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상암 솔콘이 입덕후 처음 받아본 솔콘이었고 그날의 감동이 이번 후쿠오카콘을 가게된 계기가 되었는데 결론부터말하자면 대만족이었어!
혹시 나처럼 그동안 해외는 좀 부담스럽다고 망설이던 지디팬들이 있다면 한번쯤은  꼭 가보라고 말해주고싶을만큼 국내콘에서는 보기힘든 광경들이 꽤 있더라고

사실 후쿠오카의 첫시작은 살짝 우울했었음
출발할때 그날따라 지디 목격했단 팬들 얘기가 탐라에 도배되는 그 와중에 나와 내 일행만 지디를 피해가듯 그림자조차 못봤거든ㅡㅡ
대신 캐리어 찾는곳에서 피마원으로 도배한 와지 남자백댄서들과만 한참을 함께 있었어
근데 지디의  긴꼬리 버킷햇+ 티셔츠까지 평소 지디 피마원 착장을 고대로 재현한 백댄서들 보면서 느낀건 왜 지디가 남자패피들의 워너비인지 새삼 알았달까
코앞에서 피마원 풀착장을 본건 첨이었는데 생각했던것보다 훨씬 간지나더라고
남자들은 여자들에비해 꾸밀수있는 아이템이 한계가 있는데 백댄서들의 피마원아이템들 속에서 남패피들의 구매욕구를 자극할만큼의 까리함이 느껴졌어

암튼 그다음은 우여곡절끝에 공항밖을 빠져나와서 야후돔을 가기전 하카타역에서 소위 맛집을 찾아 헤메었는데
그런데 거기서 우리앞에 걸어가던 누군가들에게 길을 물었는데 가방에 마침 쿠데타 열쇠고리가 달려있었던거야!
우리: (열쇠고리를 보며) 혹시 키테란 건물 아니?(참고로 우린 일어를 한마디도 못함)
누군가들: (바디랭귀지 동반한 일어) 알아! 우리도 거기가는중이야 따라올래?
혹시 지드래곤 보러왔니? (물론 우리는 지드래곤 네글자만 알아들음)
우리: 맞아!  어떻게 알았니!!!! (어떻게알긴 뚫어지게 열쇠고리만 봤자나ㅡㅡ)
누군가들: 지욘팬 맞구나! 우리가 선물 줄게(바디랭기지)
그러면서  부스럭부스럭 가방을 뒤지더니 자기들이 직접만들었다는 지디 파일 굿즈를 우리에게 주었음 넘나 감동

그러고나서 점심 먹고 야후돔으로 향하는 방향의 버스를 탔는데 여기서도 정말 기묘한 체험을 했달까
버스가 후쿠오카 시내를 지나면서 한정거장 한정거장 설때마다 지디굿즈로 도배한 지디팬들이 무더기로 타는데 또 멈춘 다음 정거장도 그다음 정거장도 계속 들어오는 사람들이 다 지디팬들
괜히 부심돋으면서도 뭔가 벅차는 느낌이 들더라고
그렇게 마지막 정거장 이후엔 아예 버스전체를 한가득 지디굿즈 도배한 팬들이 꽉차서 난 지디 일본굿즈는 그 버스안에서 이미 다본 느낌이었음

그리고 드디어 도착!
길치+일어바보라서 버스하나조차도 힘들게타고 도착하느라 아슬아슬하게 4시50분에 입장함
근데 예상대로 5시넘어서 시작했을뿐이고;
상암을 본뒤에 야후돔을 봐서인지 공연장규모에 압도되는 느낌은 덜했지만 야후돔을 꽉 채운 모습은 넘나 뿌듯했어
자리가 사이드에 뒤였는데도 음향이 좋아서 문득 고척돔의 음향이 떠올랐을 뿐이고

지디는 상암때보다 조금 얼굴살이 오른 느낌이라 보기좋았고 내내 밝아보이고 기분이 좋아보였음
컨디션은 베스트는 아닌듯했지만 그래서 더욱 지디가 공연의 어떤 경지에 올랐단 느낌을 받았어
기계가 아닌 인간이기땜에 수십회의 콘을 하다보면 컨디션이 늘 좋을수만은 없는데 그 기복이 얼마나 작으냐가 중요하잖아
근데 지디는 최상의 컨디션이 아닌때조차도 그걸 커버할수있는 공연스킬이 대단하단 생각이 들더라고
공연자체가 정말 상암때도 느꼈지만 완성도 높은 공연이었음

