아라도 갖고 올까?』
『커피가 좋아! …아니, 그렇지 않다고! 크레이그! 큰일이야!… 크레이그에게 버림받을 거야!』
변함없는 엉뚱함에 눈살을 찌푸리며 마구 떨고 있는 트윅을 응시하자 그 시선을 뭐라고 받아들였는지 『앍! 역시나!』 라며 쓰러진다.
『아… 일단 고개를 들어 트윅. 누가 누구를 버릴 거라고? 무지한 남자친구에게 가르쳐줄래.』
트윅의 팔을 잡아 얼굴을 들게 한다. 하는 김에 주저앉아 시선을 맞추면, 울상인 큰 눈동자에 초점이 맞는다. 잠시 시선이 헤매고, 다음에 눈이 맞으면 트윅은 내 팔에 기세 좋게 매달려, 외쳤다.
『크레이그가! 트윅을! 버릴 거야! 크레이그 어떡하지! 크레이그에게 버림받으면… 나 혼자서는 무리야! 부탁이야, 도와줘!』
언뜻 보면 어쩔 도리가 없는 빌어먹을 상황이지만, 다행스럽게도 이런 건 몇 번이고 경험이 있다. 패닉에 빠지면 이 녀석은 뒤죽박죽이 되지만, 그것을 바로잡고 싶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녀석의 안에서는 이야기가 정리되고 있는 것이다. 잠시 이야기를 진행시키면 어떻게든 알게 되니까 굳이 직접적으로 묻기 시작하지 않는 편이 좋다. 여기는 부정하지 말고 곁에 있는 것이 득책이라 생각하고, 조금 사고를 돌려 가능한 상냥한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음… 알았어, 협력할게. 네가 나에게 버려지지 않게 하면 되는 거지. 어떻게 하면 돼? 해결책은 있는 건가?』
차가워지고 있는 뺨을 손가락으로 한번 쓰다듬고 미소 지으면, 떨리는 목소리로 『아, 있어!』 라고 대답한다. 그대로 입을 금붕어처럼 뻐끔거리며, 단언했다.
『크레이그! 나를 강간해줘!』
『…………?』
말문이 막히며, 믿을 수 없다는 듯한 얼굴로 트윅을 보지만, 정작 본인은 『다행이다, 말할 수 있었어!』 라고 엉뚱한 칭찬을 스스로에게 주고 있다.
대체로 알 것 같다. 아니, 모르겠지만, 이 녀석이 이렇게 된 이유는 짐작이 간다. 이 녀석의 입에서 강간해달라는 둥 그런 말이 나올 리가 없다. 나에게 버려질 거라는 부분은 이 녀석의 성격을 생각하면 나올지도 모르지만, 최근의 모습을 보면 갑자기 이러는 이유를 모르겠다.
이건 누군가가 무슨 바람을 불어 넣었군.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니 납득이 간다. 최근 안정하고 있는 우리들을 재미없다고 생각했나, 단지 한가했나, 트윅의 반응이 재밌어서 놀려봤을 뿐인가. 어쨌든 『크레이그에게 강간되지 않으면 크레이그에게 버려질 거다』 나 그것에 가까운 말을 들은 게 틀림없다. 그런 바보 같은 이야기를 보통 믿나? 이 녀석의 일이고 믿지 않을 거라고는 단언할 수 없지만, 과연 거기까지 일 리는 없다. 자세하게 묻고 싶지만, 그걸 위해서는 우선 녀석의 사고를 안정시키는 게 급선무다.
『… OK, 알았어. 강간해 줄게. 그걸로 됐지?』
대답을 듣자마자, 트윅은 굳은 얼굴인 채 입가를 올려 『아, 아, 고마워!』 라고 정중하게 감사를 말했다. 바로잡아 주고 싶은 기분으로 가득이지만, 거절하거나 부정하거나 하는 것 때문에 뒤틀리면 이길 수 없다. 제대로 강간 이외의 결론으로 이끌기 전에, 강간해주겠다고 우선 말해두면 이 녀석도 안심할 것이다.
『그런데 트윅, 아까까지 누구랑 이야기하고 있었어?』
완곡하게 묻자, 트윅은 순순히 『스탠들과』 라고 대답했다. 예상은 했지만 역시 평소의 바보 녀석들. 우연히 마주쳤는지, 짜고 만난건지는 모르겠지만, 거기서 『남자친구랑은 잘 되가냐』 정도의 섬세하지 못한 발언이 날아오는 일은 쉽게 상상이 간다. 한층 더 섹스 어쩌고까지 이야기는 계속될 것이다.
『스탠들이, 네가 나에게 버림받을 거라고 말했겠지. 왜 버릴 거라고 말했어?』
확신을 찌르는 듯한 질문은 피하고 싶지만 시험으로 그렇게 묻자, 조금 전까지 다소 진정됐던 트윅의 떨림이 또 대지진으로 바뀌어, 느슨해지고 있던 미간에 주름이 잡힌다. 얼빠진 소리를 시작으로, 신음 소리가 울렸다.
『평범한 섹스하고 있으면 버려진다고! 그런 걸로 남자는 만족할 수 없다고 말했어! 대부분의 남자는 레이프광이니까, 강간 정도는 하게 해주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아?』
터무니없는 쓰레기 발언을 받고 있었군. 그렇게 외치면 트윅이 다시 『아! 앍! 이제 안 되겠어! 빨리 강간해!』 라고 호소한다.
안 되겠는 건 이 녀석 쪽이다. 나에게 버려질 것으로 머리가 가득 차서 정상적인 판단을 하고 있지 않다. 라고 할까 정상적인 판단으로 이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이 사고는 위험하다. 어쨌든 대부분의 남자는 레이프광이 아닌… 것은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는 다르다고 하는 것만으로도 정정할 필요가 있다. 이 거리니까 강간이 많은 것은 그럴지도 모르지만, 그렇다고 해서 강간해달라고 하는 건 이상한 것이라고 알려 주지 않으면 안 된다. 이 녀석의 흘러가는 성격에는 실컷 신세를 지고 있지만, 이것만은 어쩔 수 없다. 그러나 바보는 아니고 좋든 나쁘든 솔직하니까 타이르고 안심시키면 대부분의 경우 알아듣는다는 것도 알고 있다.
『트윅, 『대부분의』 남자는 이겠지. 나는 레이프광이 아니야. 너도 그렇지, 어때?』
뺨을 두 손으로 감싸 억지로 눈을 맞추고 천천히 트윅을 바라봐준다. 겁먹은 듯한 눈동자는 하늘하늘 흔들리고 있지만, 이야기를 듣는 듯 했다.
『나, 나는, 레이프광이 아니야…』
『아아, 그렇지. 너는 레이프광이 아니야. 그것과 같아. 나도 레이프광이 아니야, 트윅. 나는 너를 사랑해, 버리는 일 따위 없어.』
터무니없이 달콤한 목소리로 속삭이고, 트윅에서 시선을 떼지 않고 있으면, 이윽고 눈이 맞는다. 아직 무서워하고 있지만, 그 눈은 나를 계속 바라보고 있다. 좋은 느낌이다. 솔직한 반응에 가만히 미소 짓는다. 서로 마주 본 채 당분간 그대로. 투명한 청녹색을 핥듯이 바라본다.
아름다운 색이다. 머리도 그렇다. 이런 관계가 될 때까지 거기까지 의식하지 않았지만, 막상 그런 눈으로 보면 무서울 정도로 매력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건 시각이 달라졌을 뿐 아니라, 분명 감정이 바뀐 탓이다. 공연히 키스가 하고 싶어져 얼굴을 대자, 부끄럽다는 듯이 고개를 돌리는 것이 웃겨서 조금 웃고 이마를 붙였다.
『트윅, 이쪽 봐, 키스 하자.』
자연스럽게 부드러워진 자신의 어조에 만족하면서, 트윅의 입술을 손가락으로 살짝 쓰다듬는다. 트윅의 승낙을 듣고, 키스하고, 오늘은 묵게 하자. 강간해달라며 찾아왔을 정도니까 섹스 할 생각은 있었을 테고, 이 녀석도 끄덕일 것이다. 어느 의미로 고맙다고 하지 못할 것도 없는 스탠들을 뇌내에서 철저히 쫓아내고, 앞으로의 스케줄을 짜 맞춘다.
