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번역] 6장 74화 『나츠키 스바루』

림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9.24 15:03:25
조회 33312 추천 89 댓글 32
														


제 6 장 74 "나츠키 스바루"



짧은 흑발, 몸통에 비해 짧은 다리, 누구라도 죽일 것 같은 삼백안
어느 것을 봐도, 싫어질 정도로 기억이 있는 그것이, 새하얀 바닥에 주저앉은 나츠키 스바루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


멍하니, 물끄러미, 상대의 얼굴을 본다.
어느 곳을 어떻게 봐도, 알고 있는 얼굴 ─ 아니, 조금은 다르게 보인다. 그건 아마도, 진정한 의미에서 눈에 익은 모습이 아니기 때문이다.
평소에 눈에 익은 모습은, 거울이나 수면에 비친 모습이 압도적으로 많다. 인간의 얼굴은 엄밀히 말해서 좌우대칭이 아니기 때문에, 그만큼 미묘한 차이가 생긴다.
그러니까──,


「아아, 그런가, 거울에 비치고 있는게 아니니까, 살짝 위화감이 있는건가. 그런 의미에서 보면, 이 상황은 사진이라던가 녹화된 것을 보고 있는 쪽이 이미지가 가까운건가」


「─읏」


「─? 아, 혹시, 같은 것을 생각하고 있었던건가?」


속마음을 읽힌것 같은 한마디에 뺨이 굳어진다, 상대는 정확하게 그 속마음을 알아챘다.
그것 때문에 ■이 술렁거렸지만, 대꾸를 하더라도 독도 약도 되지 않는다.
애초에, 스바루에게 있어 중요한 것은, 지금 말싸움 하는 것이 아니다.
더 중요한, 그것이야 말로, 모든 것을 뒤흔들만한 문제가──,


「일단은 어디보자......여, 형제」


「───」


「아니, 형제라는 건 조금 어폐가 있나. 여기선 정확하게......여, 또 다른 나」


한손을 들고, 가벼운 말투로 인사를 하는 인물 ── 아니, 그런 남같은 상대가 아니다.
절친한 사이, 라는 말로도 미적지근한 관계의 존재다.
그야, 거기에 있던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나츠키 스바루와 같은 얼굴을 한, 『나츠키・스바루』임에 틀림 없었으니까.


「──『나츠키・스바루』」


「...뭔가, 미묘하게 이상한 엑센트가 들어간 것 같은데? 그리고, 자신을 풀 네임으로 부르는 것도... 하지만, 달리 뭐라고 불러야 옳은지 모르겠지만 말이지. 만화같은데선 꽤나 있는 장면인데 말이지, 실제로는, 꽤나 고민되는구만」


「『나츠키・스바루』...!」


능청스런 발언을 거듭하는『스바루』에게 분노를 느껴, 스바루는 그 장소에서 일어선다.
그리고 상대의 멱살을 잡으려고 하자, 갑자기 다리가 헝클어졌다.
무릎에 힘이 들어가지 않고, 자세가 무너져서──,


「어이쿠, 위험하잖아」


「─읏, 손대지마!」


앞으로 넘어지려고 하는 몸을, 정면에 있던 『스바루』가 받아 잡아준다. 그 팔에 닿은 순간, 스바루는 참기 힘든 혐오감에, 상대의 팔을 뿌리쳤다.
그대로 한 걸음 두 걸음, 『스바루』에게서 거리를 벌리고, 상대를 노려본다.


「어째서, 네가 여기에... 애초에, 여기는 어디야!?」


『스바루』를 시아에 둔 채로, 스바루는 주변의 새하얀 세계를 손으로 가리킨다.
하얀 공간, 아무것도 없는 장소, 그것은 그 『폭식』의 대죄주교와, 루이・아르네브와 대치했던 오드・라그나의 요람과 똑같아서.


「젠장...!」


머리 속이 엉망진창이 된다.
루이와 우연히 만난 것은, 탑 안에서 흐르는 실제 시간으로 몇시간 전의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5가지 장애에 맞서 몇번이고 시행착오를 거듭한 스바루에게 있어서는, 아득히 먼 옛날의 사건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게다가, 스바루는 『죽은자의 책』에서 『나츠키・스바루』의 삶과 죽음을 20회 이상이나 가체험한 것이다.
『죽은자의 책』의 내용은, 5분도 안되는 시간으로 삶과 죽음이 지나간 짧은 순간의 것도 있었다면, 1년 이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시간이 있기도 했다.
그것들을 줄줄이 이어, 탐하듯이 맛본 것이다. 인식이 미치지 않을 리가 없다.

시간의 경과는 애매하고, 게다가, 상상하지도 못했던 상대와의 대면이 기다리고 있었다.
스바루는 눈을 크게뜨고, 팔을 난폭하게 뿌리치며,


「어째서, 나는 이런 곳에 있는거냐고!!」


「──그것은, 네가 나를 따라잡았다는 증거라구」


「───」


「네가 『죽은자의 책』을 읽고, 나를 쫓아왔다. 네가 몰랐던 것 전부, 가체험이라는 형태로 봤을거야. 내, 이세계 생활을 말이지」


「하」


숨을 헐떡이며 고함치는 스바루에게, 『스바루』가 담담한 어조로 답했다. 그 평온한 태도를 바라보면서, 스바루는 어금니를 깨물었다.
그 새침한 얼굴도, 뭐든지 알고있는 것 같은 태도도, 전부 마음에 안든다.

──그보다, 지금, 이 남자는, 밥맛없는 얼굴을 하고 뭐라고 말했지?


