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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E급길드 49화

타미(14.38) 2025.10.07 04:5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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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데없이 게이트가 열렸고 이를 생각보다 어렵게(?) 클리어하며 다사다난한 일요일을 보낸 체렉길드원들은 다시 저번처럼 분주한 월요일을 맞이하게 되었다.


"길드장님, 협회에서 포상금이 나왔는데요?"


C급도 한명 포함되었지만 나머지는 E급으로 이루어진 프리헌터들과 체렉길드의 협력으로 D급던전을 클리어했다며 포상금이 계좌로 들어왔다. 빛속성 마법사가 있어야 해결되는 특수한 상황인데다 하루만에 생긴 게이트였지만 거의 E급들로 E급이상의 던전을 클리어했다며 들어온 돈이었다. 길드의 자산에 비하면 푼돈에 가까웠지만 자신들의 역량으로는 이대로 가면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이 크기에 적은 돈이라도 감사히 받아야 했다.


"프리헌터분들은 연락할 방법이 없으니 길드원들에게 모두 나눠줘."


마침 9로 떨어지는 숫자의 포상금이라서 성지는 길드장님을 제외한 자신을 비롯한 9명의 길드원의 계좌에 골고루 나눠주었다. 협회전용 은행같은것이 있었기에 은행문이 열기전인 시간대에도 돈이 들어올수 있었던 것이다.


"길드장님, 저 오늘 부모님집에 들려야해서 다녀올게요."


"그래라."


하위길드라서 어지간하면 바쁜일이 없다는게 씁쓸한 장점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날은 곧 있을 C급던전레이드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모두가 분주하게 움직이는 날이었다. 시열이는 다도에 쓰일 도구중에 빠진 것을 사러 갔고 영희는 사범대리일을 위해 어제부터 도장으로 돌아갔다. 이고설은 말들에게 먹을 것을 주고 오후에 마사회에서 말들을 데려오기 때문에 여러가지 준비를 해야했다. 수진이는 황학정으로 활쏘기를 하러 가면서 최대한의 화살을 구하러 갔다. 물리화살을 만들어주는 곳은 국내에선 거의 유일했기 때문이다. 철우는 인기에게 또 끌려가 근력운동을 해야했고 예나는 성지처럼 집에 들리러 갔다. 용찬은 아침운동을 한 후에 부모님집에 갔다오기로 했고 그 때문에 그날 아침과 점심식사는 처음으로 길드원들이 각자 알아서 먹게 되었다. 고은성은 어제 던전에서 가져온 것들을 살피면서 자체적으로 조사를 하긴 했지만 '베리타스'에 정보를 주진 않았다. 어렵게 살아서 그렇지, 마법사답게 학구열이 높았던 은성은 이미 길드에 한국어로 된 책들은 다 읽은 상태였고 영어,러시아어사전등을 사서 자체적으로 번역하면서 길드장님의 책을 번역해서 읽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점심때가 되자 길드안은 은성이를 제외하면 자신뿐이라 오랜만에 한적한 상태였다.


"예전엔 혼자 있어도 아무렇지 않았는데.."


같이 모인지 한달도 안된 길드원들도 많았지만 어느새 가족처럼 여기게 된것 같았다. 지금은 길드사무소가 된 자신의 집이 크고 방도 많은 호텔처럼 지어진 이유도 자신의 부모님들이 결혼해서 대가족을 이루라는 바램에서 그렇게 지었다고 한다.


'아무리 그래도 남자용, 여자용으로 욕실-화장실은 더 만들어 주시지..'


생각해보니 길드를 만들기전에도 친한 파티원들의 임시 숙소가 되어서 잠시 지냈던 적도 있었다. 거의 같은 파티원들처럼 지낸데다 같이 길드도 만들뻔 했지만 '불행한 일'로 지금은 성지와 인기만이 살아남아 지금까지 함께하게 되었다.


'생각해보니 어떻게 E급으로 여러번 상위던전들을 돌아다니며 들이닥친 것인지 모르겠네..'