트윅의 떨리는 입술이 서서히 열려 가는 것을 만족스럽게 보고 있었다. 하지만, 다음에 입을 연 순간 트윅에게서 새어 나온 것은 긍정도 부정도 아니었다.
『모, …모르겠어, 그런 건!!』
단숨에 분쇄된 달콤한 공기와 이야기의 흐름에 사고가 멈추고, 어안이 벙벙하면서 생각했다.
뭐냐, 너.
『뭐냐, 너』
무심코 말해 버렸지만, 그런 나의 발언을 신경도 쓰지 않고, 다시 격렬하게 열변했다.
『넌 또 이론이야! 감정 같은 건 모르는 거지! 크레이그가 강간하고 싶어졌을 때, 나로 할 수 없다는 걸 알게 되면 어떻게 해!? 아앍! 앍! 그런 건 생각하고 싶지도 않아! 됐으니까 강간해! 조금 전 강간해준다고 약속했잖아!』
말을 잃고, 현기증에 견딘다. 조금 전 일단 강간하겠다고 말했던 것이 원인이 되었다… 아니, 어차피 말하지 않아도 이렇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이 엄청나게 히스테릭하고 귀여운 트윅은 강간당하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는 것 같다. 적당히 열 받는다고 할까, 귀찮아졌다. 놀이라고는 해도 심한 짓을 강요하고 싶지 않지만, 이제 이렇게 되면 강간하는 편이 빠를 것 같은 기분도 든다.
뭐냐, 너.
『너 말이지… 알고 있는 거야? 그만이라고 해도 끝나지 않고, 울어도 멈추지 않는다고.』
겁주는 듯 노려보고 난폭하게 말을 뱉고, 반응을 본다. 이만큼 위축된 주제에, 어깨 하나 흔들리지 않았다. 그것에 더욱 더 짜증이 난다. 이 녀석 절대로 강간을 얕보고 있다.
『그런 건 알고 있어! 빨리 해!』
그것을 듣고 최종적으로 입에서 새어 나온 것은 성대한 한숨이었다. 버려지는 공포라든지 하는 놈만으로 강간에 대해서는 아무런 주저도 없는 표정에, 덤으로 다른 한숨을 쉰다. 앞뒤 생각하지 않고 나에게 버려지는 것 이외는 아무래도 상관없어지는, 그 사고는 남자친구로서 과분하지만, 만약 이것이 버림받고 싶지 않으면 노숙자와 섹스하고 오라는 것이어도 같은 반응이 되진 않겠지.
…좋은 기회인지도 모른다. 사람의 충고도 듣지 않고 그 바보들의 발언에 정신이 팔린 벌. 그리고 남자에게 폭행당하는 무서움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계심 제로의 이 녀석에게 향후의 교훈.
무엇보다 이제 귀찮아.
슥슥 머리를 긁고서, 혀를 차고 『알았어. 원하는 대로 강간해줄게』 라고 중얼거리듯이 토해낸다. 말하기 무섭게, 입을 열려고 하는 트윅의 입가를 거머잡고 벽에 밀어붙이고, 말째로 봉쇄했다. 사물을 보다 빨리 해결하려면 말보다 행동. 네가 가르쳐 준 거야, 트윅.
『읍… 읏! 읍…?』
나에게 있을 수 없는 난폭함에 녀석도 뭔가 깨달았는지, 눈을 크게 뜬다. 아까와는 별개의 두려워하는 방법에, 등골에 달콤한 충격이 달린다. 의외로 싫어하지 않는 걸지도 모른다. 나도. 생각해보면 좋아하는 녀석의 여러 얼굴이 보고 싶은 건 당연하다. 남자는 대체로 레이프광인가. 전면 부정은 할 수 없다.
『말해두지만, 서툰 연극은 하지 않아.』
흉악한 얼굴을 하고 있다는 자각은 있었다. 울상이 되어 우ㅡ우ㅡ 신음하는 트윅에게 약간의 동정과 흥분을 느끼고, 억누르는 손의 힘을 더욱 강하게 했다.
*
평소 트윅과의 섹스는 완만한 것이다. 반드시 침대에서 마주보고 시작되어, 셀 수 없을 정도로 키스를 한다. 천천히 애무하고, 항상 아프지는 않은지 확인하고, 제대로 상대가 적당히 기분 좋은지 신경 쓴다.
처음 봤을 때부터 그랬다. 콱콱 하지 않는 것은, 상성의 문제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트윅도 조용하고 목가적이다. 성욕을 채우고 싶다기보다도, 체온을 서로 나누고 안심하고 싶다. 그렇게 말한 것은 트윅이고, 나도 거기에 동조했다. 실제로 내가 원하고 있던 형태도 그랬다.
라고는 말해도 횟수를 거듭 하는 것에 따라, 서로 섹스에 중요성을 찾아내고 있었다. 기분이 좋기 때문이라는 단순한 이유도 있지만, 하나가 됐을 때의 채워지는 감각이 아무래도 참을 수 없었다. 전후불각인 채 날 바라는 트윅에게 터무니없이 흥분한다. 나에게만 허락되고 있는 행위에 만족감을 얻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3일 쉬지 않고 섹스까지는 아니더라도, 달에 몇 번은 짜고 시간을 만들거나, 그것용의 도구에도 신경을 쓰거나 했다. 무엇보다 트윅과 이런 관계가 되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다. 자연스럽게 익숙해지고, 그것을 서로 이해할 수 있다는 걸로 좋은 경향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시작부터 지금까지 돌고 돌아서 여기까지 온 것처럼, 그렇게 잘 정리될 수 있을 리도 없고, 이 사랑스러운 카페인정키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 것 같다.
『읏…, 아앗…!』
벽에 억눌러 떨리는 몸을 느슨하게 한 번 찔러 넣자, 그것만으로 경련하고 가볍게 간 것 같다. 이상한 소리가 나서, 시선을 돌리면 가느다란 손가락이 바닥을 긁고 있었다. 육지의 생선처럼 필사적으로 호흡하려 하는 모습이, 정말이지 안쓰럽다.
언제나 침대에서 할 때는 시트나 베개, 내 옷자락을 보다 부드러운 것을 잡고 있는데, 지금의 이 녀석에게는 딱딱한 벽과 마루밖에 없다. 앞에는 벽, 뒤에는 나, 옆으로 움직이려고 해도 가랑이 사이로 들어간 나의 다리 탓에 도망칠 수 없다. 유일하게 있는 옷감은 어중간하게 달라붙은 서로의 옷이지만, 붙잡아선 몸이 기울고, 당황해서 다시 벽에 매달리는 것을 반복하고 있다. 벽상대로는 물론 잘 잡을 수 없으니까, 무언가를 붙잡아서 쾌감을 조금이라도 달래자라는 이 녀석의 고식적인 손은 완전하게 봉쇄되어 있었다.
『…크레, …크레이그… 기다려, 기다려.』
팔 안에서 가늘게 시들은 목소리가 난다. 지나친 쾌락은 고통이라고 하지만, 그런 거겠지. 난 아직 한 번 뿐이지만, 이 녀석은 이미 여러 번 가고 있다. 제지도 듣지 않고 자기 마음껏 움직이다니 처음이지만, 확실히 힘든 것 같다. 멈추지 않지만.
아파, 라고 작게 외치는 것을 무시하고 머리채를 움켜쥐어 무리하게 이쪽을 향하게 한다. 눈물과 타액과 콧물과 땀으로 엉망진창이었다. 미간에 새겨진 주름에 땀방울이 흘러, 입가를 거쳐 쇄골에 떨어진다.
예쁜 눈동자는 질퍽질퍽하게 녹아 눈물이 고여 있다. 그 속에 공포와 색정이 떠올라 있어서, 그렇지 않아도 고조되고 있는데 더욱 흥분한다. 히죽이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하게 혀를 차면 흠칫 금발이 떨렸다.
『트윅, 너는 지금 강간당하고 있는 거야. 기다리라고 해서 기다리는 강간범은 없겠지.』
말하면서 힘껏 허리를 쳐 올리며, 결장부근을 꾹꾹 눌러 일그러뜨린다. 소리가 되지 않는 목소리를 지르며, 안쪽이 넘실거렸다. 또 간 것 같다. 가고 있다는 것을 알고 다시 허리를 움직이자, 갑자기 팔 안의 남자가 날뛰기 시작했다.