「내가, 너를 따라잡았다?」


「그래, 이제, 나에 대해서 네가 모르는 것은 하나도 없어. 그러니까...」


「─웃, 기지 말라고!!」


「───」


「내가, 너를 따라잡았다고? 농담하지마! 거짓말 하지마! 아직이다! 아직, 가장 중요한 것을, 훨씬 더 중요한 것을, 아무것도 찾지 못했어! 」


노려보고 소리지르며, 스바루는 이번에야 말로 『스바루』의 멱살을 잡았다.
그 기세에, 『스바루』는 저항하지 않는다. 그대로 상대의 멱살을 쥐게해, 서로의 숨이 닿을듯한 거리에서 그 검은 눈동자를 노려본다.


「───」


자신과 꼭 닮은 얼굴의, 새카만 눈동자의 안에 그와 똑같은 얼굴이 비쳐있어, 그것을 바라본 순간, 구토가 나올 듯한 자기 혐오가 몸안에서 솟아난다.

그 자기 혐오가, 과연 자신과, 눈 앞의 『자신』중, 누구에게서 온 것일까,
그 답은 알 수 없고, 생각하고 싶지도 않았다.
단지, 매우 가까운 거리인 채로, 상대를 노려보고, 이빨을 드러낸다.


「가르쳐 줘! 네가 여기에 있다면 마침 잘됐어! 가르쳐 달라고! 네가, 네가 된 이유가 어딘가에 반드시 있을거다! 나는 그걸 보지 못했어. 찾을 수 없었어. 그것을... 」


「내가, 내가 된 이유?」


「그래! 네가, 네가 된 계기가 있을거다. 네가, 네가....」


「──그건, 너도 보고 왔을텐데?」


멱살을 잡힌 채로, 『스바루』는 무저항으로 스바루를 보고 있다.
자신을 휘어잡는 팔을 풀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것은, 마치 상대 해주지도 않는 것 같은 착각을 스바루에게 준다.
그것이, 한층 더,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듯이 생각하게──,


「그 눈을 그만둬!」

「─구왁!」



그 태연한 옆얼굴을 향해, 스바루는 주먹을 내질렀다.
단단한 충격이 주먹에 닿아, 튄것 처럼 『스바루』가 날아간다. 같은 아픔이 스바루에게 되돌아온다, 라는 것은 없다.
『스바루』가 받은 아픔은, 『스바루』가 받은 아픔이자, 상처다.
그것은, 나츠키 스바루가 받은 것과는, 다르다.


「그런, 다 안다는 말투를 늘어놓고...그런가, 알았다고」


스바루에게 맞고, 한쪽 무릎을 꿇은 『스바루』. 맞은 뺨을 손으로 문지르는 모습을 보고, 스바루는 납득했다.
눈 앞의, 이 뭐든지 아는 듯한 입으로 말하고 있는 상대는, 틀림 없다.
애초에, 여기가 오드・라그나의 요람 ─ 기억의 회랑이라고 한다면, 가장 경계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대가 아닌가.


「너, 루이냐? 『폭식』의 대죄주교! 또 네 녀석이냐!?」


「...내가?」


「시치미 떼지마!」


지난번, 기억의 회랑에서 조우했던 루이는, 이런 수 저런 수로 스바루와 『나츠키・스바루』의 분리를 유발해, 그 존재를 머리에서 부터 먹어 치워버리려고 했다.
그 때는 간발의 차로, 그 송곳니에서 벗어날 수 있었지만, 그것으로 예의바르게 포기해준다면, 그들은 대죄주교라고 불리지 않을 것이다.

대죄주교가 얼마나 추악하고, 구제할 수 없는 존재인지 전부 봐왔다.
페텔기우스도, 레굴르스도, 시리우스도 카펠라도, 죄저 최악의 인격파탄자들이다. 그것은 라이도 로이도, 그리고 루이도 예외가 아니다.

레이드의 『죽은자의 책』안에서 기다리고 있던 루이가, 이번에는 어떤 수단을 써서, 『나츠키 스바루』의 『죽은자의 책』에 잠복해 있다고 한다면.
이렇게, 스바루를 당당하게 기다리고 있던 것도 납득이 된다.


「이게 진실이겠지, 『폭식』! 루이・아르네브! 모습을 바꿀 수 있는 너라면, 나를 이렇게해서 혼란시키려고 하려는게 틀림없어!」


다른 사람에게서 빼앗은 『기억』과 『이름』을 빌려, 상대의 능력은 물론, 그 모습까지도 강탈해, 자기 것으로 음미하는 것이 루이・아르네브의 권능이다.
그 악랄함은, 탑 내에서도 유감없이 드러나 있다. 그것이 나타나는 장소가 기억의 회랑으로 바뀐다고 해도, 아무런 위화감이 없다.


「그렇게나, 날 먹어치우고 이번에야 말로 빼앗아갈 셈이냐? 한 번 실패했는데도 끈질긴 녀석이.... 그렇게나 『사망 귀환』이 하고 싶은거냐!? 」


망실임 없이, 『사망 귀환』이라는 단어를 입에 담는다.
그것을 말로 하는 것으로, 무수한 지옥의 고통을 맛본 기억을 가경험 했다. 심장을 움켜쥐는 듯한 격통을 동반하는 패널티.
하지만, 그게 자신만의 고통으로 끝난나면 괜찮다. ──그것이 에밀리아나, 주위에 미치는 경우를 생각한다면.


「──읏! 적당히, 떨어지라고! 이게 그렇게나 대단한 힘이냐? 원할만한 힘이냐고!? 죽고, 다시 시작할 뿐이야.
죽고 다시 시작해서...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야. 사용하는 내가 쓰레기라면, 결과도 쓰레기다! 그러니까...」


──『사망 귀환』따위, 대단한 게 아니다.


