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안-이슈왈다의 컨셉을 좋아함. 눈깔빼고

무기들도 불교랑 관련된 4자성어에 뒤에 각 무기의 컨셉을 담은듯한 두글자의 한자가 추가로 붙어서 작명돼있음.

아무래도 한자어다보니까 그게 무슨 뜻인지 잘 안 와닿길래 하나씩 알아보기로 했음.

대검인 무상법신 -부동- 은 한자로 無相法身-不動- 임. 

불교 용어 중 "무상"은 無常과 無相이 있다. 전자는 위키를 빌려 말해보자면 "끊임없이 변화, 생멸하며 시간적 지속성이 없는 영원하지 않음"을 의미한다고 함.

근데 저 대검에 쓰인건 후자의 무상인데, 이건 말 그대로 모습이 없다는 것이다. 실존하는 모습이 없기에 깨끗할 수 있다는 "공(空)" 사상을 바탕으로 하는 말이라고 한다.

뒤의 법신 은 부처를 뜻함. 근데 그냥 생전의 부처가 아니라, 부처의 세 가지 몸 중 "진신"으로, 우리처럼 피와 살로 이루어진 "생신"이 아닌 진리의 몸을 뜻한다.

인간을 초월한 상태의 부처를 일컫는다고 함. 그러니까 무상법신 이라는 건 "실체가 없는 부처의 진정한 모습" 정도가 되지 않을까.

뒤의 부동은 그런 진리의 부처는 동하지 않는다 이런것 같은데 뭐 부처가 걍 가만히 앉아있거나 누워있는거 잘하잖아.

그냥 부동복장 입고 참모아나 날리라는 말이겠지.

태도 행운유수-화광-의 한자 이름은 行雲流水-和光- 이다. 행운이 Luck이 아님.

표면적으로는 구름이 떠가고 물이 흐르는 모습을 말하고, 이는 불교에서 육바라밀(열반에 들기 위한 여섯가지 수행)을 행하는 모습을 뜻하고, 사실상 보살이 하는 모든 행위를 일컫는 말이라고 함.

뒤의 화광 은 화광동진 이라는 말에서 온 것 같은데 무슨 뜻이냐면 "불, 보살이 그 광명을 숨기고 세속에 섞여 중생을 구제하는 행위" 를 뜻하는 말이다.

그러니 저 이름의 전체적인 뜻은 "보살이 중생을 구하며 행하는 모든 행동" 정도가 되겠다.

게임에서도 태도에 움찔거려가며 보살이 되어가는 파티원들을 보면 정말 잘 지은 것 같다. 중생들은 좃도에 감사하자.

디자인이 정말 예쁜 이 손검의 한자 이름은 妙法應身-蓮花- 이다. 먼저 묘법응신이라는 이름은 두 가지 요소가 섞여있는 듯 하다.

첫번째로, 디자인 적인 측면에서 방패가 연꽃의 모양을 하고 있는데, 연꽃은 불교의 아주 중요한 상징 중 하나다.

불교에 관심없어도 한번쯤은 관세음보살이 연꽃 타고 다니는 그림같은건 봤을걸.

그건 관세음보살이 32가지 다양한 모습으로 속세에서 중생들의 부름에 답해 구제하는 모습을 나타낸 "관세음삼십이응신" 이라는 말에서 유래하지 않았을까 한다.

두번째로는 "묘법연화경" 이라는 대승경전이 있는데, 이게 석가모니의 40년 간의 설법을 집약한 경전이며 "법화경"이라고도 함. 그 이름에서도 따온것 같음.

근데 저 두가지를 합쳐서 무기 이름을 뭐라 해석해야할지 모르겠는데

개인적으로 손검 쓰는 애들은 항상 손검 하라고 설파하고 다니는 것 보면 무기계의 법화경이 아닐까 함.

난무 쓰기 정말 불편해 보이는 이 쌍검은 邪鬼霧散-慧眼- 이다. 원판은 "마귀(魔鬼)"가 아니라 "사귀(邪鬼,쟈키)"다. 일본 단어를 우리나라에 맞게 번역한 것.

