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대회후기] (장문) 첫 풀코스 제마 끝까지 가본 후기

러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11.03 23:32:24
조회 3898 추천 143 댓글 44
														

풀코스 완주가 버킷리스트여서 작년부터 러닝을 시작한 런린이입니다. (진짜 런린이)


야근이 많은 직장인이라 훈련 시간이 충분치 않지만 월 100~120km 정도 꾸준히 마일리지를 쌓아오다가


오늘 제마로 첫 풀코스를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런갤에서는 첫 풀코스로 서브4를 많이들 도전하시길래 처음엔 저도 섭4를 목표로 했었지만


8월부터 장거리 훈련을 하면서 6분 페이스 이하로는 무리라는 판단이 들어서 컨디션이 좋으면 4시간30분,


안되면 5시간 내 완주하는 것을 목표로 달리기로 했습니다.





1. F조 출발 전


7cf390006913e8e6e2692a3ec62d64b122fd1a837a4628cb872cb41de8395183382440



올해 서울하프, 런유어웨이, 서울레이스 등 대회 참가는 많이 했던 편이기 때문에


특별히 긴장되거나 하지는 않았고, 출발 전에는 '무조건 완주만 하자'라는 생각만 되뇌었던 것 같습니다.





2. 0~20km 구간


하프까지는 6:20 페이스로 쭉 달려서 2시간 13분 정도로 들어올 수 있었고,


처음부터 시계를 4시간30분 목표로 맞춰서 초반에는 오버페이스를 하지 않는데 집중했습니다.


크게 특이사항은 없지만 양화대교를 달려서 건너는 경험은 굉장히 좋았던 것 같습니다.



7ff390aa1323b55f9a343a559c04d4737d43352aad8813bbcf380ff8d65dcb6d2e





3. 20~30km 구간


24km 쯤 오늘의 원흉인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갑자기 안쪽 허벅지에 쥐가 나는 듯 하더니 거의 경련 수준으로 수축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8월부터 25km, 28km, 30km, 32km, 35km 장거리 훈련을 진행했었고 가끔 종아리 스트레칭을 안하면


종아리가 털린 적은 있었지만 허벅지에 쥐가 난 건 처음이었습니다.


거의 절반밖에 안온 상황이어서 멘탈이 나갈 뻔 했지만 나름 2년 동안 열심히 준비해온 대회였기 때문에


포기하고 싶지 않았고 반드시 완주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걷뛰를 반복하다가 결국 종아리, 허벅지에 동시에 쥐가 나고 다리를 풀기 위해 길가로 나가서


쪼그려 앉았더니 복근까지 경련이 오더라구요 (복근에도 쥐가 나는지 처음 알았습니다)


정신력으로 버티는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해서 길가에서 스트레칭 후 다시 뛰기를 무한 반복했습니다.


06bcdb27eae639aa658084e54485756c6c0564899d47ea682c5b14727b0059ed33e6d97c47320bc978f45c41



집에 와서 가민 기록을 확인해보니 정말 처절한 걷뛰의 흔적이더라구요..





4. 30~35km 구간


슬슬 도로통제가 풀릴 조짐이 보였습니다.


롯데타워를 좀 지나자 뒤에서 앰뷸런스 사이렌이 울리면서


"앞에 걷고 계시는 분들은 회송차량 탑승 바랍니다. 도로가 위험하오니 회송차량 탑승 바랍니다."라는 안내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다리는 점점 잠기고 앰뷸런스 소리는 점점 커져서 뒤를 돌아보니 앰뷸이 바로 뒤에 따라와 있었습니다.



79f390aa1b12b44daaee98a518d604039ab96305d1f6463f36d636



저는 정신력만 있으면 그래도 기어서라도 피니시 라인까진 밟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아 이러다가 2년동안 준비한 내 소원, 10여 키로 밖에 안남은 상태로 끝나버리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때부턴 주로에 멈춰서 쥐나는 다리를 풀어줄 여유도 없었고 혼신의 힘으로 무조건 달렸습니다.


(뒤에서 적군의 장갑차가 따라오고 있고 잡히면 그냥 죽는다는 생각으로요..)



다행히 앞에는 아직 뛰고 계신 러너분들이 50~60분 정도 계셨기 때문에 그분들보다는 무조건 먼저 가야겠다.


회송차량에 절대 잡히지 말고 교통통제가 풀리기 전에 무조건 달려보자는 마음으로 달리고,


조금 걸었다가 다시 달리고를 반복했습니다.



+. 수염 형님


잠실 엘스/리센츠 앞 구간에서 수염이 덥수룩하게 나신 형님께서 홍삼꿀물? 같은 포션을 주셨는데


너무 큰 위안이 되었습니다. (에너지도 떨어졌지만 너무 외로운 싸움이었는데 도와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 파스 아저씨


삼전역 근처에서 어떤 아저씨께서 고급지게 생긴 파스를 뿌려주시고 제가 출발하려 하니


"끝까지 가세요 끝까지!"라고 소리를 치셨는데 그게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사실 이때쯤에는 시간이 너무 늦어지고 있어서 5시간을 너무 오버하게 되면 피니시 라인도


철수해버리는 게 아닌가 고민되던 시점이었는데요.