그야말로, 쓰레기같은 열악한 힘이다.
이런 것, 필요로 하지 않는 편이 더 낫다. 이 힘이 대단하다고, 이 세계에서 가장 좋은 것이라고 말하던 마녀가 있었지만, 전혀 동의할 수 없다.
개미에게 대포를 맡겨도 제대로 사용할 수 없다. 결국, 분수에 맞지 않는다.

작고 보잘것 없는, 홀로 울면서 떼쓰는 어린아이다.
그 꿈의 다과회에서, 마녀들이 말한 것도 옳다. 아무것도 안된다. 약하다. 주워 담을 수 없다. 쓸데가 없다.
그것을 모르는 『폭식』도, 『강욕의 마녀』도 쓰레기다.

도대체, 몇번을 속고, 몇번이나 희망을 짓밟히고, 몇번이나 ■이 꺾이면서 학습한다.
어째서, 몇번이나 속아서, 몇번이나 희망을 짓밟혀서, 몇번이나 ■이 꺾이고, 그럼에도 아직 하려고 생각한다.

『사망귀환』은, 세계의 싫은 면만 보여준다.
불합리를, 부조리를, 눈을 돌리고 싶어지는 운명을, 보여준다.
그런대도, 어째서──


「──모두를, 좋아해서야」


어느샌가, 스바루는 그 장소에서 고개를 숙이고, 무릎을 꿇고, 저주처럼 외치고 있었다.
그렇게 흐느끼는듯한 꼴불견인 호소에, 『스바루』는 고개를 가로젓는다.
머리를 좌우로 흔들며, 다시 한번, 거듭해서 말한다.


「──모두를 좋아한다. 그러니까, 그만둘 수 없어」


「────」


맞은 뺨의 핏기를 손으로 닦으며, 스바루를 대신해 『스바루』가 일어선다.
같은 복장, 같은 낯짝을 하고, 같은 얼굴과 같은 이름을 가지고, 결정적인 곳에서 자신과 다르게 보이는 『나츠키 스바루』──그것이, 나츠키 스바루를 보면서


「네가 처한 입장의 괴로움은, 솔직히. 상상만으로도 싫어져. 전부다 날아가 버린, 초기 레벨의 상태로 돌아와서 스테이지 6에서 스타트다. 네가 뱉은 우는 소리도, 전부 알고 있어. 그건, 나도 몇번이고 맛본 상처니까」


힘의 부족을, 지식의 부족을, 몇번이고 맛본 얼굴이었다. ──아니, 몇번이고 맛보았다.
『스바루』가 맛본 패배를, 고통을, 『죽음』의 탄식을, 스바루는 전부 알고 있다.
전부 이 눈으로로 보고 왔다. 전부, 이 몸과, ■으로 맛보고 왔다.

겪고 왔기 때문에, 그것이 거짓말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스바루』의 말을 받아들일 수 없다. 받아들이고 싶지, 않다.


「내가 강했다면, 내가 현명했다면, 내가 좀더, 좀더....분하구나 같은거」


「다 안다는, 듯이....! 네가, 내 뭘」


「알고 있어. 너도, 내가 알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거다. 쓸데없는 말다툼이야, 정말로. 나에게 있어서도, 너에게 있어서도」


「──읏」


반론을 말할 힘이 없다. 당연했다.
반론이라는 것은, 상대방의 의견을 걷어차고, 납득이 가지 않는다면 치고, 네가 틀렸다고 때려눕힌다.
그럴만한 의지가 필요하다.
그것을, 『스바루』에게 향하는 것이, 지금의 스바루에게는 불가능하다.
그것은, 알고 있기 때문에.

그것이 거짓말도 기만도 아님을, 『나츠키・스바루』의 전부라고, 알고 있다.


「너의 기억따위, 보는게 아니었어......」


「마음대로 남의 일기장을 엿보고는, 그건 좀 아니잖아」


「네 녀석의 기억따위, 안보는게 나았어!」


불쾌한듯한 『스바루』의 목소리가 들려, 스바루는 강하게 주먹을 쥐었다.

때리고, 욕설을 퍼붓고, 그럼에도 여전히, 대화의 태도를 무너뜨리지 않는 『스바루』가, 스바루보다 훨씬 어른스럽다고 생각된다. 그것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야 실제로, 『스바루』는 스바루보다 일년 만큼, 나이가 많은 것이다.
게다가, 이세계에서 농후한 경험과, 몇번의 『죽음』을 체험하고, 그 위에 많은 인연을 쌓아, 지금의 자신이라는 입장을 획득하고 있어서.
그렇지만──


「네 녀석의 기억따위, 보는게 아니었어....읏」


거듭하여, 스바루는 그 말을 입에 담는다.
다시 한번, 같은 후회를 반복하는 스바루에게, 『스바루』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대답을 바라지 않는 스바루는, 헛소리처럼 계속한다.


「나는, 너에게서 희망을 보고 싶었어. 네가 대단한 녀석이라서, 너의 굉장함을 지탱해주는 『무언가』를 알게되면, 나도 같은 것을 할 수 있다고. 그런데...」


그런데, 알아버렸다.
전부, 보고 말았다.

『나츠키・스바루』가, 여기에 있는 나츠키・스바루와 아무것도 다르지 않은, 약하고 작은 남자라는 것을,
알아버리고 말았다.

스바루가 모르는 동안에, 스바루가 모르는 사람들과 만나서, 스바루가 모르는 이야기를 헤쳐나와, 스바루가 모르는 경치를 봤을 뿐인, 평범한 사람이라고.


「──너를 부정하고, 좀 더 그럴듯한 말을 해주고 싶었어」


하지만, 불가능하다.