『뭐! 아, 앗… 이제, 무리, 도, 도와줘… 크레이그! 크레이그으!』
팔을 힘껏 뻗어 있는 힘껏 내 무릎을 밀어버리고, 엉덩이에서 페니스를 빼내려 하고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아도 떨리는 몸을 제대로 다룰 수 있을 리도 없고, 감각으로써는 단지 만져지고 있을 뿐이다. 겁탈하고 있는 장본인에게 도움을 구하는 것도 머리가 나쁘다.
『도움 따위 없어.』
바보구나, 라고 귓가에 속삭이면 뒤가 꼭 죄였다. 강간당하고 있는데 태평하네. 저항도 무색하게 허리를 안아 가차 없이 움직인다. 피부가 부딪치는 소리에 호응해 소리를 지르는 것이 재미있어서 멈출 수 없다.
『아, 읏, 앗, 앗, 앗, 앗, 읏, 힛!』
흔들면 트윅의 이마가 벽에 부닥쳐 소리를 내고 있다. 땀으로 붙은 블론드가, 그 때마다 엉망진창으로 뒤섞여간다. 새빨갛게 된 이마와 열이 오른 피부에 숨을 삼키고 나서, 기세 좋게 엉덩이에서 페니스를 빼내, 머리를 잡고 몸채로 향하게 했다.
일어서서 숨도 가닥가닥 끊어지는 트윅의 얼굴에, 단단히 발기한 페니스를 들이밀고 『빨아』 라고 단언한다. 펠라를 시킨 일은 있지만, 가볍게 빨게 하는 일 뿐이었지 삼키게 한 적은 없었다.
트윅은 응할 생각은 있는지, 쭈뼛쭈뼛 손을 뻗어 끄트머리를 약간 빨았다. 솔직히 정말 그것만으로 만족스럽지만, 이건 강간이다. 트윅의 머리채를 쥐고, 그 입에 원 없이 페니스를 때려 넣었다. 이라마라는 녀석이다. 『이 세우지 마』 라고만 충고하고, 하고 싶은 대로 목 안쪽을 유린한다.
『우… 읏, 읍… 아!』
괴로운 듯한 목소리에 자연스레 입꼬리가 올라간다. 찌를 때마다 목 안쪽이 꼭 죄이는 것이 터무니없이 기분 좋다. 자세 때문에 트윅이 매달릴 수 있는 건 나뿐인 것도 좋다. 아무리 심한 짓을 당해도, 너에겐 나 밖에 없는 것이다. 적어도 지금만큼은.
『아, …입 안에, 쌀 테니까.』
대답은 필요 없다. 어느 쪽이든 이 녀석은 도망가지 않으니까,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된다. 흥분한다. 큰일이다. 강간이 의외로 즐겁다. 그만큼 잘난 듯 생각하고 있었지만 강간을 얕보고 있던 건 내 쪽이었을지도 모른다.
『큿, 기분 좋아…. 강간에 빠지면 네 탓이야, 트윅. 책임지라고.』
절정이 가까워져 오고, 더욱 더 격렬하게 움직인다. 팟 하고 머리가 순간 새하얗게 되어, 트윅의 입 속으로 성대하게 쏟아 부었다. 독특한 취미(臭味)에 트윅의 얼굴이 순식간에 일그러진다. 내뱉으려 하는 것을 멈추고 『마시지 않으면 마실 때까지 할 거야』 라고 위협하면, 입술을 떨며 몇 번에 나눠서 삼킨다. 그 표정만으로 다시 발기한다.
새디스트는 아니지만, 이 녀석을 상대로 가학욕은 누구라도 솟아오른다. 나 또한 그 중 하나였을 뿐이다. 다시 딱딱해진 페니스를 이마와 머리카락에 문질러댄다. 순진한 표정에 검붉은 페니스가 어디까지도 어울리지 않아서 최고였다.
『크… 크레이그, 이거… 또 넣는 거야…』
겁에 질린 얼굴로 조심조심 물어 와서, 가능한 아무렇지도 않은 듯한 목소리와 표정으로 『넣을 거야.』 라고 대답했다. 차츰차츰 절망이 얼굴에 퍼지고, 그렇다고 해서 노골적으로 싫어하면 화낼 것 같다고 생각했는지, 『…그래.』 라고 짧은 대답을 하고 경련이라도 일어난 듯이 입가만 웃는 것 같은 얼굴을 만든다.
내 기분을 살필 여유가 있다. 좀 더 무리하게 만들어도 괜찮을 것 같다.
웃는 얼굴의 모범을 트윅에게 보여 주고, 바닥에 엎드리라고 말하고, 양손을 잡아 억지로 바닥에 억눌렀다. 후배위의 자세로, 페니스를 엉덩이에 문질러대며, 새기듯이 천천히 삽입한다. 페니스가 삽입될 때마다 트윅의 몸이 경련하며, 바둥바둥 움직이려고 하는 것을 막으면서, 끝까지 밀어 넣었다.
엎드리게 시킨 탓인지 입구가 좁아져, 꼭 죄인다. 쾌락이 보다 부각 되는 것은 녀석도 마찬가지인 듯해서, 전부 들어간 상태로 잠시 그대로 있으니, 움직이지도 않았는데 활발하게 구멍 안을 신축시키고, 황홀한 듯이 아ㅡ 아ㅡ 허덕이고 있었다. 이런 체위로 하는 건 처음이기 때문인지, 미지의 감각에 기뻐하고 있는 건가.
『아직 가지 마.』
귓가에 날카롭게 말하고, 조금씩 빼낸다. 건방지게도 빼지 못하게 들러붙어 오는 것을 떼어내고 아슬아슬하게까지 빼낸다. 그대로, 천천히 아까의 배의 시간을 들여 밀어 넣자, 세세한 구멍의 경련까지 전해져 와, 그 감각에 몸을 떨었다.
『악… 앗…, 으윽♡♡』
억지로 밀어 넣으면 밀어 넣을수록, 목소리도 크게 올라가고, 트윅의 방치된 페니스로부터, 힘없이 투명한 정액이 밀려나온다. 뭐였지 이거, 페니스로 찌르는 것만으로 가는 놈. 남자로서의 기능을 할 수 없는 불쌍한 트윅의 모습에 히죽임이 멈추지 않는다.
『가지 말라고 했잖아! 이 비치!』
사랑스러운 연인을 바닥에 억누르고, 둥근 엉덩이를 힘껏 때린다. 꽈악 구멍이 조이고 『아, 으읏… 악…!』 하고, 지친 듯한 목소리가 튀어 나온다. 이런 시시한 말로 매도하고, 배덕감과 고양으로 등골이 떨린다. 평생 이런 식으로 욕먹으며 섹스를 하는 일 따위, 없었을지도 모르는데, 이 녀석은 지금 이렇게 되고 있다. 누구에게도 호소하지 못하고, 무엇보다 이 녀석이 사랑해 마지않는 인간에게 억지로 페니스를 처넣어지고 있다.
너무 불쌍해서, 믿을 수 없을 만큼 사랑스럽다.
『트윅, 질문하겠어. 대답해.』
차갑게 말하면서, 바닥에 붙어 있는 트윅의 손을 놓고 얼굴을 들여다봤다. 초점을 잃은 눈동자가 쾌감으로 멍해져서, 애초에 언어를 이해할 수 있을지도 위태로웠다.
『아… 아… 히…』
새는 듯한 발음을 듣자마자, 탁탁 뺨을 두드린다.
『대답은, 트윅!』
크게 소리를 지르자, 『녜에』 라고 멍청한 소리를 내고, 어깨를 떨었다.
『너의 여기는 뭐야? 페니스 넣어져서 기분 좋아하는 여기는?』
여기, 라고 말하는 것과 동시에 힘껏 허리를 부딪쳐, 주름을 늘리듯이 좌우로 벌린다. 숨을 좁히고, 잡히지 않은 쪽의 팔을 뻗어 무의식중에 페니스로부터 도망치려는 것을, 팔을 당겨 멈추었다.
