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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그람시의 현대군주 개념의 뜻과 맥락

РАПП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9.30 23:04:42
조회 410 추천 15 댓글 7
							

그람시의 정치사상은 매우 독특하며, 동시에 현실에 대한 예리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옥중수고》 가장 첫 장에 등장하는 현대군주 개념입니다. 이 개념은 그가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에서 얻은 통찰입니다. 이 개념에 대해 질문한 동지가 있었는데, 현대군주 개념에 대한 간단한 정의만을 확인할 수 있는 글을 써볼까 합니다.


《옥중수고》에서 ‘현대군주(principe moderno)’라는 개념에 대해, 그람시는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논의를 시작합니다:


"현대의 군주, 즉 신화·군주는 실제의 한 인격, 하나의 구체적인 개인일 수는 없다. 그것은 오직, 이미 인정받고 있으며 또 어느 정도까지는 행동을 통하여 스스로를 확인한 하나의 집단의지가, 그 속에서 하나의 구체적인 형태를 취하기 시작하는 유기체 혹은 복합적 사회요소일 수밖에 없다. 역사는 이미 이러한 유기체를 보여주었는데, 그것이 바로 정치정당―보편적이고 전체적으로 되고자 하는 집단의지의 효소들이 함께 모여진 최초의 세포―이다."(안토니오 그람시, 이상훈 역 (1986), 《그람씨의 옥중수고》, 제1권, 거름, pp. 119-120.)


현대군주에 대한 그람시의 개념 성립 계기는 소렐의 집단의지 개념에 관한 비판입니다. 생디칼리스트이자 이탈리아 민족주의자였던 소렐은 정치에 대한 일련의 ‘대중적 정화’의 기능으로서 자연발생적 폭력의 힘을 긍정했는데, 소렐의 주장대로라면 이 자연발생적 폭력으로서 집단의지는 정당 활동이 아니라 오로지 노동조합의 연좌파업 및 총파업이라는 방식으로서만 나타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람시가 보기에는 그것은 지배계급에게 저항하는 민중으로서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저급한 수단에 불과하였습니다. 그람시는 집단의지에 관한 소렐의 주장에 대해 "단지 집단의지의 단순한 형성이라는 원시적이고 초보적인 단계에만 머물러 있게 한다면, 그것을 어찌 효과적으로 도구라고 할 수 있을까"(p. 119.)라고 하며 회의감을 드러냅니다. 그람시는 소렐이 제기했던 단계 차원의 문제를 뛰어넘어, 대중의 저항이 조직적이고 목적의식적이어야 함을 강조하는데, 그것은 "실천 속에서의 건설과 긍정, 즉 정치적인, 당 강령으로서의 건설과 긍정"(p. 119.)을 말합니다.


그람시는 소렐적 경향에 대해, 그것은 "'경제적·조합주의적'이라고 불리울 수 있는 국내적 상황"(p. 123.)을 표현하는 한 경향이며, "정치적으로 보아 가장 정체적이고 가장 덜 진보적인, 모든 봉건사회 형태 중에서 최악의 형태"(p. 125)라고 비판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탈리아에서 이러한 경향은 지배적인데, 그람시는 그 원인을 이탈리아가 지니는 역사적 특수성―"교회의 터전이요 신성로마제국의 수탁자로서의 이탈리아의 국제적 기능을 반영하는"(p. 123.)―에서 찾습니다. 그는 마키아벨리의 정치 사상이 바로 이탈리아 내에서 자코뱅주의의 맹아였다는 것을 지적합니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그람시의 현대군주 개념은 마키아벨리의 군주 개념을 기반으로 한 것입니다. 그람시는 마키아벨리의 정치적 열정이 이탈리아의 통일, 공화주의에 대한 그의 열렬한 지지로부터 나왔다는 것을 수차례 언급합니다. 마키아벨리에 대한 진보적 해석이 취하는 바와 같은 맥락에서, 그의 군주 개념은 이탈리아 반도 내 봉건귀족의 힘을 제약하고 민중의 통일된 국가를 수립하려는, 당대 시대의 국민적·민중적 바람을 실현하기 위한 진보적 이데올로그로서의 그것이라는 점을 그람시는 지적합니다. 이를 통해 그람시의 현대군주 개념의 참의미에 더욱 가깝게 다가갈 수 있습니다. 현대군주란, 봉건제 사멸의 시기, 또는 부르주아 사회의 성립기에 차츰 성장하기 시작한, 정당을 그 중핵으로 하는 집단의지의 생생한 현현입니다.


그람시의 현대군주라는 개념은 바로 이러한, 이데올로기적으로 건설적인 방향성이 관철되는 한에서 생겨난 개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소렐의 조합주의적, 그리고 기회주의적 노선에 대한 적극적인 비판을 계기로 한 개념입니다. 그람시는 프랑스 자코뱅의 정치적 활동에 그 기원을 지니는 자코뱅주의를 재고찰합니다. 그리고 자코뱅주의가 지니는 역사 발전의 추동력으로서 대중적 힘을 소렐이 ‘자연발생적 폭력’에 관한 추상으로서 ‘신화’ 개념을 통해 부정했음을 비판합니다. 그람시에 의하면 자코뱅주의란 "집단의지가 적어도 어떤 점에서는 독자적이고 전적으로 새롭게 창조적으로 형성되고 작동되었던 예"(p. 120.)입니다.


목적의식적 집단의지로서 현대군주―자코뱅주의, 또는 그것의 맹아로서 국민적·민중적 집단의지―에 대한 이탈리아의 전통적 지배계급의 저항 역사는 1815년부터 확인된다고 그람시는 지적합니다. 그람시에 의하면 현대군주는 "지적·도덕적 개혁의 선포자이자 조직가이어야 하며, 또 그렇지 않을 수 없는 것"(p. 127.)입니다. 그것은 또한 "국민적·민중적 집단의지가 현대문명의 보다 우월하고 전체적인 형태를 실현하는 쪽으로 계속해서 발전해 나아갈 수 있는 지형의 창출을 의미"(p. 127.)하기도 합니다. 그람시는 현대군주 개념에 대한 이 두 가지 내용을 붙잡고, 이 개념을 논지의 핵으로 삼아 유럽 세계 민중의 변혁 실천을 설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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