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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과 오지마라 제발

ㅇㅇ(118.41) 2017.08.13 03:23:11
조회 5618 추천 33 댓글 37

현재 대전지잡머 물리과 재학중인 대학생이다...

중학교 때 과학고 준비했었고 올림피아드 금상, 국대 후보군이었다...

내신조져서 과고는 못갔어도 수능 물2정도는 15분안에 발로도 풀 정도였다..그때 암산 졸라 빨랐음 그리고 올림피아드 때 문제 하도 풀다보니 기괴한 트릭같은 거 많이 개발해냄. 연구활동도 많이 해서 스펙도 깡패였다. 그땐 내가 그런거에 재능있는 줄 알았음 ㄹㅇ 주변에는 비교대상이 없었으니까.

어떡게어떡게 자소설 잘 각색해서 대전지잡머 입시까지는 성공했다..

대전지잡머는 1학년때 유예기간을 준다 나같은 물뽕맞은 새끼들 탈출기회를 주려고..과를 1학년 지내고 선택할 수 있다 그런데 난 지원학과에 자랑스럽게 물리과를 써서 냈다

대전지잡머는 1학년때 새터반이라고 고딩들 반 짜듯이 반을 나눠준다 학과가 없으니까 이렇게라도 친목하라고..그때 새터 친구들이 살짝 걱정되는 목소리로 정말 물리과 갈거냐고 했을 때 알았어야 했다...시발 과학고 나온 새끼들은 이미 난 그길이 아니라는 걸 알았던거다...왜 병신같이 그때 깨닫지 모태쓸까....

2학년때 고전역학과 전자기학 전공을 처음 배운다..그때까진 할만했다 교수님도 좋아하는 분이었고. 다만 공부 족가치 하면서 기숙사에서 망가나 보면서 대부분 시간을 때웠다. 그래도 어찌어찌 평균은 갔다 그래서 좀 자만해지기도 했다 아 이 색기들은 전공이랍시고 인생을 걸고 듣는 과목을 시험 전날에 하루 공부하는 나보다도 못하는구나...심지어 몇몇 과목은 수업의 1/3가까이 빠지기도 했었는데 말이다. 독학을 한 것도 아니고 벼락치기로 시험전날에 예제만 풀고 갔는데도 비제가 나왔다. 어딜가나 꼴통은 있구나 하고 기숙사에서 자위하며 망가를 보았다. 실은 나 말고 다른 아이들은 여러 인생 경험을 쌓으며 인싸질 하고 있었는데 말이다...

근데 가을학기에 들은 전자기학2 수업은 좀 후달렸다. 엠생처럼 살아서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난이도였다. 개념이 난해한 게 아니라 계산이 엿같아서 문제 안 풀어보고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었다. 라이츠 적분계산 ㅅ0ㅂ.....진짜 이거 풀면서 교수님들이 가끔 현실은 아름답지 않다고 한 게 이런 뜻이구나 ㅅㅂ... 하는 생각이 들었다

중간을 조졌다 대학생활도 방안에서 폰질만 하다보니 아싸히키가 되어있었다 학업도 대인관계도 자기계발도 무엇하나 이룬 게 없는 나는 어느덧 스물두살이 되어가고 있었다.. 고등학교 동창들은 군대가거나 해피라이프 영위하고 있는 것 같은데 나만 군대도 안가고 엠창인생 사는 게 겁이 났다..이대로라면 대학원 펑크나서 전문연이고 뭐고 끝장나고 청년백수가 되어 비참한 생을 살아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이때부터 자존감 급 하락하고 다른사람 만나는 것도 꺼려졌다. 끔찍한 학점 보는 게 겁이 났다. 학기말이 다가올수록 어떻게든 도망치고 싶었다. 근처 병원에서 똥꼬쇼를 해서 전치4주 뻥진료를 뜯어와 휴학신청을 했다. 휴학신청 하려하는데 지도굇-수님이 면담하면서 부모님 안부(직업)를 물어보시더라. 형은 뭐하냐고 물어보고, 전문대 다닌다고 대답하니까 부모님 기대가 클텐데 뭐하는 짓이냐, 이번 한번 쉬면 너 평생 루저 인생 살꺼다 등등. 그래도 꿋꿋이 쉬면서 여행이나 가고 싶다고 하니까 휴학원에 도장 찍어주시더라. 알고보니 인성으로 유명한 교수님이었음 수업시간 얼차려도 시키고..우리학교 5대 굇수빌런 중 하나였음 암튼