『아, 읏… 우… 어, 엉덩이… 아… 엉덩이, 구멍…!』
벗어나려고 필사적으로 외치지만, 그런 대답으로 용서할 리가 없다. 『아니지!』 라고 다시 엉덩이를 두드리자 『몰라… 모르겠어…』 라고 울상을 짓기 시작했다. 질질 코를 울리고 훌쩍인다.
『가르쳐줄게, 네 여기는 보지다. 여성기야. 암컷이니까, 이제.』
페니스를 가볍게 빼고 넣으면서, 비웃음을 섞어 땀에 흠뻑 젖은 몸을 내려다본다. 생기를 잃었음에도 불구하고 예쁜 눈동자는, 어딘가 두둥실 공중을 떠돌고 있었다. 젖은 입술이 천천히 움직여, 내 말을 복창한다.
『보, 지…』
『그래. 그것도 강간당하고 기분 좋아지는 변태 음란 보지야.』
야비한 미소가 떠올라 있는 걸 거울을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변태는 완전히 내 쪽이지만, 들을 때마다 꽉 꽉 조이고 있는 이 녀석도 그럭저럭 변태겠지. 그렇게 만든 건 나일지도 모르지만.
트윅에 올라타, 완만했던 허리의 움직임을 격렬하게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움직이는 구멍 안에 솔직히 인내심의 한계였다. 갑자기 격렬해진 탓에, 트윅의 허리가 다시 도망친다. 잡고 그대로 안쪽을 짓누르자, 안에 낸 정액이 가장 자리에서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트윅! 감사는? 너를 위해서 강간해주고 있어, 감사인사 하나쯤은 말해야지.』
한껏 허리를 밀어붙이고, 충분히 문지른다.
마침 전립선이다.
『아, 읏, ㄱ… 읏, …윽, 감사, 합니… 다, 힛…, 감사합… 으, 으읏, 앗, 크ㄹ, 크레이그, 윽♡♡♡♡』
가고 있는 것 같지만 신경 쓰지 않고 움직임을 계속한다. 안쪽을 누르면, 그것만으로 힘껏 빨아들이고 어쨌든 기분 좋다. 내가 여기를 그렇게 바꾸었다고 생각하니까, 지나친 에로함에 눈이 돌았다.
숨을 멈추고, 몇 번째인지 모를 사정을 한다. 안에 전부 흘려 넣고, 몸을 떨며 천천히 빼냈다. 실을 당기면서 서운하다는 듯이 구멍이 닫힌다. 움찔움찔 경련하며, 완전히 닫히지는 않지만.
『하… 읏… 하후… 으…』
탈진해서 벌벌 떨고 있는 트윅의 허리를 조금 들어올려, 정액이 넘쳐 늘어진 부분을 차분히 시간한다. 끊임없이 우물거리는 입구에서 남자의 정자를 흘리는 연인의 모습은 어디까지나 선정적이었다. 눈에 새기듯이 몇 번이나 바라보고, 때때로 손가락을 사용해 샌 정액을 구멍의 안쪽으로 돌려준다.
트윅은 어떤가 하면, 완전히 자신이 무슨 짓을 당했는지 모르는 것 같다. 자포자기였다. 얼굴이 완전히 녹아있다. 흥이 올라서, 연인의 치태에 또 다시 단단해진 페니스를 조금 문지른다. 아직 두, 세 번은 할 수 있다. 다음은 위에 올라타게 할까, 트윅의 손을 잡아 당겨 일어나게 한다.
힘이 빠져버린 몸을 위로 향하게 하고, 간격도 없이 페니스의 위에 올라타게 했다, 순간. 멍하니 있던 트윅의 눈동자가 반짝이고, 허벅지를 기울여 힘껏 뒤로 젖혔다. 갑작스러운 저항다운 저항에 놀라 무심코 손을 떼어 놓자, 트윅은 뒤로 물러나 칼칼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기, …기다려, 이제… 이제 무리… 무리…』
어디에 그런 저항할 수 있는 기력이 남아 있었냐고 놀라는 사이에, 비틀비틀 땅을 기어, 자리에서 도망치려고 한다. 그러나 저항이라 해도, 실컷 희롱당한 몸으로는 신체의 자유도가 높을 리 없다. 눈 깜짝 할 사이에 정면으로 돌아서, 태연하게 껴안았다.
『아! 안 돼! 싫어… 아, 아팟, 보, 보지 아프니까, 할 수 없으니까… 강간 그만, 그만해줘…』
손발을 필사적으로 바둥거리고 있지만, 힘이 너무 약해서 특별히 데미지는 받지 않는다. 책상 다리로 앉아, 그 위에 트윅을 태우며 몸에 양손을 휘감는다. 선 곳이 트윅의 허벅지에 닿고, 흠칫 트윅의 어깨가 흔들렸다.
『강간 싫어, 싫다니깐! 크레이그!… 부탁이, 부탁이얏, 사과할게, 사과하니까, 앗!』
가엾게도, 트윅은 꿈틀거리는 페니스로부터 눈을 떼지 못하고, 한계를 넘어 범해지는 공포 때문인지 딱딱거리며 치아를 부딪치고 있다. 색이 연한 유두를 느슨하게 씹으면서, 양손을 사용하여 그 몸을 조금 들어 올린다. 바로 밑에 페니스. 보지의 입에 귀두끝을 대면, 필사적으로 몸을 비비 꼬며 싫어했지만, 이제 어쩔 도리가 없다.
이다음은 임신할 때까지 어디까지고.
커다란 눈동자에서 흐르는 눈물을 정성껏 핥으며, 여유롭게 웃었다.
『트윅, 나는 제대로 말했으니까 말이지. 그만두고 싶다고 해도 끝나지 않는다. 울어도 멈추지 않는다고 말이야.』
숨을 삼키는 소리. 그것을 신호로 끝 부분을 밀어 넣고, 양 손을 떼어 놓는다. 탈진하던 몸이 중력에 이끌려 떨어지고, 우뚝 솟은 페니스에 꿰뚫렸다.
『아, 아!?♡♡♡ 아, 아아, 앗♡♡♡♡♡♡』
안이 꿈틀대며 가버린 거라는 것을 깨닫자마자, 배 언저리에서 파앗 무언가가 흩날리는 소리가 나고, 보면 트윅의 페니스로부터 투명한 액체가 분출되기 시작했다.
『핫! 아, 핫, 굉장해! 트윅, 분수했어. 너!』
처음의 분수에 들떠 소리를 높인다. 뿜어 나오는 것을 짜내듯 트윅의 페니스를 잡는다. 완전히 바보가 된 것처럼, 느슨하게 서있지만, 정상적으로 기능하는 일은 없어 보였다. 트윅을 보자, 허리를 휘고 눈을 크게 뜨고, 입을 칠칠치 못하게 열고 있다. 절정에서 내려오지 못하는 것 같다. 숨이 제대로 쉬어지지 않는지, 허덕이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이 맘에 들지 않아 허리를 치켜들자, 『아, 히잇!』 하고 숨을 토해냈다. 그대로 한 번 더 쳐 올린다.
『히… 앗…! 읏, 구멍, 구멍 뚫려, 흣, 윽!』
갈 곳 없는 양손을 내 등 뒤에 돌려 껴안고 허덕인다. 마침 안쪽의 좋은 곳을 파고든 것 같다. 방에 트윅의 교성이 울린다.
『아아앗, 윽, 응! 기분좋아… 크레이그, 기분좋아…!』
몹시 솔직한 반응에, 얼굴을 든다. 조금 전까지의 저항을 생각하면 아파 아프다고 소란 피워도 좋을 정도인데. 그렇게 생각하고 트윅의 얼굴을 들여다보니, 행복한 듯 뺨을 느슨하게 하고 녹아내린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하하… 맛이 갔네, 이거.』
사랑스러운 연인의 누그러진 표정에 자연스럽게 웃고 만다. 진짜로 버릇이 되겠어, 난폭하게 억지로 깔고 누른 섹스가. 그런 섹스라도 간단하게 녹아 몸을 서로 허락하는 우리들의 관계가.
『트윅, 들어. 설마 진짜 강간에서는, 이런 일 같은 건 없지.』
귓가에 말을 거는 것과 동시에, 트윅의 몸이 요란스럽게 튄다. 입술을 귓가에 가져갈 때 조금 몸의 자세를 바꾼 것이, 좋은 곳에 닿은 모양이다.
