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투좆질한 전력이 있어서 기분은 알겠는데, 덕질한 세월이 길어지다보니 가상의 캐릭터들갖고 노는거면 모를까 현실에 투좆/좆목필터 씌우는게 결국 얼마나 의미없는일이며 당사자에게는 무례하게 느껴질 수 있는 행동일 수 있다는걸 자연스레 깨닫게 되더라. 그래서 이제는 오리지날 bbc셜록이랑 2차창작의 투좆셜록을 같은 소스에서 파생된 다른 장르로 보고 각각 즐기고 있음.

근데 가끔 돌아다니다보면 스스로 투좆필터 씌우고있다는 자각이 없이 bbc셜록 드라마자체가 원래부터 투좆장르인양 착각하면서 자기가 원하던 투좆장면이 안나오면 빼애애액하는 시청자층도 가끔 있다는 걸 알게되서 어이없는중. 2차창작은 원작과 소스만을 공유할뿐 엄연히 다른 장르로서 분류되야하고 다른 차원에서 향유되어야 함.

트레일러 알라뷰가 투좆알러뷰가 아니었다고 광광대는 반응도 있던가보던데, 그건 자기가 심취해있는 2차창작 설정만 물고빠느라 원작드라마에 대한 존중을 잃은거임. 두쪽 다 서로다른 장르로서 존중하고 각각 즐겁게 향유하는 입장에서, 그런걸 보면 드라마 제작자나 원작팬들에 대한 투좆팬들의 취좆질인거같고 당황스럽더라고. 그쪽에선 이런 내 의견이 오히려 투좆에 대한 취좆질이라며 광광댈지 모르지만 말이야.

(WTF.... 당장 내 북마크에 든 ㅌㅈ팬픽이 얼마나 많은지 까보일수도 없고ㅋ)

그리고 '원작<<<<<<투좆장르'의 기호성을 가진, 소위 투좆러들이 종종 간과하기 쉬운 점이 있는데

투좆장르는 엄연히 서브컬쳐임을 잊어서는 안된다는거야. 불특정 다수가 골고루 향유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방송장르와 달리 투좆문학은 투좆질 자체를 극혐하는 포비아들도 많기 때문에 아주 극명하게 호불호가 갈리는 장르란 말이야. 그리고 영드갤은 본질적으로 영국에서 방영된 방송장르로서의 드라마와, 그 드라마가 만들어진 과정에 대해 덕질하는 확장된 형태의 드갤이지, 거기서 파생되어 나온 2차창작물이나 서브컬쳐물까지 무조건적으로 수용하는 공간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알아야해.

그러니 투좆게시물을 올렸는데 부정적 반응이 돌아오거나, 옛날만큼 투좆게시물이 올라오지 않는다고 불평하는건 드갤의 본질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특정인(포비아)에게는 지뢰가 될 수 있는 내용을 포함한 게시물을 올리고 있다는 자각이 있으면, 적어도 게시판 상황이나 분위기를 먼저 잘 살펴보면서 포비아가 있는지 없는지, 대충 투좆얘기를 조심스레 꺼내봐도 되는 흐름으로 암묵적 동의가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해 여러번 고민한 다음에 글을 올려야지. 그런데 객관적으로 생각하면 여긴 갠드갤도 아니고 방송용으로 만들어진 여러 메이저취향의 드라마를 골고루 빠는 곳인데 갑자기 특정 드라마의, 그것도 서브컬쳐를 들고 난입하면 저항이 높은 게 당연하지 않겠냐.

길었지만 한줄요약: 여기 갠드갤 아니야. 눈치껏 갤분위기 파악할 자신 없으면 일코해제 하지마.

(다 적어놓고 보니까 왜이렇게 고나리글 같나..... 반성. 하지만 입다물고 있기 답답했다)