앞의 마귀멸산은 말 그대로 사악한 귀신을 없앤다는 뜻인데, 뒤의 혜안 은 불교에서 부처의 다섯 가지 눈 중 하나를 칭하는 말이다.

모든 집착과 차별을 떠나 진리를 밝히는 눈 이라고 한다. 이 혜안을 통해 마귀를 알아보고 멸산한다는 뜻인 것 같다.

하지만 게임에서는 쌍검 유저 자신들이 멸산 당해 잘 보이지 않는다.

룩만 봤을땐 포세이돈이 지 창이랑 거슬리는 배의 방향타를 뜯어서 같이 놓은 것 같다.

이름은 金剛輪宝(寶)-仁王- 이다. 먼저, 금강 이라는건 당연히 쇠처럼 굳세고 강한 모습을 나타내기에 랜스랑 잘 어울리는 말이고 어려울 것 없으니 넘어가자.

다음의 "윤보"가 조금 복잡하다. 고대 인도의 사상에서 이상적인 군주의 모습으로 "전륜성왕(챠크라바르틴)"이라는 말을 쓴다.

중국이나 우리나라로 따지면 "철인" 같은 이상적 군주상을 칭하는 말임.

저기서 "챠크라" 는 "바퀴"를, "바르틴"은 "움직이다" 라는 뜻을 가진다고 위키백과가 말함.

왜 바퀴를 움직이는게 이상적인 군주냐 할 수 있는데 그건 너무 길고 복잡한데다가 유래에 대한 가설이 많아서 그냥 넘어감. 궁금하면 찾아봐라 정보 많더라.

어쨌든 그 전륜성왕이라는 자가 가지고 있는 일곱 가지 보물(칠보) 중 하나가 바로 저 수레바퀴 모양인 "윤보"다.

윤보는 왕이 어디 갈 때 쥰내 회전하며 적을 박살내고 정복하는 역할을 한다고 함. 방패 모양이 왜 바퀴 모양인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인왕"은 인자한 왕이라는 뜻이니 전륜성왕을 나타내는 말이다.

근데 다른 무기들도 그렇지만 이름만 거창하지 아무리 달재 띄워도 예리도는 씹창이라 금강이고 나발이고 없는 것 같다.

이 슬링어 발사기의 이름은 金剛宝(寶)塔-寂滅- 이다.

금강은 넘어가고, 보탑은 불교에서 중요한 건축물 중 하나인데 이 보탑 하나하나에는 부처가 깃들어 있다고 여겨 매우 소중히 하는 탑들이다.

그리고 절에 좀 가본 사람들은 알지도 모르겠는데 막 저런 불탑에 옛날 주지스님들이 돌아가시면 몸에서 나온 사리를 탑에 보관하는 곳도 있음.

왜 건랜스가 슬링어를 안에 장전하는지 알겠지? 건랜스 유저의 사리가 들어가는거임. 슬링어 장전업 스킬을 활용해 소중히 쓰자.

적멸은 "번뇌의 세계를 완전히 벗어난 경지"라는 뜻이라고 한다. 참으로 건랜스랑 어울리는 이름이 아닐까.

난 아본 와서 이 해머의 룩을 처음 보고 깜짝 놀랐다. 이 정도로 독특한 룩을 뽑을 수 있으면서 십새끼들이 일을 안한단 말이야?

여튼 저 부처님 손바닥의 이름은 明珠存掌-降魔- 이다. 개인적으로 항마 가 함마 로 보여서 좀 웃김.

명주존장, 말 그대로 걍 부처님 손바닥이다. 근데 어디서 주워들은건데 부처님 손바닥에는 보석같은 구슬인지 그냥 문양인지, 아니면 부처님 또 다른 눈인지가 박혀있다고 함. 잘 기억 안나서 자세히는 모르고 찾아봐도 안나오길래 길게는 못쓰겠음.

부처님이 눈감고 손바닥을 앞으로 향하고 앉아있는게 눈이 손바닥에 달려서 그런거 아닐까? 판의 미로 그새끼 마냥.

여튼 그래서 몇몇 부처님 손바닥을 형상화 한 조각상 같은 경우는 손바닥 중앙에 뭘 그려넣거나 박아넣거나 함.

