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라모르겠다 나샛기 드러누워씀. ㅜㅡㅜ 0-------<<<
누가 저좀 들어내주세요 힘이 음서요 ㅜㅜ





함께 밤을 보낸(오해는 마시라 말 그대로 잠만 잔거다) 두 사람은 각자 짐을 챙긴뒤 합숙장소에서 만나기로 한다.
미리 와있던 팀원들 얼굴이 푸석한거 보아하니 잠들 좀 설쳤는가보다. 그래도 파이팅은 넘치는듯 하니 보기는 좋다.
도착하기가 무섭게 첫번째 주제가 떨어졌다. 각 장르별 대전.
밤새 자는둥마는둥 하며 혹시나 재하랑 붙을까 기대한 영우의 얼굴에 실망한 기색이 역력하지만 이내 눈이 반짝인다.
배틀에서 가장 중요한건 기선제압이다.
그리고 그걸 잘하는건 바로 나다.
오랜만에 승부사기질이 발동한 영우는 팀내 스트릿멤버들과 함께 안무구상에 들어가기 시작한다.  
세련된스타일의 힙합퍼 정환, 팝핀이 주종목이지만 모든 장르에 능한 만능댄서 현성,
왁킹넘버원 호연, 그리고 비보이세계챔피언 김영우.
우리 막내라인이 아주그냥 천하무적이라며 팀원들이 부둥부둥해주고 난리가 났다.
파이팅넘치는 분위기속 안무구상에 들어가는 재하팀.
장르별 음악선정부터 안무구상, 소품활용까지 물흐르듯 자연스럽게 진행되어갔다. 준비한 단체무대 역시 완벽했다.
서로 결과물을 모니터링해주며 우리 벌써 이겨부럿다 호들갑도 떨어댈만큼 분위기는 최상.
허나 방심은 금물이다.
앞서 슬쩍 언급했듯 제작진을 막 믿고 그러면은 아니되니.
생방이틀 앞두고 급 미션이 떨어진다.
오프닝합동무대추가. 이런 시버럴.
재하와 상대팀 리더인 중한은 아직 합이 완벽히 맞지도 않는데 이게 무슨 지럴이냐며 항의하지만 그것도 못하면서 무슨 프로댄서를 운운하냐는 차가운 조소만 돌려받을 뿐이다.
부들부들 우는 주먹을 부여잡고 연습실로 모인 재하팀과 중한팀.
나중에 방송 끝나고 피디없어졌단 소리들리면 내가 묻어버린줄 알라며 이를 가는 중한의 모습에 다들 조금씩 마음을 풀어본다.
라이벌팀과의 합동연습이지만 다행히 분위기는 화기애애하다. 장르별 유명인사들만 모아놓은 자리다보니 연습인지 친목의 장인지 구분이 안될지경. 중간중간 우승은 우리꺼라며 각 팀 막내들끼리 으르렁대긴 하지만 뭐... 이정도쯤이야.  
피디하는 꼬라지보아하니 앞으로 이런식의 기습공격이 계속 될텐데 뭐그리 좋다고 얼굴에서 광채가 나고 지랄이야 확 덮치고싶게.
그 누구를 쳐다보는 재하의 얼굴에도 미소가 번진다.
피디의 농간에 더럽혀진 기분은 되돌아온지 오래다.
그렇게 계속 빛나길, 더이상의 아픔이 없길 바라며 안무연습에 박차를 가하는 재하.
어느덧 생방송 당일이 되고.
프로그램화제성에 걸맞게 3만석 규모의 공연장은 이미 만석이다.
밖은 기대감 만땅의 관객들로 북적이는데 반해 대기실 분위기는 고요하기 그지없다.
3주간 진행되는 방송이지만, 3판 2선승인만큼 상황에 따라 방송이 길어질수도 일찍 끝날수도 있다. 무엇보다 1승을 먼저 따내는건 승패를 막론한 자존심문제라 다들 예민한 상태다.

자 오프닝 스탠바이. 준비하세요.

