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완몰가 신자야.
완몰가 NPC 2편이 아니라
이런 뜬금없는 글로 찾아와 실망하는 갤러들이 있을 텐데
사실 이 글은 NPC 2편의 포석이라 할 수 있는 글이니
관심있는 갤러들은 읽어주면 좋을 것 같아.
이 글은 오히려 완몰가에 추호도 관심 없거나
인공지능의 분류 개념에 대해 알고 싶은 뉴비들에게
유익할 수 있는 글이니 읽고 싶은 사람들은 읽기 바라.
완몰가신자는 지난 글에서 한 가지 실수를 범했어.
완몰가신자의 강인공지능에 대한 짧은 지식으로 인해
'강인공지능'의 개념을 부적절하게 사용했거든.
1편의 글에 강인공지능의 개념이 아예 완전히 잘못 사용되 건 아니야.
내가 글에서 묘사하고 있었던 인공지능NPC는 모두 강인공지능이 맞아.
하지만 '모든 강인공지능'이 내가 묘사하고 있던 인공지능 NPC는 아니야.
그걸 뭉뚱그려 강인공지능이라고 해서
포함관계상 오류가 나버린 거지.
대체 뭔 말이냐고?
강인공지능에도 종류가 있다는 사실!!
강인공지능 (Strong AI)에는
인공자아/인공의식(Artificial Consciousness)와
범용인공지능(AGI = 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등의 하위분류가 있어.
내가 1편에서 '강인공지능'이라고 했던 NPC는
엄밀히 말하자면 Artificial Consciousness야.
하지만 똑같이 강인공지능으로 분류되는 AGI는
내가 1편에서 묘사하고 있던 인공지능 NPC가
맞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거지.
강인공지능에 대해 잘 알고 있던 갤러들은
'이런 기본적인 것도 몰랐어?'
하고 콧방귀를 칠 수도 있겠지만
강인공지능을 단순히 약인공지능보다 센 인공지능으로 알고 있던 갤러들은
'ㅅㅂ 이게 뭔소리야'
하고 머리를 긁적긁적하고 있을 거야.
사실 이 개념들에 혼선이 올 수 밖에 없는게
날고 기는 학자들도 사실 이 개념 분류에 합의점을 못찾았어.
하지만 암묵적 합의는 쥬류 스타일로서 존재하지.
그래서 이 참에 인공지능의 개념을 쉽게 정리하는 글도 한 번 써보면 좋을 것 같아서
이 글을 쓰게 되었어.
오늘은 약인공지능과 강인공지능, 그리고 AGI, 인공자아를 정확히 구분하는 법에 대해 알아볼 거야.
1) 약인공지능(Weak AI)
약인공지능에 대한 개념역시 학자마다 세부적인 부분들은 다르지만
어떤 학자의 개념 정의를 찾아보든지 간에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표현이 있어.
바로 '한 분야의 특화'야.
(원문 표현 : specially designed 혹은 focused on one narrow task)
약인공지능은 어느 한 기능에 특화된 인공지능을 말해.
더 자세하게 이야기 하자면
약인공지능은 설계자가 심어놓은 알고리즘을 통해
많은 자료 데이터들을 학습하고, 그 학습을 토대로
스스로 판단하여 기능을 수행하는 인공지능이야.
흔히 딥마인드, 유전 알고리즘이라 불리는 방식으로 돌아가는 인공지능이지.
이세돌을 이긴 알파고가 대표적인 약인공지능이야.
이런 특징 때문에 약인공지능은
정해진 기능만을 수행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어.
약인공지능을 의미하는 또 다른 용어가 '좁은 인공지능(Narrow AI)인 걸 봐도 알 수 있지.
그런데 이런 약인공지능이라고 해서 우습게 보면 안 돼.
약인공지능이란 이름 때문에 ㅈ밥으로 보이기 쉬운데
약인공지능 = 약한 인공지능이라는 등식이 반드시 성립하진 않거든
(물론 미래 특이점이 오면 거의 맞아떨어지는 등식이겠지만)
앞서 말했듯 약인공지능은 한 가지에 특화된 인공지능이야.
인간의 뇌도 어떻게 보면 생물학적인 강인공지능(AGI)이라 볼 수 있는데
범용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인간이
한 분야만 사고 할 수 있는 알파고를 바둑으로 이길 수 없듯이
초기의 강인공지능들은 특정 분야에서 약인공지능에게 게임이 안 되는 그림이 종종 나올 거야.