무조건 완주만 하자라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 같아서 답답하고 슬프던 차에 아저씨께서 하신


"끝까지 가라"는 말이 가슴에 확 박혔습니다. 오늘 제일 많이 들었던 응원이 "화이팅! 완주하세요!"였는데


끝까지 간다라는 건 완주랑은 조금 다르게 느껴졌어요.



제가 향하고 있는 마지막 지점에 피니시 라인이 없으면 '완주'는 못하겠지만 내 나름대로의 '끝까지 달려보는 것'은


가능한 일이니까, 끝까지 가보기로 했습니다.





5. 35 ~ 40km 구간



0997f919b7826af23fee86e64782776b60deecad5b117832f854e7d1ba6c53ebd1ad89522f6d91321f2a6dded6c926d62a8feee93026825809f05c1de4ade8cbbe48ac7d99309597507de8e20230d5aa013d2bc6



주로, 아니 인도에는 앞에도 뒤에도 주자가 거의 남아있지 않게 되었습니다.


한 5분 간격으로 회송버스가 옆으로 지나가다 멈춰서 "회송차량 탑승하세요!"를 외치고 있었고,


저는 거의 뛸 수 없는 상태가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다리도 힘들었지만 다섯시간을 넘어가니 에너지가 다 빠져버린 느낌이었어요)



첫 풀코스 응원해주려고 결승선에서 기다리고 있는 와이프랑 강아지가 아니었으면 이쯤에서 포기했을 것 같습니다.


원래는 서브4까진 아니어도 멋있게 달려서 결승선을 통과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지만, 이쯤되니까 그냥 얼른


와이프랑 강아지가 보고 싶고 둘을 안아주면서 '나 너무 힘들었어'라고 얘기하고 싶었습니다.


조금만 더 뛰기로 했습니다.



+. 응급처치 형님들


39km 지점 쯤에서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리며 스트레칭을 하다가 갑자기 엄청난 경련이 올라왔는데,


제 의지로는 펴지지도 않고 심상치 않다고 느껴져서 저 앞에 응원하고 계시던 자주색 티셔츠 형님에게


"살려주세요!"라고 외쳐버렸습니다. (도와주세요 라고 외쳤어야 되는 것 같은데 마음이 급했네요ㅎ)


다행히 벤치에 쓰러져있는 저의 다리 두짝을 형님 두분이 강제로 펴주시고 스트레칭 해주셔서 일어설 수 있었습니다.





6. 40 ~ 42.195km



결국 사경을 헤매며 결승선에 도착했습니다.


불행 중 다행으로 마침 피니시 라인을 철거하려던 참에 도착을 해서 피니시 라인을 밟을 수 있었습니다.



0997f919b7826af23fee86e6478574687edfd4cf7c58ac708e6e8ba5fe5d8d22270bda36930aac353097393eb8647c994da2a3e6dd07dc1dc7e5f0f05a81d5ce72b00851654032117659b638005fb59fb60a1aa6



결승선에 도착하면 미칠 듯한 성취감이 느껴질 줄 알았는데 긴장이 풀려서인지 다리 전체에 쥐가 나버려서


3분 정도 그 자리에 서서 다리를 붙잡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아내와 강아지 얼굴을 보니 그제야 기쁘고 왠지 눈물이 나왔습니다.


풀코스를 완주했다는 기쁨이 아니라 그냥 아내랑 강아지를 볼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아요.



사실 제한시간을 초과했기 때문에 '완주'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대신 파스 아저씨께서 말씀하신 대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갔습니다 끝까지.


메달과 간식을 받고 보니 피니시 라인이 철거됐음에도 끝까지 오신 분들이 더 계시더라구요.



저보다 더 열심히 훈련하시고 더 멋진 기록을 내신 분들, 더 큰 인내심으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달리신 분들,


주로에서 응원해주시고 도움 주신 모든 분들 덕분에 정말 보람있고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추천 비추천