조연출의 호출에 모두들 무대로 선다.
사회자의 오프닝멘트가 끝나자 양팀 멤버들이 무대로 등장하며 자리를 잡기 시작하고 이를 기다렸다는듯 관객들의 함성이 쏟아진다. 그 소리에 4년전 그날 끔찍했던 그 순간을 떠올리고만 영우는 눈앞이 아득해지며 그만 온몸이 굳어버리고 만다.
자리를 잡아야하는데, 움직일수가 없다.
나 왜이러지. 괜찮아졌잖아. 이제 괜찮잖아. 나 왜이래...
아우성치는 머릿속과는 달리 아무것도 아무말도 할수 없는 영우.
조명을 키려던 조명감독이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리고는 다급히 총연출을 부르고.
쟤 왜저러냐며 제작진이 수군거리던 그때, 재하의 커다랗고 따스한 손이 다가와 영우를 이끈다. 옆을 돌아보자 복화술로 쉿. 카메라 돈다. 앞에보고.
영우의 자리로 데려다주는 짧은 시간동안 누구도 눈치못챌만큼 자연스럽게 굳은 손을 풀어주고 것도 모자라 곁눈질로 윙크까지 날리는 재하.
덕분에 영우는 놀랄만큼 평정을 되찾는다.

그래. 다 박살내버리는거다.

합동오프닝무대를 끝내고 바로 이어지는 스트릿대전. 그렇다. 영우네가 1번타자다.
오프닝때 허옇게 질려버린 얼굴을 보았는지 괜찮냐며 걱정해오는 현성을 안심시키는 영우. 두려워하던 모습은 간데없이 얼굴은 자신감으로 빛이 난다.
힘찬 하이파이브를 외치며 무대로 나서는 네 사람.
영우는 일부러 재하를 보지않았다.
그를 보는건 이기고 돌아와서도 충분하니까.  더이상 약한모습은 보이기 싫었다.

무대위로 비트가 울려퍼지고, 네사람은 그동안 쌓아둔 포텐을 터트리기 시작한다.
대기실모니터를 지켜보며 우리막냉이들 잘한다를 연호하는 팀원들과는 달리 불안한 얼굴로 모니터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재하.

뭐그리 심각하게 봐요 형. 딱봐도 이기겠구만. 아니 또 아니면 어때.
우리가 이겨버리면 돼지.
편하게 봐요 편하게. 애기들 넘 잘하잖아. 아우 속이 다 시원하네.

굳은 재하의 어깨를 주무르며 다독이는 발레리노 주환의 말에도 좀처럼 풀어지지않는 재하의 표정.

제발 다치지만 마라. 다치지만...

다행히 재하의 걱정은 기우였다.
화끈하고 멋진 무대라는 평을 들으며 상대팀을 1점 차로 이기고 당당히 돌아온 스트릿팀.
팀원들의 환호를 받으며 열기가득한 표정으로 다가가지만 어쩐지 반겨주기는 커녕 차갑게 외면하는 재하.
갑자기 왜 그러지... 놀라고 서운해하는 영우에게 저 오빠 또 저런다 또. 자기무대 전에 감정잡는거. 한동안 안그러더니 또도졌네 또 도졌어. 할튼 저놈의 두부멘탈.
한번에 레드썬이 아직도 안되니 원.
야 니 잘못 절대 아니야 주눅들지마.  무대끝나면 돌아오니까 걍 가만히 지켜보면돼.
풀죽은 영우를 다독이며 ㅉㅉ 혀를 차는 은미.
그렇다. 20년차 베테랑 무용수인 이재하의 유일한단점. 공연직전에 안 잡아두면 와르르 무너지고마는 두부멘탈. 바로 그것이다.  여기서 잠깐. 오디션기간동안은 어째서 멀쩡했냐고? 그땐 뭐, 그냥 되면 되는거고 아님 마는거라는 생각으로 임했으니까.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명색이 이팀의 캡틴인데 진다는건 있을수도 없는일이고 또... 영우앞에서도 체면이 안서는 일이니까. 무엇보다도 첫방송이다. 시작이 얼마나 중요한데.  만약에 혹시라도 애들이 진다면 다음타자인 본인이 잘해야 뒤에 멤버들에게도 좋은 에너지를 미친다.




그래서 감정이 잡혔냐고?
놉. 영우의 상처입은 표정을 본 순간부터 재하의 멘탈은 이미 요단강을 건너버렸다.

시팔. 루시퍼가 뭐라고. 타락한 천사가 뭐라고 저애를... 얼마 보지도 못할 저애를...

머릿속엔 상처입은 여린눈망울만 미치도록 맴돌뿐. 멘탈이고 나발이고 물건너가부럿다.
은미, 진호, 주환의 도움으로 간신히 멘탈을 부여잡으며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쳤지만(관중들이 보기에) 미묘하게 흐트러진 밸런스를 베테랑 심사위원들이 눈치못챌리없었다.
결국, 재하의 클래식팀은 상태팀 클래식멤버들의 무대에 0.5점차로 지고만다.
다행히 한국무용 독무, 댄스스포츠 독무, 단체무대를 모두 이기면서 첫 1승을 거머쥐지만 영우와 재하 두사람에게는 상처만 남긴 첫방이 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