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질 없는 사랑

사랑하고픈 마음을 주체 못하는 나는

또 누굴 괴롭히려 이 길 위에 내 삶 한 가운데 황량한 벌판에서

흔들리고 헤매이고 있는가

길을 가다 우연히 지나치는 매력 넘치는 이성을 보면

말 걸 수 없는 당연한 아픔에 혼자 끙끙 앓곤 하지

'이야 아름답다 나랑 잘 어울리겠는데'

아쉬움을 애써 삼키고는

막 놓쳐버린 버스처럼 헤쳐진 허무한 가슴 속 들리는 공허한 쓴 웃음만이 나를 달랜다

사랑이란 뭘까

달콤살벌하게 마음 울리는 그 미묘한 설렘이 실은,

매일같이 발동하는 더러운 갈애가 되어

하루 온종일 그리고 내일도 모레도 나를 요동시킨다

가고 싶다, 가 보고 싶다 하지만 도달할 수 없는 이상향처럼

볼 수 없는 이상형을 상상하며 사랑한다 사랑한다 허공에 대고 또 사랑한다 바람을 끌어 안고 또 사랑한다......

'나도 어떤 이에겐 잡을 수 없는 향내음 가득한 공기였겠지'

또 위로하고 그렇게 짓이겨진 심장을 어루만진다

멍든 가슴을 쓸어 내리고 나홀로 나만을 위한 착각은 달달한 설렘도 버려두고서

찬찬히 부서져 연기처럼 흩어져 너부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