저 해머도 그런 이유 때문에 중간에 초록빛 구슬을 하나 박아놨음. 여래신장 + 다마 로 때리니 데미지가 그렇게 높게 뜨는 것 같다.

최종보스 소재라고 룩을 아주 신경써서 뽑은게 느껴질 정도로 예쁘다. 이 피리의 이름은 極樂淨土-華嚴- 이다.

극락정토는 불교에서의 천국이라고 보면 됨. 너무 흔하고 익숙한 소재라 따로 설명은 필요없을 거라 생각함. 대신 기독교 천국이랑은 성질이 다르니까 궁금하면 찾아봐.

피리의 악기라는 컨셉에 맞는 이름같다. 기독교 천국에서도 천사들이 하프치잖아.

뒤의 화엄 은 화엄 사상의 잡화엄식 이라는 말에서 왔다고 한다. 갖가지 꽃으로 장엄하게 함 을 뜻한다고 하는데, 이 역시 극락정토의 모습을 나타내는 말 같음.

근데 음표 상태도 갖가지 음표로 범벅이 돼있어서 성능 면에서는 좋은지는 모르겠음. 방대가 아니라 공대만 붙어있었어도 이거 썼을것 같은데

아본 상향으로 고평가를 받고 있는 슬액 중에서도 룩이 아주 괜찮다. 이름은 諸行無常-灯籠- 이다.

제행무상 이란, 우주 만물은 하나의 형태로 머물러 있지 않는다 라는 뜻이다. 윤회사상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말이겠지.

실제로 슬액이 하나의 모습이 아니라 형태가 변하는 무기라서 잘 어울리는 듯하다.

등롱 은 부처님 오신날 같은 때 걸어두는 등을 말함. 자주 봐서 잘 알거다.

게임에서는 날아오르는 몬스터에 영거리 박고 화려하게 불타면서 터지는게 등롱이라기 보다는 폭죽같은데. 난 멸기병이 참 예쁘더라

대검이 금강저의 거대버젼이라 하면, 차액의 검 부분은 좀 더 리얼 금강저같이 생겼다. 이름은 業力不滅-闘王- 이다.

원판 이름을 보면 일본판 염라를 뜻하는 "염마"도 아니고 "투왕"으로 되어있는데, 대체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

추측을 해보자면 염라가 불교의 저승에서 엄청난 지위를 가지고 있고, 고대 인도 신화에선 시바한테 개기다가 죽은 신으로도 나오기 때문에 투왕 이라는 단어랑 전체적인 무기들 컨셉을 고려해서 바꿔 번역한게 아닐까 함. 사실 잘 모르겠음 ㄹㅇ;

업력불멸 에서 업력 이라는 건 업보를 가져오는 힘을 뜻함. 착한일 하면 좋은일이 찾아오고 나쁜일 하면 벌을 받는 그런 "카르마" 를 가져오는 힘.

그런 업력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번 너프로 초고출 날릴때 생각 안하면 병만 날리는 결과가 찾아오는 등 설계를 잘 해야하는 무기로서 어울리는 것 같다.

삼장법사가 들고 다닐법한 지팡이다. 이름은 三世十方-知慧-

삼세십방 이란, 원래 시방삼세 라는 불교 용어에서 온 말이다. 시방 은 십방 을 발음하기 편하게 ㅂ을 하나 뺀거임.

동 서 남 북 북동 북서 남동 남서 상 하 의 10가지 방위의 "십방"과 과거, 현재, 미래의 "삼세"를 합친 말이다. 즉, 인류가 지각할 수 있는 모든 시공간을 뜻함.

이보다 더 확장된 개념은 삼천대천세계 라는 어디서 들어봤을법한 말이다.

그럼 왜 저런 삼장법사가 들고 다니는 지팡이 모양을 하고 있냐는 건데, 삼장법사라는 인물은 실제 중국 당나라의 "현장" 이라는 스님을 토대로 만들어진 인물이다.

현장은 생전 인도땅 전역을 돌아다니며 수행을 했다고 한다. 그러니 현장(삼장법사)의 지팡이=시방삼세를 모두 거닐고 다님 이니까 저런 이름이 붙었을 것이다.

