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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말딸에 실장된 말들 중 누가 가장 강할까?(7~80년대)

ㅇㅇ(182.213) 2022.06.22 11:25:14
조회 4507 추천 30 댓글 11
														
솔직히 이 부분은 개인의 의견에 따라 많이 갈릴 거라 생각해서 어떤 말이 가장 강했다고 단정짓긴 어려울 것 같고,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강했던 말들을 정리해보려고 함.
일섭 갤에 올라온 어떤 말 시리즈에서 상당 부분을 참조한 글이니까, 자세한 걸 알고 싶다면 그 쪽을 보면 될 듯?

개인적으론 7~90년대엔 심볼리 루돌프, 00년 이후끼리 비교하면 오페라오라 생각하는데, 이건 사람마다 다르니까. 나도 말알못이긴 하지만, 열심히 써보겠음.

70년대

마루젠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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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70년대 말이라 해봐야 마루젠스키말곤 실장된 말이 없지만 70년대를 묶은 건 마루젠스키를 언급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임. 마루젠스키는 영국 최후의 삼관마 니진스키 2를 아버지로 뒀고, 조부는 노던 댄서라는, "경마의 혈통은 노던 댄서계와 그 외로 나뉜다"는 말이 나올 정도의 20세기 최고의 종마였음. 외조부인 벅패서 역시 15연승을 달성한 명마였던 데다 외할머니마저 미국 최우수 2세 암말을 탄 적이 있기 때문에, 당시 일본 경마게에 어울리지 않는 급의 혈통을 타고난 말이었다고 할 수 있음.

이 말의 마주는 무려 1억 2천만 엔의 거금을 들여 이 말을 영입했음. 이런 핏줄을 타고났지만 마루젠스키의 다리에는 시한폭탄이 걸려 있었는데, 앞다리가 밖으로 굽어있었음. 안 그래도 귀한 혈통인데 이 앞다리 때문에,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길까봐 제대로 된 조교는 꿈도 꾸지 못했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조교사는 잘 달릴 수 있을 거라 믿었다고 함. 그리고 이 믿음은 배신하지 않았음.

말이 지입마였기 때문에(지입마란 모체가 임신한 채로 일본에 들어온 말) 외산마랑 같은 취급을 받아 거의 대부분의 주요 경기를 뛰지 못했음, 그나마 뛸 수 있던 아리마 기념을 앞두고는 다리의 시한폭탄이 결국 터지면서 은퇴해야 했기에 1800미터 이상의 경기에 대한 거리적성은 확인할 수 없었음. 각질도 미묘하지만 구분하자면 대도주라 분류해야 할텐데, 그럼에도 이 말을 여기 올린 이유는 간단함. 그냥 무식하게 빨랐으니까.

8경기 8승, 총 마신차는 61마신, 그나마 1경기는 마루젠스키가 너무 강해서 다른 말들이 도망가니까 다른 조교사가 자기가 관리하던 말 2마리를 레이스에 넣으면서 좀 살살 뛰어달라고 부탁해 겨우(?) 2와 1/2마신 차이로 이긴 경기였단걸 감안하면 이게 얼마나 말도 안되는 수치인지 알 수 있을 거임. 히시 스피드란 말을 상대로 판독까지 가는 끝에 힘겹게 이긴 1번의 경기가 있었지만, 그나마도 제대로 조교하고 다시 그 말과 맞붙었을 땐 2번 연속으로 10마신 이상의 차이를 내며 완승했음. 히시 스피드가 무슨 시대의 명마같은건 아니지만, 어쩄든 중상을 우승한 적 있는 말을 상대로, 심지어 한 경기는 처음 뛰는 더트였음에도 압승했다는 건 이런 급의 말들과는 격이 달랐단 얘기기도 함.

당연히 이렇게 강한 말이었기에, 더비를 뛰는 모습을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많았고 마루젠스키의 기수 역시 "상금은 필요없다. 최외곽이라도 좋다. 이 말의 강함을 증명하게 해달라"는 말까지 하며 더비를 뛸 수 있게 해달라 했지만, 결국 더비를 뛰진 못했음. 인게임에서 마루젠스키가 시나리오에서 더비를 뛸 때 최외곽인 이유가 이 일화 때문임.

시대의 최강마를 놓고 다퉜던 TTG, 토쇼 보이, 텐 포인트, 그린 그래스와 붙기 위해서는 이 말들이 마루젠스키가 뛰는 오픈~중상급 레이스를 뛰던가, 아니면 마루젠스키가 아리마 기념을 뛰어야 했는데, 전자의 경우는 말이 안되고, 아리마 기념에서야 이 정상결전을 볼 수 있었지만.... 내내 발목잡아오던 앞다리에 굴건염이 재발하면서 은퇴하게 됨. 정확히는 아리마 기념을 뛸 수는 있던 상황이었지만, 이 귀한 혈통에는 씨수말 신디케이트가 결성된 상황이었던 데다가, 커리어를 이어나간다 해도 어차피 뛸 수 있는 경기 자체가 몇 없던 시대였기에, 마루젠스키 vs TTG는 볼 수 없었음. 그와 별개로, 이 77년 아리마 기념은 일본 경마 역사에 남은 명경기 중 하나니까 관심이 있다면 유튜브로 한 번 찾아보는 것도 좋을듯.

