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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정보] 스페인의 보이지 않는 주권

ㅇㅇ(182.224) 2022.08.30 17:12:14
조회 546 추천 18 댓글 0
														

Convento de San Agustín de Yuriria.


스페인 왕실 가문의 일원으로 스페인령 신대륙을 방문한 인물은 프란치스코회 선교사이자 막시밀리안 1세의 사생아인 벨기에의 페터르 수도사였다.

페터르가 원주민들의 영적, 물질적 복리를 정성껏 보살폈다는 사실은 멕시코시티 도심에 마련된 콜럼버스 기념물의 기단부에 서 있는 그의 조각상을 통해서 후세에 전해지고 있다.

페터르에게 경의를 표하고.자 설치한 그 조각상은 최소한 페터르가 멕시코 땅을 밟았다는 점을 기리고 있다. 유럽의 도시들은 스페인 군주의 위신을 나타내는 영구대를 제작하기 위해 앞다투어 가장 정교한 계단식 영구대를 제작하려고 했고 종종 높이가 30미터를 넘는 영구대를 만들기도 했다.


신대륙에서도 유럽 못지않게 웅장한 영구대가 설치되었다. 그 십자가 모양의 건조물 안에는 왕관을 나타내는 상징물이 놓여 있고, 위쪽에는 황제의 쌍두독수리 문양과 카를의 좌우명인 더 머리가 새겨진 커다란 등이 걸려 있었다. 그 영구대는 페루 리마에 설치된 영구대보다 작았지만, 카를이 거둔 승리, 스페인의 영웅들, 그리고 스페인의 신대륙 정복 과정이 묘사된 그림으로 더 화려하게 장식되었다. 그 영구대의 장식물은 대부분 페터르 수도사가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원주민 예술가들의 작품이었다. 


스페인의 황제는 신대륙에 가지는 않지만 주권의 허상으로라도 신대륙에서 살아숨쉬었다. 신대륙의 부왕들은 황제의 정신과 일체한다고 여겨졌다. 페루의 어느 원주민은 "황제가 부왕안에 머물고 있으므로 부왕은 왕과 다름이 없다고 말할수 있을것이다"라는 기록을 남겼다. 신임 부왕은 마치 왕처럼 환영받았고, 로마 시대의 주제뿐 아니라 아즈텍이나 잉카 문명의 주제도 표현된 개선문을 지나갔다. 부왕의 취임식은 1달간의 축제로 이어졌고, 어릿광대들, 석방된 죄수들이 앞장서 이끄는 카니발의 셩격을 띠었다. 총독이 부왕의 역할을 맡은 필리핀에서는 행사와 불꽃놀이를 통해서 신임 총독을 맞이했다. 


 신과 신의 대리인인 스페인 국왕 그리고 스페인 국왕의 정신이 머문다고 여겨지는 부왕의 삼위일체는 신대륙 주민들의 정신에도 강력하게 각인되었다. 

"전하를 대신하는, 살아있는 이미지"인 부왕은 천천히 걷고 엄숙한 태도를 보여야 했고, 사치스러운 모습도 보이지 말아야 했다. 하지만 군주의 대리인으로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야 하기도 했다. 따라서 멕시코시티와 리마에 있는 부왕의 궁전은 중앙광장을 마주보았고, 부왕은 중앙 광장에서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이단자 화형식 집행, 원주민 세례 같은 중요한 의식과 관련한 임무를 처리했다. 멕시코시티의 궁전과 리마의 궁전 모두 위층에 높은 창문이 있었는데, 부왕은 그 창문을 통해서 중앙광장에 모인 군중에게 모습을 드러내야 했다. 


