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면 언제나 수많은 산객들로 북적이는 수도권의 명산, 수락산. 그중에서도 특히 여름철 많은 사랑을 받는 별내 방면 등산로는 올해도 변함없이 시원한 계곡과 잘 정비된 길로 산객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특히 계곡 정비의 모범 사례로 꼽히는 청학비치를 따라 흐르는 청정 계곡은 무더위를 식히는 데 더할 나위 없는 피서지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습니다.
정상 뷰
수락산 주봉
이번 여름, 뜨거운 햇살을 피해 시원한 수락산 계곡을 찾아 나섰습니다. 청학동 계곡 입구에서부터 뿜어져 나오는 상쾌한 물 내음은 도심의 꿉꿉함을 단숨에 잊게 해주었습니다.
잘 정비된 계곡
잘 정비된 계곡
청학동 계곡을 따라 오르다 보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청학비치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계곡 정비 구간입니다. 과거 무질서했던 계곡변이 이제는 깔끔하게 정돈되어,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안전하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완벽하게 탈바꿈했습니다. 돌과 모래를 이용해 자연 친화적으로 조성된 물놀이 구간은 아이들이 뛰놀기에도 안전해 보였고, 계곡 주변으로 설치된 쉼터와 정돈된 탐방로는 걷는 즐거움을 더했습니다.
예전에는 이곳에 정말 많은 무허가 계곡상점이 있었습니다. 이곳부터 시작해서 경기도 계곡이 정비된 곳이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여름 주말에는 주차관리요원까지 나와 관리를 하고 있어서 아주 편했습니다. 다른 계곡들도 이렇게 잘 정비되길 바래봅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인위적인 시설물 설치를 최소화하면서도 자연의 아름다움을 최대한 살려 정비했다는 것입니다. 물길은 더욱 맑아졌고, 주변 식생은 그대로 보존되어 마치 자연 그대로의 해변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이곳에서 발을 담그고 앉아만 있어도 여름 더위가 저 멀리 달아나는 듯했습니다. 모범 사례라는 말이 아깝지 않은, 정말 훌륭한 계곡 정비의 본보기였습니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정말 좋아하더군요.
내원암
간이매점
간이매점
간이매점
간이매점
청학비치를 지나 계곡길을 따라 조금 더 오르다 보면, 땀으로 지친 산객들에게 오아시스와 같은 존재들이 나타납니다. 바로 고즈넉한 내원암과 그 옆에 위치한 간이매점입니다. 매점은 정확한 상호는 모르겠습니다. 평소에는 들리지 않는데 오늘은 더워서 그랬나 하산길에 들렸습니다.
내원암은 수락산의 깊은 역사와 불교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작은 암자입니다. 맑은 계곡물 소리와 함께 어우러진 암자의 고요함은 잠시나마 번잡한 마음을 가라앉히기에 충분했습니다. 잠시 들러 약수를 마시고 암자 주변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내원암 바로 옆에 자리한 간이매점은 그야말로 핫플이였습니다. 힘들게 오른 후 시원한 얼음물 한 병, 혹은 갈증을 해소해 줄 음료수 한 잔은 어떤 고급 레스토랑의 음식보다도 값지게 느껴집니다. 저는 시원한 열무국수와 김치전을 시켰는데 값도 합리적이고 무엇보다 맛은 이루 말할 수 없는 행복을 선사합니다. 간이매점 아주머니의 인심 좋은 미소와 함께, 잠시 쉬어가며 나누는 산객들 간의 정겨운 대화는 이곳이 단순한 매점을 넘어선 쉼터임을 느끼게 했습니다. 땀 흘린 후 마시는 시원한 음료 한 모금과 소박한 간식은 여름 산행의 묘미를 더해줍니다. 다만 계곡 자리가 한정되어 경쟁이 아주 치열했습니다.
약수터
정상직전 오름
정상
정상 뷰
멋진 뷰
시원한 아이스크림
내원암을 지나 산속으로 더 깊이 들어가면 수락산이 품고 있는 몇 개의 작은 폭포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비가 온 뒤라 제법 폭포가 볼만했지만 대단한 폭포는 아닙니다. 지나고 난 다음 몇 번의 힘을 내어 정상에 오릅니다.
특이하게도 정상석이 두 개인데, 몇 년전에 스트레스를 받던 대학생이 미리 준비한 도구로 이 근처 산들의 정상석을 모두 망가트린 일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정상석은 찾아 복구했는데, 임시로 세워둔 정상석도 그래도 있어 두 개가 되었습니다. 당시 수락산, 불암산 등의 정상석이 피해를 입었죠.
이 길의 장점은 폭포와 계곡이 있어서인지, 주변은 다른 곳보다 기온이 낮아 잠시 더위를 식히기에 좋았고, 물보라가 만드는 미세한 물안개는 마치 자연의 에어컨 같았습니다. 폭포 아래 작은 소(沼)에 발을 담그는 순간, 온몸에 퍼지는 시원함은 여름 산행의 모든 피로를 잊게 해주었습니다.
하산길
이번 수락산 청학동 계곡 산행은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만족스러웠습니다. 잘 정비된 청학비치 덕분에 안전하고 쾌적하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었고, 내원암 간이매점의 소박한 정은 산행에 활력을 불어넣었습니다. 시원하게 떨어지는 폭포수는 여름 더위를 날려버리기에 충분했습니다.
수도권 근교에서 시원한 여름 산행과 계곡 피서를 동시에 즐기고 싶다면, 수락산 청학동 계곡은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입니다. 자연의 아름다움과 사람의 정이 어우러진 이곳은 분명 올여름 최고의 추억을 선사할 것입니다. 다음 여름에도 저는 이 시원하고 정겨운 수락산을 다시 찾을 것 같습니다. 집 근처에 진정한 명산이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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