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듀48 결산 시리즈 포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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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 9위의 높은 순위였던 예나는 댄스 포지션의 Sorry not Sorry를 고르게 돼. 곡 자체는 괜찮은 선택이었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이득을 보진 못했어. 유진과 마찬가지로, 예나 역시 서사에서는 맏내, 경연 퍼포먼스에서는 맏내 + 째욘에게 먹히게 되었지. 예나도 완성도 높은 안무를 보여주긴 했으나 맏내의 묵직함과 무대장악력에 존재감이 묻혀 버렸어.

그래도 이 경연준비 과정에서 악편으로 손해를 본 째욘과 달리 이렇다 할 만한 편집상의 불이익은 없었고, 맏내 / 유진과 친분을 쌓을 수 있던 건 소소한 호재였지. 문제는 다른 곳에서 터졌어.

예나는 소속사 때문에 타격을 크게 받은 연습생이야. 예나의 소속사는 위에화. 안 그래도 사드 / 아이돌 중국런 논란 때문에 중국 자본 계열의 회사에 대한 이미지가 돌판에서 영 좋지 않았어. 그 상황에서 위에화 한국지사 사장이 병크를 폭발시키고 말지. 그 유명한 '실력이 곧 분량이다.' 라는 발언이야. 사장의 말은 우리 애들이 뛰어난 실력을 보였기에 분량을 많이 가져가는 것은 당연하다. 이런 식으로 주장한 것 같아.

그러나 좋은 무대를 보여주고도 분량이 삭제되어 떨어진 연습생들을 응원하는 팬들에게는 피눈물을 흘리게 할 발언이었어. 사실 2차 경연에서 위에화 계열의 연습생들이 압도적인 무대를 보여주지 못했던 것도 이 논란에 불을 붙였다고 봐. 예나는 쏘낫쏘, 시현은 에너제틱, 이런은 싸투싸를 보여주었는데, 무난하긴 다 잘 하긴 했지만 큰 임팩트를 남기는데 실패했거든.

반면에 2차 경연의 방영 시점 상의 문제로 배장군, Instruction / Handclap 조는 뛰어난 경연 퍼포먼스가 표심에 직결되지 못해서 대거 팡탈당해야 했어. 그러니 왜 위스플 계열의 연습생들은 6화에 먼저 방영되서 살아남고 멋진 무대를 보여준 연습생들은 뒤로 밀려 팡탈되냐고 의문을 품게 된거지. 

거기에 싸투싸 경연 준비 과정에서 1화부터 관심과 반발감을 동시에 받던 가은의 서사가 대중들에게 호응을 얻지 못했어. 이후 7화에서 플레디스 소속의 윤진이 윤진스텔라 사건을 일으키면서 불호도가 폭발했고, 결국 위스플 논란이 등판하게 되었어. 위스플 프레임도 위에화 사장의 병크에 힘입어 대중들에게 어느 정도 먹혀 들어 갔지.

위에화 3명의 연습생 중에서 초반부터 치고 나간 예나는 특히 집중적으로 견제를 받았어. 예나는 본인의 비글미를 보여준 것은 좋았지. 그러나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비글미 때문에 예나 역시 위스플 프레임과 억지 / 주입식 비글미라는 견제를 받게 되었어. 경연의 임팩트가 초반부에서 강력하게 조명받은 것치고는 살짝 애매했던 것도 있고, 위스플 프레임 때문에 활발한 리액션이 방영되며 분량을 챙겨갈 때마다 손해를 보는 기이한 상황이 발생하게 돼. 예나는 이 상황 속에서 2차 순발식으로 넘어가게 되었지.

8화, 2차 경연에서도 어중간한 성적표를 받았고, 위스플 논란이 제대로 터져 버리면서 호재보다 악재가 더 많은 상황이었어. 결국 예나는 7계단이나 떡락하며 16위를 기록하게 돼. 2차 순발식 입장 때 위에화 연습생들은 유명한 드라마의 한 장면인 '예나, 선정이 딸이에요' 씬을 선보이게 되는데, 진성 예붕이들도 '아 이건 좀...' 이라는 평이 나올 정도로 애매한 장면이었지. 

