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대가 ‘구조조정의 총성’을 울렸다. 전체 85개 학과를 60여개 수준으로 축소하는 학사 구조 개편 뿐 아니라 정부 재정지원사업 수주 등을 통한 생존 전략을 확보하겠다는 의도가 담겨있다.
다만, 학교측이 학생 수 감소와 등록금 동결로 인한 재정난 타개를 구조개혁 추진 사유 중 하나로 꼽으면서도 정작 교직원 임금을 인상키로 했다는 점에서 구조개혁의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문학과 없애고 무용과도 구조조정”=27일 조선대에 따르면 강동완 조선대 총장은 최근 대학 내부게시판에 글을 올리고 “9월 1일부터 구조개혁을 시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우선, 학과 평가결과를 거쳐 하위 10% 이내인 한문학과와 선박해양공학과를 없애고 국어국문학부와 선박용접학부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마련했다. 최근 비정상적 학사 행정으로 학교 안팎에서 논란이 됐던 공연예술무용학과도 대학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됐다.
조선대는 또 전체 83개 모집단위를 60여개 수준으로 축소하는 한편,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는 대학 경쟁력 확보를 위해 소프트웨어중심대학으로 성장하기 위한 학과 조정 방안을 담았다.
현재 정보통신공학과를 정부통신공학부로 확대, 정보통신전공(76명)·정보보호전공(30명)을 신설하고 전자공학과를 전자공학부(전자공학 90명·지능 IOT 60명)로 조정한다. 조선대는 당장 내년부터 이같은 학과 조정안을 시행, 2020년까지 마무리하겠다고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올린다는 구상이다.
◇정부 재정지원사업 수주 ‘올인’=대학측은 또 대외사업조정위원회를 마련, 정부의 재정지원사업 수주에 총력을 펼치기로 했다. 조선대는 지난 4년간 구조개혁을 통해 입학정원 523명을 감축하고 8년째 등록금을 올리지 못하면서 극심한 재정난을 겪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적자 규모가 50억 가량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게 학교측 판단이다.
정부·지자체·공공기관이 발주하는 연구개발·사업을 따내는데 전력을 기울이면서 현재 500명 수준의 해외 유학생을 1000명으로 늘리는 전략을 내놓은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어렵다며 임금 올리겠다니…” 비판도=반면, 조선대가 구조개혁을 추진하면서 지난해 교직원 임금을 3% 인상키로 합의했다는 점은 대학 안팎에서 시선이 곱지 않다.
입학생 수가 매년 줄고 정부 눈치를 보느라 등록금을 올릴 엄두를 내지 못하다보니 학생·학부모·동문, 지역민 등을 중심으로 한 소액기부운동을 추진했으면서도 교직원 임금을 올리겠다는 발상을 이해하기 힘들다는 게 시각도 적지 않다. “성과 향상을 위한 동기 부여식 임금 인상”이라는 해명에도 불구, 지역민들에게 손을 벌려 자신들 잇속을 챙기는 것 아니냐는 의도로 읽힐만하다는 지적이 많다.
조선대는 이외 연구분야 경쟁력 확보를 위한 강력한 인센티브제 도입과 윤리적 삼진아웃제를 도입하는 등 엄격한 연구 윤리를 확보하겠다는 구상도 구조개혁안에 포함했다.
조선대 관계자는 “구조개혁안을 마련, 학생·교수 등 의견 수렴을 거친 뒤 9월 1일부터 본격 시행할 것”이라며 “시·도민과 함께하는 대학으로 발전하기 위한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을기자 dok2000@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