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충이들 저마다 사연이 있겠지
나도 편충시절이 있었고 이젠 아재가 되었지만 썰을 풀어보겠음.

25살에 제대하고 (늦게감) 편입학원에 들어갔다.
그때는 뭣도 모르고 걍 집에서 가까운 동네 학원에 들어갔어
내가 영어는 꽤 하는편이라서 (그래서 편입 시작한거도 있음) 모의고사 보는데 90점 나오니까 존나 특별관심 받으면서 나름 상위권 반에 들어갔다. 나는 존나 우쭐해져서 공부하겠다는 초심을 잃고 학원 여자애들 스캔하면서 다녔어. 시발 지금 생각하면 꼴통새끼지

스터디 빌미로 이쁜애한테 껄떡대다가 잘 안되고 어떡하다가 진짜 스터디를 들어갔는데 거기서 만난 여자애랑 썸타기 시작했어.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여자들 꽁무니만 쫒아다니느라 수개월 날리니까 시간이 존나 안남은거야. 하 씨발 좆됐다 하고 학원부터 큰데로 옮기기로 맘먹었지

옮긴 학원에선 존나 빡세게 했다. 나란 인간에게도 위기의식이 찾아왔는지 25년동안 최선이라는 것을 몰랐었는데 그땐 최선을 다한거 같다. 내 나름 대로 독하게 했는데 학원 수업 빼고 10시간 정도 순공한듯? 암튼 수십개의 모의들 거치면서 1% 이내로 진입할수 있었고 결국 연고대 중 한 곳에 입학하게 된다.

그때는 세상 다 가진줄 알았어. 정말로. 남자들 전역하면 전역버프로 1주정도 자신감이 최고치라고 하잔아. 나는 목표대학 편입 합격해내니까 그런 자신감이 들더라. 그것도 대한민국 인정 명문대니까. 학생증 계좌개설하는데 은행직원이 대학 이름보고 친한척 해주니까 절로 으쓱되는 기분들더라.

이때 내 목표보면: 1. 학점관리해서 과탑하고 조기졸업하기 2. ㅆㅅㅌㅊ 외국계 기업 인턴하기 3. 자격증 따기 등등 있었지. 내가 목표에 근접했냐고? 1% 도 이루지 못함 ㅅㅂ

내 노력은 편입 준비하는데 평생치를 가불로 써버린 건지 공부는 뒷전이고 맨날 놀기에 바빴어. 나는 명문대생이니까 여자애들한테 어필이 더 될거라고 우스운 생각을 하면서 말이지. 결국 여자친구 사귀는데 성공하고 공부는 더욱 멀리하게 되지. 여친이 자취했었는데 나는 반동거 하게되면서 편입 초기의 꿈들을 하나씩 현실과 타협이란 명목으로 포기하게 되지...

섹스는 원없이 했어. 그 부분에서는 잘 맞았기에 성적인 불만은 적었지. 하지만 그랬기에 더욱 그 관계에서 나올  마음이 없었지. 해야될 전공공부, 자격증공부는 안하면서 취업이라는 공포때문에 생긴 불안감에 여친에게 짜증내는일이 늘어났어. 섹스하는 시간외에 여친과 보내는 시간은 늘 불만이 되어버렸지. 공부안하는 주제에 여친이 내 대학시절을 뺏어갔다고 원망한거야. 나새끼란 찌질이는 결국 사랑하던 여친과 헤어지게 된다. (홧김에 돌아섰다가 섹스를 못잊어 다시 매달렸는데 결국 차임)

지금 생각해보면 나는 20대 인생 마지막 젊음을 사용하는데 미래 나의 사회적 지위를 일구는 도전을 하는 대신 섹스하는데 써버렸는데. 반쯤 후회하면서도 반쯤 그런대로 괜찮다고 생각하는거 같아. 다만 26살에 갓 일류명문대 합격을 내손으로 거머쥐고, 당당히 과감한 꿈을 남들에게 이야기할 수 있었던 그 때의 패기가 지금 나에게는 없어진 것이 슬프게 느껴진다.

뒷 이야기를 하자면 학교빨 운빨로 서른되기 전에 대기업에 입사했어. 그룹이름을 대면 대한민국 급식부터 틀딱들도 다 알만한 큰 기업에 소속되서 초봉 오천 받고 직장인이 되었는데, 인간의 열등감이 그런건지 계속 나보다 고연봉 직업 비교하고 전문직들 부러워하게 되더라 ㅅㅂ

그래도 이젠 삼십대가 되었으니 철좀 들어야 겠다고 생각해서 목표 세운것은 지켜보려고 해. 혹시라도 이글 다 읽은 사람 있다면 아재의 훈장질 한마디 할게. 젊음을 어떻게 쓰던지 니들 마음이지만, 제일 병신같은게 대학때 제대로 놀지도 못하고 공부도 못해서 후회만 남기는거야. 니들이 각자 인생 주인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