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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결국 자신이 덕임을 못 잊었단 걸 인정하는 산

ㅇㅇ(112.157) 2022.02.02 13:04:50
조회 10146 추천 191 댓글 28
														

'결국 생과 사가 갈린 두 사람'에 이어서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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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세월은 십수년이 흘렀고, 40대에 접어든 왕은 평소처럼 금위영의 군사들의 무예 실력을 확인하러 친림한다.


그중 실력이 눈에 띄는 자가 있어서 고개를 들어보라 하는데, 어째 처음 보는 얼굴이 묘하게 낯설지가 않다.


"자네- 왠지 낯이 익는데... 아비의 이름이 무엇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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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아비는, 성가 식이라 하옵니다."

"…너- 의빈의 조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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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빈이란 그 단어를 오랜만에 듣게 되자, 왕의 등 뒤에서 두 수족인 상선과 내금위장이 눈빛을 교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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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은 의빈의 조카를 금위영의 종사관으로 임명하고 나서, "닷새 뒤면- 의빈의 기일이야."라고 씁쓸하게 중얼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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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입니다. 전하께서, 의빈의 이야기를 하시는 건."

"아주 오랫동안- 그 사람을 잊고 살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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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빈의 흔적을 오랜만에 본 왕은 그녀가 생전에 살던 별당으로 정말 오랜만에 찾아온다.


조금도 달라진 게 없는 별당에 감회가 깊은 왕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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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하께서 예전에 명하신 대로- 무엇 하나 바꾸지 않고, 그대로 두었나이다."

"잠시 혼자 있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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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당에 갔다 오고 나서 왕은 텅 빈 눈으로 물 위에 떠다니는 원앙들을 지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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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의 머릿속에 그녀에게 자신의 정체를 들켰던 시절의 추억이 떠오르는데


이거 보니 산이는 대체 어떤 심정이었을까 싶더라


궁궐 곳곳에서 덕임이가 생각시 시절부터 쌓아온 여러 추억들이 있을 텐데 남겨진 사람에겐 그런 소중한 추억들이 고통으로 남았을 듯...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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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그런 고독한 옆모습을 뒤에서 지켜보는 상선과 내금위장도 내심 안쓰럽다 싶은 표정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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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십수 년이 지났고 궐 안에선 의빈은 잊혀진 후궁이 되었기에, 그녀를 그리는 사람은 극소수밖에 없었다.


왕이 의빈을 아는 사람을 찾고자 하니, 내금위장은 그중 의빈을 기억하는 사람을 찾아서 전하께 데려오겠다고 말하는데, 왕은 고개도 끄덕이지도 않고 그저 가만히 듣기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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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상궁이 편전에 오자 내가 언제 자네를 불렀냐고 말하는 왕은 제조상궁이 의빈을 언급하니 멈칫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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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자네는 그 사람의 동무였지... 아주 오랫동안, 그 사실조차 잊고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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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의 근황을 설명해주는 경희의 어조엔 반발심이 보인다. 전하께선 이미 자가를 잊으셨으면서, 굳이 왜 오래된 일을 끄집어내나 싶어서.


그러다가 왕이 "너도 혼자 남았느냐?"라 말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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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인은- 혼자가 아니옵니다. 예전에 동무들과 약조를 했지요. 반드시- 다시 만나자고. 하오니 제 동무들은, 소인을 기다려줄 것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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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빈 역시- 그러하겠지요."

"…의빈이 왜 너를 기다린다는 것이냐?"


동무를 언급할 때는 그냥 가만히 듣고만 있다가 덕임이가 언급되니 안색이 달라지는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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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안 그래도 덕임이가 죽을 때 자신이 아닌 동무들을 찾았던 게 제일 아픈 기억으로 남았는데, 당사자가 내심 불안한 구석을 찌르니 울컥해서 그 자리에서 일어나 용상에서 내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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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빈이다- 내 사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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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세월이 흘렀어도 내 것이고, 절대 다른 누구에게도 내어주지 않아!"


