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이라는 건 결국 시간과 연관이 되어있는 문제라고 보는데, 어떤 책을 통해서든 영상을 통해서든 읽고 들은 지식이 많냐 적으냐를 떠나서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어떤 사건, 경험에 대해 머릿속에 기억을 할 수 있고 그 기억이 축적이 되고, 그 기억이 긍정적이고 의미있는 경험이라면 본인 나름대로 긍정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일본에서 몇 일본인 분들이랑 친해지고 일본주를 선물해줘서 고주망태가 될때까지 같이 마시기도 하고, LINE도 교환하고 했었는데 솔직히 저도 한동안 바빠서 잊고 지내고 있던 중 갑자기 대뜸 "O씨 홋카이도로 같이 여행가실래요?"고 문자가 오기도 했습니다. 물론 저는 바빠서 정말로 죄송하다 일이 바빠서 못갈 것 같다고 문자를 보내긴 했습니다만, 솔직히 저란 놈은 그냥 지나가던 외국인1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후로 '거절해도 괜찮다'면서 옛날에 일본주 마셨던 얘기를 꺼내기도 하고 그런 모습을 보면 무슨 학력이 높고 낮고 그런 것을 떠나서 일본인들은 굉장히 기억력이 좋다고 느낍니다.

하지만 저는 한국인에 대해서 그러한 사건, 경험이 드물었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어떤 상대(한국인)에 대한 기억을 하고 있다고 해도, 그 상대(한국인)가 까먹는 경우가 부지기수입니다. 같은 사건을 겪었어도 저는 생생히 기억하고 있는데 상대방은 까먹습니다. 상대 본인이 사소하게든 크게든 잘못을 저지르고도 이튿날이나 시간이 지나면 그 본인이 진짜로 까먹는 경우도 많이 봤었습니다. 제가 "너(당신) 그 날 그랬던 거 기억안나?" 라고 물으면 정말로 진짜 짜고 치는 연기가 아니라 진심으로 멀뚱멀뚱 하면서 "엥? 내가 그랬어??" 이러는 경우가 많아요. 뭐 진짜로 연기인지는 거짓말 탐지기로 뇌파를 읽지 않는 이상은 확인할 순 없어서 그렇다고 치고 있습니다만.

저 개인적으로 한국인 특유의 그런 증상은 그냥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 현상들에 대해 본인이 느끼기엔 별 감흥이나 재미, 자극이 없어서 그런 거거나 아니면 그냥 당장 휘발시키고 싶은 부정적인 경험, 기억이 대다수라서 그러한 잊고싶은 기억들을 뇟속에서 자삭(自削)하던 중 긍정적인 기억들까지도 죄다 자삭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솔직히 이런 말 하는 저도 말도 안된다고 생각은 하지만 그렇게라도 받아들이지 않으면 설명이 불가능한게 한국인들 기억력이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