거의 가족처럼 지냈던 파티원들을 '마수한마리'에게 잃고 나서 무작정 부질없이 상위던전들만 골라 닥치는데로 마수들을 보자마자 싸움을 걸었던 것이 엊그제 같았다. 그야말로 매일매일을 칼날위를 걷는 것처럼 지냈고 심지어 A급던전에서도 파티리더의 지시도 무시하고 전투부터 하다가 쫓겨난 적도 여러번이었다. 오죽했으면 협회에서 던전에 들어가는 규정을 만들고 신입헌터들을 교육시킬때도 겁쟁이가 되라고 말할 정도였겠는가? 그러한 이고설의 폭주를 막았던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제주도의 개미마수들 때문이었다. 국내에서 대표적으로 말을 키우는 제주도가 개미들로 인해 초토화가 되자 수많은 말들이 육지로 건너왔고 너무 많은 숫자의 말들 때문에 경주마나 혈통마를 제외하면 대다수 살처분한다는 소리를 듣고 진도까지 내려가 네마리의 말들을 구해오면서 비로소 전투에 미치지 않게 되었다.


'그때부터 곤충중에선 개미만큼은 싸울수 있게 되었지만..'


고향땅에서 친구처럼 지내던 말이 떠올라서 인간들은 물론 말들도 가차없이 잡아먹는 개미마수들의 모습을 다크사이트에서 영상으로 보게 된 이고설은 처음으로 곤충에 대한 분노가 일어났다. 거기에 지금의 개미는 곤충보다는 기갑병기같은 모습으로 진화가 되면서 거부감도 더 없어져서 상대할수 있을것 같았다. 하지만 개미들은 최소가 B급인 전투력을 지닌데다 단단한 껍질까지 지니고 있어서 자신의 검과 기술로는 한마리도 해치우기 힘들 것이다. 


"길드장님, 그때 던전에서 가져온 유물들을 살펴봤는데도 딱히 마법아이템같은 것은 없었습니다. 그나마 후라이팬같이 생긴 것은 상태가 좋아서 사용해도 좋을것 같습니다."


말들과 시간을 보내는 동안 은성이 들어왔다. 이고설은 어리지만 젊은 치기에 교육을 등한시 하고 바로 헌터일을 하기 위해 뛰어든다는 이야기도 들었지만 은성이처럼 배우고 싶어도 가난한데다 등급도 낮거나 가정사정등으로 교육을 제대로 못 받은 은성같은 어린 길드원들을 볼때마다 학교교육에 준하는 공부를 시켜주고 싶었다. 특히 고은성은 지식에 대한 열망과  탐구욕이 높은 아이였다.


"그럼 기념으로 후라이팬을 이용해 요리라도 만들어볼까?"


"네."


20대에 결혼해서 아이를 낳았다면 은성과 비슷한 나이일 것이라고 생각해서인지 나이어린 부하직원이라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자신이 직접 요리를 해주니까 마치..


'아냐. 그건 너무 과분한, 아니 지나친 생각이지.'


이고설은 던전에서 가져온 후라이팬의 상태를 보고는 오래된 물건치곤 상당히 좋은 편이라서 필라프를 만들기도 했다. 볶음밥과 비슷한 중앙아시아의 요리이지만 마른 쌀을 이용한다는 차이가 있었고 물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었다. 이고설은 왜인지 삽겹살이 남은 것을 발견해서 비계부분에 열을 가해 기름이 나오게 하면서 미리 꺼내놔 굳어지기 시작한 밥을 넣은후 오랜만에 사용하는 다양한 향신료를 넣고 볶기 시작했다. 고향에 있을때 만들어 본것이라 오랜만이었지만 요리는 어렵지 않았다. 막판에 당근이나 양파같이 간단한 야채들을 넣고 볶자 은성이 그 모습을 신기하게 바라보았다.


"후라이팬이 생각보다 성능이 좋네? 자, 여기."


이고설은 필라프를 접시에 따로 붓기보다는 후라이팬채로 놓고 은성과 같이 나눠 먹었다.



-안성지의 본가-


영등포에 위치한 성지가 살던 집은 증권가들과 가까운 곳에 있어서 금융업을 하는 부모님들의 회사출퇴근도 용이했다.


"성지왔어요."


