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갤러가 말하더군.

스페인보다 몽골 제국 등 동아시아 제국들이 더 잔혹했다고.

학살의 규모만 따진다면

동아시아 제국들이 세계에서 가장 잔혹했던 것은 사실 맞음.

동아시아의 특징이라면 일단 불교라는 종교 덕분에 국가의 규모가 큼.

그 덕분에 전쟁의 규모도 큼.

그래서 학살의 규모도 커질 수 밖에 없음.

전근대 시절 동아시아 제국들에 비하자면

(아 물론 센징은 제외하고)

타 문명권의 국가들은 어디 반상회 수준이었지.

그리고 전쟁의 규모도 비교할 수 없고.

그나마 동아시아에서 가장 미개했던 센징조차도

한타에 몇만은 동원했다.

(그것들이 제대로 된 전투가 가능했느냐는 논외로 치고.)

동원 규모 그 자체가 크다 보니

전쟁으로 죽는 규모도 클 수 밖에 없는 거.

하지만

그 잔혹한 동아시아의 전쟁에서도

상대 문명을 멸절시키는 전쟁은 없었음.

전쟁 후 자연스럽게 동화 흡수된 사례는 많아도

전쟁의 목적 그 자체가 멸절이었던 전쟁은 없었다는 말임.

하지만

스페인의 제국주의는

남미의 문명 그 자체의 멸절을 목적으로 함.

물론 그 특유의 인신공양 같은 미개한 부분은 없애야 하는 거겠지만

이는 돼지의 공급으로 자연스럽게 사라진 것이니

차치하고.

전근대 사회에서

그 지역의 종교를 말살한다는 것은

인종청소를 의미한다.

종교를 믿고 안 믿고가 선택의 영역이 된 것은

200년도 되지 않는다.

그 지역의 종교라는 것은

그 지역에 살아오면서 자연스럽게 적응한

일종의 삶의 규범이라고 보면 되는 것이다.

일종의 문화유전자라고 보면 되는 거.

한마디로 민족이 곧 종교이다.

그 지역의 종교를 말살하겠다는 것은

그 민족 그 자체를 말살하겠다는 의미다.

그게 스페인의 정복전쟁이었지.

호모사피엔스가 지구상에 등장한 이래로

전쟁이 없었던 기간은 없었고

(평화의 시대라는 21세기조차도 국지적인 전투는 꾸준히 일어나고 있지?)

이에 따르는 학살이 없었던 기간도 없었다.

(그나마 21세기에 자제하고 있을 뿐.)

하지만

그 무력을 앞세워 민족 그 자체

즉 그 지역에 사는 인간들 그 자체를 절멸시키겠다는 시도는

스페인이 최초로 한 것은 맞다.

그게

스페인의 제국주의가 욕을 먹는 진짜 이유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