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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커 외전] 어느 해설자의 초상

거북손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11.07 21: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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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냘은 여타 다름 없이 평범한 하루였다.

아침에 일어나 넥타이를 매고 일정을 확인한뒤 내가 있어할 곳으로 출근을 하면 그만이었다.

반복되는 일상, 하지만 내가 사랑하는 일,

그 아이러니한 괴리감 속에서 나는 그렇게 오늘 하루를 시작하고 있었다.

'서화경 D리그'

일류가 되지 못한 나에게는 D리그 중계도 과분한 일정이었다.

해설자라는 직업, 몬스터커맨더가 각광받는 이 시대에서 해설자는 과연 어느정도의 가치를 인정받을까

무수히 열리는 대회를 대중들에게 알리며 그들을 고조시키는 일이야말로

몬스터커맨더가 될 수 없는 나에겐 그 격양감을 대리만족할 수 있는 창구였다.

하지만 오늘은 힘들다.

정말로 힘이 나지 않는다.

나는 언제까지 이 직업을 이어나갈 수 있을까?

개인적인 고뇌와 삶의 무게를 가면 뒤에 숨기고,

언제나 밝고 힘찬 목소리로 사람들을 고조시킨다.

이 대회가 얼마나 위대한지, 커맨더의 전략이 얼마나 뛰어난지,

몬스터의 기량이 얼마나 훌륭한지, 그리고 이 경기를 보고있는 내가 얼마나 행복한지,

"서화경 D리그가 지금부터 시작됩니다!"

나는 울분을 삼키듯이 이를 악물고 그렇게 외쳤다.

사람들의 환호 소리도 나의 이러한 마음을 위로해주지는 못했다.

나는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지껄이며 커맨더의 경기를 생동감있게 중계했다.

페가스의 위대한 각력, 마스키의 콤비 플레이, 메가플랭크의 압도적인 완력은 얼마나 훌륭한가,

그리고 그들과 합을 맞춘 커맨더들은 얼마나 오랜 시간 전략을 연구했는가?

경기는 계속 진행되었고 나는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경기와 몰아일체가 되어 그것을 중계했다.

잠깐의 휴식 시간, 지쳐버린 목을 미지근하게 식은 음료로 달랬다.

조용히 한숨을 내쉬며, 오늘은 도무지 중계할 마음이 들지 않는다. 나는 정말로 지쳤다. 이젠 그만하고 싶다.

다시 중계석으로 돌아가 다음 참가자를 기다렸다.

강수호, 주목받는 신인이라고 소개하면 되겠지. 그리고 다음 상대, 자신의 의문의 커맨더라고 소개해달라고?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 나는 조용히 웃었다. 지친 일상에 잠깐 끼어든 유희였다.

잠시 프로필을 확인하던 나는 그가 신인이라는 사실과 그동안 무패의 전적을 기록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그리고 웃으며 적당한 소개 멘트가 생각나 마이크에 대고 소리쳤다.

"그야말로 최강의 신인, 소개합니다! 의문의 커맨더 F!!"

과연 저 소년은 나의 호의가 가득 담긴 이 멋진 소개에 보답할 만한 경기를 펼칠까?

사람들은 환호했고 검은 마스크와 후드를 두른 소년은 샤가르와 함께 입장했다.

그리고 여유롭게 웃던 나는 점점 심각한 표정으로 그 경기를 바라보지 않을 수 없었다.

의문의 커맨더라고 불리기를 원한 이 소년은 그야말로 최강의 신인이었다.

블랙콘의 단단한 수비 전략을 완벽히 간파하여 그 틈을 노리고 샤가르는 단숨에 승리했다.

샤가르는 의문의 커맨더의 전략을 수행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단련되어 있었다.

나는 격양된 목소리로 소리치지 않을 수 없었다.

"블랙콘! 일어나지 못합니다! 샤가르의 승리! 의문의 커맨더가 또다시 해냈습니다!"

사람들은 환호했고 나는 목놓아 그렇게 소리쳤다. 의문의 커맨더는 결코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그리고 곧바로 이어진 8강전에서 또다시 최고의 경기력으로 순식간에 페가스를 무찌른 것이다.

페가스가 내뿜은 고온의 화염은 샤가르의 내열 성능을 이기지 못했다.

의문의 커맨더는 과감하게 불꽃을 받아내며 육탄전으로 페가스를 압도해버리는 과감한 전략을 취했다.

나는 어느새 의문의 소년에게 빠져들어 그의 경기를 기대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머지 경기들은 더이상 나의 시선을 빼앗을 수 없었다.

과연 다음 경기에서 소년은 어떤 경기를 펼칠까, 어떤 모습으로 나의 가슴을 사로잡을까?

그리고 4강 대진표에는 이번 리그 최고의 신인이라고 불리는 이채영과의 경기가 예정되어 있었다.

'이건 정말로 빅매치다.'

내가 처음 커맨더리그를 보았던 유년 시절이 떠올랐다.

그리고 오랜 시간 잊고 있었던 그 시절의 흥분과 노스텔지아가 밀려오기 시작했다.

메가플랭크와 샤가르, 소년과 소녀는 과연 어떤 경기를 펼칠까?

경기는 시작되었고 샤가르는 상대의 전략에 완벽히 당해 메가플랭크에게 완전히 속박되었다.