『아, 으응, 흣, 기분, 좋은 곳에, 페니스, 닿고 있어! 전부, 전부 닿고 있어, 읏, 기, 기분좋아앗, 가, 가,』
질문에 답하지 않고 절규하며 내게 달라붙는다. 이러면 무슨 말을 듣는지조차 모르고 있을 것이다.
『트윅, 누구의 페니스라고?』
『크레이그♡ 크… 크레이그의♡, 아, 히익…! 크, 크레이그의… 페니스,으♡』
걸려 걸려 토해내진 대답에 『뭐 그걸 알고 있으면 상관없나』 라고 쓴 웃음을 짓는다. 결국 나와 섹스하고 기분 좋아지고 있다는 것만 기억해두면, 언젠가는 내가 아니면 쾌감을 느끼지 못하는 날도 올 것이다. 그렇게 되면, 너는 무슨 일이 있어도 나와 함께다.
불쌍한 트윅. 평생, 나에게 버려지지 않아.
『읏…, 하, …강간 기분 좋아…? 저기, 허니』
살짝 미소 지으며 축축한 몸을 꼭 껴안는다. 서로 양팔에 힘을 주면, 더 이상 없을 정도로 거리가 가까워지고, 경계선도 이해할 수 없었다.
『기분좋아…♡ 강간, 기분좋아…♡ 크, 크레이그가, 강간해주는거, 좋아, 앗, 앗, 아, 아앗♡』
달콤한 소리를 지르며, 블론드를 내 어깨에 문질러댄다. 좋아한다고 반복할 때마다, 말로 할 수 없는 절정감이 몸을 지배한다. 좀 더, 좀 더 뭐가 뭔지 알 수 없게 되어도 돼. 여기는 그런 장소고, 우리도 분명 그렇겠지. 전부 연극이고, 전부 거짓말. 그런데도 행복해서, 이렇게도 충족되고 있다.
『크레이ㄱ, 읏… 크레이그, 기분좋아? 응, 기분좋아? 크레이그, 으.』
강간당하고 있는데 기분이 좋은지 따위 상대에게 물어볼까, 라고 생각했지만, 이제 됐어. 우리들은 연인이다. 아무것도 거리낄 것은 없다.
『기분좋아, 트윅』
이마를 가까이 대고 그렇게 돌려주자, 트윅은 안심한 것처럼 얼굴을 상기시켰다. 그러고 보니 오늘은 아직 키스를 안 했던가, 그런 기분이 든다. 멍한 머리로 생각하고, 무의식중에 트윅의 머리를 끌어당겼다. 트윅도 무엇을 할지 알았는지, 얌전하게 눈을 감는다.
물어뜯을 듯한 키스를 하며, 나도 눈을 감았다.
2.
2-1
『뭐야, 크레이그는 함께가 아닌 건가.』
복도를 걷고 있자, 갑자기 말이 걸려 왔다. 뒤를 돌아보니 어느 샌가 카트먼이 뒤에 서 있었다. 크레이그를 찾으러 온 것 같았지만, 목적의 인물이 없는 것 치고는 묘하게 기분 좋아 보이는 웃음을 히죽히죽 짓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나 혼자 있을 때에 일부러 말을 걸어온다니 제대로 된 용무는 아니겠지, 라고 생각해, 가능한 불쾌한 듯이 『크레이그에게 볼일이 있다면, 여기에 있어도 소용없어』 라고 토해 버렸지만, 카트먼은 그런 내 상태는 알 바 아니라는 것처럼 『아 그러슈』 하는 소리를 내며 웃었다. 골똘히 생각하는 듯한 행동을 하고, 노래하듯이 말을 잇는다.
『그럼 어디 있을까, 너라면 알고 있잖아?』
얼굴을 힐끔힐끔 보고 있다. 놀리는 목소리다.
『스스로 찾으시지.』
얼굴을 돌려, 그 자리에서 떠나려고 하자 『뭐, 기다려』 라며 팔을 잡아끈다.
『나는 걱정 하고 있는 거야. 진심이라고. 너희들 말 안 하고 며칠이 지났지?』
역시 전부 알고 있잖아. 눈썹을 찌푸리며, 카트먼을 노려본다. 순수하게 우리들을 걱정하고 있는 듯한 얼굴을 하고 있지만, 즐기고 있는 게 틀림없다.
『글쎄, 세지 않았어.』
『그럼 가르쳐 주지. 그 여자가 전학 오고 나서 쭉 그랬어. 대충 한달, 어때 정답이지?』
퉁퉁한 손가락이 감긴 몸을 내빼려고 하면, 잡힌 팔에 힘을 담았다. 아무래도 프라이빗을 폭로하고 싶은 것 같다. 정답이냐고? 그야. 그런 건 오답이야. 딱히 싸우고 있는 것도 아니니까, 학교나 집에 돌아갈 때 이야기 정도는 한다. 둘만 있을 수 있는 연인으로서의 시간은 가지지 못하지만, 메일도 하고 있고.
그렇게 카트먼에게 내뱉어 주려고 입을 열었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시야의 구석, 교실에서 크레이그와, 그 팔에 감겨든, 여자 아이가 나오는 것이 보였기 때문이다. 크레이그는 아래를 향하고 있으니까 모르겠지만, 여자 쪽은 즐거운 듯이 크레이그에게 말을 걸고 있다. 내가 굳어진 채 그쪽을 응시 하고 있으면, 카트먼이 시선의 방향을 알아채고 돌아본다. 크레이그 일행의 존재를 눈치 채고, 휴우, 하고 휘파람을 불며 내 팔을 떼어 놓았다.
『이런, 남자친구님이 납시었군.』
카트먼은 재미있다는 듯 크레이그와 나를 번갈아 보고 있다. 이 자리에서 사라질 생각은 없는 것 같다. 크레이그는 아직 아래를 보면서, 때때로 여자의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인다. 무슨 얘기 중인지는 들리지 않는다. 그러다, 문득 크레이그가 얼굴을 들었다.
『오!』 라고 카트먼이 목소리를 높인다.
크레이그를 가만히 보고 있던 나의 시선과 부딪치면서, 눈이 맞았다. 크레이그는 놀란 듯이 나를 바라보며, 이어서 옆에 있던 카트먼을 눈치 챈 듯, 조금 노려봤다. 무슨 소릴 하고 있는 거냐는 얼굴이다.
크레이그가, 우리들을 가리키며 여자에게 뭔가 이야기하고 있다. 혹시, 이쪽으로 올지도 몰라. 그렇게 생각하고, 크레이그를 응시하고 있었지만, 조금 전까지 기분 좋아보였던 여자가 순식간에 언짢은 표정을 지으며 크레이그의 팔을 잡아당겼다. 뭔가 외치면서, 크레이그를 데리고 우리들과는 반대 방향으로 걷는다.
『아아~』
카트먼이 스스로 뭉개버린 벌레의 죽음을 슬퍼하고 있을 때와 같은 소리를 질렀다. 아무 말 없는 내 어깨를 툭툭 두드린다.
『이봐, 저 여자, 단순한 여자는 아니겠지? 그 크레이그가 마지못해 하면서도 따르고 있어, 뭔가 있는 거잖아.』
크레이그의 사라져 간 방향을 바라보며, 비밀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말을 건네 왔다. 나는 카트먼의 손을 쳐내면서 한숨을 섞어 대답했다.
『권력자의 딸이야. 부모의 부탁인 것 같고 어쩔 수 없어. 자세히는 몰라. 크레이그가 가르쳐 주었을 뿐이고. 두 달 참으면 되니까 별로 아무 것도 아니야.』
『두 달? 아아, 그랬지. 두 달 동안 있는 다고 했던가.』
손깍지를 끼고 카트먼은, 과연, 하고 중얼거렸다. 동료에게 가지고 돌아갈 정보라면, 그 정도로 충분하겠지. 『집의 심부름하지 않으면 안 되니까 가봐야 해』 라며 카트먼에게 등을 돌린다. 카트먼이 천천히 『뭐, 힘내라, 트윅』 하고, 말을 던져 왔다.
『과연 자명종은 되지 않을 것 같은데, 저 여자』
내딛은 발걸음을 멈춘다.
카트먼이 교실로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고, 복도가 잠잠해질 때까지 거기에 있었다.
