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6000선을 넘어서는 등 증시 강세가 이어지자 퇴직연금 계좌 안에서도 '공격적 운용'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그 중심에는 채권과 주식을 동시에 담는 채권혼합형 상장지수펀드(ETF)가 있다. 표면상 안전자산으로 분류되지만, 구조에 따라 실질 주식 비중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선택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상장 채권혼합형 ETF로 자금이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 연초 이후 개인 투자자의 순매수 규모가 눈에 띄게 늘었고, 순자산 총액도 단기간에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증시 상승 국면에서 퇴직연금 자산의 기대수익을 조금이라도 높이려는 수요가 집중된 결과로 풀이된다.
현행 퇴직연금 규정상 주식형 펀드 등 위험자산은 전체 적립금의 70%까지만 편입할 수 있다. 나머지 30%는 예금이나 채권 등 안전자산으로 채워야 한다. 문제는 주가가 강하게 오르는 장세에서 이 30%가 수익률을 제약하는 요소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이에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으로 인정받으면서도 일정 부분 주식을 담고 있는 채권혼합형 ETF를 대안으로 활용하고 있다.
국내 반도체·고배당주 결합 상품에 자금 집중
사진=픽사베이(기사와 관계없는 사진)
채권혼합형 ETF는 기본적으로 주식 비중이 50%를 넘지 않도록 설계된다. 상품에 따라 주식 30%, 채권 70% 구조를 취하기도 하고, 주식과 채권을 절반씩 편입하는 형태도 있다. 퇴직연금 계좌에서 이 상품을 '안전자산' 구간에 배치하면, 규정을 준수하면서도 계좌 전체의 주식 노출도를 70% 이상으로 높일 수 있다. 주식 비중이 50%인 혼합형 상품을 활용할 경우, 전체 계좌 기준 실질 주식 비중이 80% 중후반까지 확대되는 효과도 가능하다.
최근에는 국내 주식을 담은 혼합형 상품에 특히 자금이 몰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채권을 결합한 구조나, 고배당주와 채권을 함께 담은 상품 등이 대표적이다. 지수형 상품뿐 아니라 특정 종목과 채권을 조합한 전략형 ETF도 빠르게 몸집을 키우는 분위기다. 반도체 대표주 두 종목을 묶어 절반을 주식으로 채운 뒤 나머지를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도 출시 직후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해외 자산을 결합한 혼합형 ETF 역시 꾸준히 수요를 확보하고 있다. 미국 S&P500 지수와 미국 국채를 함께 담거나, 테슬라 등 개별 성장주와 채권을 조합한 상품이 대표적이다. 연금 계좌를 통해 해외 자산에 투자할 경우 과세이연 효과와 상대적으로 낮은 세율 적용이라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장기 투자 수단으로 활용도가 높다는 평가다.
사진=픽사베이(기사와 관계없는 사진)
전문가들은 채권혼합형 ETF의 인기가 단기 현상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증시가 상승 사이클에 진입했다는 기대가 확산될 경우, 연금 자산에서도 보다 적극적인 자산배분 전략이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혼합형이라 하더라도 주식 비중이 절반에 달하는 상품은 시장 변동성에 따른 가격 조정 위험이 존재하는 만큼, 장기 관점의 분산투자가 전제돼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채권혼합형 ETF는 제도권 규정 안에서 주식 비중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구조적 장점이 있다"며 "은퇴 자산의 성격을 고려해 위험 관리와 수익 추구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에 대한 고민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코스피 6000 시대를 맞아 예금 중심의 보수적 운용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규제의 틀 안에서 수익률을 끌어올리려는 연금 투자자들의 선택이 채권혼합형 ETF 시장을 더욱 키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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