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여성애로 고민하는 친구들한테

물법. · 2025.02.11 16:17:19

일단 용어를 혼동하는거같아서 설명하자면

"자기여성애" 자체와 "자기여성애적 트랜스젠더"는 다른 단어다

자기여성애 즉, 여성인 자신을 성적 대상화하는 성애는 시스 남성, 여성 구분없이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현상이고

그중 이 현상으로 인해 성별전환 단계까지 이르는 경우가

자기여성애적 트랜스젠더가 되는 것임

상식적, 직관적으로 조금만 생각해보면 자기여성애를 가진 남성이 근본적인 성정체성에 대한 문제 없이 성별전환까지 생각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함

블랜차드식 구분에서 자기여성애적 집단과 구분되는 동성애적 집단은 본능적으로 여성적 특징(말투, 몸짓, 취향)등을 나타내고, 성장기부터 여성 집단에 속해 강한 여성적 정체감을 드러내는데

자기여성애적 집단은 본능적으로 가진 여성적 표현이 거의 없는 경우가 많고 대체로 남성 집단에 속해 살아왔을 가능성이 높음

이러한 차이점이 나타나는 이유는

1. 사회학적으로

자신이 속한 사회가 얼마나 집단주의적인지 혹은 개인주의/성적으로 자유주의적인지에 대해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는데,

인도 등 아시아 지역이나 일부 원주민 등 집단주의적 특성이 강하게 나타나는 곳에서는 본능적으로 여성적인 남성에게 따로 역할이 부여되어 정체성을 표출할 기회가 많은 반면, 남성으로 인식된 이들이 여성행동을 하는 것은 매우 부정적으로 보여지기에 이런 지역에서는 자기여성애적 트랜스젠더가 거의 관찰되지 않음

미국 등 개인주의적 특성이 강한 곳에서는 트랜스젠더 등 성소수자에 대한 여러 연구와 지식들이 퍼진 것과 맞물려 사회적으로는 남성 역할을 수행하던 사람들도 성전환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자기여성애적 트랜스젠더의 비율이 타 지역보다 높게 관찰됨

2. 생물학적으로

동성애적 트랜스젠더의 뇌를 스캔해보면 시스여성의 뇌구조와 거의 일치하는 반면 자기여성애적 트랜스젠더들은 시스여성과의 동일성이 낮음

따라서 본능적인 여성특징이 잘 발현되지 않는 것으로 볼 수 있음

자기여성애적 트랜스젠더를 "시스남성과 확실히 구분되는 성정체성에 혼란을 줄만한 특성을 가지고 있으나 그 정도가 분자적으로 강하게 발현되지 않아 여성집단에 소속될 정도로 행동양식이 달라지지 않는 인원" 으로 해석하면 상당히 많은 것들이 이해되는데

트랜스여성은 기본적으로 소프트웨어는 여성이나 하드웨어는 남성인 인간이기 때문에 뇌구조자체를 시스여성에 가깝게 만들정도로 강하지는 않은 여성적 페르소나가 테스토스테론에 의해 중화되어 남성리비도로 발현된 것이 자기여성애를 불러일으킨다고 볼만한 연구결과들이 상당히 많다

자기여성애적 트랜스젠더가 나타나는 이유를 종합적으로 보자면, 생물학적으로는 우리가 아는 전형적인 트랜스젠더(동성애 유형)의 특성을 보일 만큼 신체구조에 여성적 특징이 발현되지는 않았으나 근본적으로 성정체성에 영향을 주는 기관에 여성적 특성이 상당히 내재된, 그것이 테스토스테론에 의해 일정부분 중화된 사람들이라 볼 수 있고,

이러한 사람들은 사회적으로 "트랜스젠더임을 모르거나 참았을 가능성이 높은"집단으로 볼 맥락이 충분하다.

즉, 사회 특성에 따라 똑같은 정체성을 가져도 어떤 사회에서는 남성으로 살고 어떤 사회에서는 트랜스젠더가 되는 사람

과거에는 남성으로 계속 살았겠지만 현대에 와서 트랜스젠더가 될 가능성이 높은 사람

따라서, 지금은 바로 이전 세대까지만 해도 남성 역할을 수행하던 자기여성애적 트랜스젠더들이 트랜스젠더 관련 지식과 접근성이 매우 높아지고 개인주의/자유주의적 가치가 중요시되는 현대를 살아가며 자신이 트랜스젠더임을 알고 성별전환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시작하는 과도기 단계라고 볼 수 있음

무작정 자기여성애가 있으면 트랜스젠더가 아니라는 등의 주장을 하는 블랜차드식 구별에 반대하는 계열의 사람들의 반박근거를 관찰하다 보면, 그것들이 "여성으로서의 본능적 거부감(테스토스테론에 의해 변형된 여성성을 보는 것에 대한)" 이나 "대중들에게 트랜스젠더가 성적행위와 크게 관련이 되어있다는 인식을 퍼뜨려 운동권에 해가 될것이라는 공포" 와 크게 관련이 돼있다는걸 알 수 있을거임

이들은 자기여성애 특성은 그저 개인마다 스펙트럼상으로 나타내면 되는 일부분일 뿐이라며 자기여성애적 트랜스젠더를 따로 분류하는것에 매우 분노하는데, 실제로는 그 누구보다도 본질에 집착하는 모순적 사회구성주의자들의 표본같다고 느낌

생물학적, 사회적으로 이전에는 트랜스젠더임을 표현하지 않았을 집단들에게 이 과도기의 시대적 맥락상, 기존의 전형적 트랜스젠더와 구분되는 자기여성애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구분에 대한 틀을 제공하는 것은 너무나 합당해 보인다

결론적으로 자기여성애적 특성으로 트랜지션을 고민하는 친구들한테 해주고 싶은 말은

자기여성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트랜스젠더가 아니라는 건 정말 저급한 인신공격이니 크게 신경쓰지 마라

다만, 정신과 의사들에게 성주체성 문제에 대한 전문성이 거의 없는 한국 특성상 f64.0 진단서라는 것은 자신이 트랜스젠더로서의 삶을 살기로 선택했다는 확인서 정도이며, 그 선택의 근거는 본인이 찾아내야 한다는 현실을 확실히 알아야 한다

자신이 자기여성애적 트랜스젠더같다면 자신이 불과 1~20년 전 과거이거나 바로 옆나라에 살았다면 큰 고민없이 사회적 남성 역할을 수행하며 살았을 수도 있다는 점을 기억하고, 무엇이 진정 자신을 위한 선택인지 장기적으로 깊게 생각해봐야 한다

본인의 경우엔 외형적으로 완전히 여성적으로 인식되고, 그중에서도 생활 중 외모로 이점을 볼 정도이나 본능적인 여성성이 부족해 남성, 여성 집단 어디에도 잘 끼지 못하는데

이런 문제점들이 사회에서 쉽게 인정받지 못하는 보통의 트랜스젠더들보다도 많이 나타나 살아가는 것을 힘들게 만들거니 정체성과 별개로 전략선택적 판단도 중요하다는것도 알아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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