「그야, 너의 기분은 알아. ──너는, 나니까」


『나츠키・스바루』가 보고 온 세계, 맛봐온 세계를, 보고 왔다.
『나츠키・스바루』가 이 세계를, 거기에서 사는 사람들을, 에밀리아 일행들을 좋아하게 되고, 계속 좋아하기 위해서, 받은 상처를 전부 보고 왔다.

착각하고 있었다. 잘 못생각하고 있었다.
자신에 대한 거니까, 떠올랐다고 하는 편이 적절할 지도 모른다.
『나츠키・스바루』가 초인이라고 하는 환상, 두들겨맞아 버려지고, 부서져버렸으니까.


「그래, 알고 있어! 깨달았어! 네가...네가 몇번이고 다시 일어서는 것은, 몇번이고 죽어도 포기할 수 없는 것은, 그렇게 할 수 없을 뿐이라는 것을!!」


스바루와 마찬가지로, 어떻게 할수도 없는 벽에 『스바루』도 몇번이나 부딪치고 있었다.
그때마다 몇번이고, 몇번이고, 『죽음』을 거듭하며, 상황을 변화시키고, 만나는 방식을, 인연을 맺는 방법을 바꿔가며, 『스바루』는 곤란을 뛰어넘어왔다.
그뿐이다.


「렘에게 그렇게까지 듣고, 일어서지 않는 녀석이 있을까!? 오토에게 얻어맞고, 다시 정신차렸다는 것을 깨달았어!
아버지와 어머니가, 날 그렇게 생각해주고 있는다는 것 쯤은, 난 계속 알고 있었어! 그야, 내 아버지와 어머니니까!」


『나츠키・스바루』가 지나온 경치를, 뛰어넘기 위해서 필요했던 계기를, 스바루가 원했던 『무언가』가 아닌, 단순히 쌓아 올려진 소원들이, 확실하게 존재해.


「에밀리아가 좋아. 지켜주고 싶어. 함께 있고 싶어. 나를 기사로 하고싶다고, 그렇게 생각해줬어. 기뻤어. 미움받는게 아닐까 하고 무서워하던 그 아이가가, 아무 걱정 없이 돌아다니고, 모두가 좋아하게 될만한 아이라고 자랑하고 싶어! 베아트리스를 겨우 데리고 나왔어, 그 아이가 힘들었던 시간만큼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 행복하게 되어야할 권리가 있다고, 그 아이에게는!!」


그러니까──,


「──네가 포기할 수 없는 것은, 네가 단지, 모두를 좋아해서일 뿐이야! 바보같은 녀석! 어째서 초인이 아닌거냐고!! 어째서, 바보같은 어린애 그대로인거냐고!!」


「────」


「라인하르트처럼 강해지라고! 율리우스처럼 뭐든지 잘하는 녀석이 되라고! 그게 안되면 페리스처럼 도움이 되라고! 빌헬름씨처럼, 뭔가 하나라도 극에 달하면 안되는거냐고!? 네 녀석이, 뭔가 하나라도....」


시간이 걸려서, 괴로운 생각까지 하고, 떠오른 것은, 그것 뿐.
『나츠키・스바루』가 평범한 사람이고, 지금의 스바루가 가지고 있는 것과 다르지 않은 손의 패 밖에 가지고 있지 않아서, 그 방법조차 서투르고, 승부 운도 없다.
그, 어느 하나라도──,


「그 어느 하나라도...」


힘없이, 기세를 잃은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무언가 하나라도, 무언가 하나라도, 아무것도 손에 들어오지 않는 손을, 움켜쥐고.


「...너, 루이가, 아닌건가」


쉰 목소리로, 지금까지와 이어지지 않는 질문이 나왔다.
그것을 듣고, 오랫동안 침묵하고 있던 『스바루』가 「그래」하고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나는 루이가 아니야. 유감이지만, 이라고는 말하지 않겠어. 그 녀석에게 방해받는 것은 사양이다.
그 녀석의 성격이 최악인건 설명이 필요없잖아?」


「그래....그랬,지」


작고, 약하게 다답하고, 스바루는 자신의 얼굴을 팔로 감쌌다.
방금 전까지, 목이 쉴뿐인 외침은 사라지고, 서서히, 『스바루』를 때린 주먹이 이제와서 통증을 호소해 온다.
여기가 기억의 회랑이라면, 여기에 있는 스바루의 몸은 실체라고 할 수 없을텐데도, 아픔을 느낀다니 불합리한 이야기다.

──그래, 아픔이라는 것은, 『죽음』이라는 것은, 언제나 불합리하고, 견디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폭식』의 대죄주교, 루이・아르네브는 잘못되어 있다.
그것을 스스로 바란다고 생각하는 것은, 틀림없이 잘못된 것이다.


「......어째서, 사라져버린거야」


「응?」


「어째서 사라져버린거야. 네가 사라져서, 그래서, 얼마나 고생했는지.....」


사라지지 않는 의문과, 모든 것이 시작하게 된 계기.
『나츠키・스바루』가 사라지고, 나츠키・스바루가 탄생한 이유.
기억과 함께 사라진『나츠키・스바루』의 몸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


「네가 사라진 건...」


「....그것은 내 평범한 미스야. 레이드의 공략법을 찾을 생각으로 『타이게타』에 들어갔다. 그래서, 순조롭게 레이드의 책을 찾은 것까지는 좋았지만...」


「...그때, 레이드의 책은 텅 비어있어서」


「거기서 『폭식』과 딱 마주쳤다. 그 뒤는, 말안해도 알고 있겠지」


머리를 긁적이면서, 자신의 부끄러움을 되돌아보는 『스바루』
기억의 회랑에서 루이・아르네브와 조우했고, 『나츠키・스바루』는 『기억』을 빼앗겼다. 그렇게, 지금까지의 이세계에서의 생활을 전부 잊고, 자신은 물론, 주위 사람들의 마음도 알아주지 못하는, 나츠키 스바루가 탄생했다고.