나는 빵 터지면서 봤는데 제법 호불호가 갈렸던 씬이었던 것 같다. 그렇게 위에화 계열의 연습생들은 모두 순위가 떡락하며 데뷔조 밖으로 밀렸고, 유력 데뷔조 대신 적폐픽이라는 평을 듣게 되지.

9화, I AM 조는 오리 / 유진 / 가은 / 윤진 / 계란 / 째욘으로 구성되었는데, 조원을 방출하는 과정에서 허슬러 리더 째욘을 방출해 버리는 결과가 나와. 유진 편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대중들에게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었겠지. I AM 조는 위스플 논란 + 윤진스텔라 사건을 의식한 PD의 판단 때문에 전체적으로 많은 분량을 받지 못했는데, 그 상황 속에서도 예나는 의외의 곳에서 분량을 따내는데 성공했어. 바로 맏내의 경연 준비과정이었지. '누가 은비 불쌍하게 만들어'씬이야.

오리가 맏내와 A클래스 / 쏘낫쏘에서 좋은 관계를 구축하면서 맏내가 오리에게 조언을 듣는 것을 편하게 느껴서 이 장면이 나올 수 있었다고 봐. 그래서 루머 조의 경연준비과정에서 I AM 조의 인원인 예나가 자연스럽게 들어왔고 짧지만 큰 임팩트를 주었어. 노잼 그 자체였던 9화에서 유일하게 볼 만했던 장면이라고 생각.

10화, I AM 조의 서사는 크게 2개. 유진 VS 가은의 센터 결정전과 I AM 조원들끼리의 경연 준비과정에 맞추어져 있었어. 유진 VS 가은의 센터 결정전은 밋밋하게 그들만의 자강두천으로 끝났지만, 경연 준비과정에서 유진 / 예나의 에너지와 다른 조원들끼리의 케미가 더 빛났지. 

특히 예나. 예나는 적폐들의 티키타카라는 프레임 속에서도 팀의 에너자이저로 활발하게 제 역할을 해냈고, 연습 과정에서 '유리는 연애만~' 씬이 나왔어. 준비 과정에서 윤진과 결혼 콩트를 주고 받다가 유리의 경우를 묻자 예나가 재치 있게 답변을 해낸 거지.

프듀 시작 전부터 예나는 A클래스 생활을 통해 유리를 홀렸고, 홀린 유리는 경연조가 달라도 숙소에 계속 찾아오면서 우정이 유지되었던 것 같아. 이 씬은 아마 11화를 위한 설계로 보여. 1~9화 동안 무대 리액션을 제외하고 조명되지 않았던 예나 - 유리의 관계가 처음으로 드러나는 씬이었어. 아마도 PD도 예나 - 유리의 관계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끼고 미리 빌드업을 해 둔게 아닐까. 이후 이번에는 실력적인 면을 보여주고 싶다는 오리의 인터뷰가 조명되며 경연장으로 들어가게 돼.

I AM 무대의 문제는 유진편에서 다루었으니 여기서는 굳이 언급하지 않는다. 영 좋지 않은 의상 / 무대 / 곡 속에서도 가장 이득을 챙긴 것은 예나였어. 예나는 오프닝 실수투성이~에서 임팩트를 주는데 성공하며 적은 득표지만 I AM 조에서 톱을 차지했어. 

그나마 I AM 조에서 서사 / 분량을 챙기며 선방한 유일한 인원이었지. 그러나 I AM 조 전원이 적폐 티키타카 프레임에 갇혀 있었고, 위스플 프레임의 그림자 속에 여전히 불호도가 높은 편이었어. 이 상황 속에서 3차 순발식으로 넘어가게 돼.

11화, 3차 순발식이 있는 화야. 사실상 예나가 반격의 기회를 가져간 화라 다른 화보다 좀 더 세세하게 보자. 11화는 예능 씬 / 순발식 / 파트 경합전 이렇게 3개의 파트로 나누어져 있는데, 예나는 저 3개의 파트에서 모두 분량을 챙겼고 득을 많이 봤어. 예능씬은 크게 속닥속닥 고민방 / 화장품 PPL / 운동회 + 펀치퀸 (미방영) / 고정픽 리서치 이렇게 4개로 구성되어 있어.