제대로 된 조교조차 받지 못한 원석이었지만, 격이 다른 스피드를 보여줬던 마루젠스키였던데다 그 자식들 중에서도 첫해에 킷카상을 우승한 산구가 나오는 등, 종마로써의 성적도 우수했음. 말딸에 실장된 말들 중에는 더비마인 사쿠라 치요노 오가 마루젠스키의 자마이고, 스페셜 위크, 라이스 샤워, 메지로 관명을 단 최후의 명마 메지로 브라이트 등이 모계를 통해 마루젠스키의 핏줄을 이었음. 테이오와 같은 세대에서 뛰었고, 킷카상을 우승했던 레오 더반 역시 마루젠스키의 자마임.

소개할 다른 말들에 비하면 커리어는 빈약하지만, 그럼에도 그 압도적인 강함은 같은 시대를 봤던 사람들의 머릿속에 깊게 새겨졌는지 91년에 진행했던 최고의 명마 순위에서 심볼리 루돌프, 신잔, 타케시바 오, 타니노 치카라를 잇는 5위에 들어갈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았음. 갈고닦지 못했음에도 빛났던 원석이란 면에서, 로망이 있다고 할 수 있을듯.

80년대

미스터 C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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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CB는 마루젠스키를 설명할때 언급했던 TTG, 그 중에서도 첫 손가락에 꼽혔던 토쇼 보이의 피를 이어받았음. 원래는 토쇼 보이같은 체형의 도주마를 바랐는데, 말의 마체와 성격 등이 이런 각질을 택하기엔 부적합했고, 결국 뒤에서 시작해 스퍼트로 이겨나가는 추입 각질을 선택하게 되었음.

사실 CB는 추입마를 기준으로 놓고 봐도 굉장히 이례적인 말이었는데, 사츠키상에선 바닥이 파인게 카메라에 잡힐 정도의 불량마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잠깐 사이에 마군을 뚫고 뛰쳐나와 우승하였고, 일본 더비에선 '1코너에서 10위 안에 들지 못한 말은 우승하지 못한다'는 징크스를 깨부수고, 3코너부터 치고 올라와 아버지 토쇼 보이가 따지 못한 더비를 우승하게 됨.

킷카상은 미스터 CB의 괴랄한 주행이 극에 달한 경기인데, 교토 경기장의 3코너 언덕에선 보통 스퍼트를 걸지 않음. 이런 짓을 하면 어지간해선 언덕에서 내려온 후 마지막 직선 구간에서 체력 부족으로 침몰하기 때문인데, 그런데 미스터 CB는 3코너 이전까진 최후미에 있다가, 이 언덕에서 스퍼트를 걸고 1위로 치고 올라옴. 이후 직선에서 따라잡히나 싶었지만 다시 스퍼트하며 거리를 벌리고 세인트 라이트, 신잔을 이은 3번째 삼관마에 등극함.

CB가 킷카상에서 택했던 전략은 골드 쉽이 행했던 전략이기도 한데, 애니메이션 2기에선 골드 쉽이 테이오에게 팁이랍시고 "교토의 3코너 앞에선 가속해선 안된다"는 장면으로 웃음 포인트를 만들어주기도 했음.

하지만 미스터 CB는 발굽이 약했기에 이 킷카상을 끝으로 기량이 서서히 내려오게 되었고, 이런 추입 전략을 고마 시즌에 들어서 도주에 눈을 뜨기 시작한 동기 카츠라기 에이스가 카운터치기 시작하면서 점점 고전하게 됨. 물론 이후에도 가을 텐노쇼를 우승하며 4번째 G1 경기를 거머쥐었지만, 결국 '황제' 심볼리 루돌프와의 맞대결을 패배하는 등 최강의 자리에서 물러나게 됨. 요즘 시대였다면 발굽에 맞는 편자를 씀으로써 기량의 저하를 막을 수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그 시대엔 지금같은 기술력이 없었기 때문에... 아쉬운 케이스라고 봐야 할지도.

요약하면 '천마' 토쇼 보이의 자식으로 태어나, 특유의 추입 전술을 바탕으로 3관을 따냈던, 정말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명마였다 할 수 있겠음. '상식을 깨는 주행'을 보여줬단 점에서 높게 칠 수 있을 점이 있다고 생각하고.