「그렇게 자신을 비하하지마. ...라고 해도 어려운가. 이 녀석, 나니까 말이지」


「.....『나츠키・스바루』는 약하고, 조그맣고, 구제할 길이 없는 바보 멍청이다」


「그래 맞아」


「하지만」


「──?」


힘 없이 중얼거리는 스바루에게, 쓴웃음을 지으며 동의하려 했던 『스바루』가 눈썹을 들어올린다.
그런 『스바루』를 보면서, 스바루는 끊었던 말의 다음을 입에 담는다.
그것은──,


「──넌, 대단한 녀석이야,『나츠키・스바루』 」


──그것은, 20회 이상의 『사망 귀환』을 보고 온, 숨김없는 본심이었다.








           ◇■◇■◇■◇






「────」


천천히, 정면에 서 있는 남자를 응시하면서, 눈을 가늘게 뜬다.
익숙한 얼굴이자, 질리는 얼굴로, 보기 흉한 얼굴이라고도 생각되지만, 자신이다.
자신이면서, 자신이 아닌, 자신이지만, 자기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가장 친밀한 타인, 인건가」


자기자신을, 진정으로 좋아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스바루는 특히 그 부류여서, 스바루는 자신을 싫어했다. 그건 아마도, 『나츠키・스바루』도 다르지 않다.
───스바루는, 『스바루』는, 자신을 싫어한다.

하지만, 가장 가까운 타인으로서, 나츠키 스바루가『나츠키・스바루』를 봤을 때, 이런 말을 하는 것은 뭔가 낯간지럽지만, 멋지다고, 생각했다.


「약하고, 어쩔 수 없고,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그런데도 발버둥 치고, 그 녀석들을 아주 좋아하는 너를, 존경해. 그러니까── 」


「────」


「──내가, 너의 『죽은자의 책』을 읽은 의미는, 거기에 있었던거구나」


단지, 무력함을 곱씹어, 단서가 없는 것을 후회하고, 자신과 같은 얼굴을 한 자신에게 원망의 말을 하기 위해서,『죽은 자의 책』이 펼쳐진 것이 아니었다.
물론, 초인 나츠키・스바루의 루트를 따라, 비교할 수 없는 힘을 손에 넣는다고 하는, 과대망상을 이루기 위함도 아니다.
『나츠키・스바루』가 단순한 인간이라는 것을 알고, 그 행동을, 그 길을, 인정한다.


「....갑자기, 부끄러운 녀석이로구만, 너」


이전까지, 스바루의 발언에 얼음처럼 굳어있던『스바루』가 갑작스럽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스바루』는 눈을 가늘게 뜨고, 불쾌하게 ──아니, 어딘가 나쁜 모습으로 스바루를 노려보며, 천천히 자신을 가리키고,


「내 입으로 말하는 것도 좀 그렇지만, 내 지금까지를 돌아보고, 잘도 그런 말을 할 수 있구나. 말하자면, 『나츠키・스바루의 제로에서 시작하는 이세계 생활』이라는 녀석이라고」


「그래, 주인공의 이름이 나랑 같으니까 뭔가 이상한 기분이 드는구만」


「히로인이 엄마 이름 보다는 낫잖아. ....아니, 그게 아니라」


툭툭 가벼운 농담을 주고받으며, 스바루는 『스바루』와 시선을 교차시킨다.
어딘가 허탕을 친듯한 분위기의 『스바루』, 그는 자신을 손으로 가리키고,


「아까 그렇게 말했는데, 정말로 그걸로 된거냐? 내가, 루이의 가짜일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도 아니잖아」


「사라졌어. 진심으로 때려도 돌아오지 않았다」


「그렇게 해서 원래대로 돌아 오는 것은 만화에서 변신했을 때 뿐이니까....」 주1)  추가2)
 

『스바루』의 말대로,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스바루는, 『스바루』에 대한 의심을 떨쳐버렸다..
그것은 아마도, 방금 『스바루』의 한마디 때문이다.

만일, 루이・아르네브가 타인의 인생을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남김 없이 먹어치웠다고 해도, 그 얼굴은, 목소리는, 재현할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녀는 행복을, 행복함을, 기쁨을 이해할 수 없으니까.
그러니까──,


「아무도 사랑할 수 없는 녀석에게는, 누군가를 좋아하니까 『사망 귀환』한다는 기분을 몰라」


「────」


눈 앞의 『스바루』가 입을 다물고, 스바루는 길고, 아픈 한숨을 내쉬었다.
말로 표현한다면, 그것은 몹시 진부하고, 듣기 좋은 뿐인 깨끗한 것 밖에 없다. 그런데도, 그것 외의 답을 찾을 수 없었다.
그러니까, 눈 앞의 『스바루』는, 틀림없는, 『나츠키・스바루』인 것이라고.


