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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앞 지나려면 통행료 20만 원 내"… 주민들 갑질에 출퇴근길 막혔다, 구청도 '쩔쩔'

reporter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12.08 09:57:53
조회 3134 추천 6 댓글 30
4천세대 아파트 보행로 통행 시 부담금 부과 통보
재건축 인허가 당시 외부 개방 조건으로 조성
사유재산권과 공공성 충돌 전국적 갈등 확산



서울 강동구 대형 아파트 단지가 외부인에게 최고 20만원의 질서유지 부담금을 부과하겠다고 통보해 인근 주민들과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고덕아르테온 입주자대표회의는 지난달 인근 단지들에 공문을 발송해 중앙 보행로를 제외한 모든 구역에서 외부인 출입과 시설 이용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공문에는 전동 킥보드나 전동 자전거를 타고 단지를 통행할 경우 20만원, 단지 내 흡연이나 반려견 배설물 미수거, 놀이터 등 제한구역 출입 시 10만원의 부담금을 부과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2020년 준공된 고덕아르테온은 4천66세대 규모의 대단지다. 지난 10월에도 단지 중앙을 관통해 상일동역으로 통하는 보행로에 입주민 전용 카드 인식 자동문을 설치하기로 결정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고덕아르테온 측은 외부인의 단지 이용 과정에서 소란과 이물질 투기, 시설물 훼손 등이 반복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지난 7월 인근 단지 청소년들이 지하주차장에 무단 침입해 소화기를 분사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입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재건축 당시 공공 개방 조건 명시




논란의 핵심은 해당 보행로가 재건축 인허가 당시 외부 개방을 조건으로 조성됐다는 점이다.

강동구에 따르면 고덕아르테온의 공공보행로는 고덕택지 제1종 지구단위계획과 고덕주공3단지 세부개발계획에서 공공 보행통로로 지정돼 사업이 추진됐다.

고덕택지 제1종 지구단위계획 시행지침 제4조는 대지 안에 일반인이 보행에 이용할 수 있도록 24시간 개방된 공간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재건축 사업 승인 과정에서 용적률 인센티브를 제공받는 대가로 설정된 조건이었다.

인근 고덕그라시움 관리지원센터는 등하교 시간 많은 아르테온 학생이 자신들의 단지를 통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 결정이라며 입주민 권익 보호를 위한 대응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유재산권과 공공성의 충돌




이번 사태는 아파트 단지 내 공공보행로를 둘러싼 사유재산권과 공공성의 충돌이라는 근본적 문제를 드러냈다.

입주민들은 공공보행로가 사유지임에도 불구하고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지 못해 발생하는 각종 문제를 감당해야 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공공보행로에서 외부인이 넘어져 다칠 경우 아파트 관리 주체의 보험으로 보상해주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관리비 부담 증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또한 애완견 배설물과 쓰레기 무단 투기, 소음 등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입주민들의 입장이다.

반면 주변 주민들은 해당 보행로가 인허가 당시 공공 개방을 약속한 만큼 이를 차단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해당 통로를 이용하는 고덕센트럴아이파크, 고덕자이, 고덕롯데캐슬베네루체 등 인근 대규모 단지에서만 약 1만2천명 내외의 주민이 통행 불편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효성 논란과 법적 쟁점




전문가들은 고덕아르테온이 외부인을 대상으로 부담금을 실제로 징수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강동구청 관계자는 외부인에게 통행한다는 이유로 부담금을 내라고 하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클 뿐더러 실제 적용 여부도 따져봐야 한다며 선언적 의미 정도로 해석 가능하다고 밝혔다.

현행 법체계에서 공공보행통로 관리 규정이 명시적으로 규정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다. 지자체가 인허가를 내준 뒤 적극적으로 개입할 근거가 약한 상황이다.

서울시는 공공보행통로를 무단으로 차단할 경우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국회에 건의한 상태다.

강동구청은 관련 민원을 접수하고 고덕아르테온 관리주체에 협조를 요청했다. 지자체는 위반 건축물 등재나 이행강제금 부과 등의 행정 조치를 취할 수 있지만, 실효성 있는 제재 수단이 부족한 상황이다.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갈등




공공보행통로를 둘러싼 갈등은 고덕아르테온만의 문제가 아니다.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많은 신축 아파트 단지가 불법 담장을 설치하고 단지 개방을 거부하면서 유사한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와 디에이치아너힐즈, 잠원동 반포센트럴자이 등에서도 공공보행로 차단 문제로 논란을 빚었다.

일부 단지는 구청의 시정명령과 고발에도 불구하고 스크린도어를 계속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공공보행통로 설치 취지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확산과 함께 아파트 개발 계획 때부터 준공 입주 이후까지 갈등을 줄일 수 있는 다각도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재산권 보호와 공공성 확보라는 두 가치를 조화롭게 실현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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