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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죽은 자의 제국 후기를 대신하여 - 엔조 도

다우드독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6.02.28 16:03:02
조회 579 추천 2 댓글 0
														

http://www.kawade.co.jp/empire/


본작의 작업을 통해 통감한 건, 10년이란 짧은 시간이 인간사회에 가져오는 변화의 속도에 대해서였습니다.


19세기말을 배경으로 하는 <죽은 자의 제국>의 이야기는, 1878년부터 1881년까지 진행합니다. 이 시대는, 현재와 비교해도 모자라지 않을 격변의 한가운데 있었습니다. 차나 비행기의 등장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가스등이 전등으로 대체되기까지 앞으로 한 발자국, 무선이나 전화의 보급도 곧 일어납니다. 세계적인 전신망은 곧 세계 일주를 끝내려고 합니다.


세계의 대부분은 대영제국의 지배하에 있으며, 아메리카는 아직 그 존재감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러시아에서는 혁명의 기운이 높아지고 있으며, 일본도 급속한 근대화를 시작하는 시기입니다. 프로이트나 맑스, 니체는 이제 막 활동을 시작했으며, 과학적으로는 화학합성이 산업이 되기 시작하여, 전자기의 기본법칙이 확립될 무렵입니다.


19세기말은, 지금 우리들이 익숙해진 광경이 태어나기 직전의 시기입니다. 21세기 초엽에 이르러, 고작 수십 년이 경과한 새에 세계의 모습은 격변합니다. 이동과 통신의 속도의 괴리나, 지금까지는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사상의 부재, 이미 멀어진 이데올로기를 어찌 다룰까하는 점은 아주 큰 문제입니다. 적어도 10년 뒤, 시대가 그 뒤로 설정되어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하고 생각한 적이 몇 번이나 있습니다.


본작은 이른바 "대체역사물"로 불리는 구성을 하고 있습니다. 역사를 개변하는 것이 전제인 이상, 무엇이든 써버릴 수는 있습니다. 19세기말은, 발명의 시대를 10년 움직여, 등장인물의 생년월일을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세계의 형태가 격렬히 변하며, 편한대로 이야기를 아무렇게나 만들 수 있는 시대입니다. 조금 눈을 떼기만 해도 풍경은 갑자기 변해버리고 맙니다.


대체역사물에 관한 이토 케이카쿠의 견해는


캐릭터는 쌓지만 역사는 필요없습니다

스팀펑크/ 사이버펑크


등에 단편적인 형태로 제시되어 있습니다. 즉, 그가 생각하는 "대체역사 소설을 쓰는 의의"란, 사고의 가능성을 파고 들어 첨예하게 만들기 위해, 역사의 "if"를 사용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점에서 나의 위치는 이중화되어 있습니다. 이토 케이카쿠의 의도는 긍정하면서도, 본래 그가 착상했던 세계의 역사, 이 역사, 에 내가 어디까지 손을 대는 것이 적당한지 하는 문제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타자의 역사를, 쓰는 사람이 어디까지 자유롭게 소재로 할 수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결과적으로 선택은, 본문을 봐주시기 바랍니다.


<죽은 자의 제국>은 당초부터 엔터테인먼트 소설로 구상되어 있었습니다. 협의의 SF마저 아니라고 하는 것도, 이토 케이카쿠가 강조했던 부분입니다. 뭐라고 해도 이 소설의 세계에는 죽은 자가 일어나며, 노동력으로 되어 있기에, 황당무계한 이야기임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발상의 계보로는, "젠틀맨 리그(The league of extraordinary gentlemen)", "드라큘라의 기원", "디퍼런스 엔진", "Cthulhu by Gaslight" 등에 이어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어느 쪽도 세계관에 의해 말해지는 종류의 작품입니다.


그렇다면, 이토 케이카쿠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그리고자 했는가, 이 질문은 남겨진 플롯에서 결론이 빠져있기 때문에 판단할 수 없습니다. 당사자로서도 쓰면서 생각하려 했다고 생가합니다.


그러나, <학살기관>에서 언어에 의한 인간사회의 붕괴를, <하모니>에서는 인간의 의지 자체의 상실을 그렸던 이토 케이카쿠가, "죽어버린 인간을 노동력으로 한다"는 이야기를 구상한 이상, 이 너머에 나아가고자하는 의도를 읽어내지 않기는 어렵습니다. 또, 그 맥락을 받아들이지 않는 한, 내가 <죽은 자의 제국>의 다음을 쓰는 작업을 받아들이는 의미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죽은 자의 제국>의 다음을 쓴다는 것, 그 자체로, "죽은 자를 계속 일하게 한다"는 작업이 되기 때문입니다. 우연히도 주어진 이 도식을 최대한으로 활용하는 일이, 나의 작업 목표가 되었습니다.