심볼리 루돌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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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말에 긴 말이 필요할까? 16전 13승, 최초의 무패삼관마, 승리한 13경기보다 패배한 3경기가 더 화제가 되었던 최고의 명마, 4세까지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은퇴했던 딥 임팩트가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최강의 말은 누구인가? 라는 논쟁에 빠지지 않는, '황제'라는 별명이 이보다 더 잘 어울릴 수 없는 최고의 명마. "경마에는 절대가 없다, 하지만 루돌프에겐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의 절대강자.

너무나 강했기 때문에 오히려 인기 자체는 전 세대의 삼관마 미스터 CB에게 밀렸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그 강함을 부정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음.

머리가 엄청나게 좋았던 말이기도 한데, 대표적인 레이스에서의 일화로는 일본 더비에서 기수가 조급해져 스퍼트를 일찍 걸기 위해 채찍질을 했지만 이를 무시한 채 페이스를 유지했고, 적절한 타이밍에 스퍼트를 걸어 우승한 예가 있음. 경기가 끝나고 기수가 이를 두고 "루돌프에게 경마를 한 수 배웠다"는 말을 남길 정도. 봄 텐노쇼에서 미스터 CB와 맞붙었을 때, CB가 루돌프의 앞에 서자 기수가 또 조급해져서 스퍼트를 걸려 했지만, 마치 CB가 지칠 걸 알고 있었다는 듯 CB가 지치는 걸 확인하고 가속하며 여유있게 봄 텐노쇼를 우승하기도 함. 승부욕도 엄청나게 강한 말이었는데, 84년의 재팬 컵에서 CB를 소개할 때도 언급되었던 카츠라기 에이스의 대도주에 휘말려 패배한 후, 마장에서 미쳐 날뛰었다는 일화가 있고, 85년 가을 텐노쇼에서 패한 후엔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고 전해짐.

각질은 선행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어떤 전법이든 소화 가능했다고 전해지는데, 실제로 도주로도(닛케이상), 추입으로도(일본 더비) 우승한 레이스가 있기에 이 말은 정설이라 봐야할 듯? 이를 반영한건지 루돌프의 각질 적성은 도주 B 선행 A 선입 A 추입 C로, 어느 각질이든 충분히 뛸 수 있게 개조할 수 있게 되어 있음.

최강의 자리에 있었지만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닌데, 85년 타카라즈카 기념 출주를 하루 앞두고 경기장에서 연습하던 도중 진창에 앞다리가 미끄러지며 어깨 부상을 입게 됨. 처음에 루돌프의 마주는 이런 상황에서도 타카라즈카 기념 출주를 강행시키려 했지만, 조교사가 뜯어 말려서 이는 포기함. 그걸 응징한답시고 루돌프보다 1살 어린, 막 더비를 우승한 시리우스 심볼리를 해외진출 시킨답시고(그러니까 클래식 전선에서 뛰던 녀석을 해외로 보낸 것) 말만 달랑 해외로 보내는 폭거를 저지르게 되지만 이건 다른 이야기다. 결국 마주는 루돌프의 은퇴를 선언했지만, 한번 더 루돌프를 복귀시키고자 도박수에 가까웠던 세침 치료를 받게 함. 당시의 세침 치료는 거의 도박수나 다름없는 짓이었는데, 불에 달군 쇠 침을 말의 환부에 꽂아 죽은 피를 빼내는 식의 치료법이었음. 이 웃기지도 않는 치료법이 먹힌 거 자체가 기적이라 봐야 할지도. 어쨌든 이 부상을 이겨내고 돌아온 가을 텐노쇼에선, 사실상 자리 채우기에 가깝게 출주한 갤럽 다이나에게 패하며 2착에 머물렀지만, 이 패배 자체는 어쨌든 루돌프가 뛸 수 있단 걸 증명하면 족했음. 이후 루돌프는 재팬 컵과 아리마 기념을 압승하며 G1 7승을 완성하였고, 마주는 개선문상에 도전하겠다 선언하게 됨. 여담으로 오픈과 중상을 전전하던 갤럽 다이나는 저 우승을 기점으로 마생이 바뀌게 되고, 이후 야스다 기념을 우승하며 2개의 G1을 우승하게 됨.

문제는 이 미친 마주가 개선문상만 도전해도 모자랄 판에 봄에 미국을 찍고 가을에 개선문상을 가겠다는 비상식적인 일정을 짰고, 이번엔 루돌프는 쉬어야 한다는 조교사의 말조차 듣지 않고 미국에서 출주를 강행했지만 이 경기에서 루돌프는 다리에 부상을 입고 6착이라는, 커리어 최악의 패배를 당하고 결국 은퇴하게 됨.