놀랍게도 예나는 저 4개의 씬들에서 모두 분량을 챙겨 갔어. 속닥속닥 고민방에서는 처음으로 자신의 고민인 해피 바이러스의 딜레마에 대해 고백하며 약간이나마 서사를 챙겼고, 화장품 PPL 씬에서는 유진과 함께 망가지며 소소한 재미를 주었어.

운동회에서는 리액션을, 펀치퀸에서는 톱을 차지하며 빵빵하게 분량을 가져갔지. 마음속의 고정픽 리서치에서 많은 연습생들에게 표를 받으며 본인이 쌓아온 인연들의 힘을 보여주었어. 일연생, 한연생 할 거 없이 예나에게 표를 주었고, 심지어 같은 조였던 적도 없는 연생들도 예나에게 표를 줄 정도로 이번 시즌 최고의 인싸갑으로 군림했지. 그러나 이것보다 훨씬 중요한 장면이 등장해. 바로 옌율 케미였어.

예나 - 유리는 추정컨대 A클래스에 배정받은 것을 계기로 절친이 되었다고 생각해. 그 인연이 상암 수갑즈로 드러났고, 그 이후에도 경연에서 같은 조는 되지 못했지만 계속 친분이 유지되었던 것 같아. 죄 많은 여자인 예나는 유리를 완전히 홀려 버렸고 유리는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 상 초반에 얻은 절친인 예나에게 많이 의지했던 것 같아.

그 관계가 조명되지 않다가 연생들의 관계가 집중적으로 부각되는 고정픽 리서치에서 제대로 드러나게 된 거지. 이 케미는 서로를 살리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어. 

예나는 위스플 프레임 + 억지 비글미로 얻은 비호감 이미지를 박살내고 호감으로 돌아섰고, 유리는 명확한 캐릭터가 없던 상황에서 캐릭터와 분량을 제대로 챙기며 반전의 발판을 마련했지. 이 11화의 예능씬들을 통해 '억지'가 아닌 '리얼' 비글미가 확실히 조명되었어. 그렇게 예능씬에서 호재들을 챙기며 순발식으로 넘어와.

3차 순발식, 코어의 집결 정도를 볼 수 있는 순발식에서 예나는 16위를 기록하며 2차 순발식과 같은 등수를 기록해. 이 등수는 선방한 등수인데, 같은 위에화 계열의 연생인 시현 / 이런이 결국 위스플 프레임을 넘지 못하고 팡탈당했지만 예나는 순위를 방어해내며 생존을 해냈지. 예나는 힘든 시간을 함께 한 이런 / 시현의 탈락을 보면서 눈물을 흘렸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삼삼한 호재였어.

전통적으로 프듀 시리즈의 투표층을 보면 회사 단위로 묶어서 투표를 하는 계층들이 항상 있었어. 예컨대 시즌 1에서는 플레디스 / 젤리피시 계열에게 투표를 하는 세력이 있었지. 그 표심이 시현 / 이런의 탈락으로 인해 남아 있는 유일한 위에화 계열의 연습생인 예나에게 몰리게 되었다고 봐. 

예나는 3차 순발식에서 방출을 각오하고 있었다는 말을 해. 아마 예나도 위스플 / 억지 비글미 논란에 대해서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을 거야. 그래도 주눅들지 않고 정면으로 승부하면서 본인의 역량을 보여주고 증명해 갔지. 그게 11화에서 제대로 개화했던 것 같아.

파트 경합전, 예나는 16위라는 불안정한 순위를 들고 있는 상황이었어. 예나는 이 상황 속에서 소신지원을 과감히 때려 버리는데, 바로 반해버리잖아 서브보컬 1을 가져 간거야. 예나도 밀릴 걸 어느 정도 각오하고 있었고, 차라리 밀릴 거면 빨리 밀리는게 좋으니까 질러 본 것 같아. 개인적으로 이번 시즌 최고의 미스테리는 바로 이 장면이라고 생각해.

서브 보컬 1~2는 보컬 부담은 적으면서 분량은 빵빵한, 가창력이 무기가 아닌 연습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자리야. 이번 시즌은 서브보컬 2를 두고 진흙탕 싸움이 펼쳐진 것에 비해 서브보컬 1은 희한할 정도로 경쟁이 없었어. 앞잘부 서브보컬 2 자리를 두고 유진 (14위) - 나코 (9위) - 째욘 (3위) - 미호 (2위)의 혈전이 벌어진 것에 비해서 서브보컬 1은 경쟁이 미비했지.