급히 덧붙일 필요가 있습니다. 이토 케이카쿠가 투병 생활을 보냈기에, <학살기관>이나 <하모니>를 쓸 수 있었다는 견해를 나는 갖고 있지 않습니다. 당연히, 경험은 소설의 내용을 변화시킬 것입니다만, 그것이 결정적이고 본질적이라고는, 나로서는 도무지 믿을 수 없습니다. 그가 투병생활을 보내지 않았더라면, 작품은 더 멋진 것이 되었을 거리라고 믿고 있습니다. 알기 쉬운 신을 거부하고, 증거 없는 결단을 피해서, 이성적인 말을 사용하며, 새로운 지식을 흡수해나가며, 합리적인 판단을 자주 행했던 이토 케이카쿠는, 죽음을 객관시하는 형식으로 자식의 의견을 표명해왔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죽은 자의 제국>은, 해학에 가까운, 악질적인 농담같은 겉치장을 갖게 됩니다만, 그 본질에서는 강한 의사가 있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비관에도 낙관에도 빠지지 않고, 가능한 일을 가능한 계속하는 것. <죽은 자의 제국>은 쓰는 사람의 그러한 나날의 작업인 작품입니다. 이토 케이카쿠는 <죽은 자의 제국>을 자신의 모든 것을 이야기하는 필생의 작품, 최후의 작품으로 구상한 것이 아니라, 다음에 계속해서 바꿔 나갈 필드로써, 오히려 가볍게 읽을 것을 생각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가벼움은 물론, 내용의 무의미나 경박함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이토 케이카쿠가 <죽은 자의 제국>에 밀어넣으려고 생각한 사정이지만, 당연히 내가 쓸 수 없던 내용도 존재합니다. 이토 케이카쿠는, "다음은 전쟁을 쓰겠습니다"라고 공언해왔으며, 이스라엘은 더 큰 비중을 갖고 등장할 예정이었습니다. 그 점은 시간적인 구속과, 나의 현상으로는 역량 부족이었습니다. 영상적인 지식에 대해서는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당사자가 어쨌든, 쓰는 사람은 장르나 분위기란 말에 사로잡힐 때가 있습니다. 발표된 작품의 경향에서 한정적으로 보여진 부분이 큽니다만, 허심탄회하게 검토한다면, 이토 케이카쿠가 다양한 이야기를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잇는 종류의 작가였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이토 케이카쿠는 의식적으로 겉치장을 조정할 수 있는 작가였습니다. SF나 군사소설, 노벨라이즈에서 보여준 것과 마찬가지로, 미스터리나 서스펜스, 호러, 코미디, 라이트노벨이란 겉치장 또한, 다음 작품에서 그 모습을 보여주었을 것입니다.


"이토 케이카쿠 스타일"을 무리하게 목표로하기보다도, 그 가능성을 발전시킬 방향에 나아가는 것도, 하나의 커다란 목표였습니다.




내가 <죽은 자의 제국>을 다 썼을 때에는, 3년과 4개월이란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도중에 그만두고 싶을 때도 있었습니다만, 나를 바쳐준 것은, 과거에 이토 케이카쿠와 대담에서 했던 "소설은 언어의 힘으로 어떻게든 할 수 있다"(SF 매거진)는 의미의 이토 케이카쿠의 발언이었습니다. 어떻게든, 겨우 어떻게든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상정되었던 서술자로서, 이미 많이 말해버린 느낌이 듭니다. 소설은 좋을대로 읽는 게 제일입니다.


다만, 고작 십년, 수년을 지난것만으로 모습이 크게 바뀌어버리는 세계 속에서, 이야기 되어지는 것의 중요성이 변하지 않고 남아있음은 의심할 필요가 없습니다.


죽은 자에 대한 이토 케이카쿠의 태도는


"노다 씨의 추억"


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죽은 자의 제국>의 다음을 쓰는 일은 이, 고맙습니다란 말을 한 권의 책으로 전개하는 작업이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 죽음은 운명같은 것이 아니라, 미시적으로는 결정적이며, 거시적으로는 우연적인 사건입니다. 그러나, 하는 역접은 정중히 삼킬 필요가 있습니다. 설령 느끼고 알 수 있다 하더라도, 그것을 이야기하는 일은 아무리 소설이어도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죽은 자를 그렇게 이용하는 일은 불가능합니다.


이 소설이, 악랄한 농담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한 웃음소리로 받아들여진다면, 그 이상 행복할 일이 없겠습니다.


2012년 8월 엔조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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