루돌프의 커리어를 되짚어 보면 3패에 마주의 지분이 상당한데, 첫 패배였던 84년 재팬 컵에서의 패배는 킷카상 출주 후 2주일 만에 재팬컵을 뛰게 된 말도 안되는 로테이션이었음. 유저가 게임에서나 돌릴 법한 로테이션을 마주란 양반이 굴린 거. 85년 가을 텐노쇼에서의 패배 역시 할 말은 있는 패배였고, 은퇴전이 되어버린 미국에서의 경기 또한 마주가 루돌프를 무리시킨 게 원인이 되었다고 생각하면.... 지나친 루돌프 사랑이 오히려 말을 망칠 뻔했다 해야 할지도.


타마모 크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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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 말은 달리지 못한다"는 경마계의 고정관념을 비웃다시피 깨부순 하얀 번개. 중앙 8연승, 일본 경마사 최초의 봄/가을 텐노쇼 제패, 지방에서 올라온 하얀 괴물 오구리와 벌였던 회색마 결정전 등, 전성기는 1년 남짓이지만 굵직한 기록을 남겼던 명마. 총 전적은 18전 9승이라는, 어찌보면 상대적으로는 초라해보이는 기록이지만 그 중 8승이 8연승이고, 각성 이후 단 한 번도 연대를 깬 적 없단 사실까지 알게 된다면 이 말을 무시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 생각함.

이 하얀 번개라는 별명은 타마모 크로스의 아버지였던 시비 크로스의 별명이었는데, 시비 크로스는 추입 전법으로 2개의 중상 레코드를 경신하며 우승하는 등, 그 빛을 보려던 순간 다리에 계인대염이 발생하며 은퇴한, 미완의 대기같은 말이었음. 이 하얀 번개라는 별명도 2개의 중상을 우승하자 붙었던 별명.

원래 다른 목장에 있었지만 이 목장의 마주가 자금난에 빠져 망아지를 파는 과정에서, 고작 400만엔이라는 돈에 다른 목장으로 옮기게 됨. 체격도 갸냘펐던데다 잘 먹지도 않고, 심지어 앞다리는 밖으로 굽어있었기에 좋은 평가를 받진 못했고, 조교사 역시 "암말같다" 며 평가절하했지만 타마모 크로스를 진찰한 수의사는 "심장이 좋다" 며 이름을 기억해두겠다고 생각하고 넘어가게 됨.

체질 문제로 인해 4세 시즌(아마 현 3세 시즌)에 데뷔하게 되었는데, 2번의 신마전에서 참패하고, 미승리전을 1착했지만 그 다음 경기에서 앞 말의 낙마에 휘말려 타박상을 입었는데, 이 때의 경험으로 인해 말 운반차도 두려워하고, 앞에 마군이 생기면 그걸 뚫는 것도 무서워하는 등의 트라우마를 앓게 되었음. 타마모 진영에선 이를 완화하기 위해 더트에서만 4경기를 뛰게 하며 후유증을 낫게 하려고 노력했고, 후유증 자체는 완화되었지만 여전히 우승이 없었음.

이 상황에서 후유증이 완화되자 기수는 "슬슬 잔디를 써보자"며 터프를 추천했고, 2200m 조건전 레이스에 출주하게 됨. 결과는? 골을 300미터 앞두고 시작한 스퍼트로, 50미터만에 앞에 있던 5마리의 말을 제치고 7마신 차의 압승을 거둠. 첫 승리는 당연히 평가절하 당했는데, 그야 미승리전 1착을 제외하곤 실적이랄 게 없던 말이었으니 이는 당연하다고 볼 수도 있을듯. 하지만 이 다음 경기에서도 8마신 차의 압승, G3 경기를 건너뛰고 뛴 G2 나루오 기념에서도 타마모 크로스는 불량마장도 아랑곳하지 않고 레코드를 깨며 우승하기에 이르름. 약 한달 뒤인 88년 1월 5일, G3 금배(서)에서는 출발이 늦었음에도 불구하고 최종 직선에 다다르자 300미터만에 15마리의 말을 뚫어내고 최후미에서 선두로 돌파하는, 아버지인 시비 크로스를 떠오르게 만드는 충격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우승하기에 이름.

성격적으론 분명 겁도 많고 눈치도 많이 본데다, 트라우마까지 겪으며 고전했지만, 어느 순간 이런 성격 속에 감춰졌던 투쟁심이 발동한건지, 마군에 과감하게 파고들거나 하는 등의 레이스도 과감하게 할 수 있게 되었음. 하지만, 사람 손을 타지 않으려 들었기에, 가끔은 아예 기수의 말도 듣지 않고 제멋대로 포지션을 잡아가며 뛰었다고도 함.

