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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자본주의가 승리한 미래. Txt모바일에서 작성

ㅇㅇ(175.223) 2020.12.18 10:50:51
조회 316 추천 13 댓글 4
							
헬센 행성의 새 아침이 밝았다. 지층에 묻힌 대 전쟁 이전의 기술-유물들을 발굴해 팔아 살아가는 이 행성에서 노동자듵이 즐길 유일한 즐거움은 주주들이 진행하는 '구조조정' 뿐이었다.


거대한 홀로스크린에는 수천 계열사의 대주주이시자, 일곱 재벌들의 맹주, 그리고 삼성왕국의 정당한 경영승계자이신 이씨 사장들이 차례대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경쟁업체왕국들에는 '경영찬탈자이자 형제살해자'로 더 잘 알려진 부회장 이신형이 빽빽한 스모크 구름 위에 우뚝 선 마천루에서 그 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아버지인 회장은 벌써 백년 째 황금 옥좌에서 혼수상태로 앉아 거대한 제국을 내려다보고 있었지만, 삼성 왕국의 실권은 이미 아홉 대주주의 전쟁에서 승리한 그의 것이었다.


첫번째 정리해고자가 광장에 선다.

고대의 의례복인 정장을 입은 인사과장이 군중 앞에 근엄하게 서 외쳤다.
"이 자는 무엄하게도 입에 담기조차 어려운 이단을 저질렀다. 귀하는 스스로의 죄를 인정하는가?"


사악한 애플의 저주받은 문양이 그려진 티셔츠를 입은 첫 번째 정리해고자가 광기어린 목소리로 외쳤다.
"코카콜라가 펩시보다 맛있음은 불변할 법칙이오! 아무리 회사가 고대의 맹약으로 펩시를 인수했다고 한들 그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코카콜라! 이맛이느낌! 너답게짜릿하게!"


"이단!"
"죽여라!!"
군중이 야유하고
인사과장은 선고했다.


"삼성이 소유한 행성의 공기, 물, 식량, 모든 사용면허는 계열사 사장들이 상속받은 생득권이며, 주주들의 자비로써 너희에게 기본소득으로 주어지는 것이리니! 나 인사과장은 너 이단에게 해고를 명하노라! 너는 앞으로 삼성이 제공하는 그 어떤 사내복지도 누릴 수 없나니!"


광대한 언더돔의 해치가 열리고, 감히 경쟁사의 음료를 소비한 이단은 밖으로 던져져 '해고'당했다. 모든 소비-공노들의 뉴럴코드로 이단이 무산소의 광야에서 목을 부여잡고 켁켁거리는 모습이 브로드캐스팅 되었다. 공노들은 환호를 질렀다.
이신형 부회장이 거만하게 손짓하자, 두 번째 정리해고자가 광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자는 기업의 소유물을 불법적으로 취득하여 팔아 이익을 취했다. 귀하는 죄를 인정하는가?"


두 번째 정리해고자의 태도는 달랐다.
"이... 이건... 행정착오입니다.. 저는 그 기술-야만인들에게 그 물건들을 팔라는 컨펌만을 받았을 뿐입니다...!"


인사과장이 위대한 부회장쪽으로 고개를 돌려 처분의 옥음을 기다렸다.

"동생놈이 시킨 짓이로군. 그 자는 멍청이일 뿐, 악인이 아니다. 해고는 유보한다."


부회장은 뇌까렸다.
인사과장이 외쳤다.
"자비로우신 회장님의 은혜에 따라! 네놈은 정직 6개월에 처한다!"

"감사합니다 사장님... 감사합니다...."
군중들은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마지막이자, 최악, 최흉의 범죄자를 너희 근로자들 앞에 선사하노라!"

인사과장이 마지막 정리해고자를 앞에 내세웠다. 30대로 보이는 한 여성이 고문의 흔적이 역력한 몸뚱이를 이끌고 드론들에게 질질 끌려왔다.

그녀의 가슴에 달린 상징을 보고 주주들은 몸서리쳤다.


"신성 모독이다... 저건...."
"어째서 저런 고대의 악이 여기에..."


"여기 선 이 여자는, 차마 입에 담기도 어려운 죄, '노조'를 건설하려 한 죄인이다! 귀하는 죄를 인정하는가?"
군중들은 여자와 최대한 멀어지려 뒷걸음쳤다. 공포와 경외감이 공노들에게 퍼졌다.


여자는 최후가 왔음을 직감하고, 갈라진 입술을 열어 입을 떼었다.
'저는, 이 유적 행성의 세라믹 지하에서 한 홀로메세지를 보았습니다. 그 속에는, 살면서 한 번도 상상하지 못한 어떤 이야기가 담겨있었습니다. 불로소득자가 아닌, 생산의 주체가 모든 것의 주인이 되리라는 예언을.....'


말을 채 마치기도 전에, 인사과장의 드론이 고통유발제를 그녀의 척추에 꽂아넣었다. 그녀의 비명이 공노들에게 닿았다.
"그 더러운 입으로 신성을 모독하지 마라! 천 년간 이어진 공정한 경쟁으로 입증된 자본주의의 복되심을 모두 부정하려는 게냐!'

그녀가 답했다. 그 목소리는 고문에 찢긴 몸에서 나왔다고 믿기 어려울 만큼 단호했다.
"그렇소. 나는 사회주의자요."


그리고, 그녀는 나지막하게 잊혀진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한때 천만의 노동자들이 부르던 노래였다.


"끔찍해요, 어서 죽여요!"
"선동의 마법을 쓴다! 저 빨강이를 죽여라!"
"저년을 없에!'
군중들과 주주들이 한목소리로 외쳤다.


그녀가 채 1절을 마치기도 전, 그녀또한 진공 속으로 던져졌다. 그런 위대한 결기도 진공 속에서는 추하게 일그러져 죽어갔다.


회장 이신형이 입을 떼었다.
"우리 위대한 삼성 왕국은 장대한 상장기간동안 항상 무노조였으며, 앞으로도 그러하리라."
모두가 그 옥음에 머리를 조아렸다.


"앞으로도 그러하리라. 무노조 경영과 자산안정성이여 영원하라."
군중이 후렴을 외쳤다.
==================================================================
이 모습을 지켜보던 수천만의 공노들은 저런 끔찍한 위협에서 회사와 사장님들께서 자신을 지켜주고 경제성장을 이룩해 주셨다는 데 안도하며 일자리로 돌아갔다. 정리해고자가 늘 수록 그들의 임금또한 늘 것이었다.

그러나 한명, 그중에 단 한명만은 찜찜함을 버릴 수가 없었다. 마지막에 해고된 그자의 노랫말의 '새 세계를 펼칠때'라는 단어가 계속 귀에 거슬렸던 것이다.


그 나이 어린 공노는 어쩌면 사람들 말처럼 '빨강이 노조원'들이 정말 '선동'이라는 마법을 부리고, 자신도 홀렸을까봐 걱정하기 시작했다. 그는 그 사실을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고 숨기기로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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