왠지 시집살이하다가 친정에 온 기분이었지만 자신이 살던 집은 그대로였다. 2층저택으로 되어있는 집이었지만 마당은 없어서 집안으로 들어오면 아파트에서 사는 느낌도 드는 곳이었다. 성지가 거실로 향하자 월요일이어서인지 아버지는 보이지 않았고 어머니만 소파에 앉아계셨다. 지금은 일도 도와줄 정도로 사이가 괜찮아졌지만 게이트가 열리기전엔 오컬트나 신비,미신등에 대한 것은 전혀 믿지 않았고 항상 계산대로만 생각하고 행동해오신 분들이 부모님들이었다. 그러다 게이트에서 마수들이 튀어나오고 혼란스러웠던 때엔 패닉이 엄청나게 와서 한동안 어린 성지가 부모님들을 돌봐야했고 종말이나 마찬가지였던 시절이라 회사로 한동안 문을 닫을 정도였다. 그러다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나아질쯤엔 딸이 E급헌터로 각성하자 다시 한번 놀랐고 겨우 E급이라고 해도 부모님들은 오랫동안 길러온 딸을 한동안 괴물처럼 여기기도 했다. 그렇게 계산이나 상식밖의 일들이 벌어지면서 가치관과 멘탈이 무너지셨지만 이에 적응되자마자 이를 기회로 활용하여 지금의 자리로 끌어올린 것이다.


'진짜 그 시절때는 식칼만 들어도 자신들을 해친다며 지x발광하셨지..'


부모님들의 행동이 아주 과장된 것은 아닌것이, 성지가 전기, 아니 뇌전을 다루는 능력이라서 위험성이 컸기 때문이다. 자칫하면 컴퓨터를 자극해서 전산정보들을 날려버릴뻔한 적도 있어서 몇달만에 협회에 다니며 숙달해서야 다시 컴퓨터를 만질수 있었던 것도 기억이 났다.


"왔니?"


성지는 아주 어릴때를 제외하면 부모님에게 혼이 났었던 적이 없어서 마치 다그치려는 말투로 대답하는 어머니의 반응에 긴장이 일어났다.


"무슨일 있어요?"


성지가 핸드백을 벗어서 소파옆에 두며 앉자 뭔가 결심을 한 얼굴을 한 어머니의 입에서..


"너도 이제 시집을 가야지. 벌써 30이잖냐."


라는 다른 부모들과 같은 고리타분하면서도 짜증나는 대답이 나왔다. 하지만 시집가라는 말보다는..


"저 아직 30아니거든요! 생일이 내년초잖아요!"


딸의 민감한 나이를 갖고 거리낌없이 말하는 것이 문제였다.


-몇분후-


고용인 아주머니가 직접 원두를 갈아만든 커피 두잔을 갖고 오셨다. 집에서 원두커피를 마셔보긴 오랜만이라 성지는 기꺼이 커피잔을 입에 대고 마셨지만 이야기할 주제가 불편해서인지 즐겁게 마실수가 없었다. 하지만 워낙 좋은 품질의 원두로 만든 것이라서 짜증과 스트레스를 가라앉혀줄수 있었다.


"처음엔 세상이 혼란스러우니까 헌터일을 하게 해줬단다. E급이 최하등급인 것을 알았다면 말렸겠지만.. 그리고 얼마전에 길드를 세웠다고 할땐 이제서야 홀로서기를 할수 있다고 여겼는데 알아보니까 E급들만 모인 길드라니? 말이 되니?! 협회도 어떻게 허가해 준것인지 참!"


여기까진 구구절절 맞는 얘기라서 잠자코 있었다.


"지금 길드장이 되신 이고설이라는 분을 그렇게 따라다녔으면서 아무일이 없다니? 말이 되냐? 니가 있는 길드는 미래도 불투명하지, 그렇다고 길드장하고 뭐가 있는 것도 아니지, 그분 돈은 많냐?"


그런데 길드장님을 걸고 넘어지자 성지는 입을 열수 밖에 없었다.


"그분 보유한 재산이 우리회사의 3배나 되요. 현금만을 기준으로 해서는요."


그러자 돈에 관해선 약한 성지의 어머니는 드디어 입을 다물게 되었다.


'우리회사의 3배면 최소 대기업수준의 자산을 갖고 있다는 것인데? 그럼 부족한 E급들의 능력을 아티팩트로 보조한다는 정보가 사실이겠네?'


미래가 불투명하지만 적어도 성지와 길드장이 있는 세대에선 먹고 살만할 것이다. 하지만 40대중반인 남자에게 딸을 내주긴 싫었다. 아니 서로 사랑하는 사이인지도 아직 알수 없었다.


