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 기간 동안 남아공은 아프리카에서 가장 극성 맞은 1세계 국가였지만, 1세계 국가들 사이에서는 왕따를 당하는 국가였습니다.
그리고 이는 남아공 방위군(South African Defence Force)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스라엘을 제외한 1세계 국가 군대들 사이에서 왕따였죠.
그 이유야 간단하죠. 남아공 방위군의 주요 역할 중 하나가 원주민 흑인들이랑 혼혈, 컬러드들의 뚝배기를 깨고 다니는 거였거든요.
어쨌든, 1990년대 중후반 이렇게 악명 높은 아파르트 헤이트 정책이 종식되고, 원주민 저항 운동 지도자였던 넬슨 만델라가 대통령 자리에 오르면서 서구 사회의 제재는 종료됩니다.
그리고 백인 정권을 위한 남아공 방위군은 해체되고 남아공인들을 위한 남아공 국방군(South African National Defence Force)이 들어서게 됩니다.
남아공에 대한 UN의 무기 금수 조치가 전면 해제되고, 영연방에서 남아공을 회원국으로 다시 받아줌으로써 남아공에 무기 도입 루트가 뚫리게 됩니다.
새로 들어선 남아공군에서 구식 무기 교체에 대한 소요가 들어오기 시작했고, 특히 기갑 병과에서 이 소요는 매우 컸습니다.
그 이유는 당시 남아공군의 제식 전차가 이 녀석들이었거든요.
위는 올리판트 Mk.1A, 아래는 올리판트 Mk.1B입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센츄리온 기반 전차입니다.
현가장치와 파워팩을 비롯한 동력계를 싹 뜯어냄과 동시에 주포 안정기와 레이저 거측기, 신규 사통까지 달고, 심지어 Mk.1B에서는 추가적인 개량에 포탑 장갑 구조까지 바꿨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1세대 기반 2세대 개량형 전차라는 포지션은 새로운 남아공군에게 만족스럽지 못한 것이었습니다.
이에 남아공 정부에서는 올리판트 Mk.1 계열 차량들을 대체할 차량 도입 사업을 진행하게 됩니다.
남아공군의 목표는 단 하나, 당시 영국에서 따끈따끈하게 뽑혀나오고 있던 챌린저 2의 도입 혹은 프랑스군의 신규 전차 AMX-56의 도입이었습니다.
특히 그 중에서 영국에서 수출용 개량판으로 내놓은 챌린저 2E는 남아공군의 구미를 당겼고, 남아공군은 챌린저 2E 도입 사업을 밀어붙이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돈이 문제였습니다. 아파르트 헤이트 기간 동안 국제 사회의 제재와, 종식 이후 사회 혼란으로 경제력이 개판인 남아공 입장에서,
값비싼 신규 영국제 전차 도입은 감당하기 어려웠습니다.
이에 남아공군은 남아공 경제사정이 개선되는 즉시 챌린저 2를 사기로 하며, 그 기간 동안 뗌빵을 해줄 전차를 찾게 됩니다.
그리고 남아공군 수뇌부의 뚝배기 스토밍 결과로 올리판트 Mk.1을 개량해 잠깐 굴려먹으면 된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그렇게 해서 당시 남아공 기갑차량 생산 회사였던(그리고 차세대 남아공 주력 전차로 자사의 Tank Technology Demonstrator를 밀고 있던) Denel사와,
Vickers 사를 집어삼킨 후 영연방권 최대의 기갑차량 생산 회사가 된 BAE Systems에 올리판트 개량을 의뢰합니다.
위는 Denel 사의 올리판트 Mk.2 모델이고, 아래는 BAE Systems의 올리판트 Mk.2 모델입니다.
Denel 사는 당시 각광 받고 있던 레오파오후2A5에 적용된 쐐기형 장갑과 120mm 활강포를 골자로 한 모델을 제안했고,
BAE Systems는 105mm 주포를 그대로 유지하되, 동력계와 관측장비, 사통장치의 대대적 개량과, 전면 모든 부위 복합장갑을 제안했습니다.
그리고 남아공군은 Denel 사의 올리판트는 너무 과잉스펙이라며 BAE Systems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남아공군은 당시 이 올리판트 Mk.2를 영국군에서 퇴역하는 챌린저 2를 업어오기 전까지 쓸 뗌빵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굳이 과잉 스펙인 Denel 사 것을 살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거든요.
뭐 어쨌든, Denel 사의 올리판트 Mk.2 계획 중 일부를 BAE Systems에서 받아들여 결국 최종적으로는 추가적인 개량이 더해졌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기반이 센츄리온 전차이다 보니 센츄리온이나 치프틴과 호환되는 부품이 많았다나요...
뭐 어쨌든, 2017년 현재까지 남아공의 경제 사정이 크게 개선되는 일도, 영국군에서 챌린저 2가 대량 퇴역하는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오히려 노후화로 인한 장비 수명 문제로 퇴역하는 Olifant 차량들이 해가 갈수록 늘어남에 따라 남아공군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남아공군의 Olifant들 중에는 인도 등에서 떨이로 들여온 Centurion Mk.2(!)를 기반으로 한 차량도 다수 있는 상황입니다. 당시 들여온 가장 최신 버전도 Mk.5였죠.)
거기다 이런 일까지 벌어지고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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