부모에게서 받을 수 있는 단점은 모조리 받다시피한 수준이었고, 심지어 레이스 후의 회복력마저 빠른 편이 아니었음에도 이 말의 전성기는 말도 안되는 수준이었는데, 전성기 이전까진 초라하기 그지 없었지만 전성기가 시작한 후엔 3번의 G1 1착을 포함한 8연승 후 2번의 2착으로, 단 한번도 연대를 벗어나지 않았음. 2000미터의 중거리부터 3200미터의 장거리까지 뛸 수 있었고, '하얀 번개'라는 말이 보여주듯 최속의 종반 스퍼트를 보여주던 명마였음. 또한 자기 옆에 말이 있을 때 더 강해지는 모습도 보여줬는데, 재팬 컵을 우승한 페이 더 버틀러 진영은 이런 점을 경계하고 레이스에서 타마모 크로스와 멀리 떨어진 안쪽 울타리에 붙어 달리는 전법을 취하기도 했음. 타마모 크로스가 경합 구도에서 졌던 적은 단 한 번, 은퇴전이었던 아리마 기념에서 오구리 캡을 상대했을 때 뿐이었으니 이 말의 승부 근성이 얼마나 강했는지 알 수 있을지도.

사실 타마모의 커리어에서 오구리 캡과의 회색마 정상결전을 빼놓고 설명할 수는 없음. 이미 2000m부터 3200m까지 모든 경기를 이기며 파죽의 7연승을 달린 타마모 크로스, 지방에서 올라와 중상 6연승을 달린 괴물 오구리 캡. 누가 더 강한가? 라는 질문은 필연이었고, 3번의 가을 G1에서 이 둘은 최강의 자리를 두고 맞붙게 됨. 첫 대결인 가을 텐노쇼에선 타마모의 기수가 기습적인 선행책을 들고 나오고, 오구리가 타마모를 따라잡나 싶던 순간 타마모가 스퍼트, 끝내 1과 1/4마신이라는 차이를 유지한 채로 승리하며 최초의 텐노쇼 춘추 연패라는 역사를 썼고, 2번째 대결에선 페이 더 버틀러라는, 의외의 복병에게 찔렸지만 이 경기에서도 타마모 크로스는 2착, 오구리 캡은 3착. 무승부지만 둘간의 승부라면 판정승이라 할법한 착차였음. 아리마 기념이 라스트 런이라 선언한 타마모 크로스였지만, 낮선 환경 + 느린 회복력, 거기에 신경질적인 타마모 크로스의 성격까지 더해지자 타마모 크로스의 컨디션은 급격히 나빠지기에 이름. 결국 아리마 기념에서도 출발이 늦었지만 그럼에도 3코너에서 스퍼트를 걸며 오구리 캡을 견제하고, 오구리 캡이 좋은 위치를 유지한 채 직선 구간에서 스퍼트를 걸자 같이 따라붙으며 승부를 걸었음.

하지만 이런 구도라면 오구리 캡 역시 지지 않는 말이었고, 결국 타마모 크로스는 끝내 오구리 캡을 붙들지 못한 채 반 마신 차로 패배, 88년의 아리마 기념은 결국 최강 회색마의 대관식으로 끝맺게 되었음.

약 1년간 10전 8승, 최초의 봄/가을 텐노쇼 연패. 전성기가 길었다고 하긴 어렵지만, 그 전성기만큼은 모두에게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키기 충분했던 하얀 번개 역시, 소개란에 올릴 만하단 생각이 들었기에 소개해봤음.


오구리 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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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구리 캡이 최강마인가? 에 대해선 아마 부정적인 여론도 꽤 있겠지만, '최고'의 말은 누구인가? 라는 질문에는 그 누구도 오구리를 뽑는데 주저하지 않을, 이 말 하나로도 레포트 하나를 쓰고도 남을 만한, 일본 경마를 바꾼 최고의 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임. 지방 출신의 중상 6연승, 타마모 크로스와의 회색마 정상결전, 헤이세이 3강과의 라이벌리, 마일 챔피언십 우승 이후 고작 일주일만에 치룬 89년 재팬컵에서 벌인 홀릭스와의 일기토, 라이벌이었던 타케 유타카를 태운 채 맞이한, 최고의 아리마 기념 중 하나로 꼽히는 90년의 라스트 런. 정말 누군가가 각본으로 쓴 것 같은 마생을 살았던 명마. 총 전적은 32전 22승, 이중 중앙에선 20전 12승을 거뒀음.

