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발행인 칼럼] 보도 위를 걷는 로봇, 한국의 도시문화는 이를 품을 수 있을까

SM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6.19 10:28:05
조회 4544 추천 0 댓글 7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배달 로봇(사진=코트라)


[서울미디어뉴스] 김상진 기자 =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 거리에서는 귀여운 외형의 배달 로봇이 보도를 따라 음식을 전달하는 풍경이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급증한 비대면 수요, 그리고 배달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단으로 등장한 이 로봇들은, 단순한 기술 시범을 넘어 실질적인 서비스 운영 단계에 접어들었다. 대표적으로 '코코(Coco)'라는 이름의 로봇은 자율주행과 원격 조작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모델로, 현재 미국 주요 도시와 유럽 일부 지역까지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기술적 측면에서 보면 매우 흥미로운 진화다. 하지만 문화라는 렌즈로 바라본다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진다. 로봇이 도시를 걷고, 음식을 전달하는 장면은 단지 배달 방식의 변화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도시의 질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의 감각 자체를 바꾸는 일이다.

한국은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배달 문화의 밀도를 가진 사회다. 좁고 빠르고 정밀한 이 문화는 단순히 기술과 인프라의 결과가 아니다. 그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성, 익명의 고객이라도 반찬 하나 더 챙겨주는 정서, 그리고 골목이라는 공간이 품고 있는 정다운 긴장의 결합이다. 그런데 만약 로봇이 그 골목을 걷게 된다면, 과연 우리는 그 풍경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우선, 한국의 도시 보도는 물리적으로도 복잡하고, 정서적으로도 섬세하다. 노점상, 반려동물, 퇴근길의 인파, 가끔은 느슨한 질서가 조화를 이루는 이 보행 환경은 단순한 통행로가 아니라 도시민들의 감정과 삶이 교차하는 문화적 공간이다. 이 공간을 로봇이 차지할 경우, 보행자의 경험은 어떻게 달라질까? 혹은 우리는 로봇과 함께 걷는 길에서 여전히 '사람다움'을 느낄 수 있을까?

또 하나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관계의 소멸'**이다. 한국의 배달 문화는 단지 물건을 받는 기능적 서비스가 아니다. 때로는 배달원과 점주의 눈인사, 혹은 고된 하루를 위로하는 따뜻한 한마디까지 포함한 감성적 체계다. 로봇은 이런 '온도'를 갖고 있지 않다. 우리가 이 기술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어쩌면 도시 일상 속에서 사람 사이의 작은 정서들이 점점 사라지는 것을 의미할지도 모른다.

물론 새로운 기술은 언제나 약간의 불편함과 낯섦을 동반하며 도입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우리는 그것을 익숙한 것으로 받아들이곤 한다. 하지만 문화란 효율성으로만 구성되지 않는다. 인간의 감각, 사회적 관계, 도시 공간이 주는 상징성, 이러한 것들이 조화롭게 작동할 때 비로소 '문화적 수용'이 이루어진다.

배달 로봇은 분명 도시문화를 바꾸는 하나의 신호탄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마주한 이 변화가 사람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사람을 밀어내는 것인지에 대한 깊은 질문 없이 도입된다면, 그것은 일상의 편리함을 대가로 인간성을 지우는 선택이 될 수도 있다.

문화는 시간을 두고 천천히 변화해야 한다. 기술은 급하지만, 도시의 정서와 사람의 감각은 천천히 익어야 제맛이다.

우리는 지금, 로봇이 아니라 사람이 중심이 되는 도시문화를 계속 지켜갈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이 칼럼은 필자의 시각이며, 본지의 공식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7

