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고추 둔덕살과 기둥이 만나는 그 부위에 동그란게 하나둘 생기기 시작했어.

첨엔 당연 그게 먼지 몰랐지. 가끔 딸딸이칠때 만져보면 잡히는 살덩어리? 이런 느낌이었어.

그걸 무시한게 화근이었지.

한동안 잊고 살았어. 오줌싸다 심심할때 한번 슬쩍 만져 보면 잡히는 그런 약간 쥐젖? 이런 느낌으로 살았지.

그러다가 어느날 장기출장을 가게됐지.

중국 대련 - 베트남 - 캄보디아 로 이어지는 여정이었는데, 그때 알게 된 거야.

시발..

이 쥐젖만했던게 어느샌가 새끼손톱만하게 커져 있었다는 걸.

생김새는 그냥 혹덩어리에 징그럽게 우둘두둘한 피부껍질? 같은게 일어나 있는 그런 생김새야.

근데 그게 점점 더 커지드라.

자각을 하고 나서부터는 점점 더 커져만 가고, 나는 등골이 오싹했지.

그러다가 베트남이었나 캄보디아에서였나.

샤워하다가 또 깨달은거야.

시발... 그 옆에 비슷한게 하나 더 생겼다는 것을.

그 뒤로는 한 삼사일 간격으로 하나씩 막, 피부를 만저보면 한꺼플 아래 딱딱하게 무슨 종기마냥 잡히더라고.

그리고 귀국할때는 곤지름 대장과 그 휘하 주니어들이 네 개나 돋아 있었지.

나는 귀국하자마자 비뇨기과로 달려갔어. 진짜 너무 무섭고 징그러워서.

그걸 보여주자 의사가 이러더라.

"네 콘딜로마네요. 곤지름이요."

"심한건가요?"

"아뇨.. 이정도면 경증에 속하죠."

의사가 사람 좋게 웃으면서 이러더라.

"심한 사람들껀 이 정도에요."

하고 사진을 보여주는데 시발; 무슨 주먹만한 곤지름이 사타구니니 꼬추니 다닥 다닥 따개비처럼 붙어 있더라고.

나는 경악해버렸지.

치료방법은 무조건 수술 뿐이야.

이미 사마귀가 돋아나 버린 이상 수술 외엔 제거방법이 없다고 보면 돼.

나는 곧바로 수술을 받았어. 별로 많이 난것도 아니라 일단 레이저로 지지고, 덩어리가 큰 곤지름대장은 칼로 잘라내야 할수도 있다더라.

그렇게 수술대에 눕는데 그 수치심 ㅗㅜㅑ;

의사가 무안하지 말라고 계속 말 걸어 주더라.

"걱정마세요. 이정도면 제가 봐온것중엔 손에 꼽는 경증이에요."

"그래도 현명한 선택 하신거에요. 그냥 놔둬서 중증돼서 찾아오시는 분들도 많은데 이정도면 완전히 다행이죠."

등등..

나는 내심 그 따스한 마음에 감격해 버렸지 뭐야.

암튼.

다행히 레이저로 지지기만 해서 수술이 끝났어.

그 담에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으로 '가다실 9' 라는걸 맞기로 했어. 

이건 6개월에 걸쳐 3번 접종해야 하고, 나는 3번결제 한번에 해서 55만원으로 했어. 이건 병원마다 싼데도 있고 비싼데도 있는데 잘 찾아보는게 좋을듯.

근데.

"이게 곤지름이 완치를 확신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사마귀를 제거했을 뿐 바이러스는 이미 몸안에 남아 있는 상태에요."

그러니까 이게 무슨 말이냐면.

"수시로 관찰하시고 다시 사마귀가 나타나면 내원해 주세요. 보일때마다 지져야 합니다."

라는거지.

나는 좆같다는 생각을 하며 병원을 나왔어.

이게 곤지름이 좆같은 이유가 머냐면

이건 피부접촉으로 감염되는데 감염확률이 50%라고 함.

그러니까 웬만한 성인들 중 활발한 성관계를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곤지름에 걸려는 있다는 말이야.

그게 사마귀로 발병하느냐 안하느냐의 차인데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가 이어지면 그게 발병한다 뭐 이런 식인것 같아.

그러니까 니들도 조심해라 콘돔만 낀다고 능사는 아냐.

가장 확실한건 가다실9야.

곤지름이 그 안의 바이러스 종류가 100가지 정도 된대.

근데 그중 가장 빈번하고 치명적인 8개정도 되는 바이러스가 있는데

이 가다실9를 맞으면 그거에 면역력이 생긴다고함.

나는 이미 늦었지만.. 니들은 사전에 맞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