2-2.
조용히, 문을 연다.
이렇게 빠른 시간에 온 건 오랜만이다.
어슴푸레 한 방을 들여다보니, 침대와 담요 사이에 윤기 나는 검은 머리칼이 보였다.
오늘은, 할 수 없다.
조금 얼굴을 보고, 가능하다면 자고 있는 크레이그에게 혼잣말을 걸고, 그리고 곧장 돌아가자.
크레이그도 사정이 있는데, 일방적으로 닥치는 대로 만나고 싶다고 어필을 하는 것은 여자아이 같다고 생각되었고, 서로를 생각하고 배려해서 행동하는 것이 올바른 연인의 관계야. 참는 것 정도는 할 수 있어.
숨을 죽이고, 천천히 침대에 다가간다. 숨소리가 바로 옆에서 들렸다. 얼굴을 보기 위해, 라니 생각하면 처음이다. 언제나 오자마자 일어나 있었고. 살짝 침대를 들여다보니, 조금 입을 벌리고 편하게 자는 크레이그의 모습이 있었다.
무심코 싱글거리면서, 침대 옆에 걸터앉는다. 잘 자고 있다. 일어날 낌새가 없는 것 같아서 다행이다. 손을 뻗어 크레이그의 머리카락을 살며시 만졌다. 그다지, 자고 있는 사이에 키스라던가 좋지 않을지도 몰라. 크레이그는, 그런 것 싫어할지도 모르고.
『크레이그, 좋아해.』
작게 중얼거리며, 건드리지 않고 키스의 흉내를 낸다. 그렇게 해서 떨어지고, 다시 크레이그를 내려다본다. 조금만 더 있어도 될까나. 아직 일어나지 않을 것 같고, 이렇게 빨리 왔으니까. 그렇게 생각하고, 침대 옆에 앉아 있자, 크레이그의 입이 조금 움직였다.
『힉!』
그것에 놀라, 순간적으로 뒤로 물러났다. 침대 옆에 걸터앉아 있던 것도 잊고, 몸을 뒤로 젖히며버려, 바닥에 엉덩이를 부딪친다.
『으, …우』
부닥친 부분부터 둔한 통증이 퍼지지만 어떻게든 큰 소리를 내지 않고 참았다. 엉덩이를 문지르면서 천천히 일어난다. 크레이그의 모습을 살펴보니 일어난 건 아닌 것 같아서 살짝 가슴을 쓸어 내렸다. 떨어질 때 잡아 버렸는지 담요가 비뚤어져 있다. 조금 침대에서 떨어져 버렸다. 바로 잡아야겠다 생각하고, 담요를 손에 들고 들어 올린다.
『…아…』
큰일이야! 라고 생각해 무심코 난폭하게 담요를 내던졌다.
그 자리에 웅크리고, 머리를 움켜쥔다. 점점 얼굴에 열이 모여든다.
ㅅ, 서, 서있어.
봐 버렸어. 그럴 생각, 없었는데.
그렇다, 아침이기도 하고. 그건 그렇지.
숨을 들이 마시고 호흡을 정돈한다.
섹스 한 게 상당히 전이니까 그래서, 동요해버리고 말았다.
한동안 하지 않았으니까.
담요, 제대로 덮어주지 않으면.
다시 담요에 손을 댄다. 조금 전 본 그게 눈에 박혀서, 진정하고 싶은데 진정할 수 없어. 담요를 든 손이 떨렸다. 일어나서 잠옷을 밀어 올리고 있던 크레이그의 것, ㅅ, 서 있었어. 어떻게 할 생각인 걸까, 일어난 후. 자연스럽게 가라앉는 걸 기다리거나, 혹시 혼자서 처리하는 걸까.
자고 있는 동안에, 해, 줄 수 있다면.
숨을 삼킨다.
얼굴이 뜨겁다.
담요, 덮어 주지 않으면. 감기 걸릴 거야. 크레이그가 깨버릴 거야.
알고 있는데.
담요를 슬쩍 끌어 모으고 손에서 떨어뜨린다.
털썩 하고 발밑에서 소리가 났다.
이거, 굉장히, 해서는 안 되는 짓인데, 하려하고 있다. 토해낸 숨이 화상을 입을 정도로 뜨겁고, 점점 정상적인 사고를 불가능하게 한다. 이런 건, 안 돼. 크레이그가 일어나면 분명 어이없어 한다. 누구라도 일어나는 생리 현상인데, 단지 그 만큼인데 반응해서 흥분했다니, 알게 되면 실망하는 게 당연하다. 크레이그도 분명, 나 같은 놈이 닿길 원하지 않을 거야. 어차피 내버려두면 가라앉아. 게다가 나는 이런 짓을 하는 놈이 아니겠지. 크레이그로부터 떨어져, 다시 한 번 잘 생각하자.
그렇게 하면 뜨거움도, 분명 잊을 거야. 떨어져 트윅.
『…읏, 아, 으, 읏, 』
머리로는 알고 있는데, 조종되고 있는 것처럼 크레이그에게 손이 뻗었다. 심장 소리가 바로 귓가에서 울리고, 하지만 점점 신경 쓰이지 않게 되어, 이윽고 움직이는 모든 것에 신경이 닿지 않게 되었다.
『핫… 아…』
드디어 크레이그의 잠옷에 손이 닿았다. 그래도 손은 멈추지 않고, 부푼 그곳을 천천히 따라 그린다. 흠칫, 하고 떨린 흥분에, 입꼬리가 올라가는 것을 느끼고, 최저라고 생각하지만 떨어질 수 없었다.
왜냐하면, 왜냐하면, 지금이라면, 크레이그를 독점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크레이그가 일어나면 끝나버리겠지만, 일어날 때까지 크레이그는 내 곁에만 있다. 키스하는 것도, 귀엽다고 속삭이는 일도, 들키지 않으니까 해도 괜찮은 거야.
우리들은 일단, 연인 사이니까, 범죄는 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일어날 때까지, 일어날 때까지만.
『미안… 크레이, 그…』
조금만, 내 것으로, 있어줘.
2-3.
스윽스윽, 명확한 의사를 가지고 손끝으로 느슨하게 문지른다. 천위에서는 자극이 약할 텐데, 반쯤 서있던 거기는 순식간에 커다랗게 되어, 갑갑하다는 듯 잠옷을 밀어 올린다. 언제 나와 같은, 나에게 넣기 바로 전의 크기까지 부풀어 올랐다.
당분간, 적어도 한 달은 보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넣었던 건 좀 더 전이다.
이것을 안쪽까지 찔러 넣어져, 멍울진 전립선을 비벼주면 몸 안에 퍼지는 감각을, 자연스럽게 생각해낸다. 꿀꺽 군침을 삼키고, 잠옷의 가장자리에 손을 걸었다.
『편하게…되니까.』
추상적인 이점을 면죄처럼 멍하니 입 밖으로 말하고, 쏠리는 것처럼 자지에 얼굴을 접근한다. 토해낸 뜨거운 숨이, 자지에 닿은 듯, 꿈틀 흔들렸다. 읏, 하며 잠옷에 건 손에 힘을 담는다. 아주 간단하게 흘러내리고, 크레이그의 피부가 천천히 바깥 공기에 노출된다. 두근두근 심장이 무서운 기세로 맥박 치면서, 타액이 입 안에서 흘러넘친다. 마치, 크레이그의 자지를 맛있는 것이라고 생각 하는 것처럼.
나, 변태다.
머리 한 구석에서 떠오른 자학도, 오히려 나를 흥분시켰다. 단지 열려있는 동공으로 그 앞을 쫓는다. 그리고, 액체로 얼룩진 반들반들한 그것이, 눈에 들어온 순간, 머릿속에서 뭔가가 꺼졌다.
『읏… 아, 으, 흣!』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다 벗기지도 못하고, 바보처럼 그것에 입맞춤했다. 짜고 씁쓸한 것 같은 맛도 불쾌감은 없어서, 단지 열중해서 핥고 빨았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분명 중독자다. 하지만 지금은 아무도 보지 않아. 크레이그조차 모른다. 누구에게도 꺼릴 것 없이, 크레이그가 느껴진다.
