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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시칠리아 모디카에서 라구사까지 걸어가보기

ㅇㅇ(220.127) 2023.02.26 01:35:50
조회 278 추천 5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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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칠리아를 여행하면서, 시라쿠사에서 모디카로 기차를 타고 가고 모디카에서 버스로 라구사로 가는 걸 계획했다.

그런데 막상 모디카에 도착하니 걷고 싶어졌다. 그래서 걷기로 했다.

구글지도가 추천해주는 경로는 공도인데, 난 공도가 싫다. 그래서 시골길(우측 실선들)을 걷기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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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정을 시작하기 전 모디카의 한 트라토리아에서 라구 파스타와 샐러드를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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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트라토리아의 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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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란치니와 시칠리아 맥주. 안에 까르보나라가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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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디카의 전경이다. 시칠리아 내륙 마을들은 옛날 외적의 침입을 피해 높은 곳에 모여 지었다고 한다. 모디카, 라구사, 엔나 등 현재 시칠리아 대표 관광마을들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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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정상에 두오모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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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구사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2시 반이었다.

역사가 긴 마을답게 많은 건물들이 낡아있다. 판다는 뜻인 vende 표지가 많이 붙어있다.

경사가 험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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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집마다 제멋대로인 낡음은 무언가 영감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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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를 벗어나면서 찍은 간판. 나는 20세기 이탈리아 그림체가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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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길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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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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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길로 고도를 내려간다. 라구사에 가려면 왼쪽 저 능선을 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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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내려가다가 구글맵이 전혀 갈 수 없는 길(위 사진)으로 안내해주길래 다른 길로 가고 있었는데, 어떤 아저씨가 그 길이 아니라고, 위 사진의 길이 맞다고 몸짓으로 설명해주셨다(영어를 못하셨다).

비까지 고여 있어서 온몸을 써서 내려갔다.. 계단 하나하나 공략하는 느낌으로 내려갔다. 재미있었다. 내려가서 안건데, 밑에 보이는 저 집이 그 아저씨 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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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가다가 아래에서 위로 찍은 길. 사진으론 안 남았지만 이 길 마지막엔 수풀 지붕이 있는, 사람 한 명 들어가기도 벅찬 수풀길이 있다.

그곳을 통과하니까 아저씨가 계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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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길을 안내해주셨다. 내가 길을 내려갈때마다 계속 어딘가에서 나타나셔서 길을 인도해주셨다. 너무 친절하셨음..

주변에서 봤던 소들은 다 이 아저씨가 관리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멋있게 생기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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쭉 내려가서 국도 아래에 난 굴다리를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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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정말 뜬금없이 기차길이 나왔다. 전혀 사람이 드나들지 않는 길인데 차단기가 내려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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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기차길 관리소는 버려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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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단기 아래로 고개를 숙여서 지나가고, 기차 소리가 울려서 봤더니 기차가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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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 지려고 한다. 속도를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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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이 나와서 구글지도를 다시 확인했는데 이게 길이 맞댄다. 다시 돌아갈까 생각하다가, 신발과 양말을 벗고 바지단을 걷고 건너갔다.

12월이라 너무 차가웠다.

처음엔 어이없었지만, 이게 즉흥 여행의 묘미이며 기억에 오래 남는 경험이 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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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이진 길을 올라가다보니 국도로 올라가게 되었다. 이제 날이 정말 어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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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길을 쭉 걷다 보고 놀란건데, 이탈리아 도로에는 사이사이에 묘비가 놓여있다. 이 자리에서 돌아가신건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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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쯤 더 걸었다. 저 위로 라구사의 화려한 불빛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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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위로 쭉 올라가면 라구사다. 사진은 밝게 나왔는데 실제론 엄청 어두워서 무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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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구사로 들어가는 고갯길을 올라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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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지 알 수 없지만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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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한 숙소에 가려면 라구사 동쪽 역사지구인 라구사 이블라를 건너 라구사까지 가야 한다. 체크인 마감이 머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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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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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7시가 돼서야 숙소에 도착했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1층에 가정집을 두고 운영하는 BnB였는데, 할머니가 정말 너무 친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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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인하고 주변 평이 좋은 트라토리아에서 파스타와 시칠리아 전통주를 먹었다. 저게 가지 파스타였던가. 최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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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내가 정말 좋아하는 피스타치오카눌레를 후식으로 먹었다. 그 유명한 다른 카눌레와는 이름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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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메인 거리를 거쳐 다시 숙소에 가서 씻고 잤다.



대중교통을 타고 여행하는 것도 좋지만 걸어서 얻을 수 있는 추억은 대체불가능하다고 생각이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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