스페인의 군주는 신을 본받아 "완벽하고 늘 위엄이 있고 어디에나 존재하고, 아무도 그의 비밀을 알수 없을 만큼 불가해한 존재였다. 1580년대부터 스페인의 왕들은 "주님"으로 불렸다. 게다가 펠리페 4세부터는 군주는 신과 같은 존재일 뿐 아니라 태양의 화신이기도 했다. 그러므로 스페인 왕의 궁정과 궁전은 천상의 조화와 역학적 예측 가능성의 원리에 입각해서, 마치 각각의 작은 구체가 정해진 장소에서 회전하는 우주천체처럼 배열되었다. 

 

투우와 승마술, 그리고 행렬 의식은 왕이 모습을 드러내는 또 다른 기회였다. 이것은 신대륙에서는 왕의 정신이 깃들여졌다고 여겨지는 부왕들이 행했다. 



 신대륙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만연했다. 아메리카 대륙과 태평양의 부왕들과 총독들은 절대적이라고 여겨진 권한을 보유했고, 신성하다고 간주된 권력을 행사했다. 

신대륙의 스페인인 인구는 대부분 도시에 몰려 있었다. 1600년경에 멕시코에서는 유럽인의 약 60퍼센트가 특정 도시에서 살았는데, 각 도시는 바르셀로나와 마드리드처럼 격자형으로 구획되었고 중앙광장 주변의 거리는 서로 직각을 이루었다. 농촌에서는 원주민 스스로의 독자적인 법을 따르고, 토착 귀족들이 활동하며, 아즈텍과 마야의 전통을 스페인 문화와 꾸준히 조화시키면서 스페인 관습을 점차 수용시키는 원주민 공동체를 만들어냈다. 


스페인의 부왕들은 원주민들이 유럽인 공동체에게 학대를 당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는 임무가 있었지만, 원주민들이 백인 소유의 토지인 아시엔다에 자리잡은 광산의 일꾼으로 모집되는 상황을 완전히 막을수는 없었다. 원주민 일꾼들을 구할 수 없는 곳에서는 백인 정착민들이 아프리카 노예 노동을 도입했다. 신대륙 대부분의 지역에서 아시엔다는 총독들과 부왕 심지어 군주마저도 간섭이 거의 불가능한 독자적인 소왕국들을 이루었다. 예수회 선교사들도 파라과이와 아마존의 열대우림에서 독자적인 신정국가를 수립했다. 스페인의 신대륙 사회는 결코 동질적이지 않았다. 


크리오요스라는 배타적 집단이 신대륙에서 실질적으로 가장 강력한 권력집단을 형성했다. 크리오요스들은 각 혼혈상태의 다양한 피부색, 그리고 피가 더 더러워진 사람들의 도덕적 타락과 경제적 빈곤을 묘사하면서 자신들의 피의 순수성을 광적으로 중시했다. 스페인령 신대륙도 스페인 본토인 이베리아 못지않게 가톨릭에 헌신적인 곳이었다. 그러나 계급과 인종은 이러한 계율마저 무너뜨리기 시작했다. 크리오요스에 의해 종교적 소명도 피부색주의에 적응되어 버렸다. 수녀원마저도 18세기에 이르면 순수한 혈통의 크리오요스만 받아들였다.


스페인 군주의 위상은 카를로스2세가 왕위를 물려받으면서 신대륙에서 거의 사라지는 계기를 만들게 되어버렸다. 심한 지적장애가 있었던 카를로스는 생각보다 오래 살았고 심지어 성관계를 할수 없어서 상속자도 남기지 못했다. 당대 스페인인들은 카를로스의 모자람을 마법의 탓으로 여겼는데, 그 결과 카를로스는 마왕으로 알려졌고 악령을 내쫗기 위한 구마의식이 자주 카를로스에게 행해지기도 했다. 카를로스가 친정을 할수 없는 상황이기에 카를로스의 정신이 깃들여져있다고 여겨지는 신대륙의 부왕들도 아무런 권력을 행사할수 없게 되었고 명목상으로만 페닌술라르에게 권력이 있지만 실질적으로 크리오요스 세력들이 신대륙의 권력을 독점하게 되는 구도가 형성되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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