"그래서 얘기하는데 이번에 아버지 아는 분인 타기업의 사장 아들하고 얘기라도 나눠보는건 어떠냐?"


어머니는 30대초반으로 보이는 남자의 얼굴이 담긴 사진을 내밀었다. 하지만 성지는 이고설을 하도 따라다녀서인지 다른 남자들에게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그리고 연애보다는 던전에서 검을 휘두르는 것이 더 좋았다.


"혹시 딸을 생각하는게 아니라 합병같은거라도 할 생각이세요? 이 남자가 있는 회사에서 그런 소문이 들리던데요?"


성지의 회사와 비슷한 규모의 자산을 갖고 있어서 합치면 대기업으로 발돋움할수 있을 가능성이 컸다.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시집가라는 말도 없었다가 이제와서 이러는 것을 보면 이쪽이 진짜로 자신을 부른 이유같았다.


"그, 그게.."


아주 그 이유만 있는것은 아닌 눈치였지만 지금은 길드를 설립한지 얼마 안되어서 처리해야할 일도 많았고 곧 C급던전에 갈 준비도 해야했다.


"이참에 말하는데 합병이라는거 그렇게 좋은 것은 아녜요. 회사내부의 사람들 분위기가 다른채로 억지로 합치려하면 나중에 큰 독이 되요. 그리고 전 이번에 C급던전에 가야해서 이만 가볼게요. 우리길드는 이제 C급에도 도전할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거든요."


성지는 반은 과장과 진실이 섞인 말로 어머니에게 대답하곤 일어섰다. 하지만 커피는 반이나 남았고 오랜만에 좋은 원두로 만든 커피를 마시기 때문에 바로 나가겠다는 말을 하진 않았고 오랫동안 비워둔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돌아가는거냐?"


"아뇨. 제 방예요. 그리고 전 결혼이나 연애같은거 아직 생각없어요. 길드일로도 바빠서 시간나면 회사일도 계속 도와드릴게요."


성지는 자신의 방으로 향하면서 항상 계산적이고 이득만을 위해 행동해온 부모님들을 생각했다. 펜싱을 시작할때도 대표팀이 될 경우 회사의 홍보수단으로 쓰기 위해 허락한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고설과 만나기전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모님같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내 방은 그대로네?"


여자애방으로는 드물게 인형하나없고 사무적인 느낌이 더 강한 방이었는데 부모님이 그렇게 꾸민것이 아니라 자신의 취향이었다. 성지는 커피를 홀짝이면서 한동안 못오게 될지도 몰라서 뭐라도 가져갈게 있나 살펴보았다. 확실히 헌터가 되니까 부모님들이 강제로 뭘 시키거나 말리는 일이 없어서 좋았다.


"흐음, 이건 학교다닐때 숙제한 교과서나 문제집이고, 애들교육시킬때 좋으니까 가져가볼까?"


성지는 커피를 책상위에 놓은채 서랍등을 살펴보다가 깊이 숨겨둔 사진을 발견했다. 오래전 그리운 얼굴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었다.


"가져갈까..?"



-오후-


길드원 대다수가 점심을 먹고 왔는지 하나둘씩 길드사무실에 모이기 시작했다. 


"아니, 장비도 없이 도봉산암벽을 오르라고 하면 어떡하냐?"


"거기서 진정한 힘이 발휘되는 것이라고요. 철우형."


어디갔나 했더니 도봉산을 맨몸으로 암벽을 타고 온듯한 경인기와 철우가 먼저 들어오기 시작했다. 대화내용처럼 인기가 반강제적으로 도봉산의 크고 하얀 암벽을 철우에게 오르게 할때 안전장치를 끊고 맨몸으로 오르게 했다. 자신도 그렇게 해왔고 철우형에게 가능성이 느껴진다며 한 내용이었는데 철우는 암벽을 오르기는 커녕 한시간만에 구조대에 구출되었다.


'내가 싸움을 싫어하는데 폭력을 부르게 만드네?!'


그렇게 철우는 처음으로 주먹을 쥐며 사람을 패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다. 두사람은 구출후 경찰과 협회감시과에게까지 단단히 주의를 받은후 근처의 막걸리집에서 점심을 먹고 오는 길이었다. 그때 시열이와 영희도 돌아오는 것이 보였다.