오구리 캡의 경우, 부모 모두 눈에 띄는 성적을 보여주진 못했음. 조부인 브레이브 댄서가 통산 22전 21승, 1패마저 2위였던, 20세기 미국 경마에서 열 손가락 안에 꼽힐 최고의 명마라는 점만 제외하면 3대까지의 혈통 상의 특이점은 없었다 할 수 있음. 오구리의 망아지 시절, 오구리의 오른발이 너무 심하게 굽어있어 스스로는 일어나지도 못할 정도였는데, 이를 위해 목장 스태프들은 오구리의 말굽을 갈아주었음. 오구리의 어미인 화이트 나루비는 젖이 잘 나오지도 않고, 애초에 물리는 것도 좋아하지 않아서 오구리는 젖을 제대로 먹지 못한 수척한 망아지였지만 그래도 식욕 하나는 왕성했기 때문에, 준 여물도 먹고, 깔고 자라고 깔아둔 볏짚도 먹고, 심지어 바닥에 자라는 잡초까지 뜯어먹으며 배를 채웠다고 함. 이는 인게임에서도 구현되어 있고... 뭐 잘 알리라 생각함.

잘 먹고 잘 자란 오구리는 어릴 때랑 달리 건장한 말로 성장했고, 데뷔전에선 좋은 스퍼트를 보여줬지만 경험 부족으로 인해 마치 토쇼에게 목 차이 패배를 당함. 마치 토쇼에겐 4전째에서 한 번 더 패배하지만, 이게 오구리 캡의 지방에서의 마지막 패배였음. 이 시점에서 오구리의 발굽이 좋지 않았단걸 다른 구무원이 발견하고, 이를 해결한 5전째에선 드디어 마치 토쇼에게 승리, 이후 카사마츠 최고의 기수였던 안도 카츠미 기수를 만나게 되는데, 이 둘의 콤비는 오구리가 중앙으로 올라가기 전까지 7전 7승에 거의 대부분의 레이스를 압승하는 모습을 보여줬음. 당연히 이런 레이스를 보인 오구리는 중앙 경마의 관심을 샀고, 오구리를 팔지 않으려 했던 마주도 오구리를 이런 지방에 썩혀둘거냐는 말에 설득되어 2000만 엔에 오구리를 다른 마주에게 팔게 됨. 그 과정에서 중앙 경마 라이센스가 없던 안도 기수와는 여기서 이별하게 됨. 이후 안도 카츠미 역시 중앙으로 진입하고, 중앙 경마 최고의 기수들 중 하나가 되지만 이는 이후의 이야기.

중앙에 편입한 오구리였지만, 클래식 등록을 하지 못했는데 이는 추후에 나름 커다란 파란으로 이어지게 됨. 중앙에서의 첫 레이스인 G3 페가수스 스테이크스에서 3마신차의 압승, 이후 2000m의 마이니치배에서도, 중마장임에도 불구하고 우승, 사츠키상 대신 나간 교토 4세 특별에서도 부담중량 58kg를 진 채 5마신 차 압승, 이후 뉴질랜드 4세 스테이크스에서도 우승하더니 타카마츠노미야배에선 고마들과 뛰었음에도 그런건 상관없다는 듯 또다시 우승, 마이니치 왕관에선 시리우스 심볼리 등의 G1을 우승했던 고마들도 나왔지만, 그런건 자신과 상관없다는 듯 우승하며 6연승을 달성함. 이제 승부는 가을 텐노쇼로 향했고, 타마모 크로스와 최강 회색마 자리를 놓고 맞붙게 됨.

이에 앞서 더비 출주와 관해 논란이 있었는데, 정확히는 오구리가 마이니치배에서 이긴 야에노 무테키가 사츠키상을 우승하자, 더 강한 말이 더비를 뛰지 못하는게 말이 되냐면서 여론이 들끓기 시작한 것. 뒤늦게라도 출주할 수 있게 해달라는 여론이 있었지만 결국 오구리는 더비를 뛰지 못했음. 하지만 이후 클래식에 추가 등록을 할 수 있게 룰이 개정되는데, 이와 관련된 연출은 신데렐라 그레이에서도 볼 수 있으니 한 번 보면 좋을 듯.

드디어 펼쳐진 회색마 최강자전에선, 가을 텐노쇼에선 타마모 크로스의 선행책을 이겨내지 못하고 패배, 재팬 컵에선 페이 더 버틀러의 기습에 당해 3착. 1무 1패, 그나마 1무마저 타마모에게 밀려 3착에 머무른 오구리였고, 타마모 진영은 아리마 기념을 은퇴전으로 선언한 상황. 여기서는 반드시 이겨야했고, 결국 아리마 기념을 우승하며 이 대회를 회색마의 왕좌를 물려받는 자리로 만들었음.