「너, 어째서 여기에 있는거야? 나를 기다린, 건가?」


눈앞의 『스바루』를, 자신과 동일한 근원을 가진 존재라고 인정한다.
그렇게 됐을 때, 떠오르는 의문은, 여기서 두 사람의 스바루가 얼굴을 마주쳤다는 것이다.
그 스바루의 질문에, 『스바루』는 새하얀 바닥을 밟으며,


「나와 네가 여기에서 만난 것은, 나와 너의 유일한 접점이 여기이기 때문이야.」


「나와 너의, 접점....」


「탑 안에서, 『기억』이 있는 나와, 『기억』이 없는 네가 교차할 수 있는 것은, 이번 주회의 『죽은자의 책』뿐이야. 여기에서 뒤로가도, 여기보다 앞으로 가도, 나와 너는 만날 수 없었어」


「──. 역시, 처음 질문으로 되돌아가겠어. 어째서, 너는 여기에 있는거야?」


『스바루』의 설명이 납득되지 않아, 스바루는 다시, 같은 질문을 던진다.
엄밀히 말하면, 여기서 두명의 스바루가 얼굴을 마주한다는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기억』이 있는 스바루와,『기억』이 없는 스바루가 동시에 존재하게 되어버린다.


──『죽은자의 책』이 만들어지는 룰, 그 정확한 부분을 알 수 없다.
말하고보면, 애초에 『나츠키・스바루』의 책이, 지금가지 사망횟수 만큼 쌓여있는 것도 이상한 이야기였다.
그것이야말로, 『나츠키・스바루』의 죽음을 세계가 밖에서 관측해서, 기록하고 있지 않으면 성립하지 않는 현상이다.
그, 관측자의 역할을 오드・라그나가 맡고 있다는 것인가.


「하지만, 그렇다면 기억의 회랑에서 루이가, 『사망 귀환』을 관측하고, 그렇게 떠들었던 이유를 알 수 없어. 밖에서, 그것을 인식할 수 있다면....」


「그 녀석은 기억의 회랑에 있을뿐, 그 곳의 지배자가 된 것이 아냐. 그곳의 지배자는.....아마도, 훨씬 성격이 더러운 녀석이라고 생각해. 이 상황에서 생각해보면」


「성격이 더러운 녀석이라는 건 알고있어. 가장 유력한 녀석은....」


거기서 한번 말을 끊고, 스바루와 『스바루』는 입을 모아 말했다.


「「──『현자』플류겔」」


그것이, 성격이 나쁜 가장 유력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 플레이어데스 감시탑의 건설에 관여하고, 레이드를 놔두거나 하는『시험』을 설치하고, 거기에 샤우라에게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400년의 고행을 부과한 인물.
솔직히, 샤우라가 불쌍하다. 가능하다면, 그 스승이라는 녀석을 빼앗아주고 싶다.


「그럼, 『기억』의 유무인 내가 동시에 존재하는 이유는......」


「──. 답이 나오지 않는 타입의 질문이야. 내가 여기에 있고, 네가 여기에 존재하는 이상」


「──. 그게, 그런, 건가....?」


걸리는 점이 있었지만, 『스바루』의 말을 받아들이고, 스바루는 턱을 당긴다.
실제로, 출제자가 없는 종류의 문제가 틀림없다. 어떤 논리에 도달했다고 해도, 결국 그것에 대한 답은 얻을 수 없겠지
이 의문을, 끝까지 파고들어 답을 내놓지 않으면 안된다고 한다면, 그것은──,


「네가, 정말로 루이・아르네브가 아닌 한, 해결이 안되는데」


「끈질기구만. 너, 정말로 믿고 있는거야?」


「믿고 있어 믿고 있어, 한번 더, 반대쪽도 때리게 해준다면 믿을게」


「그런가, 그거 참 비싸구만」


친숙한 모습으로 가벼운 농담을 교환하며, 『스바루』의 말에 스바루가 어깨를 움츠린다.
그렇게, 이야기의 핵심을 얼버무리는 비겁한 화법은, 다른 사람이라면 몰라도, 확실하게 자신의 것임이 너무나도 분명하게 보인다.
그래서, 스바루는 굳이, 세번, 같은 질문을 던진다.


「저기, 또 한사람의 나, ──무엇을 위해서, 너는 여기에 있는거야?」


「────」


「알잖아, 같은거 말하지 않는거냐」


침묵을 선택한 『스바루』의 태도에, 스바루는 검은 눈동자를 가늘게하고 중얼거렸다. 그것을 물어봐도, 아까 전과 같은 가벼운 농담은 돌아오지 않는다.

그 대신, 『스바루』의 검은 눈동자에 떠오르는 것은, 처음부터 계속되었던 빛이었다.
아마도, 그것은, 이른바, 죄책감이라는 녀석으로──,



「──있잖아, 기억의 통합이라는건, 어떻게 된다고 생각해?」



그래서 일부러, 일부러 밝은 모습으로 스바루는 그렇게 물었다.





           ◇■◇■◇■◇





「──이런 경우 이야기의 패턴은, 어느쪽이 어떻게 된다고 대답해야 하는건가」


「몰라, 명확하게, 이거에 대해선 대답할 수 없는 기분이 들어」


「실제로, 네 쪽이 여기에 대해 자세한것 같은데, 알고 있으면 유리한 룰이라던가 나보다 더 아는거 라던지 없어?」


「내 해체신서는 읽어봤잖아. 반반이야」


「반반인가」


「반반」


「....무심코, 너와 네가 부딛쳤더니 대소멸, 한다면 어떻게 할거야?」


「말하지마. 네가 불안하게 생각하는 것은, 대부분 나도 불안하게 생각하니까....」


「그건 그런가. 그럼, 어느쪽이 이기더라도 원망하지 않기, 이걸로 됐지?」


「아니, 엄청나게 원망할거지만, 나도. 그래서, 내가 원망한다는 것은, 너도 원망한다는 거니까」


「뭐, 그렇겠지. 아마도, 그럴거다. 응, ■이 좁아」


「뭐라고?」


「■이 좁아....어라, 뭔가 이상해?」


「....아니, 아마도, 잘못들은 거라고 생각해」


「────」


「────」


「아아, 그래. 혹시나 하는 일이 있으니까, 몇가지 해두고 싶은 말이 있는데, 말해도 돼?」


「뭐, 여기까지 왔으니까 뭐든지 말해」


「이쪽 세계에 대해서, 나보다 네쪽이 기본적으로 자세하게 알고있어.....그 어드밴티지도,『죽은자의 책』을 읽고나서는 거의 사라졌지만, 조금 변한 것도 있잖아?


