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개의 열쇠

세기의 러브스토리, 로미오와 줄리엣. 자신이 남자라면 로미오, 여자라면 줄리엣이라고 생각해보기로 하죠. 후대에까지 소문이 자자한 러브스토리의 주인공들이 달콤한 사랑의 대화를 속삭이고 있습니다. 이 상황을 과학적으로 표현하면 둘은 서로 음성정보를 주고받는 중입니다. 연인의 말소리 즉, 음파의 진동이 귀로 들어와 뇌로 전달되는 과정이 진행되고 있는 거죠.

그런데, 사랑에 빠진 연인에게도 하루에 한 번, 어쩔 수 없이 찾아오는 위기가 있습니다. 바로 헤어져야 할 시간. 밤입니다. 두 사람의 집은 서로 마주보고 있지만 한시도 떨어지고 싶지 않은 것이 사랑하는 연인들의 마음입니다. 통금시간을 넘기지 않으려는 발걸음이 다급해집니다. 다행히 부모님의 눈은 피한다고 해도 전화도 없는 시절, 무슨 수로 연인과의 대화를 이어갈 수 있을까요?

떨어져있는 연인과 음성정보를 나누고 싶은 열망, 이것은 곧 디지털의 진화와 맞닿아 있습니다.

이들에겐 오직 손전등만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손전등만으로 어떻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