게임에서도 지상 공중 막론하고 붕붕 날라다니는 조충곤의 컨셉과 잘 어울리는 무기같다.

과하지 않게 잘 빠진 장궁 디자인으로 매력적인 활이다. 이름은 三界双樹-光明- 이다.

삼계 는 아직 부처가 되지 못한 자들이 거하는 욕계, 색계, 무색계를 통칭하는 말이라고 한다.

쌍수 는 두 그루의 나무인데, 이건 아주 높은 확률로 석가모니가 입적한 곳에 있던 곳의 사방에 두 그루씩 서 있던 나무인 "사라쌍수"가 모티브가 아닐까 함. 

이 사라수들은 석가가 입적하자마자 하얗게 말라죽었다고 함.

그렇게 석가가 광명 을 찾고 열반에 드신 곳의 나무로 만든 활이 삼계쌍수-광명- 이라는 무기라는 컨셉이 아닐까 한다. 

멋있는 머스켓 모양을 한 이 라보의 이름은 盛者必衰-散華- 다.

성자필쇠 라는 말은 융성한 것은 반드시 쇠하게 된다 라는 뜻을 가지며 이는 불교의 윤회사상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는 단어다.

철갑 2렙, 화염탄, 수냉탄, 멸기 2렙, 경화탄을 단발자동장전 하는 무기인데, 성능에서 알 수 있듯이 이거 들고 있는놈 단 한명도 못봤음.

이름이랑 다르게 쇠하기 전에 융성이나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뭐라고 설명할지 모를 디자인의 헤보다. 당연하지만 납도 시 저기서 반으로 접힌다. 이름은 回光返照-天道- .

회광반조 라는 단어는 무협 소설 좀 읽어본 놈이면 많이 봤을거다. 쥰내 쎈 무림 고수나 스승이 죽기 전에 정신차리면서 내공을 전수한다든지 여튼 뒤지기 전에 팔팔해져서 뭔가 주인공한테 도움되는 짓을 하는 의미로 많이 쓰인다.

근데 사실 불교에서는 그런 의미가 아니라 한자어의 뜻을 잘 살펴보면 알 수 있듯이 "밖으로의 빛을 돌려 자신의 내면을 비추어 답을 찾는다" 와 같은 의미로 쓰인다.

즉 모든 진리와 자아를 자신의 내면에서 찾음, 혹은 반성함을 뜻함.

이 말은 중국의 임제선사 라는 사람이 임제록에서 한 말을 바탕으로 알려졌다고 한다. 내용이 기니까 역시 궁금하면 찾아서 보자.

성능으로는 철갑 3렙이랑 멸기2렙인가 단발자동장전에 화염수냉용격탄 지원하는 걸로 안다. 갤집에서 이거 낀 놈들 몇명 보긴 했는데 뭘 주력탄으로 쓰는지는 모르겠음.

써보진 않아서 이름과 상관관계 찾기도 애매하고 그냥 그런 뜻이구나 하고 넘어가자.

이렇게 아본 최종보스 안-이슈왈다의 무기들의 이름에 대해 알아보았다. 전체적으로 고대 인도 신화, 불교 컨셉으로 진짜 잘 만들었다고 생각함.

특히 안-이슈왈다랑 싸우다 보면 묘하게 이새끼가 내 캐릭터를 안보고 모니터 너머 나를 꼬라보는 느낌이 강한데 이것도 모든걸 볼 수 있고 알고 있다는 부처와 연관지어 생각하면 좀 소름돋음.

그리고 외갑각으로 단단한 돌을 두르고 있다가 진짜 모습이 나타나는 컨셉도 불상 안에 진짜 부처가 깃들었다는 사상이랑 비슷한 것 같고.

생긴건 좆같지만 컨셉 하나는 단단히 작정하고 만든 멋진 몬스터라고 느꼈다. 이거 아이디어 짜고 디자인 하느라 다른 무기들 2기단 해버린건가 싶을 정도다.

3줄 요약

1. 최종보스 컨셉은 부처임

2. 무기들도 각각 불교와 관련된 의미가 있음

3. 난 무교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