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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영리갤에 대한 생각

무쉐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6.10.23 23:47:07
조회 588 추천 18 댓글 10

지하철에 수많은 사람들이 핸드폰을 처다보느라 여념이 없다. 어제 스마트폰으로 열심히 마블 영화를 보고 있는 사람을 보았다. 요즘 세상에는 별로 놀랍지도 않은 일이지만 새삼스럽게도 어색한 느낌이 들었다.


예전에 이냐리투가 서울에 와서 했던 인터뷰가 기억이 난다. 그는 장 뤽 고다르의 "TV에서 내 영화가 방영되는데, 그것은 내 영화가 아니었다" 라는 말을 인용하면서, 영화 관람이란 필연적으로 같은 공간에서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는 것이라고 강조했었다. 그는 영화의 공동체적 의미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감독이었다.


영화의 시작, 최초의 영화라고 흔히 알려진 <열차의 도착>은 왜 첫 영화일까? 그 전에도 분명히 영상물은 존재했는데 말이다. 그 이유는 바로 영화의 본질적인 특징을 모두 갖추고 있는 첫 번째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1.일정한 장소에 모여, 2. 돈을 지불하고, 3. 다른 사람들과 함께 본다는 것이다. 장 뤽 고다르가 TV에서 상영해 주는 자신의 영화가 영화가 아니라고 말한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고 어제 내가 본 사람이 스마트폰으로 열심히 처다 본 그 영상물이 영화가 아니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단지 시대가 변해감에 따라 영화의 본질적 의미도 조금씩 변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자연스러운 영화예술의 진보이며 당연히 이루어져야만 하는 일일 것이다. 또한 오히려 시대가 변해감에 따라 더욱 더 중요해지고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영화의 본질적 특성도 있다. 그것이 바로 영화의 감상을 나누는 것이다. 


필자는 '영화는 당연히 영화관에서 봐야지!'라고 생각하는 보수적인 사람이라 영화의 본질적 특성이 흐려지고, TV나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보는 현실이 씁쓸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영화가 끝난 뒤 감상을 나누는 과정이 더욱 활발해지는 일은 반가운 일이다. 또 요즘은 영화를 공부하는 전문가나 학생, 영화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아니더라도 깊은 영화지식과 폭넓은 시각으로 영화를 감상하는 일반인들이 많아져 이들의 창의적이고 다양한 리뷰를 보는 일은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더군다나 이러한 영화 감상을 나누는 일은 이제 영화의 연장선으로 이어져 그 영화를 평가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다양한 감상을 이끌어내고 또 그 감상들이 모여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영화가 그렇지 않은 영화보다 더 높은 가치를 지니는 것은 이젠 당연한 일이 되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올해 본 영화중 최고로 꼽는 작품을 <곡성>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이 나누는 감상 때문이다. <곡성>은 단순히 영화가 상영되는 2시간동안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영화가 끝난 뒤 알 수 없는 찝찝함과 불쾌함을 가지고 그것에 대한 감상을 나눌 때 제 2의 감상이 시작된다. 영화관 안에서 영화가 시작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영화를 다 보고 집에 가면서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까지 영화는 끝없이 이어지는 것이다.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이 갤러리가 바로 '영화 리뷰 갤러리' 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또 한 가지, 영화 리뷰에 반박하거나 다른 의견을 제시하는 사람은 있지만 리뷰글을 비난하는 사람은 없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영화는 본질적으로 예술이고, 예술이란 왕도가 없다. 조금 과장해서 감상자가 받아들이는 대로 감상하면 그게 바로 예술을 제대로 감상한 것이다. "감독이 무엇을 의도하고 이걸 이렇게 만들었을까?" 라는 질문은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그 질문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감상자가 느끼는 대로, 자기가 생각한 대로 보면 그만인 것이다. 따라서 영화 리뷰에 '합리적인 비난'이란 아주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있을 수가 없다(이것 역시 개인적인 생각이다). 


영화를 잘 감상하는 것, 그리고 자신이 인상깊게 본 영화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것, 그 의견을 본 다른 사람이 또 다른 의견을 나누는 것. 영리갤에 이 3가지 일이 활발하게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램이다. 물론 지금도 잘 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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