143

고정닉 77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본문 보기
자동등록방지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 설문 취미 부자여서 결혼 못 할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6/01/19 - -
- 공지 주간 인기 디시콘 추가 안내 운영자 26/01/19 - -
- AD 골라보는 재미가 있는 화끈한 BJ 방송! 운영자 25/10/24 - -
- AD 겨울 스포츠&레저로 활력 충전 운영자 25/12/22 - -
923140 공지 26년 1월 러닝갤 NRC 챌린지! [29] 런갤파딱1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5.12.31 3852 15
924487 공지 cooked님의 2025 해외리뷰 러닝화 어워드 list. 런갤파딱1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6.01.02 2069 11
915178 공지 특정갤러리(러x갤 등) 관련 러닝갤러리 운영 조치 [28] 후유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5.12.19 5949 49
889663 공지 브랜드별 러닝화 라인업 한눈에 총정리 (2025.11) [188] 마르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5.11.20 60171 139
722780 공지 런갤신문고 [3] 런갤신문고(110.14) 25.07.08 4954 6
937088 일반 러닝화 마일리지 1600 [1] 런갤러(220.122) 22:55 5 0
937087 일반 첫하프 뉴하마 -40일 대략적인 계획인데 어떤가요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50 42 0
937086 질문 가민 워치 인터벌 할때 데이터 필드 질문입니다. 멸치로붕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49 11 0
937085 일반 러닝템좀 보러 이천아울렛 가는데 근처 맛집 추천점여 런갤러(121.168) 22:47 20 0
937084 질문 8주 동안 마일리지 줄이면 실력 많이 퇴화됨? [6]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44 129 0
937083 일반 러닝 시작하고 냉속성으로 바뀜ㅋㅋㅋㅋ [5] 보스턴레츠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43 142 0
937082 일반 런린이 성장합니다. [1] 런촙(211.213) 22:43 41 0
937081 질문 미즈노 네오젠 사이즈질문 [17] 러린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38 114 0
937080 질문 하프 뛸때 복장 질문!! [4] 런갤러(180.67) 22:35 97 0
937079 일반 3k TT하다보니까 런갤러(39.119) 22:35 93 0
937078 일반 더레이스서울 노근본임? [5] 런갤러(222.232) 22:33 281 0
937077 일반 아파트 헬스장 트레드밀 vs 코로스 팟2 [4] 디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28 100 0
937076 훈련일 런정자 존2 40분 뛰어보았습니다 [7]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27 127 2
937075 일반 뛰산2에 스톤나오네 우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27 184 0
937074 일반 아디다스 아웃솔 마모도 as 가능? [2] 런갤러(1.230) 22:27 101 0
937073 일반 푸마 폴라텍 자켓 웜딜(?) [10] 또르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26 641 1
937072 일반 쿠아프4 사이즈 교환 구합니다 [10]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16 345 0
937071 질문 에어로스위프트 싱글렛 가성비? [4] 중년러너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12 284 0
937070 훈련일 도야지 첫 10km [11] 겨울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9 161 7
937069 일반 방금 뛰고 왔는데, 이분 생각나더라 ㅋㅋ [3] 런갤러(61.32) 22:09 631 0
937068 일반 이것도 신스프린트인가요?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8 74 0
937067 일반 신었을때와 안신었을때의 차이 [9]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4 303 0
937066 일반 무신사 룰루레몬 들어와서 세일하네 [2] ㅇㅇ(211.108) 22:02 605 3
937065 부상관 체외충격파 후기 [9] 지망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59 303 1
937064 훈련일 퇴근후 저녁 10km런 ^_^v [22] 석광우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59 324 10
937063 일반 뉴하마 1080팩 링크 문자 받으신분? [3] 복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53 312 0
937062 일반 나이키 뮬 슬리퍼 이거 써본 사람 있음?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50 314 0
937061 일반 코페프 왔눈데 질문 [12] 프로런린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47 208 0
937060 일반 런닌이 러닝 접습니다.. [7] C9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46 662 1
937059 훈련일 8k러닝 완료했긔 [8] 런닝초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45 131 3
937057 훈련일 LSD 이후 회복조깅 [11] 느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41 230 3
937056 훈련일 저녁달리기 6km [4] 파파야오렌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41 105 2
937055 일반 엔프4 가려고 합니다 성님들 조언 좀 부탁드려요 [2] 런갤러(124.216) 21:40 146 0
937053 일반 쿠아프 한국사이즈 290은 안풀린거지? [2] 앙큼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39 212 0
937052 일반 오랜만에 신발 샀다 [10] 꼬맹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38 487 1
937051 일반 지속주 템포주 역치주 차이가 뭐에용? [9] 런갤러(121.175) 21:38 315 0
937050 훈련일 넘춥다 [7] 끈질기게뛰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37 128 5
937049 일반 제주도 한바쿠 도보 여행 중… 오늘까지 날씨는 [8]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36 133 3
937047 일반 [맛집소개] 경기 용인시 [12] 방구석킵초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33 363 10
937046 일반 주당 2회 역치주+ 인터벌1회 [5]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31 115 0
937044 일반 제주도 한바쿠 도보 여행 중… 오늘까지 날씨는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29 73 0
937043 일반 보메로 플러스 혹시 사이즈가 좀 넉넉하게 나온건가요? [4] ㅇㅇ(211.44) 21:27 199 0
937042 일반 스피드훈련만 했다하면 종아리(가자미근)이 뭉치네요 [1] 런갤러(222.113) 21:26 107 0
937041 훈련일 러닝붐을 체감한 10k [12] 달리는춘식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26 784 3
937040 일반 옛날같으면 샀을텐데 [1] 후지와라치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24 359 0
937039 일반 대회 싱글렛은 평소 조깅때도 입나? [7] 맵팅마늘조개라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24 285 0
937038 일반 쿠아프4 사이즈 바꾸실분 나uk9 <> 님 uk8.5 [4]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24 192 0
937037 일반 가민570 vs 가민265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23 173 0
937036 일반 마일리지에 비해 신발 너뮤많은거지? [9] 런갤러(222.120) 21:22 368 0
937035 일반 뉴발 레벨v4 260 2E신는.사람이 아프4 uk9 맞을가능성 0%? [5]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6 115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