원본 첨부파일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모태 솔로도 구제해 줄 것 같은 연애 고수 스타는? 운영자 25/07/21 - -
6447 [현장 talk] 도심 속 힐링 여행, 인천 송도 센트럴파크에서 숨을 고르다 SM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20 34 0
6446 [현장 talk] 강화도 여행으로 힐링…천년 고찰 전등사에서 마음 내려놓다 SM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20 28 0
6445 [기자 수첩] 진실은 어떻게 기록되는가 – '추적'과 '부정선거'로 본 정치 다큐의 힘 SM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20 32 0
6444 '망원2동에 피어난 혁신' 박강수 마포구청장, 아이들과 미래 기술의 꿈 나누다 SM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20 20 0
6443 에스원, 휴가철 맞아 무료 보안 컨설팅 제공…"떠나기 전 안심하세요" SM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20 26 0
6442 [현장 talk] 무더위를 식히는 '오지의 청량함'…인제 아침가리계곡의 원시림 속으로 SM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7 2206 1
6441 할리우드 톱스타들이 펼치는 삼각 로맨스…영화 머티리얼리스트, 컨셉 화보 공개로 기대감 고조 SM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7 161 0
6440 [김상진 기자의 서평 talk ] 고전을 통해 되묻는 부의 본질, 고전이 답했다 마땅히 가져야 할 부에 대하여 SM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6 184 0
6439 글로벌 팝스타 총출동…영화 스머프, 역대급 OST 라인업 공개 SM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6 1908 0
6438 전지적 독자 시점 제작 비하인드 공개…현실과 상상이 교차하는 세계 완성 SM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6 167 0
6437 지하 공간도 이제는 문화의 장…삼성물산, 개포우성7차에 '하이엔드 아트리움 커뮤니티' 제안 SM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6 204 0
6436 영화로 인권을 배우다... 마포구, 공직자 인권 감수성 교육 실시 SM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5 197 0
6435 '명탐정 코난: 척안의 잔상', 개봉 1·2주차 성우 무대인사 및 특전 공개 [4] SM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5 3331 3
6434 [김혜인 기자의 영화 talk]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짜릿한 몰입의 서사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IMAX 상영에 부쳐 SM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5 182 0
6433 [현장 talk] 전설이 흐르는 곳, 양구 광치계곡과 옹녀폭포에서 여름을 식히다 [1] SM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4 2204 2
6432 강남구-순복음강남교회, '이웃과 함께하는 음악회' 개최 SM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3 231 0
6431 강남구, 신사동에 복합 힐링공간 조성...권역별 웰니스 거점 실현 SM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3 191 0
6430 강남구, 서점에서 퀴즈 풀고, 도서관에서 책 받고… "동네 서점에 보물 있다" [1] SM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3 7515 0
6429 어르신들의 건강과 마음을 돌보다. 마포구, 실뿌리복지동행단과 함께한 특별한 하루 SM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3 166 0
6428 구청 스마트팜에서 자란 채소, 마포구 어르신 효도밥상에 오르다 SM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3 168 0
6427 하나 되어 울려 퍼진 노래, 제2회 마포나루 찬양축제 개최 SM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3 169 0
6426 어린이의 꿈이 우주로! 마포구, 스페이스 워크숍 성황리에 개최 SM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3 7046 0
6425 마포구, 이웃 손길로 전한 뷰티케어… 실뿌리복지동행단과 함께 SM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3 146 0
6424 박강수 마포구청장, 열정 가득한 라인댄스 회원들에게 응원의 박수 보내 SM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3 136 0
6423 [김혜인 기자의 영화 talk] 셀린 송의 로맨스 vs 안효섭X이민호의 판타지 액션! 올여름 기대작 두 편 출격 SM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1 198 0
6422 쿠팡플레이 오피스 코미디 직장인들 시즌 2, 8월 9일 첫 공개… 조정석 첫 화 게스트 출격 SM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1 211 0
6421 한여름, 시원한 극장에서 펼쳐지는 퀴어 영화의 축제… '썸머프라이드시네마2025' 개막 SM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1 192 0
6420 해외여행 증가에 전자여행허가 피해도 급증… 대행사이트 주의보 SM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1 2643 0
6419 [김상진 기자의 서평 talk ] '서울로 간다는 소' 이광수 SM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9 711 1
6418 [7월2주자 추천도서] 무너지는 세계 질서 앞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 '세계 경제 지각 변동' [4] SM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9 6503 7
6417 전지적 독자 시점 액션 비하인드 스틸 공개… 스크린 찢고 나올 판타지 액션의 탄생 [1] SM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9 463 4
6416 [김상진 기자의 서평 talk ] "소설은 쓰는 이의 삶을 닮아간다"... 최진영의 '내 주머니는 맑고 강풍' SM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8 344 0
6415 [도서 풍향] 김애란, 8년 만의 귀환…소설집 '안녕이라 그랬어' 출간 SM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8 271 0
6414 입소문 타고 역주행! '노이즈;, 2주 연속 한국영화 흥행 1위…관객수 2배 껑충 SM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8 229 0
6413 부천서 만나는 여름 한정 코난 팝업스토어…BIAF '척안의 잔상' 굿즈 공개 SM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8 241 0
6412 [김혜인 기자의 영화 talk] ' 유쾌한 좀비딸부터 치밀한 국제 범죄 추격전까지…7월 기대작 '좀비딸' & '폭스 헌트' [5] SM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7 6753 1
6411 멈췄던 청년의 발걸음, 마포구 청년도전 지원사업으로 다시 움직인다 SM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4 275 0
6410 한여름 밤 마포구민 광장이 영화관으로 변신! 인기 만점 [7] SM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4 8870 3
6409 마포구, 국내 최초 우주인과 함께하는 마포구'스페이스 워크숍'개최 SM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4 258 0
6408 곽재식 작가의 팔도 동물 탐험, 마포구 소금나루도서관과 함께해요 SM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4 261 1
6407 이제훈 배우 생일 기념, 팬카페 '후니스트'의 따뜻한 나눔… 인디스페이스에 200만원 후원 [3] SM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4 2691 2
6406 [고전을 고전하지 말자] 사랑과 자아의 경계에서 무너지는 청춘의 초상 ...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SM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2 299 0
6405 [도서 풍향] 한국 문학의 찬란한 결실, '한강 스페셜 에디션' 출간 [9] SM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2 2835 2
6404 채수빈·나나·지수, 전례 없는 액션 여제의 등장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 새로운 액션 히로인을 탄생시키다 [8] SM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2 3052 0
6403 현실 공포 스릴러 노이즈, 개봉일 관객수 넘어서며 박스오피스 역주행 신드롬 SM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1 326 0
6402 박강수 마포구청장, '품격있는 녹색 특화거리' 현장 점검 나서 SM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30 310 0
6401 레드로드 위 도서관! 마포구 '더북데이'에서 만나는 도심 속 책 놀이터 SM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30 283 0
6400 젊음과 열정이 레드로드를 울렸다! 관객과 함께한 마포구 버스커 페스티벌 SM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30 272 0
6399 [김혜인 기자의 영화 talk] '드래곤 길들이기' vs 'F1 더 무비'… 올여름 극장가를 달구는 두 블록버스터의 흥행 경쟁 SM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30 5744 1
6398 영화 '소방관', 소방청에 '119원 기부 챌린지' 기부금 전달 SM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30 284 1
뉴스 페노메코, 새 EP ‘RNSSNC TAPE’ 23일 발매…양동근과 다시 만난다 디시트렌드 07.18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