휴학한다고 사람 안 변하드라..그전에 기숙사에서 하던 짓이랑 똑같이 망가보고 히키 라이프 살았음

이번엔 엄마님의 서포트까지 받으면서 게으름만 더 늘었음 완전 노답 폐인이 다 되어갔음...피부도 망가지고

공부를 해야 하는데, 공부할 자신이 없더라. 내가 이때까지 꿈이라고 추구해 왔던 모든 게 다 헛된 짓이었다고 증명될까 봐. 나는 안 해서 못 하는 거지, 못 해서 안 하는 게 아니라고. 마지막 정신자위의 보루였다. 솔직히 그때쯤 이미 깨닫고 있었다. 나만한 재능을 갖춘 아이들은 널려있고, 내가 아무리 노력하더라도 따라잡을 수 없는 부류가 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나는 이미 물리에 흥미를 잃었고 그걸 전공할 자격이 안 된다. 전공인데 완독한 서적도 하나 없어..내가 사실 지잡 물리과보다도 물리를 못하는 게 아닐까? 나보다 물리를 못하는 사람이 세상에 존재하기는 할까? 그전까지는 물리 이야기만 나오면 즐겁게 대화를 리드했는데 이젠 다 딴사람 얘기같고 계속 듣다보면 구역질 날 것 같다...

그렇게 무의미하게 2학년이 지나갔다. 전과 생각이 났다. 전과할만한 학과도 있었다. 흥미도 재능도 없는 학과를 뭐하러 계속 다니는지. 나조차도 이유를 모르겠지만 왠지 포기할 수가 없었다. 포기하지 말란 말만 너무 듣고 살아왔나 봐서 그랬나 보다. 전과할 생각 드는 학과 전공과목이랑 섞어서 괴상한 시간표를 짰다. 전공트리가 더 늦어졌다. 정작 전과는 안했다. 학점을 걸레 만들고도 4년졸업이 불가능해졌다. 더 엠생이 된 기분이었다. 

이젠 내가 가야 할 길을 깨달았지만 3년 반을 너무 헛되게 보냈다. 전과를 재때 하는 게 제일 좋았지만 일찍 본 물리뽕맛이 판단력을 흐리게 했다. 이젠 전과하면 대학교 6학년 다니게 될 처지라 어쩔 수 없이 물리과로 졸업하고 타과대학원으로 탈출하려 한다. 전자과나 전산과였으면 대학원 폭도 다양한데 시발 물리과는 교수가 맨날 자연계의 여왕이라면서 약팔기만 하고 정작 선택지는 좆도없다..학점도 타과꺼 들으면 레터가 하나 높게 나오더라 ...개고생만 하고 학점도 망하고...대학원 가서 정작 하는 일은 실험장비 굴리는 기술셔틀이라더라. 난 물리만 있으면 돈은 필요없어! 세계 최고의 물리학자가 될거야! 하는 분들, 그렇게 인생 훅 갈 수 있다..여긴 범용성이 떨어져서 적당히 해서는 취업하기도 힘들고, 탈출하기도 힘들다. 한 순간의 선택으로 4년을 고통받아야 한다. 직접 이렇게 살아보면 자살하고 싶다.. 

지인한테 하기에는 너무 부끄러운 얘기이고, 학내커뮤에 올리면 저격당할까 해서 여기에라도 올려본다. 물리과 가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해 보쟈.. 나같이 사는 분들이 의외로 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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