특이점이 오기 전까지, 혹은 특이점이 온 후에도
약인공지능의 입지는 완전히 없어지지 않을지도 몰라.
2) 강인공지능 (Strong AI)
사실 상당히 애매한 용어야.
심지어 학자마다 부르는 이름도 다 다름 ㅅㅂ
(Full AI, True AI 등등...)
이 용어가 만들어진 배경을 알면
이 용어가 엄청난 과학적 지식을 토대로 계획적으로 만들어진 단어가 아님을 알 수 있어.
왜냐? 애초에 Strong AI는 기술자나 과학자가 만든 단어가 아니거든.
영문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Strong AI 라는 용어를 처음 만든 사람은
'중국어 방' 논증으로 유명한 철학자 존 설 (John Searl)인데
1980대에 튜링테스트의 의의에 반박하기 위해 고안해낸
'중국어 방' 논증에서 Strong AI라는 단어가 처음 사용되었다고 해.
이건 완몰가 NPC 2탄에서 자세히 다룰 내용이라 다는 못 말해주겠고
대충 이 중국어 방 사고실험은
'인간과 똑같은 마음과 사고방식을 가진 인공지능'과
'인간의 사고방식을 똑같이 흉내내는 인공지능'은 구분할 수 없다
라는 취지로 만들어진 논증이야.
(특이점이 온다 책을 보면 레이커즈와일이 이 논증에 대한 여러가지 반론들을 소개하고 있음)
그리고 존 설이 말한 '인간과 똑같은 마음과 사고방식을 가진 인공지능'이
바로 존설이 정의내린 '강인공지능(Strong AI)'이며
'인간의 사고방식을 똑같이 흉내내는 인공지능'
은 존설이 정의내린 약인공지능이야.
근데 딱봐도 알겠지만
존설이 창안한 강인공지능과 약인공지능의 개념은
후대 학자들이 정의내리는 바와 꽤 온도차가 심하다고 볼 수 있어.
이를테면 존설의 강인공지능에 대한 개념은
나중에 살펴볼 인공의식(Artificial consciousness)에 가까운 개념이지만
후대의 학자들이 사용하는 용례로 볼 때
오늘날에는 오히려 범용인공지능(AGI)에 가까운 의미로 쓰이고 있어.
존설의 약인공지능도 오늘날 쓰이는 개념과 사뭇 다르고 ㅇㅇ
이 분야의 개념이 어려운 이유는
이렇게 용어의 개념이 다 우덜식으로 조작적 정의를 내리고 있기 때문이야.
그럼 보다 명료한 용어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3) 범용인공지능(AGI) = 인공 일반 지능
AGI는 말 그대로 '모든 분야에 범용적으로 기능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의미해.
약인공지능이 한가지나 제한적인 영역의 일 만을 처리할 수 있다면
AGI는 처음 보는 일들도 마치 인간처럼 습득하고 처리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일컬어.
사실상 오늘날 강인공지능을 대체하는 용어로 자리잡고 있어.
영문 위키피디아만 해도 Strong AI를 검색하면 AGI로 리디렉트 되는 걸 볼 수 있을 거야.
강인공지능의 용어가 워낙에 애매하다 보니 훨씬 구체적인 기준이 있는 AGI를
학계에선 더 선호한다고 해.
AGI의 세부 기준으로는 다음과 같은 조건들이 있다고 해
1) 전략을 짜거나 퍼즐을 푸는 등의 확신이 없는(정보가 없는) 상황에서 판단을 내리는 능력
2) 흔히 '상식'이라 할만한 지식들을 갖추고 있거나 습득할 수 있는 능력
3) 스스로 일을 계획하거나 기획하는 능력
4) 배우고 학습하는 능력 (머신러닝)
5) 인간과 '자연어'로 소통할 수 있을 것
6) 1)부터 5)까지의 능력들을 자신의 목표를 위해 증진시킬 수 있는 능력
(https://en.wikipedia.org/wiki/Artificial_general_intelligence)
정리하자면 AGI는 모든 분야의 일을 범용적으로 학습/처리 할 수 있으며
위와 같은 세부 조건을 만족하는 인공지능이라 할 수 있지.
4) 인공의식(Artificial Conciousness)
인공의식은 말 그대로 '의식'을 구현한 인공지능으로
'의식'이 있는 인공지능을 의미하지.
(후술하겠지만 '진짜로 의식이 있는지'에 대한 여부는 많은 논란이 있어)
이 개념이 나오게 된 배경에는
범용적으로 쓰일 수 있는 인공지능(AGI)를 대체 어떻게 구현하냐?
