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제국은 근본적으로 워프를 서로 이어주는 혈관으로 쓰면서 유지되는 문명인데, 워프랑 인류가 붙어있는 한 카오스랑 엮일 수밖에 없고, 언젠가 인류에게 다가올 사이킥 각성?이 일어나면 모든 제국이 카오스의 영향 아래로 빨려 들어 끔찍하게 멸망할 운명이 점지된 인류를 구하기 위해

 황제라는 대체 불가능한 SSS급 영웅이 나서서 인류 제국을 건국하고 워프를 극복하기 위해 웹웨이라는 기술을 개발하려고 고군분투했지만, 결국 카오스의 계략과 자식들의 반란으로 웹웨이 계획은 파토되어 제국은 반절로 나뉜 뒤에 가장 중요한 황제 본인은 치명상을 입고 옥좌에 봉인되어 버렸다고 이해했음

 그렇게 현재 제국은 머리는 마비되고, 몸통은 절반으로 나뉘고, 또 그 몸통 안에서는 이단이라는 병균이 들끓고, 밖에서는 외계인들이 계속 칼로 찌르고... 당장 주저앉아 죽을 순 없어 워프라는 끔찍한 독약을 수혈하고 있어 수명은 끊임없이 줄고 있는 시한부 환자인 셈이잖아

 일단 재기하려면 황제가 복귀해서 급한 문제들을 처리해야 하는데, 막상 깨어나려면 황제가 제국을 워프로부터 막고 있는 보호막을 한 번 해제해야 해서 일어나고 싶어도 일어날 수 없는 총체적으로 좆된 상황이 맞는 거지???

 A를 고치려면 B가 터지고 B를 고치면 C가 터지는 식으로 문제들이 물리고 물려 절대로 극복할 수 없는 고난 앞에서 바둥거리는 이야기가 내가 알게 된 워해머의 테마임

 시발 파스칼이 지식은 능력 있고 검증된 소수에게만 다뤄져야 한다는 사실이 진짜였잖아... 마치 스포일러에 뇌가 오염된 느낌이야......

 나는 내가 금수저 낙하산의 우울하지만 멋있는 영지 관리기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이 모든 게 넥서스 터지기 5분 전 대포 미니언 성장기였음

 운 좋게 적 미니언들 몇 마리 잡고 상대 챔피언 막타 쳐서 캐리해서 뭐함? 어차피 이 게임은 질 거고, 이 게임을 했단 기록도 카오스가 먹어버려 그 내 노력과 존재 사실조차 사라질 건데?

 지금 현타와서 로그 트레이더에 손이 안감..... 사이버 펑크로 좆된 세계관이라 들어서 결국 엔딩 직전에 멈췄는데 로그 트레이더에서도 포기를 반복하고 싶지 않아 

 그 무슨 타이투스라는 스페이스 마린은 워프 저항력이 엄청 강하고, 엄청 오래 전에 죽었던 로버트 길리먼이라는 사람이 부활해서 요즘 제국 형편이 좋아졌다는데 이런 호재들이 진짜 의미 있는 소식이 맞는거지? 인류가 살아남을 희망의 편린이라도 남은 게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