산은 왜 내가 아닌 널 기다린다고 장담하냐며 어찌 보면 뜬금 없이 벌컥 화를 냄 그리고 왕의 이런 불 같은 반응에 경희는 놀라지


전하와 달리 동무인 의빈 자가를 잊지 않았다 거의 도발하듯이 말하긴 했어도 자가가 자신을 기다려줄 거라 한 말은 그냥 그렇게 받아들일 수 있는 평이한 말임


그럼에도 전하가 이렇게까지 화를 내는 게, 결국 자가를 잊지 못했다는 걸 증명하는 거 같아서 경희는 "의빈을 잊으셨다, 생각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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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오나 아니셨군요."라 의외라는 눈으로 말함


아마 이 시점에선 서 상궁도 나이가 들어 출궁했고 친구들 중에선 자신만 남은 셈이라, 경희는 궐에서 의빈을 그리워하는 사람은 자신밖에 없다고 생각했을 거임


전하는 이미 새 후궁을 들여서 그 후궁에게서 세자도 봤고 의빈에 대해선 어떤 미련도 두지 않는 행보를 보였음


거기에 왕으로서는 그리 해야 한단 걸 경희도 알았지만, 아는 것과 별개로 전하에게 서운하고 화도 났을 테고


그럼에도 이렇게까지 과하게 반응하시는 걸 보니 전하는 전혀 의빈을 잊으신 게 아니었구나 안심하게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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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덕임이가 죽은 그 순간을 처음으로 다른 사람에게 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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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무가 자신을 찾았다는 왕의 말을 가만히 듣는 경희.


"나에게- 다음 생엔, 아는 척도 하지 말라 그랬어. 그저 옷깃만 스치고- 지나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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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하. 의빈은 단지 작은 허세를 부렸을 뿐이옵니다."

"허세?"

"그 작은 허세라도 부리지 않으면, 견딜 수 없다- 그리 말하였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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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무의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말라고, 그런 말을 했다는 것 자체가 덕임의 마음이 왕에게 향했기에 나온 말이었다는 걸 경희는 말하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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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물어라! 내가 왜 너의 입에서, 그 사람의 진심을 들어야 하지?"


산은 다른 사람도 아니고 제조상궁이 그런 말을 하는 게 더 듣기 싫었다.


제조 상궁은 덕임이의 생전에 자신보다도 우선 순위였으니까.


심지어 그녀는 죽는 순간에도 자신보다 제조 상궁을 불렀다.


그런 제조상궁이 자신에 대한 덕임의 마음을 다 안다는 듯이 말하는 자체가 견딜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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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이의 입에선 들을 필요 없어. 방자하게 굴지 마라."

"송구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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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고 싶으니까 물러가."


원작에 따르면 그녀와 자신의 추억만큼은 타인이 범접하는 자체가 싫었다고 묘사되는데, 정말 딱 그 마음이 산의 얼굴에 드러나는 거 같음...


덕로가 먼저 죽었고 서 상궁도 출궁하면서부터는, 산의 심정을 몰랐지만 덕임의 심정은 알았던 경희가 산에게 덕임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유일한 사람이었네...ㅠㅠ




+) 주변 사람들 시점으로 보는 산덕 관계 링크 모아봤어


1편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redsleeves&no=83614&search_head=50&page=1


2편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redsleeves&no=83650&search_head=50&page=1


3편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redsleeves&no=83685&search_head=50&page=1


4편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redsleeves&no=83718&search_head=50&page=1


5편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redsleeves&no=83762&search_head=50&page=1


6편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redsleeves&no=83896&search_head=50&page=1


7편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redsleeves&no=83934&search_head=50&page=1


8편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redsleeves&no=85260&search_head=50&page=1


9편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redsleeves&no=85307&search_head=50&page=1



이번 편이 최종편인 10편임... 저번 9편 때 누가 전체 시리즈 링크를 달라고 해서...


내가 올린 시리즈 중에선 진짜 이게 최장 시리즈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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