히토미는 12위로 앞잘부 서브보컬 1을 가져갔고, 이보다 더 낮은 순위인 예나도 서브보컬1을 가져갔어. 추론해보자면 앞잘부 서브보컬 1은 고음 부분이 섞여 있어 부담감을 느껴 지원하지 않았고, 예나는 일본곡 + 예나와의 인연 때문에 밀어내기 묘하게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보여.

파이널, 오리는 반버 센터 경합전에서 화제성 톱인 꾸라와 센터 후보군에 들게 돼. 나도 생방으로 보면서 꾸라가 무난하게 가져가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오리가 센터를 따내는데 성공해. 예나는 그 동안 보여주지 못한 역량을 가장 중요한, 대중들의 시선이 제대로 쏠려 있는 파이널 무대에서 폭발시켰어. 서브보컬 1이라 안 그래도 분량도 빵빵한데 센터까지 가져 갔고, 뛰어난 표정연기와 몸짓 등이 대호평을 받았지.

특히 오프닝. 저 까딱하는 씬을 보고 '와, 애는 데뷔하겠다' 그런 생각이 들었지. 생방 + 파이널이라는 엄청난 프레셔 속에서 저렇게 할 수 있다는 건 대단한 재능인 것 같다. 경연 한 방이 마지막에 제대로 터지며 대중픽들을 상당히 흡수했을 거라 보여.

그리고 마지막 순간, 예나는 16위에서 4위로 떡상하며, 다른 강력한 경쟁자들을 제압하고 아이즈원에 합류하게 되었어. 예나가 합격되는 순간을 보면 전혀 짐작조차 하지 못한 것 같은데, 그만큼 본인도 예상하지 못한 극적인 반격이었다고 생각해. 1차 순발식에서 본인이 말했던, 부모님을 다시는 슬프게 하지 않겠다는 그 약속을 마지막에서야 지키게 되었지.

정리해보면

1. 비주얼 O

2. 특성화된 캐릭터 O

3. 서사 △

4. 경연 한방 O

5. 특정 멤버와의 꿀케미 O

6. 분량 O

7. 센터 / 메보 등 주요 역할 수행 O

이번 시즌 가장 빵빵한 분량을 받아간 연습생 중 하나라 봐. 오리는 공중파 MC 시절부터 쌓아온 짬과 본인의 활발한 성격 등을 살려 리액션으로도, 케미로도, 예능씬으로도 끝없이 방송적 재미를 뽑아 내었고 PD 입장에서 조명을 할 수 밖에 없는 연습생이었지. 

특히 이번 시즌은 방송적 재미가 아쉽다는 평이 많았던 만큼 파이널까지 진출 가능한 연생 중에서 꾸라게이와 함께 예능을 보여 줄 수 있는 레어한 연습생이었어. 그만큼 견제도 많이 들어왔지만 후반부에서 경연 한 방 / 케미 / 예능까지 모조리 챙기며 반대여론을 제압했다고 생각.

특히 예나는 유달리 다른 연습생들이 조명받을 때 같이 등장을 많이 한 편이었어. PD 입장에서는 한 명의 연습생만 집중적으로 조명하기 부담스러우니까 다른 연습생들도 적절하게 조명을 하는 기법을 선호해. 그런데 다른 연습생들을 조명할 때도 예나가 옆에 있으니까 자연스럽게 예나도 같이 방영되게 된 거지. 

워낙 친화력이 높아서 여기저기 들이댔고 다른 연생들도 그런 예나를 귀여워하면서 같이 어울리는 것을 즐겼지. 그래서 위스플 논란이 터져도 계속 방영이 되며 분량을 사수할 수 있었던 것 같아. 등장인물의 수가 점점 줄어가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특성상 인간관계가 점차 조명 받을 수밖에 없는데, 예나는 연습생들 사이에서 쌓아온 좋은 이미지가 큰 역할을 했다고 보여.

리얼리티 / 에서 유진과 함께 압도적인 분량을 보이며 자신의 재능을 보여주고 있는데, 예나를 뽑은 대중들의 선택은 결코 틀리지 않았다고 자신한다. 예나, 우리 딸 맞다. 힘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