그리고 내기준 상암보다 더 좋았던건 원옵카 미치고 니가뭔데 라인이었어
그때도 좋았지만 이번엔 더 춤도 좋았고 더 무대가 정돈된 느낌?
대신 상암이 더좋았던건 투데이랑 무제였음
이 두곡은 내기준 그 곡들이 상암에서 줬던 그때만의 그 애틋한 느낌이 크게 기억에 남아서인지 이후에도 그 두곡만큼은 그날이 나에겐 베스트일거같아
상암콘의 투데이는 괜히 살짝 눈물이 났었고 무제는 마지막에 무대아래로 사라지는 그모습이 그냥 그날의 선선한 저녁바람 야외콘의 분위기 그리고 당시 여러상황과 맞물려서 마치 신기루 같았달까
내가 진짜 지디콘을 지디를 본게 맞는지 한여름밤의 꿈을 본듯한 그런 착각 그런 아련함이 그래서 좋았고 그래서 좀 슬펐던거같아

후쿠오카콘에서 또 인상적인건 일본팬들은 핥브 제외하면 1집곡들보단 2집곡들에 대한 호응도가 훨씬 좋더라는것
특히 니가 뭔데랑 미치고 삐딱하게 이 2집 라인들 정말 좋아하더라고
니가좋아는 무대퍼포 반응이 짱이었고

재밌었던건 시작전 나랑내일행은 일본팬들은 안일어난다며? 우리 오늘은 앉아서 편히 보겠다 했는데
핥브 전주 나오자마자 우어어어어 다 일어나서 깜놀함ㅋㅋ
나중에 합류한 일본돔콘 자주가신 지디팬분 말이
원래  예전엔 안일어났는데 한국콘 자주가보고 한국팬들 하는거보고 점차 그렇게 바뀐거같다며
그리고 지디가 멘트할때마다 일본팬들 가와이 하며 쓰러짐
지디가 그날 애교도 넘친데다 그 특유의 일본어를 팬들이 정말 너무 좋아했어
지디가 오랜만이라 일본어 잘못해서 미안 이러는데(물론 실시간으로는 난 무슨말인지 못알아들음) 막 다 끙끙 앓고
생일케잌 사진보며 이게 난가?(갸우뚱) 이러는데 다 가와이 ㅠㅠ 이러면서 내주변 일본팬들 탄식을

이렇게 콘서트가 끝난후 숙소로 돌아가는길
이치란 라멘 한그릇 먹고가자며 야심차게 지하철을 탔는데 역시 헤메며 그안에서 마구 검색질하는데 우리는 여기서도 또다시 귀인 지디팬을 만났다는거
지디얼굴 티셔츠 입은 분들이 한국말로 우왕좌왕하는 우릴 유심히 봤던지 이치란라멘 본점 위치를 알려주심
우리는 또다시 우리 지욘팬이야! 외쳐주고 그들도 우리도! 맞장구 쳐주며 또한번 국적초월 화기애애한 장면을 연출한채 라면 먹으러감
근데 거기 줄서있는 사람 상당수가 또 지디팬들ㅋㅋ
각종 지디굿즈로 도배한 사람들이 본점앞에 길게 늘어서있었어
그냥 그날은 후쿠오카의 어딜가도 그러했어
작은 도시만의 묘미인건지 하루종일 가는곳마다 지디의 팬들로 북적이는걸 목격하는 기분이란
마치 지드래곤팬들이 살고있는 도시에 온 느낌이었음 진짜로
그리고 일본은 역시 다들 콘에서는 굿즈장착이 생활화인건지 지디티셔츠 종류만 몇개를 본건지 모를지경
다이뻤어

암튼 엄청나게 긴 후기였는데 그만큼 좋았고 특별했던거같아
모든 공연마다 포인트가 달라서 지디콘은 다가봐야하는거구나 느꼈음
긴후기 읽어줘서 고마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