오싹오싹하게 등에 달리는 달콤한 충동에, 입에서 추악한 웃음소리가 새어 나왔다. 첨단을 입에 머금고, 선액을 짜내듯 혀로 누른다. 흘러나오는 것을 전부 마시고, 그래도 부족해서 좀 더 안쪽까지 머금어, 벗기고 있던 옷을 가랑이 밑까지 내린다. 배에 닿을 정도 부풀어 올라, 움찔움찔 맥박 치고 있었다.
『읏, 응… 크레이그, 으…』
참을 수 없어서, 목 안쪽까지 사용해 자지를 입속으로 문지른다. 괴롭지만 기분 좋다. 깨어 있을 때의 크레이그는, 나에게 가볍게 핥게 할뿐 거의 채워 넣지 않는다. 그래도 언제나 생각하고 있었다. 이 커다란 자지로 목구멍을 찔리면, 어떻게 될까 하고.
역시, 괴롭고, 최고로 기분 좋다. 훨씬 안쪽의 안쪽까지 범해지고 있다. 엉덩이의 구멍과 달리, 모두의 앞에서 매일 사용하는 곳인데, 그런 곳을 크레이그에게 찔리며 기분 좋게 되고 있어.
『윽…! 아우, 읏… 흐, 읍!』
얼굴을 움직여, 넣을 수 있는 곳까지 넣었다.
너무 갑자기 하면 크레이그가 깨는데, 멈추지 않는다.
『응, 응, 응… 하…, 하앗, 응, 아!』
더욱 깊숙한 곳까지 넣고, 한계까지 참는다.
숨이 괴로워서, 이제 안 된다고 느끼고 겨우 자지를 입속에서 끌어냈다.
혀와 정액이 나오는 곳을, 은색의 실이 잇는다.
툭, 하고 끊어지기 전에, 크레이그의 자지에 뺨을 비비며, 참지 못하고 키스를 했다.
엉덩이가, 쑤신다. 살그머니 옷을 올리며, 엉덩이의 구멍을 문지른다. 들뜬 기분을 진정시키기 위해, 조금만 만지려고 했는데, 예상 이상의 쾌감을 만들어내고 말았다. 거기까지 할 생각, 없는데, 점점 기분 좋아져 가고, 손이 멈추지 않는다. 코끝에 크레이그의 자지가 닿는다. 거의 무의식중에 또 입에 넣어, 사탕이라도 빠는 것처럼 입안으로 굴렸다.
크레이그의 냄새와 맛이라고 생각할 때마다, 내 자지도 긴장되어 온다. 예를 들면, 여기서 엉덩이를 만진다고 해도 넣지 않으면 섹스는 되지 않고, 크레이그의 것을 핥기만 하는 것과 다르지 않, 을 거란 말이다.
살짝 시선만을 움직여서, 크레이그의 얼굴을 훔쳐본다. 조금 눈썹을 찌푸리고 뺨은 붉게 물들어 있지만, 일어날 기색은 없었다. 조금 벌어진 입에서, 한숨이 섞인 기분 좋은 듯한 목소리가 샌다.
좀 더, 뿐 이라면.
자지를 입속에 넣은 채로, 살그머니 옷 안에 손을 넣는다. 직접 구멍을 어루만지자, 쾌감이 서서히 배안에 퍼져, 목소리를 낼 것 같게 되어, 황급히 크레이그의 자지를 더욱 머금었다. 조금 괴롭히는 것 뿐. 마지막까지는 하지 않는다. 타일러 죄책감을 어떻게든 지우려고 생각한다. 이건 크레이그가 원치 않는 행위인데, 그런데 이렇게 기분 좋아지고 있는 건, 이상한 일이야. 그런데 어떻게든 손가락을 안에 넣어 휘젓고 싶어서 견딜 수 없다.
그 욕심을 잘 억누르는 고등 정신을, 나는 가지고 있지 않았다.
당분간 만지지 않았으니까, 단단히 닫혀 있다. 이제 머릿속은 쾌감을 받는 것으로 가득 차서, 안을 비틀어 열기 위해서 해야만 하는 것을 두둥실한 머리로 생각했다.
『하… 앗…』
크레이그의 자지를 한 번 입 안에서 내보낸다. 구멍을 쓰다듬고 있던 손가락을 멈추고, 타액과 쿠퍼액으로 질척질척한 끝 부분에 닿았다. 젖은 소리를 내며, 손끝으로 점액을 떠올린다. 손끝에 온 신경이 집중된 것 같았다.
뜨겁고, 조금 떨리고 있다. 떨고 있는 건 내 손가락일지도 모르겠지만. 손끝에 크레이그의 쿠퍼액을 잔뜩 찍어서, 다시 한 번 엉덩이의 구멍에 손을 뻗는다. 몇 번이고 표면을 어루만지고, 숨을 줄인다.
손끝에 힘을 주고, 마침내 안쪽으로 나아갔다.
『아… 하…, 아, …크, 크레이그…, …들어가… 버, 렸어…』
이마에서 뺨으로 크레이그의 자지를 미끄러트린다. 검지의 제일 끝 관절 정도까지, 들어갔다. 크레이그의 손가락이 아니라서 왠지 이상한 느낌이다. 잠시 넣은 채로, 익숙해질 때까지 그대로 둔다. 크레이그가 항상 그렇게 하는 것처럼.
『크레이그, …크레이그… 만져줘, 좀 더…』
크레이그에게 만져질 수 없는 것이 섭섭해서, 크레이그의 열을 조금이라도 느끼고 싶어서, 필사적으로 배에 얼굴을 갖다 댄다. 일어나기를 원하지 않는데 일어나줬으면 한다니 이상하다. 천천히 숨을 들이마시고, 손가락을 좀 더 안쪽으로 집어넣는다.
『아, 안에, …으, 읏…』
안을 문지르면 기분 좋지만 크레이그가 평소 만져주는 곳을 모르겠어. 내가 가장 기분 좋아지는 곳을 크레이그는 알고 있다. 그곳을 찾기 위해 여기저기 안을 건드리지만, 어딘지 알 수가 없어서 쓸데없이 괴롭다.
다른 곳도 기분 좋지만 부족하다. 조심조심 손가락을 하나 더 해서, 안에 집어넣는다. 압박감에 그 만큼 쾌감이 늘었지만, 기분 좋게 되는 곳은 짐작 할 수 없었다.
『우, …으, 어디… 어디… 있어, 기분 좋은 곳… 모르겠어… 만져줘… 크레이그…』
몇 번을 찾아도 알 수 없어서, 마침내 세 개째의 손가락이 들어와도 갈 것 같은, 못 갈 것 같은 어중간한 쾌감인 채, 어쩔 수 없으니까 그것만으로 가자고, 필사적으로 휘젓는다. 하지만 아무리 문질러도, 왠지 가지 않고,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조바심만 모여들어 더욱 더 갈 수 없어진다. 그렇다고 해서 쇠약해질 정도로 쾌감을 얻을 수 없는 것도 아니다.
무심코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흐, 읏… 으, 못 가, …안 돼… 히익, 우… 크레이그, … 』
문지르면 문지를수록 가고 싶은 마음만 더 해지고, 반쯤 울면서 입술을 꽉 깨문다. 기분 좋은 곳, 기분 좋은 곳, 좀 더 기분 좋게 될 수 있는 곳, 그것 밖에.
『아, …안, 이라면… 항상 안쪽으로…』
언제나 갈 때 안쪽을 찔리고, 그렇게 하면 가버려.
희미해진 머리로 생각해내, 힘껏 손가락을 안쪽에 깊숙이 밀어 넣는다.
안 돼, 안쪽까지 닿지 않는다.
『닿지 않아… 가고 싶은 데, 엣… 안, 비비고 싶은 데… 읏…』
더 이상 안쪽은 손이 닿지 않는다. 하지만 이제, 안쪽을 찔리는 것만으로 머리가 가득 차 있었다. 가지 않는 게 힘들고 괴로워서, 아직 자고 있는 크레이그에게 매달린다. 크레이그의 이름을 작게 부르면서, 손가락을 엉망으로 움직이지만, 역시 못 가.
『아…』
문득 얼굴에 맞은, 크레이그의 자지가 눈에 들어왔다. 자연스레 목소리가 샌다. 크레이그의, 이거라면 안쪽까지, 안쪽까지 닿는다는 걸 알아. 이걸로, 안을 휘젓고 톡톡 찌르면, 바로, 몇 번이라도 갈 수 있어. 조금 넣는 것만으로도, 엄청, 기분 좋게.