89년 봄을 오른 다리 염좌에 이어 같은 다리에 발생한 계인대염으로 날리고, 복귀전으로 삼은 올커머에 오구리가 등장하자 환호성이 가득찰 정도로 오구리의 인기는 굉장했음. 하지만 오구리의 앞길을 막아선 말이 2마리나 나오게 되는데 바로 이나리 원과 슈퍼 크릭이었음. 타마모 크로스와 동기였고, 마찬가지로 지방 출신에 성격도 까칠했지만 폭발했을 땐 그 누구보다도 강했던 이나리 원, 별볼일 없어 보였던 말이 기수를 붙잡았고, 이에 무언가를 느끼고 함께하게 된 천재 기수 타케 유타카와 함께 찬란히 빛난 슈퍼 크릭, 지방에서 올라와 중앙의 강자들을 이기고, 결국 최강이었던 타마모 크로스까지 꺾었던 회색 괴물 오구리 캡까지, 이 헤이세이 3강 구도는 일본 경마에 역대 최고의 흥행을 불러왔음. 89년에 가장 많이 팔린 크리스마스 선물이 오구리 인형이었고, 이 해에 팔린 오구리 인형만 300만 개, 인형뽑기용 오구리 인형을 포함하면 무려 1100만 개라는, 고작 인형이라곤 상상할 수 없는 숫자가 팔려나갔음. 그만큼 오구리의 인기는 엄청났고, 이 오구리 캡의 스토리에 매료되어 일반인들이 경마를 접하게 되며 하이세이코에 이은, 제 2의 경마 붐이 발생하게 된 것임. 물론 이런 인기는 독으로도 작용하게 되는데 이는 뒤에 적어보도록 하겠음.

마이니치 왕관에서 이나리 원과 사진 판독까지 가는 끝에 신승을 거뒀지만, 가을 텐노쇼에선 슈퍼 크릭에게 패하며 2착에 머무르게 되고, 이후 마일 챔피언십에선 뱀부 메모리와의 혈투 끝에 결국 승리를 따냈지만 일주일 만에 무리하게 참가한 재팬 컵에선 홀릭스를 상대로 석패했음. 단 이 떄 오구리의 컨디션 자체는 평소와 같았다고 하고, 경기 내용 또한 애초에 홀릭스가 2400m 세계 신기록을 쓴 경기였음. 그럼에도 오구리는 홀릭스에 목 차로 따라붙으며, 재팬컵 하면 떠오르는 경기 중 하나로 남았음.

하지만 무리한 출주 일정은 결국 강인한 오구리마저 지치게 만들었고, 아리마 기념에선 5착이라는 커리어 최초의 참패를 당함. 이 아리마 기념은 이나리 원이 우승하면서, 가을 G1을 헤이세이 3강이 하나씩 나눠먹게 된 구도가 되었음.

89시즌은 안 그래도 높던 오구리의 인기가 하늘로 치솟게 된 해이기도 했지만, 경마 외적으로 오구리의 신변에 문제가 생길 뻔했던 해이기도 함. 이전에 오구리를 데려왔던 마주가 88년 탈세 혐의에 걸려 오구리를 팔아야 했고, 사실상의 임대 형식으로 다른 마주에게 2년 5억 5천만 엔이라는, 거액의 돈을 받고 팔게 됨. 이 새로운 마주는 아마 충분히 돈을 벌 수 있으리라 생각했겠지만, 89년 2월 오구리의 오른 다리에 문제가 생기며 봄을 통째로 쉬어야 했음. 당연히 쓴 돈을 회수해야 하는 새로운 마주는 가을에 돌아온 오구리를 3개월 반이라는 시간 동안 6개의 레이스에 내보내는 혹사를 자행했고, 재팬 컵까진 버텼던 오구리였지만 결국 재팬컵이 끝난 후 완전히 방전, 아리마에선 참패하고 말았음.

89년 아리마 기념이 끝난 시점에서 은퇴하는 게 낫지 않냐는 여론이 있었지만 JRA 측은 오구리 캡이 1년 더 뛰었으면 좋겠다는 뜻을 알렸고, 결국 오구리 캡은 1년 더 뛰게 되었지만 너무 지쳐버린 오구리 캡은 목표했던 시기까지 폼을 회복하지 못했음. 결국 오사카배로 잡았던 복귀 일정을 취소하고, 좀 더 짧은 야스다 기념에 복귀하게 됨. 야스다 기념에선 라이벌 슈퍼 크릭의 기수 타케 유타카와 함께 했는데, 같은 세대였던 야에노 무테키를 꺾고 코스 레코드를 세우며 1착했지만 4주만에 열린 타카라즈카 기념에서는 다른 기수와 함께 했지만 2착, 심지어 부상까지 입게 됨. 이후 기레기들의 개짓거리에 휩쓸린 오구리는 컨디션을 제대로 회복하지도 못한 채 싸워야 했고, 가을 천황상에선 6착, 재팬 컵에선 11착이라는, 오구리답지 않은 성적을 내며 완전히 무너진 것으로 보였음.

