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사람들은 남들이 보지 못한 것을 보는 안목이 있고
이에 대해서는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가령 아이돌 음악을 예로 들어보자.
자고로 좋은 노래의 기준은 가창력이다.
가수의 외모나 퍼포먼스가 아무리 뛰어나도 결국 가장 중요한 게 가창력이지. 가창력은 건물로 따지면 철골로 만든 기본 뼈대와도 같은 것이야.
건물을 아무리 이쁘게 지어 놔도 뼈대가 부실하면 그 건물은 금세 무너지지.
그리고 천편일률적인 아이돌 음악이야말로 가창력 대신 다른 것들을 택한 뼈대가 부실한 건물이고.

하지만 그렇게 가창력이 부족한 곡은 곡에 신경쓸 시간 대신 다른 것에 신경 쓸 시간이 많기 때문에 겉보기엔 화려하고 사람들이 많이 몰리지. 그래서 돈이 되고.

돈이 되니까 음악을 만드는 프로듀서들은 그런 양산형 음악을 계속해서 뽑아내고.

그런 아이돌들의 미래는 뭘까? 아이돌 출신 중 끝까지 가수 하는 사람들이 몇이나 되던가? 뮤지컬로 가거나, 배우가 되거나. 죽을 때까지 노래 하는 사람이 몇이나 되던가?
몇 개월 반짝 하고 끝나거나 조금 오래 갈 뿐이지.

하지만 안목이 있는 사람들은 비록 겉으로는 초라해 보이지만 가창력이라는 뼈대를 잘 갖춘 인디 가수를 찾아내고, 그런 사람들은 뼈대의 중요성을 알기에 뼈대가 부실한 건물에 좋아라 달려드는 사람들을 한심하게 볼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런 뼈대가 튼튼한 가수들이 메이저로 진출하는 거에도 경각심을 가질 수 밖에 없지.
그러면 뼈대가 부실한, 돈이 잘 벌리는 방법을 강요받을 테니까.

하지만 요즘은 이런 사람들을 마이너부심이니, 힙스터니 하는 말로 욕하더라.
난 거꾸로 그런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지금 당신들이 만드는 음악이 몇 달 동안 길거리에 흘려보내고 사라질 음악이 될지, 아니면 누군가의 가슴 속에 평생 남을 음악이 될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라고.
그리고 그걸 일깨우는 사람들이 니들이 마이너부심이라고 욕하는 그런 사람들이라고.

이 음악 볼 줄 모르는 쓰레기들아. 그렇게 찍어낸 음악만 듣다가 니들도 공장에서 찍어낸 영혼 없는 인간이 된다.

그렇게 살 거면 그냥 농약 먹고 죽든지, 안목을 키우든지 둘 중 하나를 결정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