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빌어먹을 AI 자식아! 오른쪽으로 꺾어!"

운전자는 절망에 빠져 외쳤다.

락다운된 핸들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시작은 사소했다.

차는 도로변에 기다리던 아들을 향해 천천히 속도를 줄이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뭔가에 걸렸는지 차가 살짝 튀어올랐고,

차체제어 시퀀스에 돌입한 AI는 차의 이상상태를 무난히 진정시켰다.

그랬었다.

하지만 끼긱- 하는 마찰음이 일어난 다음 순간,

반대 차선에서 오는 차를 피하기위해

다시 한번 핸들을 꺾자 진행방향이 크게 바뀌었다.

AI는 운전자보다 먼저 결정했다.

운전자의 아들과 그 오른쪽, 카페 야외석에 앉아있던 네 명의 사람들 중

어느 쪽에 쳐박아야할지를.

"이게 시작이었지."

검게 물든 하늘 아래, 초토화된 어느 건물 구석.

다 부서진 아머슈트 차림의 사내가 눈 앞 공간에 사고 영상이 흐르는 호버스크린을 가리켰다.

"이 때만해도 미리 입력된 우선순위를 따랐었거든."

"그런데?"

"재판이 끝나고선 일련의 조치가 행해졌지."

아머슈트는 궐연에 불을 붙였다.

"AI에게 윤리 따위를 학습시키면 안되는 거였어. 덜떨어진 기업 변호사 새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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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역량이 안된다.

언젠가는 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