모두가 오구리가 이길 거라 기대하지 않았고, 아리마 기념이 영웅의 마지막이 되기엔 너무 끔찍한 결말로 남지 않을까 걱정하던 사람들마저 생긴데다 결국 마주가 아리마 기념을 뛰게 하겠다 선언하자 협박 편지까지 JRA로 날아오던 와중 오구리의 마지막 경기를 타케 유타카가 함께하게 되었음. 슈퍼 크릭으로 89년 가을 텐노쇼에서 오구리를 이긴 후 '빌런'이 되었고, 그에 화나 오구리에 대해 "무슨 생각을 하는 말인지 모르겠다"며 험담하기도 했지만, 헤이세이 3강 중 마지막에 은퇴하게 된 오구리를, 헤이세이 3강을 모두 타본 타케 유타카가 타게 된 것임. 여전히 지쳐보였던 오구리 캡, 하지만 경기가 시작되고, 유례없는 슬로우 페이스로 진행된 경기 속에서 오구리 캡은 마군의 중단에 머무르며 기회를 잡았고, 페이스를 잃은 채 다른 말들이 뛰어나갈 때도 끝까지 페이스를 지킨 오구리는 마생 최후의 스퍼트에서 그 누구에게도 자신의 앞을 허용하지 않은 채 승리, 오구리의 마지막을 보기 위해 17만 명이 모인 나카야마 경기장에서 오구리 콜과 함께 퇴장함. 일본 경마에 전환점을 가져온, 영웅의 마지막으로는 더없이 완벽한 결말이었다고 생각될 모습이었음.

오구리의 강점은 오른쪽 다리를 제외하고는 축복받은 신체를 타고났다는 것, 그리고 성격조차 무난해서 기성난조차 없었단 점임. 다리가 휘어서 발굽을 갈아가며 교정해줘야 했단 점을 제외하면, 파워, 회복력, 심폐 기능 등 모든 면에서 뛰어났고, 특히 심폐 기능은 내로라하는 명마들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 만큼 느린 심박수를 가지고 있었기에, 이후의 하드 트레이닝이나 말도 안되는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견뎌낼 수 있었던 것으로 보임.

성격도 기본적으론 얌전한 말이었고, 이해력도 높았던데다 레이스에선 승부를 걸어야 할 때를 알았던 말이지만, 투쟁심이 엄청나게 강했던 말이기도 함. 기수의 말을 잘 따랐지만, 기수가 한계라고 생각한 순간에도 한번 더 가속하며 승부를 걸던, 투쟁심이 정말로 강한 말이었지만 이는 양날의 검으로도 작용했는데, 눈앞의 승리를 위해 모든 걸 태우다 보니 결국 몸에 심한 부하가 걸리게 되었음. 88년에 오구리와 함께했고, 심볼리 루돌프의 기수이기도 했던 오카베 유키오 기수는 이를 두고 루돌프와 달리 너무 성실해서 어떤 경우에든 전력을 다한다는 점 때문에 루돌프보다는 아래로 평가했음.

달리는 폼은 속도가 붙을 수록 특유의 무게중심을 낮추고 뛰는 자세를 취했는데, 이 자세는 참고로 신데렐라 그레이에서도 비슷하게 표현되어있음. 말딸별로 고유 달리기 모션같은건 없는 인게임과 달리, 신데그레의 오구리는 몸을 거의 수평으로 낮추다시피한 채로 달려나오는 모습을 보임.

오구리를 타본 기수들은 보통 이 말의 적정거리는 마일이었다고 평하는데, 실제로 오구리 캡은 마일에선 단 한 번의 패배도 없었던 걸 보면, 이는 어느 정도 맞는 것으로 보임. 놀라운 점은 이 말이 장거리로 분류되는 아리마 기념을 무려 2번이나 우승했다는 거.

오구리의 스토리는 정말 누가 시나리오로 쓴다고 해도 이렇게 쓰진 못할 마생이었다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음. 지방의 별볼일없어 보이던 말이 지방 무대를 평정하고, 중앙으로 넘어와 강자들과 싸우고, 최강자와의 승부에서 도전 끝에 이기고, 새로운 라이벌들과 승패를 주고 받고, 결국 지쳐버린 채, 모두가 이젠 끝났다 생각했던 순간 최후의 경기를 이기고 퇴장하기까지. 하이세이코에 이어 일본 경마의 2번째 붐을 이끌었던, 그야말로 최고의 명마라 할 수 있겠음.



다 쓰고 보니 ㅈㄴ기네. 사진 사이즈 조절해서 넣어볼까 하고 넣었다가 글자수 초과떠서 글 다시 정리해서 올리려니 ㄹㅇ 머리가 아플 지경...


써놓고보니 그냥 말딸 이름이나 적어두고 얘네 고증글이나 가서 보라고 하는게 나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이거 뭔데 5시간 걸렸는지 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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