『하… 아… 이거』
쭉 뺨을 비벼대는 바람에 약해지지 않았다.
이것을, 넣으면.
머리가 핑핑 돈다. 경보를 울리는 것 같다. 이걸 넣으면 섹스가 된다는 것도, 이제 머리에 없어서, 이걸로 박히는 기분 좋음만이 떠오른다. 크레이그는 일어나지 않는다. 아직, 일어나지 않는다. 괜찮아.
조금, 이라면.
자리에서 일어나, 슬금슬금 크레이그의 위에 올라탄다.
허리가 달콤한 울음소리를 내고, 전신이 심장이 된 것처럼, 마치 현실성이 없었다. 천천히, 크레이그의 허리에 걸친다. 엉덩이의 바로 밑에 크레이그의 자지가 있다. 벌떡 발기해 있는 크레이그의 끝이, 구멍을 스치고 목소리가 새었다.
『크, 크레이그, …미안해, …미안… 앗… 아…』
크레이그의 뺨에 닿아서, 자지를 구멍에 칠하듯이 허리를 흔든다. 이제, 참을 수 없었다. 첨단을 구멍에 물리고, 조금씩, 허리를 중력에 따르게 한다. 손가락과는 전혀 다른 질량이, 육벽을 헤집고, 지나친 쾌감에 견디지 못하고 목소리를 높인다.
『아, 읏, 응, 아앗…! 윽, 이거… 기분 좋아, 흐… 읏!』
오랜만의 열에, 안쪽만이 아니라 전신이 기분 좋았다. 안이 꽉꽉 조이고, 맘대로 크레이그의 정액을 원한다. 크레이그의 입에서, 괴로운 듯이 허덕이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평소엔 미소 지으면서 내가 기분 좋도록 움직여 주는 크레이그가, 괴로워하는 것도, 좋아하는 것도 너무 귀여워서, 크레이그의 얼굴을 가까이 들여다본다.
닿는 것뿐인 유치한 키스를 하고, 그것을 몇 번이고 반복했다. 아래쪽에서 들려오는, 귀를 막고 싶어지는 추잡한 소리에 작게 입술소리가 섞인다. 마침내 크레이그의 끝 부분이, 안쪽을 스쳤다.
『앗… 히, …읏, 으, …흑… 으응』
지나친 자극에 놀라서 순간적으로 허리를 올린다. 평소엔 너무 기분 좋아서 빼달라하고, 좀 더 찔려버리지만, 그렇게 되면 끝나고 난 후에 움직일 수 없게 되니까, 그랬다간 크레이그에게 들켜 버릴 거야.
조금씩, 하지 않으면.
또 안쪽에 닿을 정도까지 몸을 낮추어, 거기서 멈춘다. 양손이 떨려서 신체가 주저앉게 되는 것을 버티면서, 또 크레이그에게 키스를 했다. 이마에 땀이 배이고 있는 것이 귀여워서 머리카락채 입에 넣고 빨았더니, 크레이그의 맛이 나서, 무의식중에 크레이그를 단단히 조였다.
『햐, 으, …아, …귀여워, 크레이그… 귀여워─…』
하면 하는 대로의 불쌍한 크레이그.
적어도 끝까지 제대로 노력할 테니, 조금만 더, 참아줘.
안쪽에 익숙해져서, 제대로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크레이그가 가르쳐 준 대로, 숨을 내쉬는 것과 동시에 깊숙이 밀어 넣고, 마실 때에 빼낸다. 반복하고 있으면, 점점 머리에 안개가 낀 것처럼, 그러니까, 갈 때에 키스한다던가. 괜찮아, 할 수 있을 것 같다. 크레이그의 표정도 점점 여유가 없어져 간다. 크레이그도 갈지도 모른다.
『읏, …가, 줘 ─읏, 같이… 함께, …가는 게 좋아─… 크레이그, 으…』
서서히 움직임이 빨라진다. 당황하고 있던 허리가, 쾌감만을 요구하게 되어, 보였던 절정을 필사적으로 뒤쫓는다. 피부가 맞부딪치는 소리가, 묘하게 가까이서 들렸다. 크레이그도 숨이 차고, 입에서는 세세하게 목소리가 새고 있다. 나로, 기분 좋게 되어주고 있어.
안쪽이 크레이그의 자지로 몇 번이나 찍히고, 시야가 하얗게 번진다. 불꽃이 눈앞에서 흩어지고, 팔이 견딜 수 없게 되어 침대에 내던져지면, 내 무게로 안쪽의 안쪽까지 크레이그가 꿰뚫었다.
『히익… 가…, 간다… 가, 앗… 으읏!』
기분 좋아. 기분 좋아. 기분 좋아. 전신이 굳어지고, 경련한다. 그 사이, 쭉 기분이 좋아서 긴 절정을 견디기 위해 시트를 긁는다.
『악… 히… 읏, 아… 키, 키스, …키스… 읏』
조금씩 돌아오는 산소를 열심히 들이쉬며, 남은 힘을 전부 사용해 크레이그에게 키스했다. 입술에 혀를 떠맡겨 간단히 입속에 침입해, 살짝 혀를 얽히고 빨아들였다. 크레이그도 제대로 가줬으면 해서 마음대로 움직이는 안쪽을 사용해, 기분 좋게 한다.
움찔 떨고, 안쪽에 퍼지는 감각에 자연스럽게 미소가 넘친다. 뱃속이 따뜻해지고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게 되었다. 혀를 얽은 채, 크레이그의 몸 위에 쓰러지듯이 늘어진다. 이거, 안 돼, 키스, 기분 좋지만, 일어나버리니까, 그만두지 않으면.
뱃속도 입안도 기분이 좋아서, 몸도 힘이 들어가지 않고 움직일 수 없다. 덮쳐 오는 나른함과 졸음에 필사적으로 저항하는 게 고작이었다. 하지만 이대로 있어도 좋을 이유가 없고, 전부 더러워져 버렸기 때문에 정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언제나 크레이그가 해 주는 거지만, 내가 하지 않으면 안 되니까.
우선, 빼지 않으면.
아쉬워서 입술은 붙인 채로, 허리만 들어, 천천히 크레이그의 자지를 빼낸다. 허리가 부들부들 떨리는 탓에 잘 되지 않아서, 한 번 막히고 안쪽으로 돌아와 버렸다.
『…안, 돼, …빼, 지 않으면…』
크레이그의 자지가 심지를 되찾은 느낌이지만, 또 한 번은 과연 무리다. 약해지는 허리를 질타하고, 천천히 허리를 올린다. 이제, 조금, 이다. 꽉 하반신에 힘을 담아, 끝까지 빼내려고 했다.
그 순간, 자고 있어야 할 크레이그의 혀가, 내 혀에 휘감겨 왔다.
『음… 웃? …핫!?』
갑작스런 일에 놀라서 얼어붙은 몸에, 크레이그의 양손이 달라붙는다. 상황을 이해할 겨를도 없이, 엉덩이에 손을 돌린다. 저항하는 데도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목소리를 내려고 해도 막혀 있어 어쩔 도리가 없다. 위험하다고 생각했을 때는 이미 늦어서, 크레이그의 손가락이 엉덩이에 파고들고 있었다.
눈앞에는, 크레이그.
땀이 방울져 떨어지고, 숨이 차올라, 눈이 웃고 있고, 그리고.
눈을 뜨고 똑바로 나를 보고 있다.
『…읏! …윽!』
눈이 맞은 순간, 혈액이 단번에 전신을 굉장한 기세로 뛰어다니는 감각이 들었다. 후회인지 절망인지, 혹은 흥분일지도 모르겠다. 무엇이든 간에 자신에게 형편이 나쁜 감정이었던 것은 분명하다.
순간 머리 한구석에서 도망치자고 생각한 것과, 크레이그가 다음의 행동에 옮긴 타이밍은 거의 동시였다. 엉덩이를 타고 흐르던 크레이그의 팔이, 단번에 힘을 늘린다. 힘이 들어가지 않는 다리로는, 크레이그의 팔이 만들어내는 압력에 도저히 대항 할 수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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