"뭘 그렇게 사왔냐?"


인기가 시열에게 묻자 저번 다도할때 빼먹은 물품이라며 크기가 좀 큰 차솥까지 가져왔다. 그리고 밤과 전복같은 것도 소량으로 사왔는데 개인적으로 먹으려고 사온것 같았다.


"흐음.. 그건.."


영희가 대략 어디에 쓰려는지 아는 눈치였지만 굳이 말하진 않았다.


"가는 김에 다완 세개도 더 사왔어요."


다완 하나로 10명이 마신다는 것은 사실 있을수 없는 일이라서 조선식 다완과 세개의 발이 달린 고려시대의 다완, 그리고 우연히 구한 천목다완 진품등 종류별로 세개를 사왔고 여기서 가진 돈을 다 써버렸다. 다도문화가 거의 없는 한국이기에 싸게 사왔는데 그중 천목다완은 명나라때 마지막으로 만든 진품이라는 것을 파는 사람이 몰라서 상대적으로 싸게 살수 있었다. 시열은 일본에 있을때 진품을 본적이 있어서 검은 바탕에 별빛처럼 화려하게 수놓은 문양을 보고 알수 있었다.


"저번에 다도인가 했던 그거네? 식사하고 오느라 커피도 못 마셨는데 이 참에 또 마셔볼까?"


인기의 말에 시열은 바로 수락하며 다완과 차솥을 씻고 물을 끓이기 시작했다. 이번엔 대나무로 된 국자도 있었는데 그걸 차솥위에 절묘하게 놓았다.


"저번엔 다완 하나로 9명이 마시느라 철우형은 제대로 못 마셨죠?"


"으응.."


다도에 대해 잘아는 영희와 시열이 순식간에 준비를 마치자 식사후 고은성과 함께 던전에서 가져온 유물들을 살펴보던 이고설이 은성과 함께 내려왔다.


"다도하냐? 마침 차를 마실때가 되었네?"


이번엔 전보다 더 다구들을 잘 갖췄고 다완도 세개나 늘어나서 이곳에 모인 길드원들이 같이 마실수 있었다. 다만 차를 대접하는 시열이와 한명은 우선순위에서 빠져야했다.


"난 구경부터 할테니까 미리 마셔."


이고설이 보통은 폰으로 사진을 찍는 경우가 드물었지만 차와 관련되어서인지 길드원들이 마시는 모습을 찍기 위해 옆에서 폰을 들었다.


"시열군은 마시는 것보다 다도하는 것을 좋아하는것 같네?"


"네.


시열은 길드장의 말에 간단히 대답하며 다완에 말차를 넣고 기계와 같은 속도로 휘저으며 라떼같은 거품을 일으켰다. 일본에 있을때도 제대로 다도를 할줄 안다고 여러사람들에게 차를 대접해주었는데 길드장의 말처럼 누군가에게 대접해주는 것이 더 좋아했던것 같았다.


"조촐한 것이지만.."


이번에도 영희가 먼저 시음을 하면서 마셨고 그후 철우가 천목다완에 담긴 차를 마시게 되었다.


'다른 다완은 그릇같은데 이건 예술품같네?'


첫 다도때 철우가 밥그릇으로 마셔서인지 시열은 특별히 천목다완에 차를 담아주었다. 다도가 소박한 쪽으로 발전하면서 천목다완처럼 화려한 다완은 외면받게 되었고 수백년동안 방치되다 드디어 오랜만에 자신을 사용할 사람을 만나게 된 것이다.


'마치 밤하늘같네?'


철우는 차를 다 마신후 천목다완의 안을 살펴보자 밤하늘같은 아름다움에 자신이 이걸 사용했다는게 과분하게 느껴졌다. 다 마신 다완들은 영희와 시열이 입이 닿은 부분을 차수건으로 닦아준후 지켜보던 이고설에게 차를 대접하면서 다완들중 조선식 다완이 선택되었다.


'확실히 필라프를 먹은 후엔 질감이 있는 말차가 나은지도 몰라.'


이고설은 다완 대부분이 100만원에 가까운 가치를 지녔지만 다도에 대한 관심이 적어 가치가 떨어지는 바람에 시열이 싸게 사올수 있었다는 것은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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