「변한 것?」


「『기억』이 없어진 뒤, 내가 모두와 이야기하거나, 모두에 대해 알아가고...네가 모르는, 『나츠키・스바루의 제로에서 시작하는 이세계 생활』
이야기야」


「────」


「먼저, 메리네. 그녀석, 조금 여러가지로 폭탄을 끌어안고 있어서 큰일이지만, 이야기하면 알 수 있는 녀석이니까 제대로 이야기 해줘. 지금, 내 안에서 메리 선배가 불타오르고 있어」


「그래, 알았어」


「그거랑, 탑에 안에 큰 전갈이 서성거리는데, 그 정체는 샤우라야. 꽤나 위험한 느낌이 되어버렸지만....그건, 그녀석이 하고싶어서 하는 일이 아니야. 그 녀석도, 도와주길 바래」


「그래, 알았어」


「아, 그러고보니 말하는 걸 잊었는데, 루이랑 만났을 때 렘이 등을 떠밀어줬어. 그때, 나는 렘을 기억하지 못했으니까, 렘이 어떤 아이였는지 떠오른 것은 책을 읽은 뒤였지만...응, 역시, 내 렘이었어 」


「아니, 내 렘이니까」


「아니, 나야」


「나라고」


「────」


「────」


「람이 말했었지. 얼음이 녹는 계절이 되면, 보이지 않던 것이 제대로 보이고, 얼굴을 내민다고.

.....역시나야」


「그래, 그렇지」



「율리우스 녀석에 대해서는....뭐, 딱히 말하지 않아도 되겠지. 나나 너나 뭔가 말하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믿지 못할 녀석이 아니니까」


「그래, 동감이야」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사과해줘서, 고마워」


「그래, 응」


「오토와, 가필을 구해줘서, 고마워」


「페트라도 프레데리카도, 아람 마을 모두도, 구해줘서, 고마워」


「그래」


「베아트리스를, 데리고 나와줘서, 그 아이와 손을 잡아줘서, 고마워」


「────」


「에밀리아를....」


「────」


「에밀리아를, 좋아해줘서, 고마워. 나도, 그 아이가 좋아. 엄청 좋아」


「....그래, 알고 있어」


「──나츠키 스바루. 너는 대단한 녀석이라고, 나는 제대로 알고 있으니까, 너라면 분명 괜찮을테니까」


「그래」


「────」


「응. .....그럴거야」


「────」






「그래. ──우리들이라면, 괜찮을거야」











           ◇■◇■◇■◇







「괜찮아, 인가」


「그렇다고, 괜찮겠지」


「확실하게, 네가 대단하다고, 알고 있으니까」


「....그래, 하지만, 응. 이건, 말하지 않으면 안되겠지」


「────」



「──내 여름방학, 끝나버렸구, 나」










           ◇■◇■◇■◇










──손과 손을 마주잡은, 끈적한 교환이 마지막이었다.


「────」


숨을 들이마시고, 내쉰다.
아마도, 이래귤러한 형태로 통합은 이루어졌다. ──아니, 원래라면, 통합이라는 프로세스는 이 장소에서 행해질 것이 아니었다.
스바루의 존재 자체, 일어날 수 있는 일 자체가, 전부 이레귤러였다.
그러니까──,


서있는 자신의 뺨에 눈물이 흐르는 것을, 스바루는 턱에 맺힌 방울로 겨우 알아차렸다.
왠지, 그것을 닦을 마음이 들지 않았던 것은, 그 흐르는 눈물이 분명, 스바루가 흘린 것이 아닌 것 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스바루의 안에서, 지금, 천천히 스바루와 녹아 하나가 되는 누군가가, 흘린 눈물.
그리고, 조용히 호흡을 반복해, 자신의 머리속으로 의식을 돌린다.
그, 자기자신의 기억 속에 새기고 있는 것은──,


「──읏」



갑작스럽게, 나츠키 스바루의 자각없이, 20번의 『죽음』이 되살아났다.
어느 것이나, 탑 안에서 발버둥치며, 그 과정에서 맛보게 된 『죽음』의 수많은 모습 ──이어질지 어떨지, 불안하게 생각했던 부분이 연결되었다.
연결은, 되었지만.


「너도, 충분한 것 이상으로 위험한 다리를 건너고 있었던 거냐....!」



실컷, 스바루를 찬양하는 말을 늘어놓았던 또 다른 자신. 그의 고분분투와, 동료를 믿고 악전고투의 모습을 삼키고, 스바루는 이해한다.
확실히, 스바루가 말했던 대로. ──넌, 존경한다.


그런 감개와, 이상하게 빠른 박동을 억누르듯이 깊이 호흡하고, 고개를 숙인다.
그리고 스바루는 얼굴을 들어, 앞을 바라보았다.