모든 것은 이채영이 계획한 대로 흘러갔고 샤가르는 몇번이고 무방비하게 땅바닥에 내리꽃혔다.

그리고 소녀의 미묘한 웃음과 함께 들려오는 한마디.

"기간트 크러시."

그 조용한 외침에 경기장의 바닥이 완전히 붕괴했다.

사방에 먼지가 흩날렸고, 나는 샤가르의 패배를 직감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믿기지 못할 상황을 모두에게 중계할 수밖에 없었다.

"이, 이럴수가! 샤가르 아직 쓰러지지 않았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요?"

놀랍게도 소년은 공격 무효화를 사용했다.

자신의 패를 끝까지 숨긴 뒤 상대의 강한 공격을 유도한 것이다.

이제 메가플랭크는 힘이 빠져 더이상 움직일 수 없다.

나는 그의 경기에 감정이 격양되지 않을 수 없었다.

"메가플랭크! 쉴드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이젠 정말 항복해야할 때입니다!"

소녀는 분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떨궜다. 입에서는 항복이라는 단어가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그런데 문득 소녀는 무언가 발견한듯 사색이 된 표정으로 하늘을 바라보았다.

나 또한 중계를 멈추고 소녀가 바라보고 있는 먼 하늘을 바라보았다.

아, 나는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 어디서 저런 괴물이 소리소문 없이 다가왔단 말인가?

갑자기 하늘에 나타난 거대한 드래곤, 순식간에 조용해지는 경기장,

눈앞을 가득 채우는 절망적인 대재앙에 사방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모, 모두 대피하십시오! 초대형종 바하무트가 나타났습니다!"

나의 한마디는 객석에 불씨를 지폈다. 사방이 광란의 도가니처럼 일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의 외침과는 무색하게 하늘의 절망은 경기장으로 다가왔다.

"바하무트...! 지화 님이 있는 곳으로 다가갑니다!"

공포스러운 일이 현실로 닥쳤다. 서화경의 황제를 향해 바하무트는 공포스러운 섬광을 내뿜었다.

압도적인 폭음, 경기장의 일부분이 무너져내렸고, 나는 사색이된 표정으로 그곳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무언가 경이로운 것이 그곳에 자라나있었다.

그것은 우더가 만들어낸 거대한 방벽이었다.

"화원의 최고전력 우더의 활약! 초재생 방벽이 브레스를 막았습니다!"

나는 희열을 느꼈다. 지화의 최고전력, 우더의 등장이었다.

우더는 곧바로 달려들어 바하무트를 덮쳤다.

순식간에 자라나는 우더는 이미 충분히 바하무트를 제압하여 뒤덮었다.

아, 언제 이런 위대한 혈투를 맛볼 수 있다는 말인가?

고작 D리그 언저리를 배회하다 사라질 운명인 나에게 이런 순간을 중계할 수 있는 시간이 다시 있다는 말인가?

하늘에선 수많은 와이곤이 날아와 사람들을 습격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경기장에는 에이전트 커맨더 박하람이 와있었다.

그녀가 하늘을 향해 쏘아올린 마취탄이 수많은 와이곤을 해치우기 시작했다.

백발백중의 사격, 그리고 빈틈을 매워주는 한줄기 섬광이 저 멀리서 날아왔다.

그것은 하람의 파트너 인디고였다.

"이럴수가! 인디고의 초장거리 사격! 엄청난 거리에서 몬스터들을 저격하고 있습니다!"

말도 안되는 순간이었다. 인디고는 보이지도 않는 저 먼곳에서 경기장을 향해 저격을 해내고 있었다.

"그야말로 환상의 콤비! 박하람! 정말 대단합니다! 역시 연방의 에이전트 커맨더!"

누군가는 나를 비웃을 것이다. 목숨이 달린 상황에서 아직까지도 마이크를 놓지 않은 채,

이곳의 모든 상황을 해설하고 있는 우스꽝스러운 나를 조롱할 것이다.

하지만 무엇이 중요하단 말인가? 오늘은 나에게 있어서 최고의 날이다.

눈앞에 펼쳐지는 위대한 영웅들의 모습, 우더를 부수고 일어나는 바하무트,

시민들을 수호하는 젊은 커맨더, 샤가르의 전후무후한 활약,

그리고 하늘 높이 솟으며 모두를 내려다보는 장엄한 우더의 모습까지,

저 멀리 문득 챔피언 라이저의 모습이 보인다.

그는 또다시 나에게 어떤 감명깊은 명장면을 보여줄까.

모두가 나를 비웃을지라도, 나는 오늘 마이크를 내려놓지 않을 것이다.

죽는 한이 있더라도, 사명을 다하여, 나는 대중들을 위해 존재하는 '해설자'니까.

- 어느 해설자의 초상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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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를 내려놓지않는 한 사람




지난 16화와 17화에서 해설자의 인기가 굉장했습니다.

누군가는 위험한 상황에서도 마이크를 내려놓지 않는 이 해설자를 그저 재미있고 웃긴 사람 정도로 생각하겠지만,

사실 그에게도 남모를 사정과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 또한 자기 자신의 인생에 있어선 엑스트라가 아닌 주인공일 테니까요.

오늘은 여러분들께 그 이면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었네요.

-고북손의 몬스터커맨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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