라는 의문에 대해 여러가지 해답을 놓고 있던 중
'뉴로모픽 컴퓨팅'이라는 방식이 유력한 후보로 채택되면서
인공의식이라는 구체적인 개념이 꽃피게 되었지.
뉴로모픽 컴퓨팅이란, 실제 인간 (혹은 생물)의 뉴런 구조를 본따서
마치 인간의 뇌 신경망과 유사하게 작동하는 컴퓨팅 기술을 말하는데
만약 진짜 인간의 뇌와 유사한 구조를 지녔다면
인간처럼 범용적인 사고를 할 가능성이 높겠지?
이러한 연구의 일환으로 커넥텀 프로젝트를 비롯한 많은 뇌과학 프로젝트들이 주목받고 있는거야.
하지만 꼭 뉴로모픽 컴퓨팅 = 인공의식이라고 보긴 힘든 이유가 두 가지 정도가 있는데
첫째로 AGI와 인공의식을 따로 분리하는 학자들도 많지만
레이커즈와일의 '시스템' 담론을 비롯해서
인간의 뇌와 완전히 다른 메커니즘의 AGI도
의식이 있을 수도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어.
또 그와 반대로
인간의 뇌와 완전히 똑같은 메커니즘의 뉴로모픽 컴퓨팅 조차
의식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어.
이것이 바로 완몰가 NPC 1편에서 하고 있었던 내용이야.
인공의식의 '의식'이 진짜 우리의 의식과 본질적으로 같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그 기능이 같다면 (결과가 같다면) 사실상 우리의 의식과 인공의식은 같은 것이다'
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야.
위의 중국어 방 논증을 주장했던 존 설이
레이커즈와일을 비롯한 많은 학자들에게 까였던 이유가
"존설은 마치 데카르트처럼 의식을 영혼과 같은 이원론적인 존재로 보고 있다!!"
"사실 우리의 뇌도 그저 좀 복잡한 알고리즘 덩어리에 지나지 않는다!!"
와 같은 주장으로 까였던 거거든.
완몰가 NPC 1편에 등장했던 '안토니오'의 <정보통합이론> 역시 같은 맥락이야.
"의식이라는게 꼭 생물학적 뇌에만 있을 필요가 있나? 컴퓨터나 인터넷에도 있을 수도 있다능 ㅇㅇ"
라는게 이쪽의 주장이야.
즉 '인공의식'의 의식이 '진짜 의식'이라고 주장하는 거지.
하지만 반대의 주장은 다음과 같애.
"결과값이 같다고 해서 그 본질이 같은 것은 아니다!!"
"과연 우리의 '의식'을 탄생시키는 조건이 알고리즘 시스템인지,
아니면 호르몬이나 신경전달물질 같은 화학적/물질적 현상과 시스템의 조합인지
밝혀지지도 않았거니와 영원히 밝힐 방법이 없다."
"완벽히 똑같은 현상이 아님이 명백함에도,
그 유사성이 매우 크고 중요한 의의를 가졌다는 이유에서
같은 현상이라 치부하는 것은 잘못되었다.
"확실하게 의식이 있다고 판명난 건 생물학적인 뇌 뿐이다. 그 외의 인공의식에게 의식이 있는지는 제 3자(생물)의 입장에선 아무도 모른다"
이것이 바로 존 설을 비롯한 철학자들이나 보수적인 뇌과학자들이 주장하는 바야.
즉 '인공의식'의 의식은 '진짜인지 가짜인지 알 길이 없다'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야.
이것이 내가 1편에서 하고 싶었던 이야기였어.
자 여기까지! 각종 인공지능의 분류에 대해 알아보았어.
사실 1편에 강인공지능의 개념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다는 피드백에 발끈했었는데
돌아보니 나도 자만심에 부풀었다는 생각에 부끄럽더라고.
이번을 기회로 확실하게 알아보는 계기가 되었고
그걸 통해 얻은 지식을 특갤럼들에게 나누고자 이 글을 한 번 써봤어.
앞으로는 보다 정확하고 오류없는 글로 찾아오도록 할게!!
이 글에도 오류가 있거나 첨언하고 싶은 것이 있는 특갤러들은
댓글로 남겨줘!!
P.S. 여기까지 읽었으면 눈치빠른 갤러들은
완몰가 NPC 2편에 뭔 내용이 나올지 짐작이 가지?
과연 완몰가 NPC는 금지될 것인가! 2편에 계속됩니다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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