그것은, 변하지 않은 하얀 공간.
이레귤러한 사태가 만들어낸, 기억의 회랑에 탄생한 공백지대.
바로, 방금 전까지, 스바루와 손을 마주잡은, 또 다른 한명의 스바루가 있던 장소.
──그곳에 주저 앉아 있는, 자그마한 사람의 그림자를 내려다보며, 스바루는 검은 눈동자를 가늘게 했다.
그리고──,


「어때. 네가 보고 싶었던 것은 볼 수 있었냐. ──루이・아르네브」


『죽은자의 책』을 계속 읽어가며, 이 장소에 다다르고 사라져버린 나츠키・스바루──아니, 루이・아르네브에게, 스바루는 조용히 물었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주석 클릭하면 링크로 연결됨




내가 이걸 왜잡았지 ㅋㅋㅋ

추천 비추천

89

고정닉 16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2956 설문 나라가 위기에 처하면 가장 먼저 나설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12/09 - -
397148 공지 뉴비 가이드 @@넷플릭스로 보지마라@@ [28] 미도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6.29 12145 37
400834 공지 [중계공지] 리제로 3기 중계 [30] kait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9.30 19229 54
401157 공지 리제로 3기 중계녹화 모음 [9] 하무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10.03 8000 28
397146 공지 리제로 갤러리 공지 및 호출글 [4] 미도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6.29 3731 14
328390 공지 리제로 번역 모음집 [13] 미도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7.12 76136 104
411637 짤/영 겨울 스바루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26 5 0
411636 🚫스포 스포)과연 렘 어떻게 될까? [1] ㅇㅇ(221.139) 18:46 37 0
411635 💬 제국편 OST가 기대되는구나 스바루_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44 19 0
411634 💬 EX 사자왕 등등 [3] ??(124.57) 18:30 39 0
411633 💬 에밀리아 짱귀여운 점 [3] 수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1 72 0
411631 💬 모든여캐 통틀어서 엘자가 제일 매력있음 ㅇㅇ(122.43) 17:42 32 0
411630 💬 3기 지금 봤는데 성우 잘 뽑은듯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6:19 73 1
411629 💬 대죄주교 중 진짜 광기는 레굴루스가 유일한듯 [2] 수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57 157 3
411628 💬 양덕 밈 모음 [3] 아이시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33 180 2
411627 💬 갤에서 스포 쎄게 당해서 ㅈ같네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13 123 1
411626 💬 6장 자체는 3기로 나올 것 같은데 [4] 케드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38 130 0
411625 💬 이거 인기에 비해 애니 왤케 늦게 나옴? [8] ㅇㅇ(211.253) 13:14 155 0
411624 💡정보 에밀리아, 에키드나 신규 일러스트 [6] 아이시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09 218 8
411623 💬 마녀랑 대죄주교는 무슨 관계임? [1] Enemy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04 83 0
411622 💬 이거 가운데는 누구임? [3] ㅇㅇ(121.174) 12:48 159 0
411621 💬 율리우스 진짜 세졌네 ㅇㅇ(220.79) 12:48 60 0
411620 🚫스포 스포)4기 나오면 얘 목소리는 기계음 섞어서 녹음하면 좋을듯 ㅇㅇ(112.218) 12:08 156 1
411619 💬 프리실라도 좀 귀엽네 [3] 수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8 141 5
411618 💬 애니플러스 유튭 커뮤니티서 3기 사인포스터 증정 이벤트 ㅇㅇ(180.64) 12:06 71 1
411617 💬 3기 8화까지보고 묵혀놨는데 [2] ㅇㅇ(121.131) 11:16 90 0
411616 창작 베아코그림 [1] 두룹치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52 120 2
411615 💬 6장이 그렇게 재밌음? [2] ㅇㅇ(223.49) 07:06 133 0
411613 💬 3기 1화보고 생각난거 ㅇㅇ(211.194) 04:32 61 1
411612 💬 리제로 좋은점... [5] 수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35 231 3
411611 💬 3기 ㄹㅇ 중요한 부분에서 끊기네 수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0 148 0
411610 💬 3기 쁘띠 리제로 자막은 어디서봄? [2] ㅇㅇ(221.145) 01:27 120 1
411609 💬 2기 18화 얘 누군가여 [6] ㅇㅇ(39.119) 00:46 260 1
411607 짤/영 바다와 멘헤라 [7]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13 568 17
411606 💬 베아코랑 팩이랑 누가 더쎄냐 [4] ㅇㅇ(1.225) 12.13 189 0
411605 💬 마녀로 불리는 기준이 뭐임? [6] 파플(175.211) 12.13 263 0
411604 💬 3기 블루레이 몇장 팔릴라나 ㅇㅇ(183.100) 12.13 60 0
411603 💬 3기는 원작도 이럼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13 109 0
411602 💬 근디 3기 제작사바뀜? [1] ㅇㅇ(61.75) 12.13 137 0
411601 💬 리제로 2기 애니가 진짜 미쳤음 [9] ㅇㅇ(122.43) 12.13 252 1
411600 💬 리제로 2기 보는데 4장 진짜 개노답이네 [9] 시공간이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13 496 10
411599 💬 애캐토 8강 결과 [8] **(125.191) 12.13 329 4
411598 💡정보 Ex6권 게이머즈 점포 특전 소설 [6] 한우임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13 233 7
411597 💬 렘샹년임??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13 170 0
411596 🚫스포 스포)시리우스 걔임?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13 157 0
411595 💬 탓가 특 [6]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13 262 6
411594 💬 시리우스 나만꼴림? [1] ㅇㅇ(122.32) 12.13 248 2
411592 💡정보 25년 삿포로 눈축제 일러스트 [5] 한우임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13 677 17
411590 💬 3기 애니 다봤다.. [1] 모캇데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13 147 0
411589 짤/영 셔츠만 입은 람 [8] 호시노카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13 712 13
411588 🚫스포 스포)리제로 3기는 이런게 좋다 [4] aide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13 349 2
뉴스 김수현·황정민→에스파·데이식스까지…김태호 PD 새 예능 초호화 라인업 [종합] 디시트렌드 14:0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